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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식 기자의 설레는 은퇴 두려운 은퇴] 당신도 ‘자녀지원 3종세트’ 준비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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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3.05.20 18:25:50 | |
살랑살랑 봄바람을 타고 온 산의 신록이 가녀린 날개짓 하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이 줄줄이 이어져 있어 어떤 의무감이 들기도 하지만 햇살 가득한 날씨에 홀려서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나들이 하고픈 계절이다.
20일자 문화일보에는 ‘둥지떠난 자식에게 먹이주는 쇠딱따구리의 父情(부정)’이라는 제목의 멋진 사진과 글이 실렸다. 경기 포천 지장산 도연암을 방문한 기자가 법당 앞 소박한 돌탑위에 앉아있는 쇠딱따구리 가족을 발견하고 셔터를 눌렀다. 둥지를 떠난 어린새가 아빠새가 물고 온 벌레를 받아먹는 순간을 포착한 좋은 사진이다. 사진을 찍은 기자는 “쇠딱따구리 부부는 어느새 올해 자식농사에 성공, 둥지를 떠난 자식들을 따라 다니며 먹이를 주고 있는 것이다”고 해석을 덧붙였다. 모든 동물들은 종 존속을 위해 짝짓기를 하고 2세들이 홀로서기를 할때까지 혼신의 힘을 기울이듯이 쇠딱따구리 수컷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그럼 인간은 언제까지 자녀를 돌봐줘야 할까?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만 학비를 대줄게 대학은 네 힘으로 다녀라...대학교까지는 학비를 대줄테니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데 취직해라...무슨 소리야 결혼할때까지 아직 애기인데 결혼할때까지는 품에 안고 살아야지... 힘들게 맞벌이 하는데 아이들 낳고 어느정도 기반 다질때까지는 돌봐줘야지....각각의 형편에 따라 자식을 돌봐야 하는 기간과 돌봄의 정도는 천양지차일게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얼마전 “대한민국 청년 5명중 1명이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이다”는 다소 충격적인 통계를 발표했다. ‘2013 세계청년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중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인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차지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19.2%였다.
주변에 놀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다고는 느꼈지만 5명중 1명이 공부나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고 부모에게 빌붙어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년층의 니트족 비율은 OECD 34개 회원국중에서 일곱 번째로 높았다. OECD국가 평균 청년층 니트족 비율은 15.8%였다. 청년층 니트족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룩셈부르크로 7.1%에 불과했다.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스위스, 일본 등은 10%에 못미쳤다. 미국은 16.1%, 영국은 15.9%, 독일은 12%, 프랑스는 16.7%로 우리나라 보다는 낮았다.
이번에 조사된 우리나라 청년층의 높은 니트족 비율은 우리나라 청년층 실업률이 지난해 기준으로 7.5%에 불과하다는 통계청의 조사결과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실업률 기준으로는 우리나라가 OECD선진국 평균인 16.2%의 절반에 불과했으나 이는 실업률이 고용시장에 나온 이들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니트족처럼 일자리 찾기를 아예 포기한 청년층의 고용문제는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한 민족으로 알고 있었던 우리나라가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젊은층의 일자리가 부족하다지만 산업현장이든, 농어촌이든, 식당이든 외국인 노동자와 중국동포 노동자 없이는 운영을 못할 정도로 일손은 부족하다. 일자리를 찾지 않고 부모에 기대 사는 젊은이가 많은 사회는 희망이 없다.
무려 84%에 달하는 대학진학률에서 일단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너도나도 대학에 진학해 가방끈을 키우다보니 힘든 육체노동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장에서 땀 흘리고 일하느니 차라리 편의점에서 시간당 4천원짜리 알바를 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편의점 알바도 힘들다고 그냥 집에서 어영부영하는 자녀를 보면 부모들의 속은 터질 것이다.
내 자식만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부모의 인식도 한몫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가 연구한 ‘한국 베이비부머 패널 연구, 2차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18세 이상의 성인자녀가 있는 비율은 82%에 달한다. 18세 이상 성인이 되면 자녀가 독립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서구와 달리 한국 사회의 경우 자녀가 성인이 되어도 부모의 지원은 계속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와 동거하는 성인자녀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평균연령은 24세 이며 학교에 재학중인 비율은 41%, 대학은 졸업한 비율은 41%, 미 취업인 상태는 65%, 미혼인 상태는 98%로 나타났다.
