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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책 자문위원이자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부동산 업계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박원갑 박사가 5년 만에 신간을 내놨다.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트렌드 수업'이다.
박 위원은 부동산 상승기나 하락기에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균형있는 시각을 유지하는 분석가로서 올바른 투자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그의 최대 장점으로 평가된다. 신간 부동산 트렌드 수업은 제목대로 변화하는 부동산 트렌드를 제대로 알아야만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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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부동산 정보와 지식뿐 아니라 MZ세대의 심리를 파악해 세밀하게 다뤘다는 것이다. 평소 박 위원은 부동산 투자만이 아니라 심리학·철학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인문학자로 알려졌다. 이 책은 MZ세대의 공간과 소비 욕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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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책의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주주(住主)사회'라는 단어였다. 현재 우리 삶에서 집의 중요성은 의·식·주 가운데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집에 올인하는 사회다. 그는 "집이 이제 사람의 주인 노릇을 한다"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주사회가 열린 것"이라고 표현했다.
주주사회와 함께 나타난 또 다른 현상은 신흥 종교인 '아파트교(敎)'다. "아파트를 사면 그날부터 아파트교의 독실한 신도로 살게 됩니다. 아파트 자체를 신뢰하는 것이 아닌 아파트 가격을 신봉하는 것입니다. 마치 현대판 기복신앙 같이 느껴지기도 하죠."
그는 "아파트가 가장 빠른 시간에 부를 성취하는 지름길이 되면서 아파트는 공동주택으로서 공동체의 번영보다 사적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족 이기주의의 확장판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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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상승도, 영원한 하락도 없다"고 주장하는 그는 28년째 부동산 업계에 몸담으며 '아파트 공화국은 계속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파트 키즈' MZ세대가 선호하고 커뮤니티 시설이 진화하면서 높아진 주거 기대 수준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박 위원은 "인구가 감소해 빈집이 속출해도 아파트는 가장 늦게 빈집이 될 것"이라며 "월세 시대가 도래하면 아파트 등급은 월세 액수에 따라 재평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을 있는 그대로 보는 시각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이 살벌한 이데올로기 전쟁이자 계급 투쟁의 대상이 된 것은 안타까운 현상"이라며 "어느 한쪽 편을 들기보다 균형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접근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경험을 맹신하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세상이 급변하는 요즘은 과거의 경험에 집착하면 스스로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인간은 경험을 통해 지식을 축적하지만 지식은 영원한 게 아니라 유통기한이 있다"면서 "배움을 통해 학습 기억량을 늘려 변화에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 흐름을 좇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차이의 반복'의 가치를 조언했다. 부동산은 반복되는 사이클이지만 항상 같은 패턴이 아니다. 차이를 동반한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정보가 일시에 빠르게 전달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하게 행동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박 위원은 "무리 지어 움직이는 '군집행동'(Herding Behavior)이 부동산 핫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2023년 부동산 시장에 대해 그는 어떻게 전망할까.
"부동산 1차 고비는 내년 1분기로 본다." 금리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절세 매물도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 5월 9일까지 시행되는 양도세 한시적 감면 혜택을 노리고 통상 계약부터 잔금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3월 말쯤 계약이 증가할 수 있다. 박 박사는 "좀 더 길게 보면 2년 정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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