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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Start-up] 가장 싼 환율로, 국내서 물건 사듯…엠닥 "해외직구 참 쉽죠"

ngo2002 2018. 9. 8. 11:14

[Start-up] 가장 싼 환율로, 국내서 물건 사듯…엠닥 "해외직구 참 쉽죠"

싱가포르 핀테크社 `엠닥` 해외진출 총괄 토마스 캉

  • 안갑성 기자
  • 입력 : 2018.09.07 0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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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최근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가 주최한 `글로벌 아시아` 행사에 참석한 토마스 캉 엠닥(mDAQ) 해외진출 총괄이 자사가 개발한 외환 결제 솔루션 `알라딘`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적용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디캠프(DCAMP)]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에서 해외직구를 할 때 알려진 구매 팁 중 하나는 결제통화를 원화 대신 달러화로 설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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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들은 아마존닷컴이나 이베이에서 물건을 살 때 결제통화를 선택할 수 있다. 대개 원화 표시 가격으로 구입하면 실제 결제대금은 구입 당시 가격보다 비싸다. 눈에 보이지 않는 환율 변동과 환전 수수료 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해외직구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소비자들이 자국 통화를 기준으로 한 최종 구입가격을 모른다는 것이다. 해외직구 시 최종 대금은 상품 가격과 마스터카드, 비자 등 국제카드사 수수료, 국내 신용카드사 수수료 등을 합산한 금액이다. 국내 카드사 대금은 결제 시점 환율이 아닌 전표를 수거하는 매입일 환율로 결정되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면 환차손에 따른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해외직구를 포함한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곳은 중국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가 발표한 `중국과 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전자상거래 규모는 1조8000억달러(약 2016조9000억원)로 같은 해 미국의 전망치인 7130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으로 점쳐졌다. 보고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신흥 시장을 포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해외직구와 역직구를 합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수출입 거래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은 이미 2013년 이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떠올랐다.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간편한 모바일 결제 확산이 그 배경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중국 내 지급 방식에서 모바일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4%에서 지난해 63%로 급증했다. 대부분 QR코드 결제다.

이에 따라 중국 내 1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행보에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자상거래 소매 부문 매출은 전 세계 시장 중 23.1%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알리바바는 올해 말까지 중국 소매 전자상거래 시장 중 58.2%를 점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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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알리바바그룹의 움직임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와 운용사 앤트파이낸셜의 글로벌 확장이다. 알리바바는 2004년 알리페이를 출시한 뒤 이를 기반으로 앤트파이낸셜을 설립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설립 직후 세계 최대 제3자 결제서비스 기업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앤트파이낸셜의 연간 결제액 규모는 8조8000억달러로 이미 전 세계 신용카드 업계 2위 사업자(가입자 수 기준)인 마스터카드의 5조2000억달러를 추월했다. 앤트파이낸셜이 확보한 사용자 6억2200만명 가운데 알리페이 가입자는 약 84%인 5억2000만명에 달한다. 알리페이는 세계 40여 개국에서 이용 가능하다.

앤트파이낸셜은 2014년 2건을 시작으로 2015년 14건 등 꾸준히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인도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티엠(Paytm), 한국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 등에도 투자했다. 제3자 결제, 대출, 금융 인프라스트럭처 제공 등 온라인 금융서비스 생태계 구축이 목표다.

앤트파이낸셜이 투자한 기업 중 글로벌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싱가포르 핀테크 스타트업 `엠닥(mDAQ)`이다. 2010년 설립된 엠닥은 외환결제 알고리즘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직원은 60여 명이다. 엠닥은 2015년 10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에 결제 솔루션 `알라딘`을 제공했다. 이후 같은 해 엠닥은 앤트파이낸셜과 싱가포르 경제개발위원회 기업투자부문(EDBI) 등에서 1억1800만싱가포르달러에 달하는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해당 투자로 앤트파이낸셜은 엠닥 지분 40%를 확보했다. 엠닥은 2015년 그해 동남아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핀테크 벤처기업이 됐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최근 디캠프에서 주최한 `글로벌 아시아`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토마스 캉 엠닥 해외진출 총괄을 만났다. 그에게 스타트업 생존 비결과 전자상거래 시장 전망에 관해 물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앤트파이낸셜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다. 엠닥에 왜 지분 투자했나.

▷엠닥이 가진 강력한 경쟁력은 은행·금융 분야 베테랑 인재다. 경력이 20년을 넘는 경영진과 직원 등 50여 명이 모여 개발한 기술이 투자 유치의 발판이 됐다. 엠닥이 개발한 다중 외환거래 알고리즘은 지난 8년간 투자한 결실이다. 업계에서 2~3년 정도 앞서가는 중이라 진입장벽도 높다.

아마존이 개발한 기술인 `원클릭`은 회원 신용카드 지불 정보와 주소 등을 저장해 버튼 하나만 클릭하면 주문이 완료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원클릭` 시스템에서도 구매 시점에는 정확한 가격이 달러로 표기되고, 카드대금 결제 시점에서야 환율을 거쳐 자국 통화가치로 환산된다.

