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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물가 시대 ③] 여전히 높은 체감물가…소비만 더 줄여

ngo2002 2019. 9. 11. 10:11

[마이너스 물가 시대 ③] 여전히 높은 체감물가…소비만 더 줄여

지표물가와 격차 6년만에 최대

  • 문재용 기자
  • 입력 : 2019.09.08 18:19:42   수정 : 2019.09.08 18:42:04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일반 시민이 느끼는 체감물가와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체감물가가 높으면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그 결과 물가는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현상이다. 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2.1%로 집계돼 통계청 발표보다 2.1%포인트 높았다. 체감물가 상승률 역시 2013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았지만, 지표물가와의 격차는 2013년 10월(2.1%포인트)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두 지표 간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는 일상에서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460종에 대한 가격 변화를 평균해 반영하지만, 체감물가는 개인이 자주 접하는 몇몇 품목에서 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최창호 한국은행 물가동향팀장은 "소비자들은 구매 빈도가 높은 품목에 가격 변동을 뚜렷하게 인지하고, 하락보다는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근의 경기 부진도 체감물가와 지표물가 간 괴리를 키우는 원인이다. 살림이 팍팍하다 보니 생활필수품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크게 비싸진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체감물가만 높으면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그 결과 지표물가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져야 하지만 체감물가가 높은 상태에서는 그 효과가 반감한다는 의미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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