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지식/귀농시대

[농촌에서 금맥 찾다] 답답한 도시 떠나 농촌에서 금맥 찾다

ngo2002 2013. 7. 31. 17:53

[농촌에서 금맥 찾다] 답답한 도시 떠나 농촌에서 금맥 찾다
기사입력 2013.07.24 13:24:1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여보, 나 은퇴하고 귀농하는 건 어때?” “텃밭에서 농작물 키우고 아이들은 자연에서 뛰어놀고…. 정말 꿈만 같네.”

대한민국에 농촌 바람이 불고 있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나이가 지긋한 중장년층이 생각하는 귀농만이 아니다. 20~30대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도 IT와 결합한 최신 농작물 재배 기술을 무기로 농촌에서 억대 연봉의 꿈을 키우고 있다. 농촌이 실직자, 은퇴자의 도피처가 아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는 셈이다.

매경이코노미는 농촌에서 금맥을 찾는 이들 스토리를 소개한다. 낭만이 아닌 현실이 된 농촌생활에서 인생 2막을 어떻게 개척해야 할지에 대한 열쇠가 되리라는 희망으로.




귀농·귀촌 열풍

휑한 농촌은 옛말, 젊은이와 일거리 넘쳐나

강원도 정선군 ‘개미들마을’에서 고추 농사를 하는 정 모 씨(55). 그는 원래 농사의 ‘농’ 자도 몰랐다. 서울에서 수영강사 생활을 하던 그는 2003년 당시 어린 아들이 아프기 시작해 귀농을 알아보게 됐다. 아픈 아들을 위해서라도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가서 자유롭게 농사를 지으며 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귀농을 계획했다.

하지만 귀농은 환상이 아닌 현실이었다. 아파트를 판 돈으로 땅을 구입하니 여유자금이 바닥나 어떻게 생활비를 마련해야 할지 막막했다. 고민 끝에 그는 고향에서 익숙히 봐온 고추 농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600평 땅에 고추 농사를 지으며 대박을 꿈꿨다. 결과는 대실패. 고추 상태가 좋지 않아 200근을 남기고 모두 버려야 했다. 고추가 기후에 민감하고 병들기 쉬운 작물이라는 점을 몰랐던 때문이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이 주최한 귀농 교육에 참석한 예비 귀농인들이 특용작물 과정 실습을 받고 있다.
대기업 대신 농촌 취직하는 ‘취농’ 늘어

처절한 실패는 도리어 약이 됐다. 이를 경험으로 삼아 ‘고추박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수년에 걸쳐 고추 품질을 연구한 끝에 100% 비닐하우스 자연건조 방식의 명품 태양초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버린 고추가 몇천 근, 돈으로 따지면 수천만원이었지만 아까워하지 않았다. 지금은 어느새 정선군에서 가장 큰 고추 농사를 짓는 전문 농업인이 돼 있다. 정 씨는 “귀농을 쉽게 생각하지 말고 처음 5년 정도는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농사에 몰두해야 한다. 도시인으로서 틀에 박힌 사고방식, 생활습관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답답한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로 이주하는 귀농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가구는 1만1220가구(1만9657명)로 2011년보다 무려 11% 늘었다. 2002년만 해도 769가구에 불과했던 귀농가구는 2004년 1000가구, 2009년 4000가구를 돌파한 후 비약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귀촌가구(1만5788가구, 2만7665명)까지 포함하면 귀농·귀촌가구는 3만가구, 5만명에 육박한다. 여기서 귀농과 귀촌 개념은 엄연히 다르다. 귀농은 농업을 전문 직업으로 해서 수익을 내는 경우를, 귀촌은 전원생활을 하면서 농촌과 관련된 부가 수입을 내는 경우를 가리킨다. 시골에 내려와 사는 걸 통칭해서 귀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귀농 바람은 은퇴를 앞둔 50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대부분 농촌 출신인 이들은 유년 시절의 아련한 향수를 좇아 귀농을 꿈꾸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젊은이들도 귀농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도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귀농하는 20~30대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 아예 도시가 아닌 농촌에서 새 일자리를 찾는다 해서 ‘취농’이란 말까지 붙었다.

