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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16.6km SUV '이쿼녹스', 한국GM 살릴까

ngo2002 2018. 5. 3. 07:45

연비 16.6km SUV '이쿼녹스', 한국GM 살릴까

진상훈 기자 입력 2018.05.02 13:50 댓글 525

현대자동차(005380)싼타페와 기아자동차(000270)쏘렌토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3파전’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제너럴모터스(GM)의 주력 중형 SUV 모델인 이쿼녹스가 다음달 국내 시장에 상륙하기 때문이다.

한국GM이 6월부터 판매할 중형 SUV 이쿼녹스/한국GM 제공

이쿼녹스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29만대가 판매될 정도로 상품성이 검증된 모델이다. 최근 판매부진과 실적악화로 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 몰렸다 간신히 위기를 넘긴 한국GM은 이쿼녹스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 이쿼녹스, 6월 국내 출시 확정…싼타페·쏘렌토 아성에 ‘도전장’

2일 자동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GM은 이쿼녹스를 6월 중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기로 확정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1.5리터 가솔린 터보와 2.0리터 가솔린 터보, 1.6리터 터보 디젤 모델 등 3종이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디젤 모델만 출시된다.

현재 이쿼녹스는 이미 초도물량이 미국에서 수입돼 평택항에 대기 중이다. 한국GM 부평 본사 연구소에서 국내 교통환경에 대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환경부 인증 등 세부절차가 끝나는대로 사전예약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쿼녹스는 GM 쉐보레 브랜드의 SUV 라인업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제품이다. 현재 쉐보레 전체 모델 가운데 픽업트럭인 실버라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팔리고 있다.

이쿼녹스의 운전석 실내 이미지/한국GM 제공

이쿼녹스는 지난 2004년 미국에서 1세대가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200만대를 돌파했다. 2016년 북미 JD 파워 내구성 조사 1위과 초기품질조사 1위를 기록하며 현지에서 이미 성능을 검증받았고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연속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선정 ‘가장 안전한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쿼녹스의 후면부/한국GM 제공 지난해 초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된 3세대 이쿼녹스는 현재 미국과 중국, 호주, 남미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설계로 크기와 강성을 키우면서도 무게를 줄인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술이 적용돼 가볍고 연비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이쿼녹스 2018년형 디젤모델의 공차중량은 1580kg으로 동급 중형 SUV에 비해 가볍다. 현대차 싼타페의 경우 공차중량은 1680~17985kg, 기아차 쏘렌토는 1795~1915kg이다. 이쿼녹스 디젤 모델의 최대출력은 139마력, 최대토크는 33.1kg·m으로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GM 디젤 엔진 개발 센터에서 만들어진 1.6리터 최신형 디젤엔진을 탑재한 이쿼녹스 디젤 모델은 미국 환경청(EPA) 인증 기준으로 리터당 16.6km의 고속도로 연비를 기록하며 도요타 라브4, 닛산 로그 등 경쟁사 SUV 모델들보다 높은 연료 효율성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국내 SUV 시장은 싼타페와 쏘렌토가 양분하고 있다. 6년만에 완전변경돼 지난 2월 21일 출시된 싼타페는 지난달 1만3076대가 팔려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215.8% 급증했다. 구형 모델을 합친 올해 1분기 전체 판매량도 2만174대로 전체 SUV 가운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SUV 시장을 석권했던 쏘렌토 역시 만만찮은 판매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3% 늘어난 1만8724대를 기록하며 신형 싼타페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기아차는 신형 싼타페에 맞서 일부 편의사양을 추가하고 전체 트림에 8단 자동변속기를 확대 적용한 2018년형 ‘쏘렌토 더 마스터’를 지난달 출시하기도 했다.

◇ ‘크루즈 악몽’ 떠올리는 한국GM…적정 가격대 찾는데 고심

관건은 가격이다. 이쿼녹스가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싼타페와 쏘렌토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이들 모델보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앞선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특히 싼타페와 쏘렌토에 비해 차체가 작고 출력, 토크가 낮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국내에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국GM은 이미 지난해 초 신형 크루즈를 출시하면서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는데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신형 크루즈는 가장 낮은 수준의 트림인 LS가 1890만원, 최상위 트림인 LTZ 디럭스가 2478만원으로 출시됐다. 최상위 트림은 아반떼 프리미엄 가격인 2415만원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최하위 트림은 당시 아반떼 가격(1410만원)보다 400만원 이상 비싸게 나왔다. 최하위 트림을 제외하면 나머지 4종의 모델은 모두 2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출시됐다.

당초 신형 크루즈는 준중형 세단 시장을 독주하던 아반떼를 견제할 모델로 평가받았지만, 출시 초반부터 가격 논란에 시달리며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GM은 뒤늦게 가격을 일부 하향 조정했지만, 떠난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쿼녹스의 뒷좌석/한국GM 제공

현재 미국 시장에서 이쿼녹스 디젤 모델의 가격은 3만1635달러(약 3400만원)다. 싼타페의 국내 시장 가격은 2.0 디젤 모델을 기준으로 최하위 트림이 2895만원, 쏘렌토의 최하위 트림은 2840만원이다. 이쿼녹스의 경우 기본 적용되는 사양과 성능이 싼타페, 쏘렌토에 비해 많아도 가격대가 너무 높게 책정될 경우 자칫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한국GM도 이쿼녹스의 최하위 트림이 싼타페, 쏘렌토보다 성능면에서 앞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쟁력있는 가격대를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싼타페와 쏘렌토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지만, 이쿼녹스 역시 해외 시장에서 상품성을 검증받아 국내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며 “다만, 가격대가 3000만원대 중반을 넘어선다면 경쟁력을 보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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