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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세상] 希望

ngo2002 2010. 7. 14. 14:50

[한자로 보는 세상] 希望 [중앙일보]

2010.06.08 00:50 입력 / 2010.06.08 09:14 수정

“임술년 가을, (음력) 7월 16일…(壬戌之秋, 七月旣望)”로 시작하는 유명한 문장이 소동파(蘇東坡·1036~1101)의 ‘적벽부(赤壁賦)’다. 그가 삼국(三國)시대의 유명한 전쟁터였던 적벽을 찾아가 시간과 역사, 자연과 인생을 회고한 작품이다.

음력 16일을 기망(旣望)이라고 적었다. 보통 달의 밝기가 극대화하는 때가 보름이다. 그 보름이 망(望)이고, 하루 지난 다음날을 기망이라고 표현했다. 달이 가득 찬 상태, 즉 만월(滿月)이 보름이다. 태양의 빛이 지구를 향하는 달의 구면(球面) 전체를 비추는 시기로서, 지구를 사이에 두고 태양과 달이 정반대에 놓이는 때다.

이 때의 달은 태양의 빛을 모두 반사해 환하게 빛을 발한다. 그런 보름의 상태는 망월(望月)이라고도 적는다. 그 반대의 경우, 태양과 달이 같은 방향에 놓이는 때가 삭(朔)이다. 순우리말로는 그믐이라고 부른다.

보름달을 가리키는 한자어가 ‘무엇인가를 바라다’는 뜻을 얻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설명이 가능하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매달 중반에 접어들 때면 달이 더욱 밝아지는 것을 두고 옛 사람들은 “(달이 해의 빛을 받아 빛나는 것이)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는 모습 같다(猶人之相望)”(尙書)고 풀었다. 마주 보는 두 사람의 부푼 기대감을 거기서 찾고 있다.

‘적벽부’를 썼던 소동파 본인도 그런 느낌을 피력했다. “사람에게 슬픔과 기쁨, 헤어짐과 만남이 있듯이/ 달도 늘 흐리다가 맑아지고, 둥그래졌다가 이지러진다(人有悲歡離合, 月有陰晴圓缺)”고 표현했다. 달이 가득 차 밝은 빛을 발할 때가 일반적인 기쁨, 이별 뒤의 만남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름달을 뜻했던 ‘망’은 간절히 무엇인가를 바란다는 한자어로 발전했다. 희망(希望)은 그 대표적인 조합이다. 대망(待望)도 마찬가지다. 마치 목이 마른 듯이 무엇인가를 간절히 기대한다면 갈망(渴望)이다.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걸고 나로호가 곧 광대무변(廣大無邊)의 우주를 향한다. 이 땅에서 벌어지는 하찮은 시시비비(是是非非)의 틀을 벗어나 대한민국이 크게 도약하는 계기로 작용하면 좋겠다. 이번 나로호의 발사에는 한국인의 그러한 희망과 대망, 갈망이 모두 담겨 있다.

유광종 중국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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