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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rigento Korea 제3부 선진 생명산업 현장을 가다 ①"돈되는 천적곤충을

ngo2002 2010. 7. 26. 11:10

"돈되는 천적곤충을 선점하라" 글로벌 경쟁 치열
코퍼트社 전세계 1천여개 연구기관과 연결
벌 등 천적곤충제품 35개로 年1억유로 벌어
천적곤충 구입 보조금 내년 폐지
농약 사용 오히려 늘어날 전망
◆ Agrigento Korea 제3부 선진 생명산업 현장을 가다 ① ◆

네덜란드 로테르담 북서쪽에 위치한 코퍼트사 생산라인 한 편에서는 직원들이 `수정벌(호박벌)`을 상자 안에 가득 담고 있다. 사업장 내부는 수천 마리의 벌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시큼한 냄새가 진동한다. 이곳은 상자에 담아둔 벌이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조명이 온통 빨간색이다. 벌이 빨간색에서는 색맹이 돼서 위치를 분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벌은 이곳저곳을 이동하면서 꽃가루를 묻혀 작물의 수정을 돕는데, 코퍼트는 이 수정벌을 상자(29×26×20㎜ 크기)에 모아 패키징한 뒤 세계 각국에 수출한다. 상자는 인공 벌집인 셈이다. 토마토 재배를 위해 50여 마리 벌이 담긴 상자(벌통)를 온실에 놓아 두면 그렇지 않은 곳보다 수정이 잘돼 30% 이상 생산량이 늘어난다. 사업장에는 겉에 미국 일본 콜럼비아 뉴질랜드 등 수출국명을 적은 상자가 1000여 개 쌓여 있다. 핀셋으로 바닥에 떨어진 벌을 주워 담는 한 직원은 "우리 회사에서는 수정벌 한 마리가 돈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룬다"고 말했다.

곤충 신사업은 계속 열려 = 코퍼트의 주 종목은 천적곤충이지만 최근 작물 수정벌 판매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벌이 작물 수정 효율을 높여 준다는 점을 이용해 제품화했다. 요르단과 터키에서는 이 제품을 설치한 결과 수확량이 25~45%, 과실 무게는 20~65% 증가했다. 코퍼트가 최근 기업 간 경쟁으로 수익률 저하를 걱정하면서도 자신 있는 것은 새로운 곤충 시장이 계속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곤충 시장은 천적곤충뿐 아니라 화분 매개, 전시, 애완학습, 약제, 환경 정화 등 다양한 목적에 활용되고 있다. 폴 코퍼트 회장은 "곤충산업은 아직 초반에 불과하다"면서 "코퍼트는 매년 5~10%씩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코퍼트 본사의 연간 매출액은 대략 1억유로다. 이 중 해외지사에 대한 내부 수출이 2400만유로다. 매출 1억유로는 전 세계 1위 곤충업체 치고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곤충산업의 또 다른 가능성 중 하나는 중국과 인도 시장이다. 이들 나라는 온실 같은 실내보다는 야외(노지) 재배를 주로 하는데 향후에는 천적곤충이 야외시설에도 활용될 여지가 크다. 이 회사 마렐 매니저는 "천적곤충은 토마토나 파프리카 등 시설채소 재배에 활용되지만 향후 기술 발전으로 배추 무 콩 등 노지 재배에도 활용될 것"이라며 "중국 인도 등 대규모 농산물 재배 국가에서 이용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효한 곤충 발견이 첫째 경쟁력

