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LG전자, 멕시코 생산물량 한국 이전

ngo2002 2016. 3. 23. 08:11


6월부터 세탁기 年30만~40만대 창원서 제조…대기업 리쇼어링 첫사례

  • 이승훈 기자
  • 입력 : 2016.03.15 06:01:03   수정 : 2016.03.15 12:37:09

◆ 대기업 유턴 ◆

LG전자가 멕시코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던 세탁기를 오는 6월부터 한국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노동생산성이 멕시코보다 높아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을 감안해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LG전자 측 결정은 국내 주요 제조업체 가운데 국외 생산기지를 국내로 돌리는 '리쇼어링(Reshoring)' 첫 사례로 꼽힌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14일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연간 30만대가량 생산하는 세탁기 물량을 오는 6월부터 LG전자 경남 창원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세탁기 생산 이전으로 비게 된 몬테레이 시설을 냉장고와 TV 등 조립 라인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창원 라인 설비는 세탁기 증산을 위해 자동화 설비를 중심으로 탄력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글로벌 세탁기 시장 1위인 LG전자는 경남 창원과 중국 태국 멕시코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세탁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연간 생산 물량은 1300만~1400만대 수준이다. 메인 공장에 해당하는 창원에서 전체 중 30~40%인 500만대가량을 만들고 중국 난징 공장이 연간 350만대를 담당한다.

LG전자가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 공장 생산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LG전자에 따르면 멕시코 공장 노동생산성은 한국 대비 절반, 태국 대비 70% 수준으로 낮다. 한국이 1분에 세탁기 1대를 만든다면 멕시코는 그 두 배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최근 진행된 원화값 하락도 국내 생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2년간 원화값은 20% 이상 하락했다. 똑같은 제품을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면 과거에 비해 20%가량 가격 인하 여력이 생겼다는 얘기다. 이 정도 가격경쟁력이면 한국의 높은 인건비를 일정 부분 상쇄해주는 효과가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컨테이너선 운반 비용이 싸진 것도 국내 생산에 힘을 실어준다.
2014년 1200까지 올랐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0대에 머물고 있다. 2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 가격으로 화물 운송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 [용어 설명]

▷리쇼어링(reshoring) : 국외로 생산기지를 옮긴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을 말한다. 기업이 생산기지를 국외로 이전하는 것을 뜻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반대를 의미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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