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달 1일로 불혹(不惑)을 맞는다.기자는 최근 뉴델리 인근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을 방문했다. 마치 TV박물관에 온 느낌이었다. 브라운관 TV를 만드는 생산라인 옆에는 LCD TV와 최신형 LED TV를 조립하는 작업대가 놓여 있었다. 삼성전자가 처음 컬러TV를 개발한 것이 1976년이었으니 지난 30년간의 TV 변천사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삼성전자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인도에서는 1등을 하는 품목이 아직 없다. 지난 40년간 선진국 시장에서 총력전을 펴면서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도 시장에서도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주요 품목의 시장점유율을 2006년과 2008년을 비교해보면 컬러TV는 17.6%에서 24.4%로 늘었고 냉장고도 16.8%에서 19.6%로 증가했다. 휴대폰은 작년 12%에서 올해는 20%로 뛸 전망이다. 인도 시장에 특화된 제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정전이 되는 불안한 전력 사정을 감안해 별도 전압기를 쓰지 않는 냉장고는 히트상품이 됐다. 삼성전자의 과거 40년은 선진국에서 파나소닉이나 소니 등 선두기업을 따라잡은 역사였다. 그러나 스스로 1등이 된 지금은 벤치마킹할 대상이 사라졌고 경쟁 업체들의 견제만 늘고 있다. 앞으로 40년 또 한번의 성공신화를 쓰려면 몇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먼저 삼성 특유의 혼과 철학이 담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삼성 웨이(way)`를 창조해야 한다. 아울러 인도같이 아직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열악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 삼성 웨이가 신흥시장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그 사회 구성원이 상생의 파트너로 삼성을 택하는 날, 비로소 삼성전자는 진정한 글로벌 넘버 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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