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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세상] 天網

ngo2002 2010. 7. 14. 14:20

[한자로 보는 세상] 天網 [중앙일보]

2010.04.07 00:40 입력 / 2010.04.07 13:47 수정

‘천(天)’은 ‘대(大)’와 ‘일(一)’로 구성돼 있다. ‘대’는 사람(人)이 팔과 발을 오므리지 않고 좌우로 활짝 편 모양이다. ‘일’은 사람의 머리 부분을 뜻한다. 따라서 ‘천’은 사람의 머리에 비유됐다. 이후 ‘천’은 사람의 머리와 맞닿아 있는 부분인 하늘이라는 뜻이 됐다.

서주(西周) 시대 사람들은 천(天)을 최고신(最高神)으로 섬겼다. 천의 뜻이 ‘천명(天命)’이고, 천명을 지상에 실현하는 이가 ‘천자(天子)’이며, 천자가 통치하는 곳이 ‘천하(天下)’다. 천하의 안정을 바라는 마음은 ‘천안(天安)’이란 두 글자에 담겼다. 베이징의 천안문(天安門)은 황제가 ‘천명을 받아 나라를 태평하게 다스리고 민심을 안정시킨다’는 뜻을 가졌다.

우리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天安艦)은 ‘천안’이란 지명을 딴 경우다. 그러나 국가의 안정을 희구하는 바람은 한 가지다. 천안함이 침몰했다. 두 동강이 났다. 국민의 마음도 따라서 동강이 났다. 화불단행(禍不單行, 재앙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는다)이던가. 실종자 구조에 나섰던 한주호 준위에 이어 금양호 또한 사고를 만났다.

노자(老子)는 “하늘의 도는 사사로이 치우침이 없어서 언제나 착한 사람의 편에 선다(天道無親 常與善人)”고 했거늘, 도대체 ‘하늘의 도(天道)’는 있기라도 한 것일까. 사마천(司馬遷)은 말했다. “백이(伯夷)와 숙제(叔齊) 같은 착한 사람은 어째서 굶어 죽었는가. 공자가 가장 칭찬한 안연(顔淵)은 어째서 가난에 쪼들리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는가. 반면에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이고 그들의 간을 회 쳐 먹는 등 악행을 일삼은 도척(盜跖)은 어떻게 천수(天壽)를 누렸는가. 도대체 하늘의 도는 옳은 것인가 그릇된 것인가(天道是耶非耶).”

정말이지 천도(天道)의 시비(是非)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답답한 요즘이다. 게다가 사고의 원인마저 아직은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래도 노자의 말을 믿어보자.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疏而不失).” 하늘이 친 그물(天網)은 매우 커서(恢) 언뜻 보기엔 성겨(疏) 보이지만 이 그물에서 빠져 나갈 수는 없다(不失)는 뜻이다. 아무리 교묘한 사고 원인도 끝내는 밝혀질 것이다. 차분하게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유상철 중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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