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악산, 부산 금정산, 광주 무등산, 대구 팔공산 등은 대도시의 대표적인 진산들이다. 진산은 마을과 도시에 있는 모든 기관과 건물, 그리고 사람들에게 기를 공급하는 '생기 탱크'와 같다. 그래서 진산의 정기가 가장 잘 전달되는 혈처에 주된 기관과 주택이 들어서야 좋다.
그렇다면 산의 앞과 뒤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무얼까. 산 정상에서 내려다봐 경사가 가파른 쪽이 등이고, 완만한 쪽이 얼굴이다. 산 정상에서 마을로 뻗어 내린 지맥 중 기세가 활달하고 길이가 긴 주 지맥은 항상 산의 얼굴 쪽에 자리한다.
본래의 산은 좌우측 비탈면의 경사가 비슷했을 것이다. 그러나 주로 바람과 물의 풍화작용에 의해 지형이 변화하는데 산의 등 쪽은 얼굴 쪽보다 바람이 거세 기가 세다. 긴 세월 동안 바람의 영향을 달리 받은 결과 한쪽 면은 급경사를 이루고 다른 쪽은 완만한 상태로 남아 오늘날의 지형이 된 것이다.
경사가 급한 땅은 농경 생활에서 땅을 이용하는 데 불편한 점이 많아 자연 부락이 들어서지 않는다.
산의 앞과 뒤를 제대로 구분하려면 어느 산에서 지맥이 흘러와 어느 산으로 솟아났는가를 살피는 방법도 유용하다. 모든 사람은 부모가 있고 또 부모를 낳은 조상이 있듯이, 산 역시 산에 지기를 공급하는 아버지뻘 산인 소조산이 있다. 소조산은 또 중조산과 태조산의 지맥을 통해 지기를 공급받는다.
따라서 지맥의 내력을 살펴 흘러드는 쪽이 산의 뒤쪽이고 그 반대쪽이 산의 앞면이다. 북악산은 북쪽의 북한산에서 남쪽의 한강을 향해 뻗어온 지맥이 솟아난 산이니, 북악산의 전면은 경복궁이 들어선 남쪽의 완만한 산기슭이다.
강과 내와 인접한 산은 남북 사면에 상관없이 큰물에 접한 쪽이 산의 얼굴이다. 그쪽으로 주 지맥이 형성된다. 산은 음이고 여자이며, 물은 양으로 남자라 한다. 음양은 서로 배합해 결실을 이루고자 하며 여자는 힘이 보다 센 남자에게 이끌리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따라서 산은 수량이 큰 쪽으로 얼굴을 내밀고 기울게 된다.
고제희 < 대동풍수지리학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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