한국 부모들의 ‘자녀지원 3종세트’는 대학교 및 대학원등 고등교육 학비, 결혼 준비 비용, 신혼집 마련비용.
한국의 부모들은 참 대단하다. 베이비부머의 92%가 자녀 고등교육 학비를 부담하고 있으며 절반이상인 54%가 결혼 준비 비용을 ‘거의’ 혹은 ‘상당부분’을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이 올라서인지 아니면 더 이상 부담할 능력이 안되서인지 신혼집 마련비용을 ‘거의’ 혹은 ‘상당부분’ 제공한 비율은 이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25%정도 였다.
‘자녀지원 3종세트’는 목돈 지출이 요구되는 부분이지 베이비부머들이 성인자녀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상당하다. 아마도 기름종이에 적어놓고 나중에 자녀들에게 들이내민다면 그들은 숨이 턱 막히리라.
한국은 성인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의 10명중 8명이 자녀와 동거하고 있다. 동거하는 성인자녀의 경우 평균 20대 중반으로 취업한 비율은 35%에 불과하고 대부분 미혼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을 먹여살리는 일도 만만치 않다. 요즘은 초혼 연령의 증가와 청년실업 문제 등으로 젊은 세대의 독립이 지연돼 베이비부머의 자녀 부양기간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부모들만 죽을 맛이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은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베이비부머들은 경제적 형편, 은퇴 준비여부, 자녀의 출가, 돌봐야 할 부모 등을 고려하여 언제 은퇴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깊게 고민중이다. 아니 고민이 아니라 어떻게든 현직에 오래 머무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년이 60세로 연장됐다는데 나에게도 그 혜택이 올까 노심초사하고 있을 게다.
이미 은퇴한 베이비부머는 일자리를 잡기 위해 수백군데에 입사원서를 쓰기도 한다. 고위 공무원 출신의 60대 가장은 어느 백화점의 실버 주차요원으로 채용돼 기뻐하기도 한다. 50대에 각종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폴리텍대학에 입학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기술이라도 배워야 새로운 직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애쓴들 ‘자녀지원 3종세트’를 과감히 줄이는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윤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일자 문화일보에는 ‘둥지떠난 자식에게 먹이주는 쇠딱따구리의 父情(부정)’이라는 제목의 멋진 사진과 글이 실렸다. 경기 포천 지장산 도연암을 방문한 기자가 법당 앞 소박한 돌탑위에 앉아있는 쇠딱따구리 가족을 발견하고 셔터를 눌렀다. 둥지를 떠난 어린새가 아빠새가 물고 온 벌레를 받아먹는 순간을 포착한 좋은 사진이다. 사진을 찍은 기자는 “쇠딱따구리 부부는 어느새 올해 자식농사에 성공, 둥지를 떠난 자식들을 따라 다니며 먹이를 주고 있는 것이다”고 해석을 덧붙였다. 모든 동물들은 종 존속을 위해 짝짓기를 하고 2세들이 홀로서기를 할때까지 혼신의 힘을 기울이듯이 쇠딱따구리 수컷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그럼 인간은 언제까지 자녀를 돌봐줘야 할까?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만 학비를 대줄게 대학은 네 힘으로 다녀라...대학교까지는 학비를 대줄테니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데 취직해라...무슨 소리야 결혼할때까지 아직 애기인데 결혼할때까지는 품에 안고 살아야지... 힘들게 맞벌이 하는데 아이들 낳고 어느정도 기반 다질때까지는 돌봐줘야지....각각의 형편에 따라 자식을 돌봐야 하는 기간과 돌봄의 정도는 천양지차일게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얼마전 “대한민국 청년 5명중 1명이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이다”는 다소 충격적인 통계를 발표했다. ‘2013 세계청년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중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인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차지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19.2%였다.
