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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 인술]자각증 없는 B형간염 놔두다간…

ngo2002 2013. 7. 26. 09:42

[의술 인술]자각증 없는 B형간염 놔두다간…

필자는 음악을 좋아한다. 브람스와 베토벤의 교향곡을 즐겨 듣곤 하는데, 이 둘과 바흐를 독일의 ‘3대 B’라고 한다. 이들의 이름이 모두 알파벳 B로 시작해서 3B라고 일컫는 것이다.

브람스와 베토벤은 필자의 전공과도 무관하지 않다. 브람스는 간암, 베토벤은 간경변증이 사망원인이라는 일부 주장이 있기 때문이다. ‘3대 B’ 중 2명의 B가 간질환으로 고통을 받은 셈이다.

간질환과 알파벳 ‘B’를 연계했을 때 ‘B형간염’도 간과할 수 없다. B형간염 바이러스가 블룸버그 박사에 의해 1965년 발견되었으므로 브람스와 베토벤의 간질환이 B형간염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국내 만성 간질환자의 대부분은 간염 바이러스에 기인한다. 특히 B형간염 바이러스가 3분의 2를 차지한다.

B형간염은 바이러스성 간염으로, 예방백신 보급 이후 환자수가 급감했으나 2012년 기준 국내 ‘다발(多發) 감염병’ 5위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질환이다.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간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도가 정상인에 비해 30~100배 높고, 실제로 간암환자의 70∼80%가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높은 B형간염 유병률과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간암 사망률 1위라는 오명을 지니고 있어 B형간염의 예방과 올바른 치료·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B형간염은 자각 증상과 통증이 거의 없는 질환의 특성으로 방치하다가 만성질환 또는 합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는 비율은 5년, 10년, 20년이 경과할 때마다 각각 9%, 23%, 48%라는 연구보고도 있다. 간경변증 환자의 간암발생률 또한 5년 후 2.7%, 20년이 지나면 42%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만성 B형간염 환자가 치료를 받다가 임의로 중단하는 비율도 35%나 되는데, 71%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만성 B형간염은 병원을 찾아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치료하면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다. 간경변증, 간암 등의 심각한 간질환으로 옮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만성화 여부에 관계없이 최소 6개월에 한번씩 병원을 찾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처음부터 실생활처방데이터를 통해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와 낮은 내성발현율, 그리고 안전성을 입증하고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은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조사를 보면 국민 중 44.6%가 본인의 간염 감염 여부를 모르고, 간염 검진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도 3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간염검사는 물론 치료까지 등한시 하고 있어 문제다.

매년 7월28일은 세계간염연합(WHA)이 바이러스성 감염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질환 인식과 치료·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 WHA는 전 세계 B형간염과 C형간염 환자 단체로 구성된 비정부기구(http://www.worldhepatitisday.com)이다. 이날을 계기로 우리도 B형간염을 비롯한 바이러스성 간염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검진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을 높이자.

증상이 없다고 무심코 지나친 B형간염, 방치했다간 간암까지 불러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박혁 | 순천 성가롤로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입력 : 2013-07-25 18:47:34수정 : 2013-07-25 18:4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