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7주년 특집]“좌·우 모두를 비판할 수 있는 게 경향신문의 장점”
ㆍ경향신문에 바란다
■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약자 들여다보고 대안 제시하는 데 더 무게를 둬야”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49)는 “경향신문이 진보 의견을 대변하면서도 진영논리에 빠져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보수 의견으로 편향된 한국 사회에서 진보의 의견을 많이 전달하면서도 좌우를 모두 비판할 수 있는 것이 경향신문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향신문은 강자에 대한 비판은 많지만 약자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언론이 꼭 누군가를 비판만 할 필요는 없다”며 “약자의 삶을 보여주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 소재를 통일할 필요는 없으나 그 밑에 깔려 있는 시각이나 입장은 통일해야 한다”며 “경향신문 구성원들은 시각의 통일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경향신문이 지난해 10월 ‘성범죄 보도준칙’을 만든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신문을 제작할 때 신문사 내부에서 벌어지는 의사결정을 독자들에게 더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진실 전달력 탁월… 소소한 이야기도 보도해줬으면”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53)는 경향신문의 장점으로 ‘끈질김’을 꼽았다. 김 교수는 “사회에서 중요하지만 일부 언론들이 왜곡하거나 무시하는 쟁점들을 경향신문은 해결될 때까지 파고든다”며 “이 강점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촛불집회,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자식 의혹 등을 다루는 방식에서 전반적으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을 어떻게 볼 것이냐’도 중요한데, 경향신문은 이런 측면에서 정확하게 진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향신문의 기사가 정치·사회 분야 등 무거운 주제에만 집중된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도 취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이 어떻게 전개됐는가 보다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경향신문의 생명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 유호열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진보 언론이라도 진보 진영 부당함 지적할 수 있어야”
유호열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58·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경향신문의 ‘균형자로서 역할’을 굉장히 높이 산다”면서도 “국가정보원 댓글 문제, 야당의 장외투쟁,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음모 사건 등에 대해 한쪽 판단에 치우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어 더 객관적이고 포용성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 정권이 재창출되다보니 경향신문이 계속 반대편 입장을 전달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정치적 입장을 떠나 시비를 가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보 언론이라도 진보 진영의 부당함을 지적할 수 있어야 중도층의 호응을 받고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경향신문이 서민의 입장에서 권력, 기득권, 기성조직을 비판하고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 이남신 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노동현장 문제 심층 분석 등으로 끊임없이 이슈화”
이남신 비정규노동센터 소장(49)은 “경향신문은 노동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언론”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2007년 이랜드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로 비정규직 문제가 쟁점화될 무렵부터 경향신문은 심층적 분석과 생생한 현장 등 참신한 기획으로 노동문제를 다뤘다”며 “이 같은 보도 경향은 삼성전자서비스 관련 기사 등 최근까지도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광고주나 권력 등 부담요소가 있음에도 중립이란 이름으로 사안을 회피하지 않았다”며 “경향신문의 용기 있는 편집이 계속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최근 국가정보원 사건 등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가 잇달아 터지면서 민생 문제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이슈들은 보수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며 “경향신문은 이런 분위기에서도 민생·노동 관련 이슈를 끊임없이 발굴해 ‘이슈의 쏠림 현상’을 극복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보수·진보에 묶인 대결구도의 여론 새 시각 제시를”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56)는 경향신문의 문제점 중 하나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보다 철학적이고 담론적 내용 중심으로 지면이 꾸려지는 데 있다며 ‘추적 보도’의 강화를 주문했다. 김 교수는 “가령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방에서 국가정보원장이 독단으로 회의록을 공개한 것도 문제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의록 파기를 지시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며 “경향신문은 국정원장 비판에만 치우쳤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사실관계가 어떻게 됐는지 추적해 보도했다면, 사회의 논의를 발전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추적 보도의 부족은 사실관계가 뒷받침되지 않는 담론 중심의 지면 구성으로 이어져 자칫 ‘계도 민주주의’를 만들어 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향신문이 보수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보수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지적한다면, 기존의 진보와 보수의 대결구도인 사회 여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권력 감시 넘어 서민들의 삶 더 살펴봐주길”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41)은 “경향신문 지면에서는 그늘진 곳에 놓인 약자의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사무처장은 “많은 ‘갑의 횡포 을의 눈물’ 사례가 경향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며 “지난 2월 경향신문이 특종 보도한 ‘청년 편의점주의 죽음’ 기사와 후속기획이 없었다면 ‘가맹사업법’은 국회에서 통과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판·고발기사뿐 아니라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왜 더 비쌀까’ 등 서민들이 일상에서 품을 법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기사가 때때로 등장하는 점도 경향신문의 강점으로 꼽았다. 안 사무처장은 “유력 정치인의 발언은 모든 언론이 받아쓰고 대기업 광고도 대부분의 언론사에 영향을 미치지만 서민들은 진보언론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목소리를 낼 곳이 없다”며 “경향신문이 앞으로도 서민들의 삶에 대해 적극적으로 써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 장형우 서울신문 기자
“논조가 차분하고 사실관계 부각 또 다른 강점”
장형우 서울신문 기자(35)는 “경향신문이 독립언론을 선언한 지 15년이 흘렀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이 멋있다”고 말했다.
