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사회가 相生하는 공유가치 찾는다
매경 CSV 소사이어티 올해 11월 출범 | |
기사입력 2013.08.23 13:36:29 | 최종수정 2013.08.23 17:0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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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이 한국경영학회 능률협회컨설팅 등과 공동으로 지난 20일 강원도 정선에서 개최한 제15회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CSV(공유가치창출) 소사이어티 출범 선포식을 했다. 왼쪽부터 이장우 차기 한국경영학회장, 김종립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대표, 박흥수 한국경영학회장, 박재현 매일경제신문 상무, 유창조 한국경영학회 부회장. [박상선 기자] | ||
매일경제신문이 오는 11월께 한국경영학회,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등과 공동으로 CSV(공유가치창출) 소사이어티를 출범시킨다. CSV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회ㆍ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매일경제신문 등은 지난 20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제15회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CSV소사이어티 출범 선포식을 한 바 있다. CSV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촉발된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이에 매일경제신문 MBA팀은 CSV와 CSV 소사이어티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공유가치란 무엇인가.
▶한 기업이 독점하는 가치가 아니라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가치를 뜻한다. 독점하지 않고 사회와 공유한다는 점에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다.
-누가 왜 제시했나.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처음으로 제시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기업이 사회에 피해를 주는 가짜 가치를 추구한 게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포터 교수는 "기업들이 환경오염 등 각종 사회 문제의 주요한 원인이며 공동체의 희생으로 번영하고 있다는 인식이 폭넓게 퍼졌다"며 "이렇게 된 데에는 기업들에 큰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빅 아이디어, 공유가치 창조`라는 글에서 "기업들이 단기 성과에 집중한 나머지 고객들을 무시했으며 기업의 장기 성과를 결정하는 폭넓은 요인을 무시했다"고 기업들을 비판했다. 결국 단기 성과를 위해 기업이 사회를 희생시켰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는 뜻이다.
-기업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출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야말로 CSV의 진정한 목적이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조해야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게 포터 교수의 주장이다. 공동체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가짜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들과 자본주의는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그 증거다.
포터 교수는 과거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사회에 이로워야 기업에도 좋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CSV는 기업이 사회ㆍ경제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어야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뜻이다.
포터 교수는 "기업에 이로우면 사회에도 좋다는 생각은 낡은 사고방식"이라며 기업의 사고 전환을 촉구했다.
-사회에 도움이 되고, 기업 경쟁력도 강화되는 CSV의 사례를 들어달라.
▶모바일 금융 서비스인 `엠페사(M-PESA)`가 CSV의 대표적인 예다. 은행 지점망이 매우 부실한 아프리카에서 금융 서비스는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이 엠페사를 내놓으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누구나 저가의 휴대폰으로 소액대출 상품을 비롯한 다양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케냐에서는 2012년 말 현재 1700만명, 탄자니아에서는 2013년 5월 말 현재 500만명이 엠페사에 가입했다.
엠페사 덕분에 가난한 사람들의 저축률이 높아지고 영세 농가의 상업활동이 촉진됐다. 보다폰 역시 엄청나게 많은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휴대폰 서비스를 제공하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공유가치를 창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포터 교수에 따르면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새로운 관점으로 시장과 제품을 보는 것이다. 인도의 타타자동차가 개발한 2500달러짜리 초저가 자동차 `나노`가 대표적인 예다. 자동차 시장의 기존 관점으로 보자면 인도의 서민들은 고객이 될 수 없었다. 수천만 원짜리 기존 자동차를 구매할 형편이 안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타자동차가 초저가 자동차를 개발한 덕분에 인도의 서민은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고객이 됐다. 서민들은 자동차를 구매해 이용할 수 있어서 좋고, 타타는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어서 좋았다.
둘째는 원료 조달부터 제품의 생산ㆍ판매에 이르는 `가치사슬`의 과정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버려진 폐방수천으로 명품 가방을 만드는 `프라이탁`이 이 같은 사례다.
