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글로벌와치]'오락가락' 하던 美 경제신호등 일제히 '파란불' 켰다머니투데이

ngo2002 2015. 6. 16. 09:51

| 뉴욕 | 2015.06.16 06:01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유가 하락→소비증가, 노동시장 필립스 곡선 작동]
    미국의 경기지표들이 마침내 '경기회복' 신호를 일제히 보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산업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면 소비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고용 지표는 개선됐지만 임금 인상률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일정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언제쯤 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전망도 시시각각 달라졌다. 이 때문에 뉴욕 증시도 들쭉날쭉한 경기 지표만큼이나 급등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들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그동안 엉켜있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 유가 하락, 소비 증가로 이어져

    전문가들을 가장 당혹스럽게 만든 부분은 유가 하락이 소비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절반 이상 하락했지만 지난 1분기의 경우 소매판매는 지난해와 큰 변동이 없었다. 경제성장률에서 소비가 기여한 비중은 1.2%포인트 높아지는데 그쳤다.

    하지만 5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2% 증가했고 자동차와 휘발유 등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 역시 0.7% 늘어났다. 지난 4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보합에서 0.2%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 경제의 2/3을 차지하는 소비가 살아난 만큼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은 -0.7%였다.

    ◇ 고용시장 강세, 임금 상승으로 연결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인 필립스 곡선에 따르면 실업률이 낮아지고 노동 인력 공급이 부족하게 되면 임금은 상승하기 마련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9년 10%에서 현재 5.5%까지 떨어졌고 지난 4월 신규 구인 건수는 537만6000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샐러리맨들이 노동시장 강세 영향으로 월급이 올랐다는 신호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필립스 곡선이 맞아떨어지지 않은 셈이다.

    5월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시간당 임금이 전월대비 0.3% 증가했고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2.3%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최근 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보너스와 상여금 등이 포함되는 고용비용지수는 2.6% 높아졌다. 더 인상적인 것은 사업주가 종업원에게 지급한 보상금도 4.9%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고임금 직군의 일자리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美 경기회복 단정, 2% 부족

    하지만 아직 경기회복을 무조건 낙관하기는 이르다. 1분기 성장률이 0% 수준으로 재조정되고 2분기는 3%에 이른다 하더라도 올 상반기 성장률은 1.5%에 그치게 된다. 고용지표 호조와 유가 하락, 증시 상승 등을 고려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또한 임금상승은 아직 뚜렷하지가 않기 때문에 샐러리맨이 협상력을 가지기 어렵다. 임금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특히 경영진과 일반 직원의 임금 상승은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고수익 직종 종사자들은 상여금과 스톡옵션 등 다른 종류의 보상을 받게 된다. 반면 중간 관리자들은 자신의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뛰어 넘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임금 재원은 한정돼 있는데 위에서 더 많이 가져가면 아래에서 가져갈 몫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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