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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Outlook] 한국이 `글로벌 혁신` 톱10 문턱 못넘는 까닭

ngo2002 2017. 10. 6. 13:39
[View & Outlook] 한국이 `글로벌 혁신` 톱10 문턱 못넘는 까닭
기사입력 2017.09.29 04: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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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브루노 랑빈 인시아드대 글로벌 지수 연구 총괄디렉터

지난 50년 동안 세계 강대국들은 성장, 신흥시장 진출, 독립성 확보를 위한 방법으로 혁신에 눈을 두었다. 이런 `혁신 레이스`가 일어나는 동안 일부 신흥국가는 엄청난 발전을 보이며 라이벌로 부상하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에서는 한국, 싱가포르, 인도, 중국이 혁신 국가로 발전했다.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이제 세계적인 혁신의 온상(hotbed)으로 보인다. 이런 혁신 경쟁 상황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한국 혁신 생태계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며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시아드, 코넬대, 세계지식재산권기구가 2007년부터 공동 발표하는 `글로벌 혁신지수 보고서(Global Innovation Index Report·GII)`의 최근 수치를 보면 한국의 전반적인 혁신 성과는 좋다. 한국의 혁신지수는 세계 11위를 기록해 일본(14위) 프랑스(15위) 중국(22위)을 앞질렀다. 그러나 스위스 미국 영국 독일에 비해서 한국의 혁신지수는 뒤처져 있는 상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싱가포르(7위) 다음으로 높은 혁신지수를 기록했다. 혁신성만 놓고 보면 한국은 1인당 소득이 나타내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낸다.

이러한 좋은 결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왜 아직 GII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까. 다른 국가와 비교해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의 취약점은 대개 GII 모델의 인풋(input) 부문에 있다. 특히 비즈니스 성숙도(business sophistication) 부문에서 한국은 17위를 기록했다. 비즈니스 성숙도 부문에서 한국이 취약한 부문은 지식집약비즈니스서비스업의 고용(68위), 해외에서 마련된 국가총연구개발투자 비중(89위), ICT 서비스 수출(100위),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액(111위)이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약한 또 다른 부분은 국가제도(35위)다. 최근 한국의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에 존재하는 낮은 (근무)유연성과 정리해고 비용(107위), 국내에서 3차 교육을 받는 외국인 비율(Tertiary inbound mobility·75위)이 한국 국가제도 부문에서 개선할 부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GDP당 에너지 소비량(GDP per unit of energy use) 역시 91위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낮고, 실행관세율은 88위에 올랐다. `혁신 아웃풋(Innovation Output)` 부문에서는 ICT 서비스 수출, 프린팅과 출판 제조가 각각 94위와 97위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취약하다는 점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사실 지난 6년 동안 한국의 GII 랭킹은 21위에서 11위로 오르며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였다. 혁신 인풋과 아웃풋 부문 모두에서 한국의 발전은 매우 놀랍다. 또 한국의 혁신 효율성은 상당히 개선되었다(2012년에는 69위였던 지수가 올해는 14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이 모든 지표는 무엇을 의미할까? 한국은 종종 `지식경제` 비전으로 재건한 국가로 설명된다. 교육과 브로드밴드를 결합하고, 전자 부문과 교통 부문에서 탄탄한 연구개발(R&D) 기반을 갖췄다. 이는 오늘날 한국의 혁신 성공의 결과물이다. 한국이 월등한 성과를 보이는 부문에는 인적자원, 연구, 지식&테크놀로지 아웃풋, 비즈니스 기반 R&D가 포함된다. 하지만 한국이 GII 10위 안에 들지 못한 이유도 분명히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국내에만 제한된 것이 많이 있고 외부에서 들여오는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 고용시장에는 미래의 직업이 요구하는 유연성이 없다. 또한 글로벌 무역시장에서 (다른 국가와의) 교류가 한정된 점 역시 한국이 국제적 협력으로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보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한국은 이러한 취약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적, 경제적, 기술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취약점을 (또 다른 변화가 오기 전에) 개선하고 뛰어넘을 비전, 정치적 의지, 그리고 일관성이 필요하다. 과거와 현재 한국의 성공을 불러온 주요 산업은 현 세계 경제의 변화에 맞춰 매우 크게 바뀔 것이다. 한 예로 4차 산업의 발전은 자동차 산업을 비롯해 전반적인 교통 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와 무인자동차의 등장, `스마트시티` 디자인, 로봇과 증강현실 기술이 중요해진 자동차 제조업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자동차 제조 부문에서만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바뀌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특이한 발상이 되고 자동차를 공유해 타는 것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최소한 세 가지 부문에서 개혁해야 한다.