기존 기업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켰지만, 프라이탁은 버려진 폐품으로 명품 가방을 생산해 환경보호에 기여했다. 고객들은 이 가방에 만족했고, 프라이탁은 돈을 벌었으니 일석삼조다.
셋째는 클러스터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는 아프리카와 남미에 커피 클러스터를 조성해 공유가치를 창출했다. 네슬레는 클러스터에 농가들을 입주시키고 고품질의 커피를 재배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필요한 자금 지원도 했다.
덕분에 농민들은 소득과 경쟁력이 높아졌으며, 네슬레는 고품질의 원두를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네슬레와 농민 모두가 승자가 된 셈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CSV에 관심 있는 기업이 많은가.
▶물론이다. 공유가치창출은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일부 국내 기업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1년 초부터 `따뜻한 금융`을 내세우고 있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대표적이다.
한 회장은 "따뜻한 금융은 본업인 금융업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자는 것"이라며 "포터 교수의 CSV와 결국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CSV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에 공헌하지 않으면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많은 기업은 `가치 창조=이윤 창조`로 생각한다. 따라서 가치를 공유하자는 주장은 이윤을 공유하자는 주장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대기업에 요구하는 이윤 나누기와 CSV를 혼동하는 사람이 꽤 있다.
▶CSV는 이윤 나누기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이윤 나누기는 이미 창출된 이윤ㆍ가치를 나누는 것이다. 따라서 이윤 나누기는 파이 나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CSV는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공동체의 여러 구성원, 다시 말해 대기업, 중소기업, 하도급업체, 소비자 등이 함께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보다폰의 엠페사와 네슬레의 식품 클러스터는 분명히 모두에게 더 큰 가치를 창출했다.
포터 교수는 과거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이윤 나누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가 상충된다는 낡은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이윤을 재분배하려는 정부와 사회의 압박은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CSRㆍ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CSV를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CSR는 기업의 본업과는 상관이 없다. 단지 기업의 이윤 중 일부를 떼어내 선행에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회사가 10억원을 고아원에 기부한다고 하자. 이는 자동차 제조ㆍ판매라는 본업과는 무관한 행위다.
반면 CSV는 기업이 본업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슬레는 커피 비즈니스라는 본업을 통해 아프리카와 남미 농민들의 소득을 높였다.
CSR는 CSV에 비해 역할에 한계가 크다. 신한금융이 CSV에 관심을 둔 까닭은 CSR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한동우 회장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신한금융이 금융사 중 가장 많은 돈을 사회공헌에 쓰면서도 사회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이유는 본업과 사회공헌을 구분해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본업으로 수익을 극대화한 후 일부를 사회에 내놓는 CSR는 한계가 있다"며 "본업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CSV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SV로 성장과 복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가.
▶CSV를 하면 기업의 장기 경쟁력이 강화된다. 당연히 장기적인 성장도 따라온다. 동시에 CSV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이윤과 가치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사회의 복지가 증진된다.
-매일경제신문 등이 창립하는 CSV 소사이어티의 역할은 무엇인가. 누가 가입하는가.
▶학계와 언론이 함께 기업의 공유가치 창출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정부도 회원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중소기업청, 동반성장위원회가 대상이다. 당연히 기업도 가입 대상이다. 공유가치창출의 주체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기업 없는 CSV 소사이어티는 상상할 수 없다.
-CSV 소사이어티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가.
▶교육과 세미나, 워크숍, 콘퍼런스, 포럼 등 다양한 활동이 예정돼 있다. 홀수 달에 CSV 관련 공개 교육을 실시해 CSV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방법론을 교육할 예정이다. 연 1회 국내외 CSV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도 연다.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회씩 CSV 우수기업을 초청해 분기별 1박2일 워크숍도 개최할 생각이다.
