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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농사직썰➉] 실내 미세먼지 잡는 식물…반려・정서・환경까지 ‘1석3조’

ngo2002 2021. 10. 28. 07:44


 

 


입력 2021.09.30 07:01 수정 2021.09.30 10:45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쾌적한 실내공기…관상용은 덤

최적의 정화 능력 갖춘 ‘파키라’

공부방・거실 등 맞춤형 식물도 관심

 

실내공간에 식물을 적절하게 배치하면 공기정화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농촌진흥청 직원이 실내 적정온도를 확인하고 있다. ⓒ배군득 기자

#. 농사직설은 조선 세종 때 문신인 정초, 변효문 등이 편찬한 농서다. 1429년에 관찬으로 간행해 이듬해 각 도 감사와 주, 부, 군, 현 및 경중 2품 이상에서 나눠줬다. ‘新농사직썰’은 현대판 농업기법인 ‘디지털 농업’을 기반으로 한 데일리안 연중 기획이다. 새로운 농업기법을 쉽게 소개하는 코너다. 디지털 시스템과 함께 발전하는 농업의 생생한 현장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이제 일상이 돼 버린 미세먼지. 특히 실내 미세먼지는 피부, 기관지 등에 영향을 미치며 골칫거리로 떠올랐어. 아무리 공기청정기를 돌려도 밖에서 달고 온 미세먼지를 털어내기에는 뭔가 부족해. 그런데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기능을 갖춘 식물이 있다는 거 알아? 식물이 공기정화를 할 수 있다는 얘기는 얼핏 들어봤을거야. 식물이 단순히 관상용에서 정서적, 환경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지.”

 

최근 실내미세먼지를 잡기 위한 시장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미세먼지 방충망,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등 미세먼지를 잡기 위한 다양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식물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안 생활이 늘어나면서 반려식물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단순히 관상용으로 키우던 반려식물은 기능적으로도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탁월한 공기정화 식물은 관리도 수월해 가정과 기업에서 인기가 높다.

 

◆화분 3~4개로 초미세먼지 20% 줄인다

 

 

실내에서 화분의 초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나쁨(55ug/㎥)’인 날 기준, 20㎡ 거실에 잎 면적 1㎡ 화분 3∼5개를 두면4시간 동안 초미세먼지를 20% 정도 줄일 수 있다.

 

이 실험은 챔버에 미세먼지를 공기 중으로 날려 3시간 둔 후 가라앉은 큰입자는 제외하고 초미세먼지(PM 2.5)300μg/㎥ 농도로 식물 있는 밀폐된 방과없는 방에 각각 넣고4시간 동안 조사한 결과다.

 

김광진 과장이 미세먼지 저감 실험실에서 실험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배군득 기자

김광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은 “미세먼지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가시화 기기를 이용해 식물이 있는 방에서 초미세먼지가 실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며 “전자현미경으로 잎을 관찰한 결과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효율적인 식물의 잎 뒷면은주름 형태, 보통인 식물은 매끈한 형태, 효율이 낮은 식물은 표면에 잔털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잔털은 전기적인 현상으로 미세먼지 흡착이 어려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식물에 의한 공기정화 원리의 첫째는 입과 뿌리 족 미생물의 흡수에 의한 오염물질 제거다. 잎에 흡수된 오염물질은 광합성의 대사산물로 이용되고, 화분의 토양 내로 흡수된 것은 뿌리 부분의 미생물에 의해 제거된다.

 

둘째는 음이온, 향, 산소, 수분 등 다양한 식물 방출물질에 의해 실내 환경이 쾌적하게 되는 것이다. 광량을 높이면 잎의 광합성 속도가 증가해 제거 능력이 높아지고, 화분에 실내 오염물질을 자주 처리할수록 뿌리 부분에 관련 미생물이 증가해 제거 능력이 우수해진다.

 

김 과장은 “식물의 미세먼지 감소 능력은 식물 기공에 의해 직접 흡수되거나 잎 표면에 있는 털 등에 흡착돼 제거된다”며 “또 일반적으로 플러스로 대전돼 있는 미세먼지는 식물에서 발생한 음이온에 의해 제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공기정화 식물 TOP5

 

그렇다면 지구상 수많은 식물 가운데 미세먼지의 천적으로 꼽히는 식물은 어떤 것일까. 농진청은 미세먼지 저감 실험을 통해 가장 우수한 식물 5종을 선별했다. 이는 잎 면적 1㎡ 크기의 식물이 4시간 동안 줄어든 초미세먼지 양 기준이다.

 

우수한 식물은 파키라(4시간 동안 줄어든 초미세먼지 양 155.8ug/㎥), 백량금(142.0), 멕시코소철(140.4), 박쥐란(133.6), 율마(111.5)등이다.

 

파키라는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높다. 농진청에서 선정한 미세먼지 정화 식물 5종. ⓒ배군득 기자

파키라는 물밤나무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우리나라 자생종인 팔손이와 형태가 비슷하다. 잎과 줄기 모양이 이국적인 정취를 풍겨 인기 있는 관엽식물이다. 곤봉처럼 두껍게 자란 원줄기에서 여러 갈래로 가지가 뻗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꺾꽂이로 자란 나무는 원가지가 굵어지지 않는다. 실내에서 키울 때는 꽃을 피우기 힘들지만 연오랑색으로 크고 아름다워 감상하기 좋다. 열매에는 독성이 없어 섭취가 가능하다. 건조하지 않게 자주 분무해 준다면 특별한 관리 없이도 잘 자란다. 열대지방에 자라는 식물이어서 추위에 약하다.