농업이 새로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자리 잡아 대기업 못지않은 수입을 올리는 젊은 부농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 농수산물 판매로 연간 1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농가만 2만6000가구에 달한다. 경기도 파주에서 국화 농장을 운영하며 연매출 5억원을 올리는 구강회 상광농장 대표도 대표적인 30대 젊은 부농이다(커버스토리 사례 기사 참조). 농촌은 더 이상 사람들이 줄줄이 떠나는 휑한 공간이 아닌 인생 2막을 위한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귀농인들은 어떤 지역을 선호할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으로 귀농한 가구가 2080가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남, 경남, 전북, 충남순이었다. 도시별로 보면 경북 상주시가 단연 으뜸이다. 지난해 1년 동안 비도시 지역이 많은 시군구 중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상주시(8173명 증가)였다. 경북 일대가 귀농 지역으로 인기를 끈 건 지자체 지원책 영향이 컸다. 경상북도에서는 2010년 전국 처음으로 귀농인 인턴 지원 사업을 도입했고 지난해부터는 귀농인에게 농어촌진흥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귀농인 인턴제는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이 일정 기간 동안 농가에서 농업 창업을 위한 기술, 노하우를 익히고 농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전북 남원시도 귀농인들에게 주택 마련비를 최고 4000만원까지 저렴한 이자로 빌려주고 집 수리비 500만원도 융자해준다. 멀리 제주도로 귀농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30~40대 젊은이들부터 50대 베이비부머 은퇴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제주에서 인생 2막을 꾸린다. 세컨드하우스나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해 제2의 삶을 시작하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귀농 트렌드도 점차 바뀌고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만 해도 회사에서 대량 실직한 직장인들이 어쩔 수 없이 농촌에 정착하는 ‘생계형’ 귀농이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생계형 귀농은 줄어들고 스마트형, 전원생활형, 노후생활형 귀농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형 귀농은 자본, 기술을 갖고 농촌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청장년층 위주의 귀농을 말한다.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거나 전문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후 IT와 농업을 결합한 융복합 농업을 추구하면서 억대 부농으로 성장한 사람도 부지기수다. 농업에 디지털, 모바일 기술을 결합해 소비자가 시장에 가지 않고도 직접 농산물을 확인할 수 있어 직거래, 공동구매가 활성화된 덕분이다. 예를 들어 전자상거래를 통해 친환경농산물 판로를 개척하거나 태블릿PC를 활용해 암소 수정시기, 품종 관리를 DB(데이터베이스)화해 우수 품질의 송아지를 생산하는 식이다.

이에 비해 전원생활형은 청장년층이 은퇴 이전에 농촌으로 거주지를 옮긴 후 텃밭을 경작하는 동시에 전원생활까지 즐기는 부류다. 일부는 소규모 영농에 종사하면서 지역 주민과 함께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한다. 대안학교를 운영하며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하는 이들도 많다. GS칼텍스 상무에서 경기도 양평 그린토피아 농촌체험농장주로 변신한 정경섭 씨도 연매출 10억원을 올리는 어엿한 전원생활형 귀농인이다(커버스토리 사례 기사 참조). 마지막으로 노후생활형은 은퇴 후 노후생활 터전으로 농촌을 선택하고 양봉, 버섯 등 소규모 농사를 지으며 소일거리를 하는 형태다.

물론 귀농생활이 결코 호락호락하진 않다. 편리한 도시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면 이것저것 생활이 불편한 귀농은 오히려 악몽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귀농인은 대부분 농촌에 땅을 사서 어엿한 집을 짓고 블루베리, 파프리카, 고추 등 다양한 작물 재배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농작물 재배 경험이 부족해 품질 관리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데다 고정적인 판매처를 찾기 어렵다. 겨우 농작물 판로를 찾아도 원가를 제외하면 손에 쥐는 돈은 용돈 몇십만원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농지를 구입하는 데 대부분 자금을 소비해 여유자금이 모자라면 그동안 준비해온 과정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김경래 OK시골 사장은 “귀농은 도시생활을 잠시 접고 떠나는 관광이 아니다. 이민을 하듯 새로운 터전에서 남은 인생을 모두 걸겠다는 각오로 시작해도 성공 확률은 높지 않다”고 지적한다.

