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일반적상식

IT도 빌려쓰는 시대

ngo2002 2010. 9. 8. 10:05

[디지털3.0] IT도 빌려쓰는 시대

만약 수도나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가정마다 우물을 파고 마당에서 발전기를 돌려야 한다면 어떨까? 공간이나 비용적 비효율성은 말할 것도 없고 유지ㆍ관리에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비경제적이고 번거로운 일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해준 것은 공공 수도시설과 발전소다.

최근 IT업계에서도 수도나 전기처럼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고,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기기로든 접근과 활용이 가능한 '빌려 쓰는' 솔루션이 화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말로도 불리는 이 개념은 사실 매우 단순하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특정 서버가 아닌 웹상에 저장되어 제공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혹은 SaaS(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웹 개념이다. 또한 이미 매우 친숙한 개념이기도 하다. 이메일, 블로그, 온라인 사진 업로드 등을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뉴욕타임스는 1851년부터 1980년까지 기사 1100만건을 PDF로 변환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업체에서 솔루션을 '빌려' 썼다. 그 덕분에 이 방대한 프로젝트는 1465달러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단 하루 만에 해결됐다.

만약 회사가 스스로 플랫폼을 구축해 작업을 했다면 엄청난 비용과 인력이 들었을 것이다. 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버 구축에 드는 비용은 물론이고, 향후 시스템 확장 또한 서비스 공급자들에게서 제공받을 수 있어 유지비에 대한 걱정도 없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무서운 속도로 산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소기업들로서 회사 운영에 적합한 IT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일은 큰 짐이 아닐 수 없으며 재정적으로도 불가능한 업체가 많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면 설치나 운영에 큰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세계적 수준 IT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어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또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여럿이 한꺼번에 자료에 접근해 동시에 편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회의나 이메일, 전화 통화와 이동 시간이 줄어들어 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PC가 고장 나더라도 소중한 정보를 잃을 일이 없다. USB에 일일이 문서를 저장해 가지고 다니거나 특정 문서를 보기 위해 회사에 황급히 달려갈 일도 없다. 과거 우리가 장롱 속에 보관하던 돈을 오늘날 은행 시스템을 빌려 보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이런 편리성과 효율성에 대한 이해는 점점 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도 기업들은 사내 비밀정보를 회사 밖에 보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확산이 늦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처음 장롱 돈이 은행으로 갔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도구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개인 사용자라면 구글 문서도구나 구글 캘린더 같은 제품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한국 광대역 인터넷 가구 보급률은 지난해 기준 95%로 세계 1위다. 바꿔 말하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는 데 있어 전 세계에서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불황기에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은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성, 그리고 업무 편의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성공 파트너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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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30 17:12:04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