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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하는 美, 속도내는 中, 진도 못나간 韓(연구비)

ngo2002 2018. 11. 1. 09:07

압도하는 美, 속도내는 中, 진도 못나간 韓

강동철 기자 입력 2018.11.01. 03:09

[R&D 성적표 공개] 한국, 세계 5위 차지했지만 삼성전자 빼면 반토막 수준
中 투자증가율 1위, 年 17%씩 늘어.. 세계기업들 AI·미래車 등에 투자

미국 기업들이 세계 민간 부문의 연구·개발(R&D) 순위에서 합산 점유율 42%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치열한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4위에 그쳤지만, 2012년부터 연평균 17%씩 R&D 투자를 늘려가며 증가율에서 1위에 올랐다.

한국은 세계 5위로, 삼성전자가 한국 민간 R&D 투자의 46%를 차지했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최근 1년간 세계에서 R&D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기업 1000개(상장사 기준)를 분석한 결과, 총 투자금이 7818억달러(약 890조4700억원)에 달했다고 지난 30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8.4% 늘어난 수치다. 기업별로 보면 미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226억2000만달러(약 25조7600억원)를 투자해 세계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구글의 모(母)회사인 알파벳이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4위에 올랐다. 한양대 한상린 교수(경영학)는 "R&D 투자는 향후 10년, 20년 뒤의 기술 주도권을 어떤 기업과 국가가 쥐게 될지 판단할 수 있는 척도"라며 "일반적으로 R&D 투자가 많은 기업이 성장성도 높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1위 미국, 빠르게 쫓아가는 중국, 삼성 빼면 반 토막 나는 한국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상위 1000개 기업 중 340개를 차지하면서 1위 자리를 지켰다. 미국의 R&D를 이끈 것은 실리콘밸리의 IT(정보기술) 기업들이다. 아마존과 알파벳뿐만 아니라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이 각각 5~7위를 차지했다. 또 미국의 대표 바이오 기업인 존슨앤드존슨머크 역시 10위 안에 진입했다.

미국 다음으로 R&D 투자 기업이 많은 곳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대표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혼다·닛산과 IT 기업인 소니·파나소닉 등 6개사가 상위 50위 안에 진입했다. 세계 3위인 독일도 자동차 기업인 폴크스바겐·BMW·다임러와 독일 최대 제약 회사인 바이엘 등 바이오 기업들이 R&D 투자를 이끌었다.

중국은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R&D 투자를 단행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36억3000만달러·약 4조1350억원)가 45위에, 인터넷 기업 텐센트(26억8000만 달러·약 3조500억원)는 59위에 올랐다. 통신장비 업체인 ZTE와 포털 업체인 바이두도 각각 19억9000만달러(약 2조2670억원)를 R&D에 투자했다. 비(非)상장사이기 때문에 통계에서 빠진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까지 포함하면 중국은 독일을 앞선 세계 3위 국가로 발돋움한다.

한국은 프랑스·영국·네덜란드를 제치고 세계 5위를 차지했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R&D 투자 규모가 180억달러(약 20조5000억원)로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진다. 기업 순위를 보더라도 삼성전자만 10위권에 들었을 뿐 LG전자가 49위, 현대차가 69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인공지능, 자동차, 바이오에 투자 몰려

업종별로 보면 R&D 투자 상위 50개 기업 가운데 IT 기업이 19개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바이오 기업이 15개, 자동차 기업이 12개로 집계됐다.

IT 기업들은 인공지능(AI)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구글·MS·인텔 등 주요 IT 기업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캐나다 토론토 등에 사옥과 AI 센터를 설립하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1년 동안 서울과 실리콘밸리, 영국 케임브리지 등 총 7곳에 AI센터를 세웠다.

자동차 기업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자동차 기업들은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등 미래차 분야에 대규모 R&D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전체 투자 순위 3위에 올랐고, 일본 도요타도 11위를 차지했다. 그 외에 미국 포드·GM, 독일 다임러, 일본 혼다도 각각 70억달러(약 7조98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상위 20위 안에 들어갔다. 이들 기업들은 매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와는 격차가 큰 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일본은 물론 심지어 중국과 비교해도 특정 기업(삼성전자) 편중 현상이 심각한 편”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미래 성장 동력 발굴도 특정 분야에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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