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박남규 교수의 창조경영 99번 실패할 수 있는 기업이란

ngo2002 2013. 3. 12. 10:54

창조경영] 99번 실패할 수 있는 기업이란
기사입력 2013.03.08 13:33:25 | 최종수정 2013.03.08 14:29:33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박남규 교수의 창조경영 ◆

어떻게 하면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창의적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학적 공식이나 혹은 비책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들의 생각과는 달리 이런 비책은 매우 간단한 법칙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99번 실패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왜 수많은 기업들은 이런 비책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일까?

대다수 기업들은 99번이나 실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수많은 잠금장치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전략 실행을 책임지는 임원 인사 제도가 단기 실적을 중심으로 평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국 금융기관들은 대부분 임원들을 1년 단위로, 그리고 제조업에서도 2~3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야 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99번을 실패하라고 요구하면 이것은 마치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것과 같다.

둘째, 연구개발에 대한 평가기준이 재무적 성과 지표를 기반하고 있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장애요인이다. 재무적 성과 지표는 분기, 반년, 혹은 일년 단위로 변화하는 단기 지표인 반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본원적으로 매우 장기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모순적 구조에서는 99번을 실패하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셋째, 실패에 대한 용서와 실패로부터 학습하려는 전통이 매우 부족하다. 한국 기업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현상 중 하나가 신규사업을 담당하는 책임자가 장기간 재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규사업의 평균적인 성공 확률은 25%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두세 번 정도 신규 사업에 실패하면 여지없이 물러나는 경우가 너무나 보편화되어 있다. 이렇게 불안정한 지위에 있는 임원들이 전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렇다면 99번을 실패할 수 있는 기업들은 과연 있을까? 지난 150년 동안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신제품 개발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재료공학 분야의 코닝을 생각할 수 있다. 코닝의 성공 뒤에는 세 가지 숨겨진 비결이 있다.

첫째, 지난 100년 동안 겨우 8명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평균 12년 이상씩 재임하면서 전체적인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진두지휘했다. 둘째, 미래 불확실성이 높은 신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감행할 때도 투자의 성공 여부에 대한 판단 시점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장기적 관점에서 평가했다. 다른 기업과 달리 코닝은 최고경영자(CEO)가 재임하는 기간 동안이 아니라, 심지어 CEO의 생존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 것이 불투명한 경우에도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할 수 있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셋째, 미래 기술 투자에 대한 중요한 전략적 판단을 책임지는 기술전략 위원회를 구성할 때는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사람뿐만 아니라, 반드시 가장 큰 실수를 했던 사람들도 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50년 동안 고집스러울 정도로 이런 전통을 지키고 있는 코닝이야말로 창조경영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창의적 신제품을 갈구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우리 기업에서는 몇 번이나 실패할 수 있는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박남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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