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⑤자주 바꾸지 않는 단순한 세금 필요

ngo2002 2022. 10. 27. 15:42

 

이상원 입력 2022. 10. 26. 07:15
[양도세 개편]미국은 단순화 후 25년간 안 바꿔
2022.5.10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윤석렬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사진=국방홍보원

정부가 내년 개정을 목표로 양도소득세제 전반을 개편하는 세법개정안을 준비중이다. 정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상반기 중 연구용역 등 공론화를 거쳐 세법개정안에 담고, 연말 국회를 통해 입법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잡겠다는 착각을 버리자

양도소득세는 1975년 부동산투기억제세에서 전환, 본격 도입되면서 주로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양도세로 시장이 움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후행적으로 규제를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면서 제도만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현장에서 직접 정책의 효과를 체감해 온 전문가들은 양도세제의 시장안정화 기능에 대한 정부의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왕규 세무사는 "현재의 부동산가격 하락이 이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과다한 세율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출이자의 부담, 그리고 이에 따른 거래절벽이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주택시장은 주택의 공급과 수요의 영역이지 조세제도를 당근이나 채찍으로 만들어 접근할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논리에 춤추지 말자

그럼에도 양도세가 당근과 채찍으로 활용된 배경에는 정치가 자리해 있다. 실제로 진보와 보수정권이 번갈아가면서 집권할 때마다 양도세 규정은 정 반대로 뒤집히기를 반복했다.

규제를 하면 잡힌다는 정권, 규제를 풀면 잡힌다는 정권이 각자의 논리를 증명하기 위해 정권 교체 때마다 세법을 바꿨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은 각자의 정권이 만든 세금과 무관하게 움직였다. ▷관련기사 : ②집을 팔아야 부과되는 무거운 세금

덕분에 조세정책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조금만 버티면 바뀔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정도다.

이번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양도세 다주택 중과는 이미 집권하자마자 유예했고, 내년에는 중과규정을 폐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공개된 윤석렬 대선후보의 공약에서도 양도세 부분 공약은 중과 배제 뿐이고, 여당인 국민의 힘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다주택 양도세 중과의 정책 재조정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단순히 다시 손바닥을 뒤집는 유예와 폐지보다는 합리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안수남 세무사는 "양도소득세는 양도하는 해에 일시적으로 과세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규제는 앞으로 구입하는 주택부터 적용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동안은 앞으로 팔 주택부터 적용해, 수요공급에 역행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새로 도입될 양도세 제도는 향후 취득하는 부분부터 적용해야 실효를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세무사도 피하는 세금, 단순하게 만들자

너무 어렵고 복잡해진 규정의 단순화도 요구된다. 지금은 다주택 양도세 규정 외에 1세대 1주택에 대한 비과세, 일시적 2주택에 대한 비과세 적용규정 등도 너무 복잡하다.

복잡한 세금은 세무사 등 전문가들의 상담 회피현상을 불렀고, 이에 따라 납세자들은 고가의 수수료를 줘야만 제대로 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관련기사 :

하지만 다른 나라의 양도세 규정을 보면, 우리에 비해 매우 단순하다는 것이 확인된다.

미국의 경우 1년 이하의 단기양도에는 일반 소득세율, 1년 초과 보유 후 양도하는 주택은 비과세나 낮은 세율을 일괄적용하고 있다.

그밖에 주거용 주택에 25만달러, 부부합산신고시 50만달러까지 소득공제하는 혜택이 추가로 부여될 뿐이다.

이런 단순한 규정은 1997년에 도입됐는데, 무려 25년간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1년에도 두세번씩 법령을 개정한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우리 나라와 법률구조가 가장 유사한 일본도 양도세 규정은 비교적 단순하다.

일본은 5년 미만 보유주택의 양도시에는 30%세율, 5년 이상 보유주택 양도에는 10%(양도가액 6000만엔 이하)와 15%(양도가액 6000만엔 초과)의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또 주거용 주택의 양도시에는 보유기간에 관계 없이 3000만엔의 특별공제도 해준다.

호주 역시 간단하다. 비과세이거나 부분비과세이거나 과세라는 세가지 선택지 뿐이다.

1세대1주택이면서 거주목적의 주택은 비과세해주고, 수익목적으로 사용된 경우에는 그 비율만큼만 비과세해준다. 나머지는 그냥 19~45% 세율로 일괄 과세된다.

안수남 세무사는 "전반적으로 정상화 해야 한다. 특히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들은 전 국민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세법이 간단명료해야 하지만 너무 복잡하다. 일시적인 2주택과 관련된 경과부칙들도 단순화해야 한다"며 "취득세 등 다른 세목과 양도세 간 기준이 통일이 되지 않아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통일성 있고, 일관된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도세 개편] 시리즈 끝.

이상원 (lsw@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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