귀농 지역을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녀 교육 문제 등 생활 여건과 작물 입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실패가 없다. 본인 의견만 고집할 게 아니라 가족이 원하는 지역이 어디인지를 참고해 거주지 범위를 좁혀나가야 한다. 딱 한 지역을 꼽기 어렵다면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거리’ ‘3.3㎡당 땅값이 300만원 이하이고 병원이 가까운 지역’ 등 조건을 정해보는 것도 좋다. 몇 곳 후보지를 정했다면 직접 현장을 방문해보고 마을 사람들을 만나 거주 여건을 미리 체크해보면서 최종 거주지를 낙점해야 한다. 농작물 경작 못지않게 마을 주민들과 관계를 잘 다져놓는 것도 중요하다. 마을 주민들과 소원해지다 보면 시골 텃세를 못 이겨 외톨이가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귀농 바람을 이어가려면 귀농인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귀농 지원책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에서는 귀농인구 유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45세 이하 청년이 영농을 희망할 경우 7년에 걸쳐 일정 부분 급여를 지원해준다. 유럽연합(EU)에서도 2015년부터 농업을 시작하거나 시작한 지 5년 이내인 40세 이하 귀농인을 대상으로 5년간 청년농업인직불금 지급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수행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업자나 은퇴자에 국한할 게 아니라 젊은 귀농인을 많이 유치하면 도시 잉여 노동력과 복지 부담을 농촌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예비 귀농인들이 농촌생활을 두려워하지 않고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맞춤형 귀농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 김경민(팀장)·문희철·김헌주·강승태 기자·박진주 매일경제신문 기자 / 사진 : 류준희·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17호(13.07.24~07.30 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농촌에서 금맥 찾다]사례1. 석준우 로하스블루베리 대표…외국 종자 들여와 차별화
기사입력 2013.07.24 13:23:33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성공 비결

➊ 욕심부리지 않고 부부가 농사지을 수 있는 면적만 재배

➋ 미국, 일본 선진 농법 배워 벤치마킹하고 품종 다양화

➌ 판매 채널은 직접 주문으로 일원화, 꾸준히 홈페이지 관리

“따르릉!”

지난 7월 16일 오후 경북 상주의 블루베리 농장에는 주문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 귀농 7년 차 석준우 로하스블루베리 대표(44)는 이마에 뚝뚝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하루 30~50통 정도 주문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석준우 대표는 몇 년 뒤 대구로 내려가 컴퓨터 판매업을 했다. 새마을금고로 옮겨 예금·대출 업무를 맡았지만 적성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다시 컴퓨터 대리점을 운영했다. 주변 학교에 컴퓨터를 납품하고 관리해주며 생활해오다 5년 뒤 귀농을 결심했다.

“다들 미쳤다고 했죠. ‘포도마을에서 왜 혼자 블루베리냐’ ‘누가 블루베리 사 먹겠느냐’는 등 주변 어르신들 핀잔이 대단했습니다. 그래도 포도 농사는 못 하겠더라고요.”

2007년 약 2650㎡(800여평) 남짓의 포도농장을 갈아엎고 첫 블루베리 나무를 심었다. 이듬해 2250㎡(680평) 부지를 블루베리 하우스로 만들고 저장 창고까지 설치하는 데 총 1억5000여만원이 들어갔다. 모두 농협에서 받은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그리고 블루베리 관련 교육이 열리는 곳이라면 지역을 마다않고 쫓아다녔다. 전국의 블루베리 농장도 다 방문했다.