CSV와 관련된 정책 방안을 연구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포럼은 연중 수시로 연다. 한국경영학회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연 4회 콘퍼런스 개최도 구상하고 있다.
CSV 멘토링 프로그램과 CSV인증제도, CSV 우수기업 벤치마킹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CSV 우수 회원기업이 다른 회원사들에 CSV 역량을 멘토링하는 제도다. CSV 우수기업에는 한국경영학회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명의의 CSV 인증도 수여할 계획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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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 등은 지난 20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제15회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CSV소사이어티 출범 선포식을 한 바 있다. CSV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촉발된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이에 매일경제신문 MBA팀은 CSV와 CSV 소사이어티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공유가치란 무엇인가.
▶한 기업이 독점하는 가치가 아니라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가치를 뜻한다. 독점하지 않고 사회와 공유한다는 점에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다.
-누가 왜 제시했나.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처음으로 제시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기업이 사회에 피해를 주는 가짜 가치를 추구한 게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포터 교수는 "기업들이 환경오염 등 각종 사회 문제의 주요한 원인이며 공동체의 희생으로 번영하고 있다는 인식이 폭넓게 퍼졌다"며 "이렇게 된 데에는 기업들에 큰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빅 아이디어, 공유가치 창조`라는 글에서 "기업들이 단기 성과에 집중한 나머지 고객들을 무시했으며 기업의 장기 성과를 결정하는 폭넓은 요인을 무시했다"고 기업들을 비판했다. 결국 단기 성과를 위해 기업이 사회를 희생시켰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는 뜻이다.
-기업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출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야말로 CSV의 진정한 목적이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조해야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게 포터 교수의 주장이다. 공동체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가짜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들과 자본주의는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그 증거다.
포터 교수는 과거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사회에 이로워야 기업에도 좋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CSV는 기업이 사회ㆍ경제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어야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뜻이다.
포터 교수는 "기업에 이로우면 사회에도 좋다는 생각은 낡은 사고방식"이라며 기업의 사고 전환을 촉구했다.
-사회에 도움이 되고, 기업 경쟁력도 강화되는 CSV의 사례를 들어달라.
▶모바일 금융 서비스인 `엠페사(M-PESA)`가 CSV의 대표적인 예다. 은행 지점망이 매우 부실한 아프리카에서 금융 서비스는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이 엠페사를 내놓으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누구나 저가의 휴대폰으로 소액대출 상품을 비롯한 다양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케냐에서는 2012년 말 현재 1700만명, 탄자니아에서는 2013년 5월 말 현재 500만명이 엠페사에 가입했다.
엠페사 덕분에 가난한 사람들의 저축률이 높아지고 영세 농가의 상업활동이 촉진됐다. 보다폰 역시 엄청나게 많은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휴대폰 서비스를 제공하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공유가치를 창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포터 교수에 따르면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새로운 관점으로 시장과 제품을 보는 것이다. 인도의 타타자동차가 개발한 2500달러짜리 초저가 자동차 `나노`가 대표적인 예다. 자동차 시장의 기존 관점으로 보자면 인도의 서민들은 고객이 될 수 없었다. 수천만 원짜리 기존 자동차를 구매할 형편이 안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타자동차가 초저가 자동차를 개발한 덕분에 인도의 서민은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고객이 됐다. 서민들은 자동차를 구매해 이용할 수 있어서 좋고, 타타는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어서 좋았다.
둘째는 원료 조달부터 제품의 생산ㆍ판매에 이르는 `가치사슬`의 과정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버려진 폐방수천으로 명품 가방을 만드는 `프라이탁`이 이 같은 사례다.
기존 기업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켰지만, 프라이탁은 버려진 폐품으로 명품 가방을 생산해 환경보호에 기여했다. 고객들은 이 가방에 만족했고, 프라이탁은 돈을 벌었으니 일석삼조다.