네덜란드 코퍼트사 직원들이 빨간색 조명 아래서 수정벌(호박벌)을 담은 상자들을 정리하고 있다. 코퍼트는 작물의 수정효율을 높이는 수정벌을 채집해 전 세계로 수출한다. <사진 제공=코퍼트>
곤충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는 얼마나 빨리 유익한 곤충을 찾아내서 어떻게 제품화하는가 하는 점이다. 코퍼트가 2005년 출시한 `스워스키 마이트(곤충 `지중해 이리응애`를 제품화한 명칭)`는 농작물에 발병하는 해충인 `가루이류` 등을 방제하는 데 쓰이는 천적곤충이다. 이는 이스라엘에서 처음 발견한 것인데 코퍼트는 해외에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를 통해 해당 정보를 얻은 뒤 실용화에 성공했다. 본사와 암스테르담대학 공동 연구진이 천적곤충을 재생산할 수 있는 기온 조건 등을 찾아낸 것이다. 코퍼트는 가루이 방제를 위한 천적곤충을 1972년 `엔스트립(온실가루이좀벌)`을 시작으로 이미 몇 개를 발견했지만 스워스키 마이트를 통해 범용성과 효과를 높였다. 자연에 무수히 널려 있는 천적곤충을 누가 먼저 발견해 대량 공급할 수 있는지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코퍼트는 이를 위해 해외지사 외에도 80여 개국에 에이전트를 두고 연구소들과 곤충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코퍼트 측은 "우리 회사와 연결돼 있는 전 세계 곤충연구기관은 1000여 곳이 넘는다"고 밝혔다. 곤충산업은 판매처에 적절한 제품을 상황에 맞게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환경변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같은 제품이라도 해충을 박멸하는 데 어떤 제품을, 어느 시점에서, 얼마 용량으로, 어느 정도 빈도로 쓸지 등 솔루션을 주는 것이 경쟁력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코퍼트에서는 천적 활용을 지도하는 컨설턴트로 전 세계 170여 명이 활동 중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코퍼트는 천적곤충 분야의 보안통제 정도가 높다. 작물과 함께 천적곤충을 키우는 온실은 1급 보안시설로 밖에서도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일개 작은 곤충에 불과하지만 황금 알을 낳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코퍼트 회장은 "응애를 잡는 천적곤충인 스피덱스는 출시 때만 해도 경쟁 상대가 없었지만 지금은 치열하다"면서 "곤충업체가 많아져 기술 모방이 늘고 있기 때문에 보안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곤충산업에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면서 수익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퍼트는 천적곤충 분야에서 세계 1위지만 영업이익률은 6%에 불과하다.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에는 부가가치가 일반 제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곤충이 무한정 번식하기 때문에 쉽게 이윤을 얻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곤충을 온실에서 키워 꾸준한 품질관리를 유지하는 데 상당한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곤충산업도 일반 제조업처럼 중요한 것은 기술력이다. 코퍼트가 매년 전체 매출의 6%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거꾸로 가는 한국 =한국의 천적곤충 시장 규모는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네덜란드는 작물에 대한 천적방제 비율이 80%가 넘지만 우리나라는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천적방제를 가능하게 했던 농림수산식품부의 `천적활용 병해충방제` 사업이 내년에 종료돼 국내 곤충산업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천적활용 병해충방제 사업은 2005년 시작된 것으로 농가가 해충 제거를 위해 천적곤충 구입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국비(20%)와 지방비(30%) 등으로 구입 대금의 절반을 지원해준다. 지난해에만 91억2500만원이 지급됐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예산지출이 중단될 예정이다. 문제는 천적곤충을 활용한 방제에 보조금 지원이 끊긴다면 당장 이 분야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값싸고 당장 효과가 빠른 농약이 곤충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보조금 없이도 개인에 따라 수요는 있겠지만 미미할 수밖에 없다"면서 "천적활용 병해충방제사업이 친환경농업 확산에 일조를 했었는데 중단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농가는 농약으로 대체할 것이고 천적곤충 생산업체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국내 생산제품에만 보조금을 줬는데 이것이 폐지되면 국산은 경쟁력이 높은 외국 제품에 밀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만영 국립농업과학원 박사는 "천적곤충 보조금이 내년에 폐지되면 국내 천적곤충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곤충산업 육성을 위해 이 분야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천적곤충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이 농가에 기회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작물의 품질 개선과 부가가치 개선을 위해서는 농가마다 보조금 없이 천적곤충을 어느 수준으로 활용할지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0.07.25 19:32:30 입력, 최종수정 2010.07.25 21: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