그렇게 부지런을 떨며 농사에 재미를 붙인 덕에 2009년 본격적인 수확을 할 수 있었다. 첫해 5000만원가량의 매출액을 올렸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았다. 새로운 농법을 배우기 위해 미국, 일본 현지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번역기에 의지하며 공부했다. 직접 외국 종자를 구입해 키우기도 했다. 현재 로하스블루베리 농장에서는 블루베리 왕이라 불리는 ‘스파르탄’ 종자 등 국내에서 찾기 어려운 다수의 블루베리 품종이 재배된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블루베리 생산량은 3000㎏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1만평(3만3058㎡) 정도 늘리고 싶지만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어요. 인건비도 무시 못 해요. 하루 일당이 5만5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인건비, 자재비 등 제하고 나면 연 8000만원가량 남는 것 같아요.”

[김헌주 기자 donga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17호(13.07.24~07.30 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농촌에서 금맥 찾다]사례2. 구강회 상광농장 대표…국화 재배로 연매출 5억원
기사입력 2013.07.24 13:23:2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성공 비결

➊ 겨울에도 재배하는 연중 재배 시스템 확립

➋ 꽃 중에서도 국화 한 가지 품목에만 집중

➌ 장기적 계획에 따른 끊임없는 시설투자

경기도 파주에서 국화 농장을 운영하는 구강회 상광농장 대표(33)는 정통 영농후계자다. 지금까지 한시도 농업인의 꿈을 버린 적이 없다.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고등학교 시절, 때마침 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가 설립됐다. 구 대표는 망설임 없이 한농대에 지원했다.

“대학 입학 후 전공은 장미였습니다. 하지만 장미는 재배에 제약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백합을 졸업논문으로 썼지만 졸업 후엔 국화를 선택했어요. 국내 국화 소비량은 전 세계 3위 안에 들 정도로 많고, 경제성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아버지와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결국 제 선택을 존중해주셨습니다.”

아버지는 채소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했지만, 그는 오로지 국화에만 집중했다. 다행히 효과는 곧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매출이 올라 상광농장의 2010년 매출액은 3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2011년 4억2000만원, 지난해 4억8000만원까지 뛰었고 여세를 몰아 올해는 5억원 돌파를 기대한다. 연간 순수익으로만 1억5000만원 이상이 남는다. 지난해엔 젊은 나이임에도 파주농협인대상(화훼부문)까지 받았다.

구 대표의 성공 비결은 끊임없는 시설 투자를 통해 국화를 연중 재배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상광농장은 날씨가 추워 다른 농장에서 출하를 못 하는 올해 1~3월에만 1억5000만원어치 국화를 팔았다. 연매출의 30%가 넘는다.

구 대표가 국화를 재배하는 파주 적성면 일대는 한농대 졸업생만 10여명이 거주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젊은 영농후계자들이 많은 편이다. 그는 한농대에서 생활한 3년이 기본 실습은 물론, 농사 경험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한다.

“현재 겨울에 재배를 못 하는 공간을 겨울에도 국화를 키울 수 있게 만들기 위한 설비 투자에 대략 8억원에서 10억원 정도 필요합니다. 시설투자가 완료되면 연매출 10억원 돌파도 충분히 가능해요.”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17호(13.07.24~07.30 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농촌에서 금맥 찾다]사례3. 정경섭 양평 그린토피아 농촌체험장 농장주…배꽃축제가 인생 바꿨죠
기사입력 2013.07.24 13:23:1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성공 비결

➊ 은퇴 전 매주 주말을 활용해 귀농 장소 물색

➋ 정부 지원금과 양평군 지원 정책 적절히 활용

➌ 최고농업경영자과정 이수하며 아이디어 구상

경기도 양평 양수리 골룡진마을에 들어서면 남다른 풍광이 눈길을 끈다. 왼쪽에는 북한강이 흐르고 오른쪽엔 용늪이 자리 잡은 외길. 길가 양쪽으로 수양버들이 죽죽 늘어져 있고 새벽이면 물안개까지 피어올라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정경섭 그린토피아 농촌체험장 농장주(66)는 “양수리 외길을 지날 때마다 자연스레 힐링이 된다.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는데 정착한 지 벌써 15년이 지났다”고 말한다.

