[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223> 농산물 품질인증제
정부지자체 안전 보장 … 소비자는 믿고 사고, 생산자는 판로 걱정 없고
유지호 기자
G마크는 도지사(Governor)가 품질을 보증한(Guaranteed), 우수하고(Good), 환경친화적(Green) 농산물을 의미한다. 2000년 시작돼 11년째를 맞고 있다. 시장·군수가 조사한 것을 토대로 경기지사에게 G마크 인증 추천을 하면 지사는 전문기관에 유해물질 잔류검사 등 안전성 검사를 맡긴다. 이어 소비자단체와 함께 공무원이 생산현장을 방문해 품질·위생·안전성을 확인한 뒤 마크를 사용하도록 허락한다. 사후관리도 엄격하다. 전담 공무원이 생산현장을 수시로 점검해 문제가 발생하면 유통을 중지시키고 G마크 사용권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한다.
‘남도미향’은 전남에서 생산되는 우수 농식품의 브랜드다.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도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농수산식품기업 제품의 판촉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전남도가 2005년 만든 것이다. 전남 지역 생산·유통 업체들이 영세해 개별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
통합 브랜드를 활용한 공동 홍보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판촉비용을 절감하고 소비패턴이 비슷한 데서 생기는 시너지 효과가 생겨났다. 예컨대 김을 사는 구매자는 미역·다시마·감태·매생이 등에도 관심이 많았다. 배·감·사과를 구입한 뒤 무화과를 사는 경우도 있었다. 공동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상품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다른 제품의 매출 증대로 연결된 것이다. 남도미향 안정균 회장은 “전남도는 매년 남도미향 홍보 책자를 만들고 신문·TV·라디오·인터넷 등을 통해 브랜드 홍보를 한다”면서 “따라서 업체로 선정되면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판촉에도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2005년 972억원이던 매출액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2006년 1200억원에서 2007년 1228억원, 2008년 1558억원 등 3년 만에 6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재 남도미향에는 청림농원·현대영농조합·대대로영농조합 등 57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제품은 매실 가공식품과 어성초·함초 등 기능성 식품과 김치류·젓갈류·차류·장류·전통주 등 138개의 농·수특산품이 선정돼 있다. 전남도 김선재 유통기획담당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전남에서 전국적인 브랜드를 갖기 힘들지만, 통합 브랜드로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도미향 지정업체는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면서도 남도의 맛과 향을 담고 있는 회사들이다. 서류 심사→현장 실사→자문위원회 심의 등 3단계에 걸친 심사를 통과해야 된다. 인증기간은 1년으로 품질이 떨어지거나 소비자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이듬해 탈락하게 된다.
제주도의 브랜드는 ‘제주마씸’이다. ‘제주입니다’의 제주도 방언으로,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수·축산물 등을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 공예·공산품, 향장제품, 주류제품 등을 망라하고 있다. 한 지역의 통합브랜드로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첫 사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마씸 이미지를 정감 어린 하루방(할아버지)의 미소로 정했다. 양익석 제주도 판로지원 담당은 “현재 프랜차이즈 산업과의 연계에 주력하고 있다”며 “2년마다 품질검사를 해 상표부착을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도가 식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는 3개다. ‘경상남도 추천상품제(QC마크)’와 ‘안심농 마크’ ‘이로로(IRRORO)’ 브랜드다. 라틴어로 ‘이슬에 적시다’는 뜻인 이로로는 단감·사과·배·참다래 등 4개 품목 가운데 규격·당도·색깔 등이 최고인 상품에만 붙이도록 허용한다. 대한민국 고소득 1%를 대상으로 한 고가 마케팅의 하나다.
대구시와 전북도는 지난해부터 각각 ‘D마크’와 ‘예담채’를 브랜드로 쓰고 있다. 예담채 브랜드는 지난해 매출액이 38억원에 그쳤으나 올해는 60억원을 웃돌 정도로 성과가 크다.
