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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사시 존치 입법청원.. 법조계 시끌

ngo2002 2013. 11. 20. 10:52

변협, 사시 존치 입법청원.. 법조계 시끌

"비싼 학비 로스쿨제도선 개천에서 용 나올 수 없어"<br>로스쿨측 "감성적 논리로 기득권 지키려는 수작"<br>사시 존폐 논란 재점화… "밥그릇 싸움" 관측도 한국일보 | 정재호기자 조원일기자 | 입력2013.11.20 03:43

기사 내용

대한변호사협회가 2018년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을 계속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입법청원을 제기했다. 국내 변호사업계를 대표하는 변협이 공식적으로 입법을 청원한 만큼 한동안 잠잠했던 사법시험 존폐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지난 8일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사법시험을 존치해달라"는 취지의 입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핵심은 현행 변호사법 4조 1항의 '사법시험은 2017년까지 실시한다'는 문구를 '사법시험을 (계속) 실시한다'로 수정해 달라는 것. 변협은 이와 함께 사시 폐지를 명시한 동법 2조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위철환 변협 회장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역할을 해온 사법시험을 존치시키겠다"는 공약을 걸고 올해 1월 당선됐던 만큼 이번 청원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사시 폐지를 전제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시행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시 존속요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변협 등 기존 법조인들은 "비싼 학비를 내고 3년 이상 로스쿨을 다녀야만 변호사 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 현 제도에서는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을 내세운다. 변협 관계자는 "로스쿨 시행 성과를 지켜본 결과, 부유층 혹은 사회 지도층 자제들이 로스쿨을 통해 부와 권력을 세습하는 구조가 이어졌다. 노력과 실력만으로 성과를 이루던 사시가 남아야 사회의 건전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스쿨측은 "감성적인 논리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쳐 사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제도를 손바닥 뒤집듯 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변협의 주장은) 조선 시대 과거 제도 때부터 이어진 한국 사회 특유의 선발 시험에 대한 신뢰가 남긴 '향수'일 뿐"이라며 "적어도 5년 이상을 고시원과 학원을 다니며 사시를 준비해야 하는 비용과 장학금 제도가 충분히 마련된 로스쿨 3년 동안의 비용을 비교하면 변협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양 측은 표면적으로 '법조인 양성의 당위성'을 두고 싸우고 있지만, 싸움의 본질적 이유는 변호사들이 작은 시장을 두고 우위를 유지하거나 선점하기 위한 '밥그릇 싸움'이라는 관측도 있다. 법조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사시 기수 문화 안에서 비교적 쉽게 영업을 했던 기존 변호사들은 그 틀을 유지함으로써 이득을 지키려 하고,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기수 문화가 없어진 공백만큼 신규 수익을 창출하려고 발버둥치고 있다"며 "결국 각자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변협의 입법청원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청원심사소위원회가 심사를 한 뒤 본회의 부의 여부가 결정된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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