정경섭 농장주는 원래 잘나가는 공학박사였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따고 미국 석유회사 걸프오일(1984년 셰브런에 합병)에서 촉매를 이용한 휘발유 제조 공정을 연구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지만 정 씨는 회사생활이 마치 ‘몸에 맞지 않는 갑갑한 옷’처럼 느껴졌다. 현실과 타협하기 위해 정원사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작은 화분도 키워봤지만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는 여전했다.

고민 끝에 결국 40대 후반 귀농을 결심한다. LG정유(현 GS칼텍스) 기술담당 상무로 승승장구하던 시절이다.

가장 고심했던 건 장소다. 주말마다 아내와 차를 몰고 귀농지를 찾다가 양수리가 눈에 들어왔다.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외길을 매일 걷고 싶다고 생각한 지 6개월 만에 골룡진마을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문제는 농사 경험이 전혀 없었다는 것. 뭘 재배해야 할지 몰랐던 정 씨는 가장 자신 있는 ‘공부’에서 길을 찾자고 생각한다. 서울대 농생대에서 운영하는 최고농업경영자과정과 전국농업기술자협회 귀농창업대학, 여름농민대학 등 수많은 농업 관련 이론 강의를 수강했다. 궁하면 통한다고, 수업 중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양평은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아름다운 배꽃을 도시민에게 보여주는 배꽃축제를 기획했죠.”

뜻이 맞는 몇몇 주민들과 함께 인터넷 포털, 여행 관련 사이트에 사진을 올리는 식으로 배꽃축제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마침 정부도 양평을 농촌체험마을로 지정하면서 8억원가량 정부 지원금도 나왔다. 덕분에 그가 운영하는 농촌체험농장은 일평균 방문객 300명에, 연매출 1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어느새 60대 중반에 접어든 정경섭 씨는 귀농생활이 결코 은퇴 후 소일거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년 전부터 농촌체험농장 매출 규모가 정체됐다”며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관광에 이어 숙박까지 할 수 있는 장소로 농장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17호(13.07.24~07.30 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농촌에서 금맥 찾다]귀농 준비 어떻게…관광 아닌 이민 간다는 각오로
기사입력 2013.07.24 13:23:0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적극적인 귀농인 정착 지원 사업을 벌인 경상북도는 귀농·귀촌 1번지로 거듭났다. 사진은 경북 안동 하회마을.
“자연 경관이 좋은 곳을 택할까?” “좋은 이웃이 있는 곳으로 할까?”

귀농 지역을 정할 때 가장 처음 맞닥뜨리는 고민이다. 예전에는 귀농 지역을 찾을 때 천편일률적으로 경관이 좋은 곳을 택했다면 지금은 다르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고 이웃이 가까이 있어 손쉽게 어울릴 수 있는 곳을 최고로 친다. 귀농할 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치 좋은 곳을 고집하다 보면 살기 편한 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때문. 전문가들은 “귀농은 상상 속 전원생활이 아니다. 치열한 현실이며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각오하지 않으면 귀농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 귀농 교육은 어디서

지자체 농촌체험장·귀농투어 인기

“단순히 시골로 이사할 사람이 아니라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길 근본을 찾는 사람을 모집합니다.”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운영하는 귀농학교 하반기 모집 공고란에 적힌 글귀다. 지난 3월 제4기 귀농학교는 13명으로 출발했지만 3명이 중도 하차했다. 예상보다 귀농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포기했다. 귀농학교 운영자 박기윤 씨는 “귀농이 목적이지만 귀농하기로 마음먹었다가 교육 과정 중에 그만두는 것도 중요한 선택이다. 집 사고 땅 사고 1~2년 농사짓다 포기하면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그만큼 철저한 귀농 준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귀농학교는 전국 귀농 교육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장기 과정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교육을 받다 보니 귀농학교 수료하고 3년 이내 귀농을 하는 비율이 70~80%에 이른다. 일반 귀농 프로그램 수료 후 귀농 비율이 10%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귀농학교 입학금은 120만원.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육비, 숙박비 등을 보조해주기 때문에 9개월 과정치고는 비용이 꽤 저렴하다. 교육은 작목별 전문 농가 현장실습이 주를 이룬다. 장소는 강원도 화천군, 홍천군, 춘천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귀농 교육 기관, 과정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전국 22개 교육 기관에서 26개 과정을 운영했는데 올해는 29개 기관, 36개 과정으로 급증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적극적으로 귀농 예산을 책정해 지자체별로 지원을 하다 보니 귀농 교육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귀농 교육 과정은 귀농귀촌종합센터(www.returnfarm.com)에서 한눈에 알 수 있다. 귀농 교육은 온라인으로도 수강 가능하다. 수업은 준비, 활동, 정착 단계별로 나뉘어 개설된다. 특히 활동 단계 교육이 유용하다. 이 또한 정규 과정과 공개 과정으로 나뉘는데 정규 과정은 한 달 과정으로 고추, 약용 작물, 블루베리 등 작물 재배법에 대한 강의가 주를 이룬다. 1년에 강의는 다섯 번 열리며 한 번에 1200명씩 수강한다.