지역명을 앞세워 판촉에 힘쓰는 곳도 있다. 강원도와 경북·충남이 대표적이다. 경북도는 우수농산물 지정 농가나 업체에 연간 1000만원의 포장재와 200만원의 입간판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다. 1996년부터 ‘농특산물 품질추천제’를 시행 중인 충남도는 당진 쌀, 성환 배, 백마강 수박, 연기 복숭아, 태안 꽃게 등 174개 업체 57개 품목을 도지사가 추천한다. 충남도 서용제 농림수산국장은 “소비자의 불만과 개선 요구사항 등을 꼼꼼하게 조사해 충남의 대표 농특산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인증제도, HACCP·GAP
농식품과 관련된 정부 인증은 모두 7개다. 이 가운데 ‘위해요소중점관리(HACCP)’ 인증과 ‘우수농산물관리(GAP)’ 인증은 가장 신뢰할 만한 안전보증 마크다. HACCP는 위생 관리 시스템을 갖춘 가공 업체에서 파는 육류나 유제품·식육가공품 등에 부여된다. 소·닭·돼지·오리뿐만 아니라 우유·치즈·버터, 햄·소시지·베이컨 등도 대상이다.
정부가 부여하는 친환경 농산물 인증은 유기·전환기 유기·무농약·저농약 등 모두 4단계다. 전통식품 품질인증제도는 국내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해 제조·가공되는 전통식품에 대한 품질보증이다. 한과와 메주·곶감·엿·고추장·된장 등 39개 품목(284업체)이 인증을 받았다.
또 가공식품 분야에 적용되는 ‘가공식품KS인증제’와 유기 농산물을 주원료로 해 가공되는 식품임을 인증한 ‘유기가공식품인증제’도 있다. 농식품부가 이 같은 인증마크를 소개하기 위해 만든 사이트가 ‘그린밥상(www.greenbabsang.com)’이다.
로컬푸드도 뜬다
우리 지역 농산물 먹으면
유통비용 아끼니 ‘1석2조’
미국 뉴욕엔 ‘100마일(161㎞) 다이어트 운동’이 있다. 수확철인 9월만이라도 100마일 이내에서 나는 것만 먹자는 거다. 일본에도 ‘대지를 지키는 모임’의 주도로 ‘먹을거리 마일리지(food mileage)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 매장에서는 먹을거리의 무게(t)와 운송 거리(㎞), 운송 수단 등을 감안해 얻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준다.
일종의 로컬 푸드(local food) 운동이다. 지역 농산물을 뜻하는 로컬 푸드는 우리의 신토불이(身土不二)와 닿아 있다. 복잡한 유통망을 거치지 않아 생산·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제철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맛·영양, 신선도가 높다. 그만큼 우리 건강에 이롭다. 특히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생산된 건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해소해 준다. 일본에선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으로 불린다. 식량 자급률·애향심을 높이고 전통음식을 계승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로컬 푸드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자기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먹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는 국내 최초로 로컬 푸드 인증제를 도입했다.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안전한 먹을거리임을 지자체와 농협이 인정해 주는 제도다. 전북 완주군은 10년 내 로컬 푸드 유통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로컬푸드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전남 장흥군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농식품 수급체계를 만들자는 로컬 푸드 선포식을 했다. 경기도 남양주시는 팔당호 유역에서 친환경 유기농을 하는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이어주는 ‘달팽이 밥상(www.dalbab.com)’ 사업을 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서도 지역 내에서 나는 친환경 먹을거리를 소비하자는 친환경 로컬 푸드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생산자 단체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은 원재료의 이동 거리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양을 표기한 라벨을 붙여 로컬 푸드임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 77개 매장에서 판매하는 주요 식품에 원료 산지, 이동거리와 이때 발생하는 CO2 등을 라벨에 적었다. 농민이 자신의 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인접 도시의 대형 마트에 직접 납품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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