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밥통 농업정책으로 특용작물등 고부가농사 뒷전 農心 달랜다며 정부 보조금 17년간 116조 쏟아부어 농민들 정부`눈먼 돈`받아 노래방ㆍPC방 차리기도 | |||||||||
◆ Agrigento Korea 첨단농업 富國의 길 / 24일 제17차 국민보고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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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가 받은 형벌은 끔찍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올렸다. 그러나 바위는 다시 제자리로 굴러떨어졌고, 시지프스는 그럴 때마다 계속해서 바위를 밀어올려야 했다.
지난 30년간 한국은 농업에 있어서만큼은 시지프스와 같은 처지였다. 지긋지긋한 `보릿고개`를 넘어 1970년대 중반 통일벼를 통해 획기적인 증산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농업=쌀`이라는 등식은 진리와 같았다. 문제는 1980년대 이후 30년간 한국 농업이 퇴보의 길을 걸었다는 데 있다. 제조업이 수출로 방향타를 틀면서 한국을 세계 무역 순위 12위로 이끄는 동안 농업은 산업화의 그늘에 가려 쇠락해왔다. 매일경제 비전코리아팀이 △농식품 무역수지 △도시 대비 농가소득 △농촌 고령화율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 △농가 교역조건 등 5가지 기준으로 1980년, 1997년, 2008년을 비교해 본 결과 모든 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특히 농식품 무역적자 규모는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5년 108억달러에서 2006년 127억달러, 2007년 155억달러, 2008년 187억9600만달러로 적자 규모가 4년새 73% 증가했다. ◆ 농가당 한해 매출 1090만원 = 한국 농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생산구조가 지나치게 쌀에 편중돼 있다는 사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농가 중 70.7%가 벼농사에 관여하고 있다. 또 전체 경지면적 중 53.2%인 93만여 ㏊가 쌀 생산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전체 농업 생산액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24.4%에 그친다. 86만 농가가 쌀에 매달려 9조3800억원어치를 생산하고 있으니 농가당 매출이 겨우 1090만원 남짓이다. 더구나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되는 물량을 포함해 쌀은 수년째 공급 초과다. 대풍을 거둔 지난해에는 재고물량이 무려 100만t에 달했다. 반면 식생활 변화로 인해 쌀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4㎏으로 전년 대비 1.8㎏(2.4%) 줄었다. 1984년 130.1㎏ 이후 매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농민 대다수가 벼농사를 고수하다보니 정부 지원도 쌀에만 집중된다. 논 면적을 기준으로 쌀 소득보전 직접지불금을 주겠다는 발상도 그래서 나왔다. 정부도 농민도 저부가가치 생산물인 쌀에 매달리는 가운데 특용작물이나 원예 등 고부가가치 작물이 도리어 소외됐다. 이에 대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통일벼가 상징하는 농업은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으로 넘어간 80년대 초 이미 끝났음에도 통일벼 시대 정책이 지속되면서 한국 농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쌀 생산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매일경제 농민 설문조사에선 응답자 중 43%가 쌀 생산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벼농사만 고집할 필요가 절대 없다"며 "이대로 가면 쌀 과잉생산이 우리 농업의 최대 골칫거리가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낙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민주당)은 "경작면적이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필요는 없다"며 "문제는 쌀 재고량이 10만t만 늘어나도 어쩔 줄 모르는 취약한 농정에 있다"고 지적했다. ◆ 쌀 직불금 매년 5000억원씩 늘어 = 우리 정부는 UR(우루과이라운드), 외환위기, FTA(자유무역협정) 등 `농심(農心)`을 달래야 할 때마다 보조금 규모를 늘려왔다. 1992~1998년 연평균 4조8000억원이던 농업 투ㆍ융자가 2004~2008년에는 두 배인 9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17년간 116조원에 달하는 예산과 기금을 투입했지만 그에 정비례해 농가부채만 늘어났다. 정부 보조금이 제 구실을 못한 이유는 돈을 꼭 필요한 곳에 정확하게 쓰지 못하고 선심성 나눠먹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축산업으로 성공한 한 농민은 "정부 보조금을 받아 노래방이나 PC방을 차린 농민도 있다"며 "우리들끼리 모이면 보조금이 오히려 농업을 망쳤다고 한탄한다"고 말했다. 농경제학계 원로인 성진근 충북대 명예교수는 "지금 추세로 가면 쌀 직불금이 매년 5000억원씩 증가하게 돼 있다"며 "농업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나눠먹기식 보조금은 이제 끝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 정혁훈 차장 / 김인수 기자 / 신헌철 기자 / 강태화(MBN) 기자 / 최승진 기자 / 차윤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0.03.23 17:53:30 입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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