 

백량금은 자금우, 산호수와 함께 굵은 열매가 아름다운 식물이다. 자생지에서는 높이 약 1.5m까지도 자라나, 실내에서는 50cm 정도로 느리게 자란다. 자금우나 산호수와는 다르게 뿌리에서 줄기가 올라오지 않고 가지가 잘 생기지 않기 때문에 모양을 잡아주지 않으면 다소 엉성해지기도 한다.

 

실내에서는 빛이 부족한 곳에서도 잘 적응한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자연광처럼 밝은 빛이 필요하다. 붉은 열매와 광택이 나는 상록성 잎이 오랜 기간 달려있어 관상용으로 이용된다.

 

멕시코소철은 일반적인 소철과 달리 잎이 넓고 딱딱하다. 주기의 끝이 굵은 것일수록 새로운 가지가 많이 나오는 특징이 있다. 새로 나온 잎이 완전히 굳어질 때까지 잎을 자르지 않는 것이 좋다.

 

표면에 갈색의 잔털이 있는데 잔털은 수분증발을 억제하고 곰팡이나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관리가 쉽고 수명도 길어 실내 원예에 많이 이용된다. 잎이 골판지처럼 딱딱하고 넓게 펼쳐져 자라기 때문에 넓은 공간에 배치하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박쥐란은 플라티케리움이라고도 불린다. 열대기후에서 다른 나무에 기생해 자라는 기생식물이다. 잎의 생김새가 박쥐나 사슴뿔과 비슷하다. 밝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미세먼지 저감에는 탁월하지만 파키라, 백량금, 멕시코소철과 비교할 때 관리가 어려운 편에 속한다. 생김새가 독특해 인테리어 식물로 인기가 있다.

 

율마는 화분에서도 잘 자라는 왜성 상록 침엽수다. 실내 식물로 인기가 높은 식물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측백나무, 향나무, 삼나무 등과 비슷한 종류다. 해를 좋아하기 때문에 하루 6~8시간의 충분한 광을 받는 것이 좋다.

 

생육이 왕성해 조건이 잘 맞으면 1년에 30cm까지도 성장한다. 가볍게 만지면 레몬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토피어리 형식으로도 키울 수 있다. 특유의 향이 있어 공간을 환하게 해주며 해충을 쫓기도 한다.

 

◆식물도 장소를 고른다…주거기능별 최적 궁합은

 

식물도 적절한 장소와 환경이 뒷받침 돼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기 흐름이 차단된 실내공간에서는 바닥과 천장 부근 온도차가 생긴다. 때문에 키가 큰 식물의 경우에는 식물 부위에 따른 온도 차이가 커서 정상적인 생리활동을 위해서 가끔 환기를 시켜야 한다.

 

또 사무실의 경우 겨울철 밤에는 난방기를 가동시키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식물 배치시에 고려돼야 한다. 식물은 원산지에 따라서 적정 온도가 다르다. 관엽식물은 대부분 열대나 아열대가 원산지로 겨울철에도 12℃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 108㎡ 기준으로 거실 넓이는 약 20㎡ 정도다 이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이 실질적인 새집증후군 완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화분을 포함한 식물 높이가 1m 이상인 큰 식물일 경우 3.6개, 중간크기의 식물은 7.2개, 30cm 이하 작은 식물은 10.8개를 놓아야 한다.

 

농진청에서는 그린홈, 그린오피스, 그리스쿨 등 공기정화 식물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거실에는 허브류, 자생식물을 추천한다. ⓒ배군득 기자

거실에 좋은 공기정화 식물로는 남천, 접란, 아레카야자, 인도고무나무, 드라세나, 디펜바키아 등이 있다. 베란다에는 위발성유해물질(VOC) 제거능력이 우수한 식물 중에서 특히 햇볕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로 꽃이 피는 식물이나 허브류, 자생식물 등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침실은 하루의 피로를 풀고 수면을 취하는 매우 중요한 장소다. 밤에 공기정화를 할 수 있는 식물을 배치해야 한다. 침실에 맞는 식물로는 호접란, 선인장, 다육식물 등이 있다. 이들 식물은 탄소동화 작용을 밤에 하기 때문에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식물이다.

 

공부방은 아이들이 생활하고 성장하는 공간이다. 음이온이 많이 발생하고 이산화탄소 제거 능력이 뛰어나며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물질을 배출하는 식물을 둔다. 공부방에 좋은 식물로는 팔손이나무, 개운죽, 로즈마리 등이 있다. 발생된 음이온은 이동거리가 짧기 때문에 책상 위 등 가까운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주방은 가족들 먹을거리를 만드는 공간이다. 가스레인지를 사용해 요리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의 발생량이 많다. 또 거실보다 어둡기 때문에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 제격이다. 주방에 좋은 식물로는 스킨답서스 안스리움 등이 있다.

 

화장실은 각종 냄새와 암모니아 가스를 제가하는 능력이 뛰어난 식물인 관음죽, 테이블야자 등을 둔다. 관음죽은 암모니아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한편 농진청은 지난 2019년 식물 공기정화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기를잎과 뿌리로 순환하는 식물-공기청정기인 ‘바이오월’을 개발했다. 바이오월은 공기청정기처럼 실내 공기를 식물로 순환시켜 좀더 많은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화분에 심은 식물에 비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7배 정도 높다. 화분에 심은 식물의 시간당 평균 저감량은 33ug/㎥인데 반해 바이오월은 232ug/㎥이다.

 

김 과장은 “미세먼지를줄이는데 우수한 식물 선정과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 개발뿐만 아니라 사무공간과 학교에 적용하는 그린오피스, 그린스쿨 연구도 지속적으로 추진・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월 7일 [新농사직썰⑪]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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