오프라인 교육 과정은 귀농 실습형, 귀촌 실습형, 귀농 창업 합숙형 등 3가지로 나뉜다. 귀농 실습은 농업 생산, 유통, 가공 등에 종사하는 걸 배우고, 귀촌 실습은 농촌 관광과 농촌 체험 사업을 어떻게 할지 익힐 수 있다.

올해 귀농 실습형 교육 과정과 귀촌 실습형 과정은 각각 16개씩이며, 귀농 창업 합숙형은 4개 과정이 열린다. 귀농 실습 과정이 100시간 내외로 귀촌 실습형보다는 2배가량 길다. 귀농 창업 합숙형은 300시간 내외로 두 달간 합숙한다. 합숙은 천안연암대학, 여주농업경영전문학교, 서해영농조합법인 등에서 진행한다.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귀농 체험 프로그램도 꽤 유용하다.

충북 옥천군은 서울시농업기술센터와 함께 7월부터 10월까지 도시민 농촌체험장을 운영한다. 체험 참가자들은 옥천군의 귀농정책 설명을 듣고 옥수수 수확 체험과 함께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에 참여한다. 옥천군은 포도 따기, 두부 만들기, 고구마 캐기, 땅콩 캐기 등 다양한 농촌 체험도 실시할 예정이다. 단양군에서는 지난 6월 1박 2일 일정으로 ‘행복 단양의 도시민 귀농 체험’이 진행됐다. 단양군 귀농정책과 빈집 토지 정보, 귀농 사례 소개, 마을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귀농을 원하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중점을 뒀다는 평가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이 주최한 귀농버스 투어 프로그램은 1박 2일 일정으로 수도권에서 경북으로 귀농하기를 희망하는 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경북 영천, 청도 등을 방문해 귀농인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복숭아 시험 재배 현장, 포도 농장 등을 견학했다. 김종진 경북도 농업기술원 귀농교육담당자는 “수도권 귀농 희망자를 대상으로 경북 일대의 다양한 귀농 정보를 제공했다. 농촌생활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실시한 프로그램이었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고 전했다.

2. 정부 지원 어떻게 받나

창업자금 최대 2억원까지

단순히 텃밭에서 농사만 짓는 걸 귀농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귀농 사례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서울에서 은행 지점장으로 직장생활을 마치고 시골로 내려가 펜션 사장으로 변신한 김 모 씨, 대기업 임원을 하다 귀농해 야생화를 기르기 시작해 현재는 야생화식물원 사업까지 손을 뻗친 정 모 씨 등 다양한 케이스가 있다. 시골의 넓은 땅을 산 후 한 필지씩 집을 지어 주변 사람들에게 매매하는 사례도 흔하다. 부동산 개발 사업자로 변신한 케이스다.

