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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 인술]치매도 조기 치료가 중요

ngo2002 2012. 11. 30. 10:59

[의술 인술]치매도 조기 치료가 중요

얼마 전 치매환자인 아내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 남편이 구속됐다는 소식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치매환자의 가정불화 사건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면면이 안타깝다.50년간 함께 살아온 아내를 끝까지 자기 손으로 지키려 했던 남편의 진심은 2년에 가까운 간병시간 동안의 고통으로 물거품이 되었고, 결국 극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을 터이다. 최근 들어 이렇게 치매환자를 둘러싼 사건 소식이 늘어나고 있다. 치매는 환자 본인이 겪어내야 할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도 함께 고통스러운 병이다. 얼마 전 대한치매학회에서 치매환자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장애로 인해 ‘간병 스트레스를 받는가’라는 질문에 10명 중 8명가량이 ‘그렇다’고 답했다.

시설에 맡기거나 간병인을 따로 쓰지 않는 한 종일 치매환자를 돌봐야 하는 보호자의 부담은 단순히 스트레스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일상생활수행능력은 말 그대로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이다. 치매의 진단은 기억을 잊어버리는 인지장애 여부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인지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때 비로소 치매로 진단한다. 건망증과 치매가 달리 판단되어야 하는 이유다.

청소·설거지·요리 등 집안일 하기, 전화 걸고 받기, 돈 계산 하기 등이 일상생활수행능력 항목에 들어간다. 평소에 집안을 깔끔히 정돈하는 것을 좋아하던 아내가 어느 날부터 청소기 돌리는 것도 잊고 벗어 놓은 빨래가 세탁기 옆에 그득히 쌓이기 시작하면 일단은 일상생활수행능력의 장애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수행능력의 장애는 비교적 초기 치매환자에게서도 발견된다.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서도 치매와 비교해서 덜 심하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수행능력의 장애가 나타난다. 치매도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진단해 초기에 치료하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부에서는 완치에 가까운 개선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일상생활수행능력 장애는 주변인에 의해서 쉽게 발견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생활수행능력에 대한 일반인의 교육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넘기기보다는 ‘혹시나’하는 의심을 갖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일상생활수행능력을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매환자에게 흔히 쓰이는 치료제 중 일상생활수행능력을 개선시키는 데 효과를 입증한 약물도 있으니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 하루 한 번 몸에 부착하는 패치형도 개발돼 약물 복용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 및 보호자에게 환영을 받기도 한다.

가파른 고령화로 노인의 수와 치매환자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간병자살’이라고 해서 치매환자를 간병하는 부담에 못이겨 자살, 혹은 살해하는 것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정책적으로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기도 하지만, 우선은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이 환자의 일상생활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조기 발견해 대처하는 것이 치매로 인해 더 이상의 가족 해체를 막을 수 있는 첫 번째 해결책이다.

<양현덕 | 원광대산본병원 신경과 과장>


 

입력 : 2012-11-29 20:50:02수정 : 2012-11-29 20: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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