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님, 왜 제가 팔면 오르고, 사면 떨어지는 걸까요?”
부동산 투자를 해보겠다는 분들 중에 이런 하소연을 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런 분들께는 뻔하지만 당연한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사야 할 때’와 ‘팔아야 할 때’를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오르기 시작할 때 부동산을 매입하고, 충분히 올랐을 때 부동산을 매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장 오르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위에서 보는 것입니다. 나무가 우거진 숲이 있는데 어디가 높고 어디가 낮은지, 숲의 모양은 어떤지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산꼭대기처럼 높은 곳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발 떨어져 높은 곳에서 조망해야 합니다. 부동산을 높은 곳에서 조망한다는 것은 통계를 활용해 전체를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통계 자료가 앞으로 다루게 될 ‘차트’입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볼까요?
:: 차트로 전국 시장 전체적으로 훑어보기
아래 그림은 2015년 상반기의 아파트 매매 가격 누적상승률 자료입니다. 지역별로 묶어 보았는데, 이 간단한 자료만 가지고도 알 수 있는 사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5년 상반기에는 유독 세종시와 대전, 충청남도, 전라북도의 집값이 떨어졌습니다. 이 지역에 신규 입주 아파트의 물량이 많았던 것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대구입니다. 나머지는 전체적으로 가격이 골고루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마치 비행기에서 우리나라 전역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넓게 훑어볼 수 있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좀 더 깊게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상반기 현재 상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곳은 대구입니다. 그중에서도 수성구의 상승률은 서울 평균의 4배가량 됩니다.
서울 집값이 오른다, 거래량이 최대다 하며 아우성이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오르는 곳은 대구, 그중에서도 수성구가 최고로군요. 수성구는 왜 이렇게 오르고 있을까요?
:: 차트로 지역 시장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수성구가 언제부터 올랐는지 궁금하니, 수성구 자료를 좀 더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수성구의 10년치 아파트 매매가 지수 차트입니다. 2004년 하반기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월 단위로 기록한 것입니다.
차트를 보면 수성구의 아파트 가격은 2011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약간 둔화되다가, 2013년 하반기부터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차트는 같은 시기, 같은 지역의 매매가가 전월 대비 몇 퍼센트 상승했는지 보여주는 월간차트입니다. 2010년 하반기와 2013년 중반기부터 상승률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차트를 보는 것만으로 언제부터 올랐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통계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 차트는 ‘부동산 가격의 역사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차트로 개별 물건 자세히 들여다보기
이번에는 수성구 내의 개별 동 단위 흐름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전 차트가 전월 대비 상승률을 그래프 형태로 보여줬다면, 아래는 표의 형태로 기록한 것입니다. 한눈에 보기 편하도록 색깔로 표시했는데, 0%에서 시작해서 0.5%p 간격으로 점점 진하게 표시했습니다. 상승률이 낮은 순서대로 ‘흰색 < 노란색 < 연두색 < 녹색 < 하늘색 < 파란색 < 남색 < 보라색’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시간이 흐르면서 유독 색깔이 진해지는 지점이 보일 것입니다. 같은 수성구 내에서도 더 빨리 상승이 시작된 곳이 있고 늦게 상승한 곳도 있습니다. 2014년 8월부터는 상승률이 거의 매달 두 배 이상으로 가팔라지면서 흐름이 더욱 빨라졌습니다.
이중에서 다시 범어동과 시지동의 아파트 단지 차트를 몇 개 꺼내 보겠습니다. 먼저 시지동에 위치한 전원타운 청구아파트입니다.
2014년 8월부터 매매가의 상승 흐름이 빨라졌습니다. 2013년 8월에 1억7,000만 원이던 것이 2년 만인 2015년 7월에 3억4,000만 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한 달 전에 비해 2,000만 원이나 오르면서 굉장히 가파른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 차트는 범어동 범어SK뷰입니다.
역시 2014년 8월까지만 해도 4억 원대였던 가격이 2015년 중반에는 6억4,500만 원이 되었습니다. 1년 에 50% 이상 올랐으니 정말이지 대단한 기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 이처럼 높은 곳에서 전체 시장을 보고, 한 단계씩 시장을 확대해 보았는데요. 어떻습니까? 상승 지역의 분위기가 눈에 쏙쏙 들어오지 않나요?
:: 주변 지역부터 시작하라? 아니, 전체부터 보라!
앞서 보여드린 시지동과 범어동 아파트의 매매가 차트는 매년 1월부터 6월까지의 가격 변화를 6개월 단위로 표시한 자료입니다. 만약 기준을 더 쪼개서 월 단위로 된 상승률 차트를 활용한다면, 지금 현재 가장 강세를 보이는 시장을 발견해낼 수 있고, 이제 어디로 상승이 확대되어 나갈 것인지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 초보자라면 “내가 잘 아는 주변 지역부터 시작하라”는 충고를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반대로 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주변부터 보느라 전체를 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숲보다는 나무에 둘러싸여 있었으니까요.
보는 방법을 바꾸면 시장이 다르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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