첫째는 교육 부문이다. 한국의 교육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인재를 창출하는 것이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다양한 문화의 관점을 포함하는 교육을 펼쳐야 한다. 둘째는 매니지먼트 부문이다. 리더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한 곳에서만 근무하게 하지 말고 이들을 회사 간, 산업 간, 국가 간 이동시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국가경영을 개혁해야 한다. 최근 한국은 정실주의(cronyism)와 부패된 면모를 보였는데 이런 이미지를 바꾸고 다른 나라들과 교류해 열려 있는, 세계 경제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준비가 돼 있는 국가로 홍보해야 한다. 빠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이러한 노력을 보인다면 한국의 GII 순위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을 넘어서 다른 국가들에 본보기가 될 수 있게 활력, 경쟁력, 지속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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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년 동안 세계 강대국들은 성장, 신흥시장 진출, 독립성 확보를 위한 방법으로 혁신에 눈을 두었다. 이런 `혁신 레이스`가 일어나는 동안 일부 신흥국가는 엄청난 발전을 보이며 라이벌로 부상하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에서는 한국, 싱가포르, 인도, 중국이 혁신 국가로 발전했다.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이제 세계적인 혁신의 온상(hotbed)으로 보인다. 이런 혁신 경쟁 상황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한국 혁신 생태계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며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시아드, 코넬대, 세계지식재산권기구가 2007년부터 공동 발표하는 `글로벌 혁신지수 보고서(Global Innovation Index Report·GII)`의 최근 수치를 보면 한국의 전반적인 혁신 성과는 좋다. 한국의 혁신지수는 세계 11위를 기록해 일본(14위) 프랑스(15위) 중국(22위)을 앞질렀다. 그러나 스위스 미국 영국 독일에 비해서 한국의 혁신지수는 뒤처져 있는 상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싱가포르(7위) 다음으로 높은 혁신지수를 기록했다. 혁신성만 놓고 보면 한국은 1인당 소득이 나타내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낸다.

이러한 좋은 결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왜 아직 GII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까. 다른 국가와 비교해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의 취약점은 대개 GII 모델의 인풋(input) 부문에 있다. 특히 비즈니스 성숙도(business sophistication) 부문에서 한국은 17위를 기록했다. 비즈니스 성숙도 부문에서 한국이 취약한 부문은 지식집약비즈니스서비스업의 고용(68위), 해외에서 마련된 국가총연구개발투자 비중(89위), ICT 서비스 수출(100위),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액(111위)이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약한 또 다른 부분은 국가제도(35위)다. 최근 한국의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에 존재하는 낮은 (근무)유연성과 정리해고 비용(107위), 국내에서 3차 교육을 받는 외국인 비율(Tertiary inbound mobility·75위)이 한국 국가제도 부문에서 개선할 부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GDP당 에너지 소비량(GDP per unit of energy use) 역시 91위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낮고, 실행관세율은 88위에 올랐다. `혁신 아웃풋(Innovation Output)` 부문에서는 ICT 서비스 수출, 프린팅과 출판 제조가 각각 94위와 97위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취약하다는 점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사실 지난 6년 동안 한국의 GII 랭킹은 21위에서 11위로 오르며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였다. 혁신 인풋과 아웃풋 부문 모두에서 한국의 발전은 매우 놀랍다. 또 한국의 혁신 효율성은 상당히 개선되었다(2012년에는 69위였던 지수가 올해는 14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이 모든 지표는 무엇을 의미할까? 한국은 종종 `지식경제` 비전으로 재건한 국가로 설명된다. 교육과 브로드밴드를 결합하고, 전자 부문과 교통 부문에서 탄탄한 연구개발(R&D) 기반을 갖췄다. 이는 오늘날 한국의 혁신 성공의 결과물이다. 한국이 월등한 성과를 보이는 부문에는 인적자원, 연구, 지식&테크놀로지 아웃풋, 비즈니스 기반 R&D가 포함된다. 하지만 한국이 GII 10위 안에 들지 못한 이유도 분명히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국내에만 제한된 것이 많이 있고 외부에서 들여오는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 고용시장에는 미래의 직업이 요구하는 유연성이 없다. 또한 글로벌 무역시장에서 (다른 국가와의) 교류가 한정된 점 역시 한국이 국제적 협력으로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보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한국은 이러한 취약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적, 경제적, 기술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취약점을 (또 다른 변화가 오기 전에) 개선하고 뛰어넘을 비전, 정치적 의지, 그리고 일관성이 필요하다. 과거와 현재 한국의 성공을 불러온 주요 산업은 현 세계 경제의 변화에 맞춰 매우 크게 바뀔 것이다. 한 예로 4차 산업의 발전은 자동차 산업을 비롯해 전반적인 교통 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와 무인자동차의 등장, `스마트시티` 디자인, 로봇과 증강현실 기술이 중요해진 자동차 제조업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자동차 제조 부문에서만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바뀌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특이한 발상이 되고 자동차를 공유해 타는 것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최소한 세 가지 부문에서 개혁해야 한다.

첫째는 교육 부문이다. 한국의 교육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인재를 창출하는 것이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다양한 문화의 관점을 포함하는 교육을 펼쳐야 한다. 둘째는 매니지먼트 부문이다. 리더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한 곳에서만 근무하게 하지 말고 이들을 회사 간, 산업 간, 국가 간 이동시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국가경영을 개혁해야 한다. 최근 한국은 정실주의(cronyism)와 부패된 면모를 보였는데 이런 이미지를 바꾸고 다른 나라들과 교류해 열려 있는, 세계 경제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준비가 돼 있는 국가로 홍보해야 한다. 빠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이러한 노력을 보인다면 한국의 GII 순위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을 넘어서 다른 국가들에 본보기가 될 수 있게 활력, 경쟁력, 지속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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