장 기자는 “관점 자체가 다른 신문과 달리 차분하다. 그래서 논조가 자극적이지 않고 사실관계가 도드라지게 보이는 점이 강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부분은 다른 진보 성향 언론과 또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장 기자는 ‘경향신문’ 하면 떠오르는 기사로 ‘10대가 아프다’ 등 기획보도를 꼽았다. 또 노동 관련 기사들에서 경향만의 시각이 돋보였다고도 했다.
대중적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장 기자는 “대중성 있는 연성기획도 더 많이 시도한다면 경향신문을 읽는 독자들 외에 다른 독자들의 이목까지도 집중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장 기자는 “앞으로 경향의 파격을 기대한다”며 “지면의 틀이나 구성, 기사 배치 등 형식적인 면에서부터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해보면 색다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 김지성 전국언론노조 정책국장
“사회 이슈 주도해 한국 저널리즘의 롤 모델 역할해야”
김지성 전국언론노조 정책국장(38·SBS 기자)은 “경향신문은 성역 없는 취재가 이뤄지는 언론”이라며 “권력과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취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 지형이 보수와 진보가 7 대 3이나 8 대 2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경향신문처럼 꾸준히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역할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경향신문의 인상적인 기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법안에 찬성한 의원들의 사진을 1면에 실었던 보도를 꼽았다. 그는 “파격적인 지면을 통해 사회 이슈를 주도해 가는 것이 경향신문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이슈를 주도할 만한 스트레이트 기사를 찾기 어려운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경향신문이 한국 저널리즘의 ‘롤 모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타 언론과의 상대적 평가에 안주하지 말고, 인권보호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도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곽희양·박순봉·박은하·박홍두·조형국 기자>
■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약자 들여다보고 대안 제시하는 데 더 무게를 둬야”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49)는 “경향신문이 진보 의견을 대변하면서도 진영논리에 빠져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보수 의견으로 편향된 한국 사회에서 진보의 의견을 많이 전달하면서도 좌우를 모두 비판할 수 있는 것이 경향신문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향신문은 강자에 대한 비판은 많지만 약자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언론이 꼭 누군가를 비판만 할 필요는 없다”며 “약자의 삶을 보여주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 소재를 통일할 필요는 없으나 그 밑에 깔려 있는 시각이나 입장은 통일해야 한다”며 “경향신문 구성원들은 시각의 통일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경향신문이 지난해 10월 ‘성범죄 보도준칙’을 만든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신문을 제작할 때 신문사 내부에서 벌어지는 의사결정을 독자들에게 더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http://img.khan.co.kr/news/2013/10/03/l_2013100401000158000043599.jpg)
남재일·김서중·유호열(왼쪽부터)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진실 전달력 탁월… 소소한 이야기도 보도해줬으면”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53)는 경향신문의 장점으로 ‘끈질김’을 꼽았다. 김 교수는 “사회에서 중요하지만 일부 언론들이 왜곡하거나 무시하는 쟁점들을 경향신문은 해결될 때까지 파고든다”며 “이 강점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촛불집회,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자식 의혹 등을 다루는 방식에서 전반적으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을 어떻게 볼 것이냐’도 중요한데, 경향신문은 이런 측면에서 정확하게 진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향신문의 기사가 정치·사회 분야 등 무거운 주제에만 집중된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도 취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이 어떻게 전개됐는가 보다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경향신문의 생명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 유호열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진보 언론이라도 진보 진영 부당함 지적할 수 있어야”
유호열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58·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경향신문의 ‘균형자로서 역할’을 굉장히 높이 산다”면서도 “국가정보원 댓글 문제, 야당의 장외투쟁,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음모 사건 등에 대해 한쪽 판단에 치우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어 더 객관적이고 포용성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 정권이 재창출되다보니 경향신문이 계속 반대편 입장을 전달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정치적 입장을 떠나 시비를 가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보 언론이라도 진보 진영의 부당함을 지적할 수 있어야 중도층의 호응을 받고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경향신문이 서민의 입장에서 권력, 기득권, 기성조직을 비판하고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http://img.khan.co.kr/news/2013/10/03/l_20131004010001580000435910.jpg)
이남신·김형준·안진걸(왼쪽부터)
■ 이남신 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노동현장 문제 심층 분석 등으로 끊임없이 이슈화”
