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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암과 싸우는 사람들② 조주영 교수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내시경

ngo2002 2010. 8. 6. 10:31

[기획]암과 싸우는 사람들② 조주영 교수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내시경 수술법 개척

[MK헬스는 국민들에게 올바른 암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암환자들의 암 극복 의지를 응원하기 위해 '암 정복 기획특집'을 마련한다. 이번 기획은 지난 3월 성공리에 막을 내린 제1회 국제암엑스포의 성과를 한데 모으고, 2011년 개최되는 제2회 국제암엑스포의 성공적 출발을 알리기 위해 진행된다. '암 정복 기획특집'은 △암과 싸우는 사람들 △암 예방이 희망이다 △암정복 신기술이 앞장선다 등 3개 주제로 구성된다.]

조주영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내시경으로 간단히 수술할 수 있습니다. 흉터 없이 빠르게 수술이 가능하고, 합병증 가능성도 적어 내시경 수술은 많은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조기에 진단된 위암을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 대신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 조주영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있다. 조 교수는 지난 200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을 시작했고, 지난 5월 시술 1000례를 달성했다.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은 조기 위암이나 조기 식도암 등의 소화관에 생긴 암조직을 내시경 기구를 이용해 절제하는 시술이다. 치료내시경기구로 종양만 절제하기 때문에 외과수술과 달리 장기의 기능을 보존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고, 수술 후 합병증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의 크기가 2~3cm 정도로, 점막하층까지 퍼져 있다면 내시경 수술만으로 불안하다. 림프절 등으로 전이됐을 확률이 5~20% 정도라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이런 경우엔 '하이브리드 노츠(Hybrid NOTES)'라는 내시경과 복강경 수술을 접목한 방법을 사용한다.

하이브리드 노츠는 환자의 입으로 내시경을 넣어 암 세포를 절제한 뒤 복강경으로 림프절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위의 특정 부위에 암이 발생했을 경우 위 전체를 절제하거나 절반 이상을 잘라야 했던 기존 수술법과 달리 위 대부분을 살릴 수 있고 림프절 절제까지 가능하다. 위를 살릴 수 있기 때문에 체중감소, 빈혈, 음식물 역류 등 수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2월 위암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 노츠를 성공시킨 조주영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노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조 교수는 지금까지 조기 위암 14건, 점막하종양 10건을 포함해 총 24건의 하이브리드 노츠 수술을 진행했다.

"저에게 위 내시경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들 대부분이 다른 병원을 거쳐서 옵니다. 내시경 수술이 쉽지 않은 경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오는 것이죠. 이런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내시경으로 수술할 수 있는데도 개복수술을 받는 '과치료'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지론이다.

◆ 내시경 전문의·병리사·환자 삼위일체 중요

내시경점박하박리술, 하이브리드 노츠 등 내시경 수술의 적용 범위가 확대돼 가면서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수술 방법, 수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내시경 수술 성적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시경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다보면 림프절로 전이된 암을 놓칠 수 있다는 문제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주영 교수는 다학제간 진료와 함께 꾸준한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화기내시경 전문의와 병리의사, 환자간 삼위일체가 이뤄져야 효과적으로 내시경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으로 암을 도려낸 뒤 면역조직화학염색법을 통해 혹시 림프절 등에 암 세포가 전이되지는 않았는지 20가지 방법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불안한 경우에는 2차적으로 외과 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월요일마다 여러 학과의 전문의들이 모여 심층적인 회의를 진행합니다."

조 교수는 조기 위암이라도 100% 완치는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소화기내과-외과-혈액종양내과 교수진이 모여 수술법에 대한 논의도 진행한다.

또한 국내외 내시경 심포지움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면서 전세계 의료진을 상대로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와 강의도 펼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하이브리드 노츠 수술법을 모든 의사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조 교수의 계획이다.

또 '미국 소화기내시경주간' 행사에서 5년 연속 '최우수교육비디오상'을 수상한 내시경치료법 관련 내용을 책으로 만들어 전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 조기 발견이 미래를 바꾼다.

"현대의학으로 암 발생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식습관, 유전, 담배 등 위암을 유발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위암은 이런 여러 요인들이 합쳐지면서 발생합니다."

조주영 교수는 "한두 가지 조심하는 것만으로 위암을 막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며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가 위암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해법으로 조기발견을 꼽은 것은, 주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미리 위암을 발견하면 개복수술을 없이 간단하게 내시경 수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자국도 남지 않기 때문에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내시경 수술의 출혈·천공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은 0.5% 미만입니다. 의사를 믿고 치료에 임하는 환자의 자세도 필요합니다."

환자를 가족으로 생각하면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는 조주영 교수는 "환자와 의사간 신뢰를 바탕으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상미 MK헬스 기자 [lsmclick@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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