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9월 유엔총회서 남북미 정상 만나면 하노이 패닉 반전"
최태범 기자 입력 2019.03.12. 15:40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2일 “9월말 유엔총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참석해 남북미, 나아가 남북미중 4자 정상이 만난다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패닉을 반전시키는 좋은 구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특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만나는 것,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은 (우선순위를 떠나) 같이 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유엔총회에서 4자 정상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쉽지는 않겠지만 꿈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비공식 정상회담 같은 것을 해서 심층적인 토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현재로선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이 서울에서 돌아갈 때 가져가야 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가 있으면 평양복귀 선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을 북미협상의 ‘중재자’로 표현하는데 대해서는 “부적절하다. 한국은 중재자가 될 수 없다.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중재역할을 하는 건데 한국은 한미동맹의 기본 틀이 있어 미국과 같이 가야하는 구조적 상태”라며 “촉진자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미 언론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동향과 관련한 보도가 잇따르는데 대해 “미국에서 나오는 정보가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협상 레버리지로 사용한다면 상당한 악수가 될 것이다. 사소한 것이 큰 재앙을 가져오는 것은 북한도 피해야 한다”고 했다.
◇‘노딜 하노이’ 귀책사유는 미국→쌍방 책임 정정
문 특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데 대해 토론회 초반 “미국의 귀책사유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가 토론회 진행 도중 “쌍방 모두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정정했다.
문 특보는 “북한은 예측가능한 행태를 보였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며 “미국이 단계적인 북핵타결 메시지를 보내왔고 거기에 기초해 안을 만들었는데 미국이 갑자기 빅딜로 나왔다. 그런 점에서 보면 미국의 귀책사유가 더 크다고 본다”고 했다.
이후 “미국은 미국대로 국익에 기초해서 했고 북한도 공화국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귀책사유는 양국의 국익이라고 해야겠다. 미국 귀책사유 발언은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리용호·최선희 등 북한 협상팀의 경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질하면 귀책사유가 북한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되는 것 아니냐. 문책하진 않겠지만 정책적 변화를 북측도 생각해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우리측 책임자의 경질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 실장이 그동안 잘했다. 이번 회담이 안됐다고 손가락질 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그동안의 노력으로 판이 바뀌어 왔는데 이번 것 하나로 책임 묻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美 탄핵정국서 트럼프의 대북정책 방향은 2가지”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탄핵정국’ 속에서 선택할 대북정책의 방향에 대해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과 군사옵션으로 위기를 고조시켜서 정국을 다룰 수 있고, 외교성과를 내기 위해 북한에 대한 외교노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며 두 가지 가능성을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 당선되든 안 되든 정치적 유산을 남기려는 욕망과 의지가 강하다”며 “과거 대통령이 못한 것을 해냈다,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북한 문제를 해결했다는 칭송을 듣고 싶어 하는 대통령이라면 아직 외교적 타결 여지가 있다”고 했다.
문 특보는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더라도 대북협상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년 민주당이 당선되더라도 북한 문제가 원점 복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건설적인 협상이 지속될 수 있고 비핵화가 추동될 수 있다고 보는 (워싱턴 내) 시각이 많다”고 했다.
직접 워싱턴에서 체감한 미국 내 대북협상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회의적이었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제일 많은 것이 비관주의자, 그 다음이 냉소주의자·회의주의자다. 합치면 80% 수준”이라며 “낙관은 10%, 잘 모르겠다는 게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문재인·트럼프 보다 시진핑 가장 먼저 만날 가능성
문 특보는 비핵화 국면에서 일본의 역할과 관련해 “평화체제는 남북미중 당사자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의 역할이 없지만 비핵화와 비핵화 이후 평화건설에는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스포일러(훼방꾼) 말고 퍼실리테이터(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북한 지도자와는 누구든지 많이 만나는 것이 긍정적”이라며 “가능성은 적지만 북일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다. 북한 핵·미사일 해결과 한반도 평화번영에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가장 먼저 만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7월쯤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많은 변수가 있으니 두고 봐야 한다”며 “정 실장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났으니 거기에서 뭔가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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