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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뒤늦은 전기차 드라이브…“K배터리엔 호재”

ngo2002 2021. 9. 3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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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1.09.29 06:02 수정2021.09.29 06:02

 

바이든 정부 친환경 정책의 나비효과 수혜주 ‘2차전지’ 4가지 체크 포인트

[화제의 리포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8월 5일(현지 시간) 친환경 차 관련 행사에 참석해 2030년부터 미국 내 판매 신차의 절반을 친환경 차로 하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이번 호 화제의 리포트는 주민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2차전지를 지배할 4가지 이슈’를 선정했다.
주 애널리스트는 2021년 하반기에서 2022년까지 2차전지 업종에 영향을 줄 4가지 이슈로 ‘미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 ‘배터리 기술의 진보 방향’,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조달 전략’, ‘신규 업체들의 활약’을 꼽았다.
그는 “하반기부터 주요 업체들의 신규 투자 및 수직 계열화 발표와 함께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이 연달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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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K배터리, 美 전기차 보급 확대 수혜
미국은 유럽·중국과 함께 3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다. 2021년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178만 대였다. 그중 중국이 97만 대(54%), 유럽이 52만 대(29%), 미국이 21만 대(11%)를 판매했다. 순수 전기차 침투율은 중국 8.0%, 유럽 5.9%, 미국 2.5%였다.
통상 미국과 유럽의 내연 기관 판매량이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유럽보다 많이 뒤처진 상황이다.
그런 미국이 뒤늦게 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친환경차(BEV+PHEV+FCEV) 판매 비율을 40~5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프라 법안 내 전기차 충전소 구축비용 75억 달러, 전기차 보조금 최대 1만2500달러로 상향, 연비 규제 강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 개화에 따른 수혜는 한국 2차전지 업체들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외형 확장 외에도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미국은 신북미자유협정(USMCA :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협정)을 통해 완성차는 물론이고 핵심 부품 제조에서도 역내 조달 비율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비율은 순 원가 기준으로 기존 62.5%에서 2025년 75%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될 계획이다.
배터리가 전기차 원가의 약 30~4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확보는 필수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도 관련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2차전지 주요 소재 업체들 역시 미국 내 증설이 필요하다.

 

미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는 한국 업체들의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배터리 공급망이 탈중국화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배터리와 달리 배터리 소재는 아직 중국에 대한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데 한국 업체들의 미국 진출과 함께 수직 계열화(탈중국화)가 시작될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 업체들의 증설 및 수직 계열화 발표가 연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셀 업체들의 미국 진출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025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145GWh, SK이노베이션은 90GW 규모의 생산 능력을 미국 내에 갖출 계획이다.
삼성SDI는 아직 공식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2025년까지 미국 내 3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비엠·동화기업·일진머티리얼즈·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2차전지 주요 소재 업체들의 미국 증설 계획 발표도 예상된다.
② 소재·공정 혁신…진화하는 배터리 기술
배터리 기술은 소재 혁신과 공정 혁신으로 나뉘어 발전하고 있다. 배터리 기술은 △ 에너지 밀도 향상 △ 원가 경쟁력 향상 △ 안전성 향상 △ 수명 향상 △ 충전 속도 향상 등 5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재 혁신은 제조 원가의 약 54%를 차지하는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의 고도화·저가화가 핵심이다. 이전에는 에너지 밀도 향상과 원가 절감이 동시에 진행됐지만 이제는 에너지 밀도 향상이 원가 상승을 유발하는 구간에 진입했다.
소재 혁신과 별개로 고속 생산, 광폭 생산, 건식 전극, 탭리스, CTP 등 공정 혁신을 통한 에너지 밀도 개선 및 원가 절감에도 많은 노력이 투입되고 있다. 공정 혁신은 배터리 제조 공정 중 일부를 제거하거나 변화시켜 원가와 에너지 밀도를 개선하는 방향이다.
에코프로비엠(양극재), 대주전자재료(음극재), 동화기업(전해액), SK아이이테크놀로지(분리막), 테슬라(공정 혁신)가 각자의 영역에서 가장 앞선 업체들로 판단된다.

그래픽=송영 기자③ 車·배터리, 이유 있는 합작사 설립
3대 전기차 시장을 필두로 한 친환경 정책과 지원 강화, 완성차 업체들 간의 경쟁으로 전기차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어 배터리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다.
2021년 배터리 전기차(B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PHEV) 합산 판매량에 대한 시장 예상치는 500만 대 수준이었지만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누적 판매량만 260만 대로 집계됐다. 하반기로 갈수록 판매량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감안할 때 2021년 500만 대 돌파는 무난해 보인다.
주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은 배터리 업체들과 합작법인(JV)을 체결했고 테슬라는 JV 외에도 자체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테슬라의 배터리 수급 문제 해결은 자체 4680셀 양산 성공 여부에 달렸다.
테슬라는 2022년부터 자체 생산한 4680셀을 사이버트럭과 모델Y에 탑재하기 시작해 2025년 80GWh 규모의 자체 4680셀 공장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로 필요한 4680셀은 2023~2024년부터 기존 두 협력사에서 각각 20GWh 규모로 공급받을 것으로 추정한다.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 확대에서 핵심 변수 중 하나는 배터리 조달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배터리 확보는 향후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조달 전략은 크게 3가지다. 자체 생산(내재화), 합작법인(JV), 중·장기 공급 계약이다. 배터리 가격 인하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니즈가 커지고 있지만 자체 생산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JV가 대안이 되고 있다.
폭스바겐·도요타·제너럴모터스(GM)·포드·현대차·기아·테슬라 등 상위권 업체들은 모두 2차전지 업체들과 JV를 맺은 상태다. 테슬라 정도만 JV 외 자체 생산(내재화)을 준비하고 있다.
④ 저평가된 소재 업체들에도 주목
전기차 시장 성장의 수혜가 배터리 셀과 4대 소재에만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 못지않게 잠재력을 가졌으나 시장의 관심이 덜 집중된 부문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알루미늄박(DI동일·삼아알미늄) △전해질염 첨가제(덕산테코피아) △파우치 필름(율촌화학) △모듈·팩 조립(세방전지) △소재 임가공(대보마그네틱) △황화리튬(이수화학) 분야에서 묵묵히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상용화 시기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이르면 2021년 하반기부터 상용화가 시작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리=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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