요즘엔 ‘귀농·귀촌 창업’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귀농·귀촌을 창업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귀농·귀촌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창업을 돕고 있다. 자금이 부족한 경우 농어업 창업자금으로 가구당 2억원까지 저리로 융자도 해준다. 농어가 주택 구입이나 신축이 필요할 때도 4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상자는 가구주가 가족과 함께 농어촌으로 이주해 실제 거주하면서 농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여기에다 농촌으로 이주 예정인 사람, 2년 이내 퇴직 증빙을 할 수 있는 퇴직 예정자,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근로자도 얼마든지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사업 신청일 기준으로 공무원, 교사, 공기업, 정부와 지자체 출연기관·농수축협 등에 재직할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귀농·귀촌자금은 농협, 수협을 통한 대출 형태로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을 받으려면 일단 농어촌 지역으로 전입한 날을 기준으로 해서 1년 이상 농어촌 이외 지역에서 거주했어야 한다. 또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지자체 등이 주관하거나 지정한 곳의 교육을 3주 이상(또는 100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민간단체에서 받은 일반 농업 교육도 인정하는 한편 사이버 교육의 경우에는 총 이수 시간의 50%를 인정해 주는 게 특징이다. 귀농 후 실제 영농 기간이 3개월 이상인 사람이나 농수산계 학교 출신자, 후계농어업인으로 선정됐던 사람, 농수산업 인턴 이수자(3개월 이상)는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해 준다.

대출은 담보와 개인신용, 농업신용보증기금(농신보) 보증 등 방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대출액은 신청자 여건에 따라 조정된다. 단 농신보 보증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농업에 종사하며 농협조합원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대출금리는 연 3%이며 5년 거치 후 10년간 분할해 상환하면 된다. 자금 신청은 귀농 지역 주소지 관할 읍·면사무소나 농업기술센터에서 가능하다. 김부성 귀농귀촌센터 지도관은 “창업자금은 귀농 시점에서 바로 이용하는 것보다 3~4년 농사를 짓고 난 뒤 규모를 늘릴 때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귀농하는 사람을 위한 행정 지원 서비스도 강화됐다. 집을 짓거나, 농지를 대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행정 절차는 생각보다 번거롭다. 귀농을 지원하는 각 시군은 대부분 민원실에 별도 관련 지원 팀을 만들어 일괄 서비스를 제공한다. 귀농·귀촌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는 점.

김부성 지도관은 “이상적인 생활만 꿈꾸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우 위험한 자세다. 각종 교육 과정과 지원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고 귀농 목적에 따른 맞춤형 준비를 해야 한다. 일반적인 전원생활과 귀농생활은 준비 과정이 엄연히 다르다”고 충고했다.

3. 집 짓고 땅 사려면

빈집 수리비 지원 이용해볼 만

귀농생활을 위해 주택을 마련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기존 주택을 임대해 사용하거나 구입하는 방법이 있고, 농촌 빈집을 수리해 사용할 수도 있다. 직접 땅을 구입해 신축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주택 구입자금으로 여윳돈을 탕진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귀농·귀촌해 사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주택 규모를 키웠다 후회한다. 관리하기 편한 경제적인 집이 가장 좋은 집이다.

농촌 빈집을 구입해 간단한 수리만 하고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간단히 수리해 사용할 수 있는 빈집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또 실제 수리를 하려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 이때 지자체의 ‘빈집 수리비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80여개 시군에서 실시 중이다. 예를 들어 경북 봉화군에서는 빈집 수리비용으로 300만원을 지원한다. 물론 각 지자체별로 조례가 다르기 때문에 자격 요건도 천차만별이다. 귀농하기 전 해당 시군관청에 직접 문의해보는 게 좋다.

농지를 구입해야 한다면 영농 형태에 따라 규모나 토질, 물 사용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 농업용으로 구입할 때는 ‘국토의 계획과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농림지역’, 농지법상 ‘농업진흥지역’의 농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경지 정리가 잘돼 있어 농사짓는 환경이 좋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이다. 만약 주택으로 쓰거나 펜션, 전원카페, 식당, 숙박시설 등으로 사용할 때는 ‘국토의 계획과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관리지역’이어야 한다. 다른 지역의 경우 개발행위를 통한 시설물 건축이 까다롭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헌주·강승태 기자, 김경래 OK시골 사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17호(13.07.24~07.30 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농촌에서 금맥 찾다]인터뷰 | 박준영 전라남도지사 `교육 걱정 없으면 젊은이 몰려들 것`
기사입력 2013.07.24 13:22:5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1946년생/ 성균관대 정치학과/ 성균관대 정치학 박사/ 국정홍보처장/ 2004년 전라남도지사(현)
“귀농은 인간의 본성을 찾아가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67)는 귀농 열풍의 이유를 이렇게 표현했다. 평균적으로 봤을 때 도시민 행복지수는 굉장히 낮다. 도시에서의 삶 자체가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주택, 교통, 환경문제도 농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알레르기, 호흡기질환, 아토피는 ‘3대 도시병’이라고 지칭했다.

