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형식 기자의 설레는 은퇴, 두려운 은퇴] 승진 마다하고 정년 채우겠다는 베이비부머 | |
| 기사입력 2013.11.14 15:16:21 | 최종수정 2013.11.15 09:04:31 | |
| ‘임원 승진도 싫다. 오래만 다니게 해다오’ ‘정년 6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직장인의 승진 풍속도도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한다. 어느 지방은행에서는 임원으로 승진하는 발탁인사를 내겠다고 해도 그냥 부장으로 있겠다며 승진을 거부(?)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직장의 별이라는 임원을 마다하는 그네들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발탁해준 은행장의 임기가 1년만에 끝나고 새로운 은행장이 오면 잘 해봐야 임원 1~2년 하고 회사를 그만둘바에 그냥 부장으로 정년까지 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승진을 거부한 사람은 은행장의 노여움으로 한직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1년만에 본부장으로 발탁돼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때 대타(?)로 임원으로 발탁된 사람은 새 은행장이 오고 난 후 퇴직했다고 한다. 국내 한 대기업 계열사는 지난해 초 업무개선을 위한 특별팀을 만들어 3명의 고참 부장을 발령냈다.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팀이 만들어졌지만 사실 회사에서는 특별한 일을 주지 않았다. 부장만 3명 발령냈을뿐 과장 대리는 물론 잡무를 처리할 직원마저도 배치하지 않았다. 말이 특별팀이지 임원 경쟁에서 밀린 부장급에게 회사를 그만 두라는 압박성 인사였던 것이다. 팀이 만들어진지 2년이 되었지만 그때 부장 3명은 아직도 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중 한명은 “인사발령이 나자 자존심이 상했지만 대학생인 큰 아들과 고 3인 둘째딸의 교육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둘 수 없었다”며 “정년 60세도 법제화된만큼 정년까지 버틸 생각이다”고 말했다.(매일경제신문 시리즈 ‘정년 60세 시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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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0세 시대가 열렸다. 정년을 앞두고 있는 베이비부머에게는 ‘복음’과도 같은 노동정책 변화이다. 지난 4월말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고용상 연령 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여태까지 단순하게 권고사항으로 남아있던 정년제도를 비로소 의무화한 것이다. 시행시기는 사업장마다 다르다. 공기업과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16년부터, 근로자 300인미만 사업장과 국가 지방자치단체는 2017년부터 적용된다. 사실 이 법안이 통과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가장 큰 논란은 부족한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간의 갈등이었다. 정년이 연장되면 가뜩이나 부족한 일자리를 놓고 사회에 새로 진입하려는 아들세대와 남아있으려는 아버지세대간의 갈등이 증폭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2010년 근로자의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연장하는 개혁을 단행했을 때 젊은이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젊은이에게 일할 기회를 주라’고 격렬한 시위를 했다. 프랑스정부는 결국 정년 연장 후 2년만인 2012년 정년을 다시 60세로 환원했다. 정년 연장을 둘러싼 또다른 갈등은 ‘노사간 갈등’이다. 근로기간과 비례해 임금이 늘어나는 현재의 연공서열 방식을 그대로 둔 채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할 경우 기업의 경영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업측은 임금부담을 덜기 위해 법률안에 ‘임금 조정’이라는 문구를 넣자고 요구하는 반면 근로자는 ‘임금조정’이 즉각적인 임금 삭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년 60세 연장을 법제화한 것은 근로자 기업 국가 모두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근로자는 일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서 노후준비가 그만큼 가벼워진다. 기업은 베이비 부머세대의 숙련된 노동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급속한 노령화로 연금재원 고갈을 걱정하던 국가에게도 정년 연장은 큰 도움이 된다. 실제 GS칼텍스, LS전선, 세아베스틸 등 상당수 기업은 ‘정년 60세’ 연장과 함께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서 노사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GS칼텍스의 경우 정년 60세가 법제화되기 전인 지난해 1월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기업과 직원들이 모두 만족하고 있다. 2011년 노사협상을 통해 만 58세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대신 연장된 2년동안의 급여는 직전 기본금의 80%수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 회사 임직원 가운데 임금피크제를 선택한 인원은 모두 83명. 이 회사 관계자는 “법제화 이전에 노사합의로 정년 연장이 결정돼 임직원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업무 경험이나 노하우등을 전수할 수 있어 업무생산성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인 직원들도 반응이 좋다. 시중은행에서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인 은행원(56세)은 “급여가 줄어드는 박탈감은 느낄 수 있지만 실적과 승진에 몰두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없어져 너무나 행복하고 자기계발에 힘을 쏟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털어놓는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간한 은퇴와 투자 최신호는 ‘정년 60세 시대의 자산관리’라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정년연장으로 은퇴환경이 매우 긍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은퇴 파산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은퇴자산이 은퇴자의 사망이전에 고갈되는 것을 ‘은퇴 파산’이라고 하는데 은퇴파산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은퇴 파산율’이라고 한다. 초기 은퇴자산의 5%를 지속적으로 인출한다고 가정할 때 55세에 은퇴하면 파산가능성이 82.7%나 된다. 늘어난 기대수명이 반영돼 상당히 높은 확률로 은퇴파산에 이르는 셈이다. 돈 없는 노년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정년 연장으로 은퇴시점이 5년 늦춰지면 은퇴파산율이 25.2%로 대폭 떨어지게 된다. 더구나 5년동안 추가로 은퇴자산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은퇴파산 가능성은 더욱 감소한다. 둘째, 근로자의 인적자산 가치가 증가한다. 인적자산이란 근로자가 은퇴할때까지 창출하는 미래 소득의 현재가치를 의미한다. 금리가 약 3%일 때 현재 45세인 근로자의 인적자산을 구해보자. 정년이 55세까지라면 10년동안 벌어들일 금액의 현재가치인 인적자산은 4억3천만원이다. 한국보험개발원이 분석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정년이 1년 연장될때마다 인적자산은 3천만원씩 늘어난다고 한다. 따라서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 인적자산가치는 5억8천만원으로 종전보다 1억5천만원이 상승하게 된다. 셋째, 국민연금 수령액이 상승하고 소득공백기가 줄어든다. 국민연금 적립기간이 25년에서 30년으로 연장되면 연금수령액은 약 19%가 늘어난다. 특히 국민연금은 2033년부터 65세부터 수급대상이다. 정년이 55세로 바뀌지 않았다면 무려 10년간의 공백기가 불가피했다. 넷째, 당연히 근무기간이 길어진만큼 퇴직연금 적립액이 늘어난다. 다섯째, 연금저축으로 받는 돈이 커진다. 대표적인 개인연금인 연금저축 가입자들도 정년연장의 수혜를 보게 된다. 대학졸업 후 28세부터 연금저축에 가입해 매년 400만원을 납입한다고 하자. 운용수익률이 5%라고 가정하면 55세가 되었을 때 해당 근로자의 연금저축 누적액은 약 2억4529만원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해당 근로자가 60세까지 직장을 다니면서 납입을 계속한다면 누적금액은 3억3627만원으로 약 9천만원 가량 증가하게 된다. 연금저축에 대한 소득공제를 감안하면 5년동안 돌려받는 세금만도 528만원이나 된다. 정년 연장은 분명히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큰 선물이다. 앞서 설명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은퇴파산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지만 여전히 평안한 노후를 맞이 하기에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베이비 부머들이여! ‘60세 정년’을 계기로 두려운 은퇴가 아니라 설레이는 은퇴를 향해 다시 한번 파이팅!! [윤형식 매경닷컴 대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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