`알라딘` 솔루션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 검토 단계에서부터 자국 통화로 표시된 최종 구매가를 알 수 있다. 자국 통화로 최종 구매가를 알게 되면 판매자 간 가격 비교를 위해 온라인쇼핑몰을 이탈했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던 웹·모바일 트래픽도 붙잡을 수 있다.

―알라딘 알고리즘을 적용한 알리익스프레스는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보다 낮은 1.25%의 외환 스프레드(환전 수수료)로 가격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었다. 알고리즘의 원리가 어떻게 되는가.

▷글로벌 외환 시장은 전 세계 주요 외환취급은행 약 15곳이 세계 유동성의 80%를 다루는 곳이다. 엠닥의 사업모델은 이런 글로벌 메가 뱅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가능하다. 단적인 예로 씨티은행, 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 등이 정한 달러나 유로 가격을 한국은행이 바꿀 수는 없고, 그저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엠닥 알고리즘 1단계는 글로벌 메가 뱅크에서 유동성을 끌어오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외환은 거래 규모에 따라 리스크와 환율 조건이 달라진다. 대개 은행들은 `티어 가격제`를 적용해 거래마다 다른 가격을 책정한다.

과거에는 일일이 은행에 전화해서 매일매일 환율 조건을 비교하고 선택해야 했다. 우리 알고리즘엔 주요 은행의 가격 등급 체계 정보가 있어 가장 우수한 거래 조건끼리 매칭시켜 성사시킬 수 있다. 그래서 기존 방식보다 저렴한 스프레드를 실현할 수 있다. 문제는 알고리즘 원리는 간단해도 은행들의 가격 등급 체계를 모두 알고 있어야 하고, 이들과 거래관계도 직접 터야 하기 때문에 신규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긴 어렵다.

―엠닥의 알라딘 솔루션의 강점이 환율에 있다면 사업모델은 환전 수수료가 기반인가.

▷엠닥의 사업모델은 단지 여러 은행 사이에서 더 싼 가격을 시장에 제공하는 게 아니다. 기존 가격을 받아 은행들이 시도하지 않거나 못하던 영역에 진출한 거다. 은행은 언제나 제휴할 협력사로 본다.

은행 입장에선 외국 기업의 수익성과 신용도를 따져야 하고, 환율 변동 리스크까지 감안하는 기존 방식대로라면 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회사들에 외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외환 송금 수수료는 보통 4~6%대에 형성돼 있다.

은행은 자신이 정한 환율에 거래하면 목표가 달성된다. 엠닥만 유일하게 은행들 사이를 넘나들며 가장 저렴하면서도 이를 24시간 동안 보장해주는 환율을 찾아 거래시켜 준다.

그 비결은 데이터에 있다. 엠닥은 알라딘 솔루션을 개발하기 전부터 지금 시점까지 누적 3년간 알리익스프레스에 쌓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상에서 일어나는 외환 거래 데이터다. 민감한 개인정보는 없어도 된다. 은행들엔 이런 데이터가 없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데이터를 창출하지 않는 비즈니스는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다.

―엠닥의 사업모델은 결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최근 글로벌 은행들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보여주는 매출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문제는 전자상거래가 지금 당장 이윤이 많이 남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업 초기 적자에 시달리던 과거의 아마존닷컴처럼 말이다.

은행이 보기에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이익이 남지 않다 보니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들을 기업고객으로 받기 어렵다. 대부분 외국 기업과 거래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은 흑자가 나기 어렵다. 한국 시장만 봐도 그렇다. 소비자 대상 전자상거래 플랫폼 종류가 많고 고객 충성도는 떨어지는데, 플랫폼에 고객을 유지하는 `리텐션`에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자체 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탈하는 이유가 비싼 환율보다도 자국 통화 기준 최종 구매가를 나중에서야 알 수 있다는 게 더 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드러났다. 엠닥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최종 구매가를 자국 통화로 알 수 있고 실제 결제 금액과 차이가 없다.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려면 결국 가격 변화를 정확히 추정해야 한다. 엠닥은 기존 은행과 달리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얻은 풍부한 전자상거래 소비 행태 데이터를 잘 알고, 외환 수요 측면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시장에선 평일 오후 4~7시 퇴근시간대에 일일 전체 구매의 70%가 발생한다. 외환 수요도 여기서 파생된다. 결국 엠닥은 기업 간 거래(B2B) 스타트업인 셈이다. 우린 전자상거래 플랫폼들과 거래를 맺고, 환율 거래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엠닥은 기존 은행들이 기업고객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엠닥을 중간자로 두고 소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엠닥의 향후 사업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자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갖고 있기에 지난 2년 넘게 알리바바그룹의 전략적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점차 고객을 다변화하려고 한다. 우리의 비교우위는 아세안 지역 통화에 있다. 성장 잠재력은 많지만 아직 시장 개방이 쉽지 않다.
국가별 외환 규제가 심하고 통일된 화폐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와도 거래를 시작했다. 우리 솔루션은 전자상거래뿐 아니라 자산 포트폴리오의 환리스크를 줄여줄 수도 있다. 2020년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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