반면 농촌은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전라남도에서 1년에 1억원 이상 버는 농민이 3400명에 달한다. 그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노력하면 농촌이 풍요로운 삶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박 지사는 정계에서 은퇴하면 조그마한 텃밭이 있는 농촌에서 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Q. 귀농의 좋은 점이 무엇인가.

A. 무엇보다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시는 외부에 의해 끌려다니는 삶을 살지만 농촌은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공간이다. 인간의 본성을 찾아가며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공기도 좋고 집값이 싸고 생활비가 적게 든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서울 시민과 농촌생활자의 얘기를 정리하면 생활비는 도시의 4분의 1 수준이다.

Q. 이상적인 전원생활을 꿈꾸다 귀농에 실패하는 사람도 많다. 귀농하기 전 명심해야 할 것은.

A. 농촌은 기회의 땅이다. 농사짓고 어류를 키워 1년에 1억원 이상 버는 농어업인이 전남에서만 6000명에 달한다.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때가 되면 도 농업기술원, 시·군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각종 교육을 실시한다. 도시에서 장사하면 누가 가르쳐 주겠나. 또 중요한 게 공동체 생활이다. 도시에서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지만, 농촌은 한마을이 한 가족처럼 지낸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함께 느끼려고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Q. 전남 행복마을에 외지인들이 몰려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A. 행복마을은 거주와 소득 창출이 동시에 가능하다. 한옥을 지어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방 1~2개 정도를 외부인에게 숙소로 제공한다. 시골에 가보면 덜렁 집 한 채만 좋은 경우가 많아 동네와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 하지만 행복마을은 마을 전체를 한옥으로 꾸미기 때문에 마을 전체가 관광지가 된다. 전라남도는 그동안 124개 행복마을에 1561동의 한옥을 지었다. 민박 등에서 얻는 소득이 22억원이나 됐다. 특히 행복마을에 유입된 외지인 1986명 중 50%가 타시도민이다.

Q. 농촌생활을 하면 문화,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다는 우려도 있다.

A. 잘못된 생각이다. 전남 어느 지역에 있더라도 보건소가 있고 30분 내로 대형병원에 갈 수 있다. 면 단위만 나가면 문화센터가 있어 취미생활도 충분히 가능하다. 골프장도 어느 지역에 있든지 30분 내로 갈 수 있다. 꼭 오페라를 봐야만 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다(웃음).

Q. 귀농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무엇을 지원해야 하나.

A. 농어촌 생활환경 개선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 문제다. 젊은이들이 농촌에 와도 아이들을 보낼 학교가 없거나 멀리 다녀야 한다. 교육을 시장 논리에 맡겨서는 곤란하다. 고등학생은 조금 멀더라도 기숙사를 이용하면 되지만 중학생과 초등학생을 위한 학교는 남겨놔야 한다. 복지도 찾아가는 복지를 해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어린이들을 키우는 데 투자를 안 해서는 곤란하다.

국내 회사에는 인턴제도를 도입해 지원을 하는데 농어업에는 이런 제도가 없는 것도 문제다. 수산고와 농업고, 농대를 졸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농어민 법인 등에서 인턴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황금알’로 불리는 전복 등 양식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보면 외국인들이 대부분이다. 양식장 직원의 경우 신분 보장이 안 되고 경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어업 근로자들이 의료보장 등 각종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제화가 필요하다.

[박진주 매일경제신문 기자 pearl@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17호(13.07.24~07.30 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