이남신 비정규노동센터 소장(49)은 “경향신문은 노동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언론”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2007년 이랜드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로 비정규직 문제가 쟁점화될 무렵부터 경향신문은 심층적 분석과 생생한 현장 등 참신한 기획으로 노동문제를 다뤘다”며 “이 같은 보도 경향은 삼성전자서비스 관련 기사 등 최근까지도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광고주나 권력 등 부담요소가 있음에도 중립이란 이름으로 사안을 회피하지 않았다”며 “경향신문의 용기 있는 편집이 계속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최근 국가정보원 사건 등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가 잇달아 터지면서 민생 문제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이슈들은 보수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며 “경향신문은 이런 분위기에서도 민생·노동 관련 이슈를 끊임없이 발굴해 ‘이슈의 쏠림 현상’을 극복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보수·진보에 묶인 대결구도의 여론 새 시각 제시를”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56)는 경향신문의 문제점 중 하나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보다 철학적이고 담론적 내용 중심으로 지면이 꾸려지는 데 있다며 ‘추적 보도’의 강화를 주문했다. 김 교수는 “가령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방에서 국가정보원장이 독단으로 회의록을 공개한 것도 문제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의록 파기를 지시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며 “경향신문은 국정원장 비판에만 치우쳤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사실관계가 어떻게 됐는지 추적해 보도했다면, 사회의 논의를 발전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추적 보도의 부족은 사실관계가 뒷받침되지 않는 담론 중심의 지면 구성으로 이어져 자칫 ‘계도 민주주의’를 만들어 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향신문이 보수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보수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지적한다면, 기존의 진보와 보수의 대결구도인 사회 여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권력 감시 넘어 서민들의 삶 더 살펴봐주길”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41)은 “경향신문 지면에서는 그늘진 곳에 놓인 약자의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사무처장은 “많은 ‘갑의 횡포 을의 눈물’ 사례가 경향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며 “지난 2월 경향신문이 특종 보도한 ‘청년 편의점주의 죽음’ 기사와 후속기획이 없었다면 ‘가맹사업법’은 국회에서 통과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판·고발기사뿐 아니라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왜 더 비쌀까’ 등 서민들이 일상에서 품을 법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기사가 때때로 등장하는 점도 경향신문의 강점으로 꼽았다. 안 사무처장은 “유력 정치인의 발언은 모든 언론이 받아쓰고 대기업 광고도 대부분의 언론사에 영향을 미치지만 서민들은 진보언론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목소리를 낼 곳이 없다”며 “경향신문이 앞으로도 서민들의 삶에 대해 적극적으로 써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http://img.khan.co.kr/news/2013/10/03/l_20131004010001580000435911.jpg)
장형우·김지성
■ 장형우 서울신문 기자
“논조가 차분하고 사실관계 부각 또 다른 강점”
장형우 서울신문 기자(35)는 “경향신문이 독립언론을 선언한 지 15년이 흘렀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이 멋있다”고 말했다.
장 기자는 “관점 자체가 다른 신문과 달리 차분하다. 그래서 논조가 자극적이지 않고 사실관계가 도드라지게 보이는 점이 강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부분은 다른 진보 성향 언론과 또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장 기자는 ‘경향신문’ 하면 떠오르는 기사로 ‘10대가 아프다’ 등 기획보도를 꼽았다. 또 노동 관련 기사들에서 경향만의 시각이 돋보였다고도 했다.
대중적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장 기자는 “대중성 있는 연성기획도 더 많이 시도한다면 경향신문을 읽는 독자들 외에 다른 독자들의 이목까지도 집중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장 기자는 “앞으로 경향의 파격을 기대한다”며 “지면의 틀이나 구성, 기사 배치 등 형식적인 면에서부터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해보면 색다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 김지성 전국언론노조 정책국장
“사회 이슈 주도해 한국 저널리즘의 롤 모델 역할해야”
김지성 전국언론노조 정책국장(38·SBS 기자)은 “경향신문은 성역 없는 취재가 이뤄지는 언론”이라며 “권력과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취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 지형이 보수와 진보가 7 대 3이나 8 대 2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경향신문처럼 꾸준히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역할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경향신문의 인상적인 기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법안에 찬성한 의원들의 사진을 1면에 실었던 보도를 꼽았다. 그는 “파격적인 지면을 통해 사회 이슈를 주도해 가는 것이 경향신문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이슈를 주도할 만한 스트레이트 기사를 찾기 어려운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경향신문이 한국 저널리즘의 ‘롤 모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타 언론과의 상대적 평가에 안주하지 말고, 인권보호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도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곽희양·박순봉·박은하·박홍두·조형국 기자>
입력 : 2013-10-03 23:29:16ㅣ수정 : 2013-10-03 23: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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