주변에 놀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다고는 느꼈지만 5명중 1명이 공부나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고 부모에게 빌붙어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년층의 니트족 비율은 OECD 34개 회원국중에서 일곱 번째로 높았다. OECD국가 평균 청년층 니트족 비율은 15.8%였다. 청년층 니트족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룩셈부르크로 7.1%에 불과했다.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스위스, 일본 등은 10%에 못미쳤다. 미국은 16.1%, 영국은 15.9%, 독일은 12%, 프랑스는 16.7%로 우리나라 보다는 낮았다.
이번에 조사된 우리나라 청년층의 높은 니트족 비율은 우리나라 청년층 실업률이 지난해 기준으로 7.5%에 불과하다는 통계청의 조사결과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실업률 기준으로는 우리나라가 OECD선진국 평균인 16.2%의 절반에 불과했으나 이는 실업률이 고용시장에 나온 이들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니트족처럼 일자리 찾기를 아예 포기한 청년층의 고용문제는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한 민족으로 알고 있었던 우리나라가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젊은층의 일자리가 부족하다지만 산업현장이든, 농어촌이든, 식당이든 외국인 노동자와 중국동포 노동자 없이는 운영을 못할 정도로 일손은 부족하다. 일자리를 찾지 않고 부모에 기대 사는 젊은이가 많은 사회는 희망이 없다.
무려 84%에 달하는 대학진학률에서 일단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너도나도 대학에 진학해 가방끈을 키우다보니 힘든 육체노동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장에서 땀 흘리고 일하느니 차라리 편의점에서 시간당 4천원짜리 알바를 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편의점 알바도 힘들다고 그냥 집에서 어영부영하는 자녀를 보면 부모들의 속은 터질 것이다.
내 자식만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부모의 인식도 한몫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가 연구한 ‘한국 베이비부머 패널 연구, 2차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18세 이상의 성인자녀가 있는 비율은 82%에 달한다. 18세 이상 성인이 되면 자녀가 독립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서구와 달리 한국 사회의 경우 자녀가 성인이 되어도 부모의 지원은 계속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와 동거하는 성인자녀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평균연령은 24세 이며 학교에 재학중인 비율은 41%, 대학은 졸업한 비율은 41%, 미 취업인 상태는 65%, 미혼인 상태는 98%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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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모들은 참 대단하다. 베이비부머의 92%가 자녀 고등교육 학비를 부담하고 있으며 절반이상인 54%가 결혼 준비 비용을 ‘거의’ 혹은 ‘상당부분’을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이 올라서인지 아니면 더 이상 부담할 능력이 안되서인지 신혼집 마련비용을 ‘거의’ 혹은 ‘상당부분’ 제공한 비율은 이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25%정도 였다.
‘자녀지원 3종세트’는 목돈 지출이 요구되는 부분이지 베이비부머들이 성인자녀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상당하다. 아마도 기름종이에 적어놓고 나중에 자녀들에게 들이내민다면 그들은 숨이 턱 막히리라.
한국은 성인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의 10명중 8명이 자녀와 동거하고 있다. 동거하는 성인자녀의 경우 평균 20대 중반으로 취업한 비율은 35%에 불과하고 대부분 미혼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을 먹여살리는 일도 만만치 않다. 요즘은 초혼 연령의 증가와 청년실업 문제 등으로 젊은 세대의 독립이 지연돼 베이비부머의 자녀 부양기간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부모들만 죽을 맛이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은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베이비부머들은 경제적 형편, 은퇴 준비여부, 자녀의 출가, 돌봐야 할 부모 등을 고려하여 언제 은퇴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깊게 고민중이다. 아니 고민이 아니라 어떻게든 현직에 오래 머무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년이 60세로 연장됐다는데 나에게도 그 혜택이 올까 노심초사하고 있을 게다.
이미 은퇴한 베이비부머는 일자리를 잡기 위해 수백군데에 입사원서를 쓰기도 한다. 고위 공무원 출신의 60대 가장은 어느 백화점의 실버 주차요원으로 채용돼 기뻐하기도 한다. 50대에 각종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폴리텍대학에 입학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기술이라도 배워야 새로운 직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애쓴들 ‘자녀지원 3종세트’를 과감히 줄이는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윤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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