셋째는 클러스터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는 아프리카와 남미에 커피 클러스터를 조성해 공유가치를 창출했다. 네슬레는 클러스터에 농가들을 입주시키고 고품질의 커피를 재배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필요한 자금 지원도 했다.
덕분에 농민들은 소득과 경쟁력이 높아졌으며, 네슬레는 고품질의 원두를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네슬레와 농민 모두가 승자가 된 셈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CSV에 관심 있는 기업이 많은가.
▶물론이다. 공유가치창출은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일부 국내 기업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1년 초부터 `따뜻한 금융`을 내세우고 있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대표적이다.
한 회장은 "따뜻한 금융은 본업인 금융업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자는 것"이라며 "포터 교수의 CSV와 결국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CSV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에 공헌하지 않으면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많은 기업은 `가치 창조=이윤 창조`로 생각한다. 따라서 가치를 공유하자는 주장은 이윤을 공유하자는 주장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대기업에 요구하는 이윤 나누기와 CSV를 혼동하는 사람이 꽤 있다.
▶CSV는 이윤 나누기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이윤 나누기는 이미 창출된 이윤ㆍ가치를 나누는 것이다. 따라서 이윤 나누기는 파이 나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CSV는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공동체의 여러 구성원, 다시 말해 대기업, 중소기업, 하도급업체, 소비자 등이 함께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보다폰의 엠페사와 네슬레의 식품 클러스터는 분명히 모두에게 더 큰 가치를 창출했다.
포터 교수는 과거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이윤 나누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가 상충된다는 낡은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이윤을 재분배하려는 정부와 사회의 압박은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CSRㆍ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CSV를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CSR는 기업의 본업과는 상관이 없다. 단지 기업의 이윤 중 일부를 떼어내 선행에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회사가 10억원을 고아원에 기부한다고 하자. 이는 자동차 제조ㆍ판매라는 본업과는 무관한 행위다.
반면 CSV는 기업이 본업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슬레는 커피 비즈니스라는 본업을 통해 아프리카와 남미 농민들의 소득을 높였다.
CSR는 CSV에 비해 역할에 한계가 크다. 신한금융이 CSV에 관심을 둔 까닭은 CSR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한동우 회장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신한금융이 금융사 중 가장 많은 돈을 사회공헌에 쓰면서도 사회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이유는 본업과 사회공헌을 구분해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본업으로 수익을 극대화한 후 일부를 사회에 내놓는 CSR는 한계가 있다"며 "본업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CSV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SV로 성장과 복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가.
▶CSV를 하면 기업의 장기 경쟁력이 강화된다. 당연히 장기적인 성장도 따라온다. 동시에 CSV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이윤과 가치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사회의 복지가 증진된다.
-매일경제신문 등이 창립하는 CSV 소사이어티의 역할은 무엇인가. 누가 가입하는가.
▶학계와 언론이 함께 기업의 공유가치 창출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정부도 회원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중소기업청, 동반성장위원회가 대상이다. 당연히 기업도 가입 대상이다. 공유가치창출의 주체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기업 없는 CSV 소사이어티는 상상할 수 없다.
-CSV 소사이어티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가.
▶교육과 세미나, 워크숍, 콘퍼런스, 포럼 등 다양한 활동이 예정돼 있다. 홀수 달에 CSV 관련 공개 교육을 실시해 CSV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방법론을 교육할 예정이다. 연 1회 국내외 CSV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도 연다.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회씩 CSV 우수기업을 초청해 분기별 1박2일 워크숍도 개최할 생각이다.
CSV와 관련된 정책 방안을 연구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포럼은 연중 수시로 연다. 한국경영학회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연 4회 콘퍼런스 개최도 구상하고 있다.
CSV 멘토링 프로그램과 CSV인증제도, CSV 우수기업 벤치마킹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CSV 우수 회원기업이 다른 회원사들에 CSV 역량을 멘토링하는 제도다. CSV 우수기업에는 한국경영학회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명의의 CSV 인증도 수여할 계획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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