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술, 맛, )

의학전문기자 출신 신재원이 들려주는 불편하지만 꼭 알아야 할 진실

ngo2002 2012. 9. 19. 10:32

의학전문기자 출신 신재원이 들려주는 불편하지만 꼭 알아야 할 진실
건강은 사실 누구나의 관심사이지만 주치의를 두고 세심하게 살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인터넷과 매체의 발달로 관련 정보는 넘쳐나지만 어느 것이 참 정보인지 쉽게 알 수가 없어서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의사 중에서도 건강을 위한 정보를 전하는 의학전문기자라면 속 시원하게 말해줄 수 있지 않을까.

드라마 보며 가슴 따뜻한 의사의 꿈 키워
의대 동문인 신재원·이진한 두 의학전문기자가 3년 전에 작당을 했다. 「병원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이란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내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건강 상식, 그리고 병원이 얘기하는 건강법을 되물으며 건강에 관한 실체적 진실을 조명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됐다. 각종 팟캐스트와 소셜 미디어를 종횡무진하며 의학 정보를 알리는 일에 힘쓰는 아폴로엠 신재원(40) 대표를 만났다. 가족과 휴가를 다녀온 그는 가무잡잡하게 그을려 있었다.

“더운 여름은 잘 나셨는지요. 여름철에는 아이들 건강은 물론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폭염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요.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도움이 됩니다. 초등학생 미만의 아이들은 쉽게 탈수 증상이 올 수 있으니 표현을 잘 못하는 아이들이 혹시 목이 말라서 짜증을 내지는 않는지 주의 깊게 살피세요.”

열대야는 물러간 기세지만 9월 중순까지도 덥다니 아무래도 부모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인다. 더구나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셋째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려 치료 중이란다. 아무리 의사나 의사 자녀라도 병을 피해갈 수는 없는 모양이다. 다만 남들보다 유리한 점이라면 병원에 갈 만한 병증인지 아닌지를 보다 빨리 판단해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정도.

“의사니까 남보다 좀 더 대처를 잘하는 정도이지 별 수 없어요. 입과 손발에 물집이 잡히는 수족구병은 바이러스 질환인데 수영장 같은 곳에서 걸릴 수 있어요. 아이들이나 아내가 아파도 정확한 진단 없이는 어디가 아픈지 모를 수 있거든요. 좀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보는 게 습관화돼 있어서 치료법을 알려주든지 아니면 병원에 가보라고 해요. 아내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요(웃음). ‘의사가 그것도 모르느냐’라며 핀잔을 주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의사는 늘 냉정하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사실 신 대표도 마음이 약하고 유약한 성격이란다. 그래서 한때 의사가 적성에 안 맞는다는 생각도 했지만 의학드라마 ‘종합병원’을 보면서 극중 이재룡처럼 가슴 따뜻한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에서 MBC 의학전문기자로, 또 의학 정보를 유통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 운영자로 포지션을 바꿔왔지만, 한 번도 사람들의 건강을 살피는 의사라는 사실을 잊은 적은 없다.

“요즘 재밌게 보는 드라마 ‘골든타임’의 이선균씨가 연기하는 배역과 비슷했어요. 응급실에서 일할 때는 좀 힘들었는데, 막상 전공의 생활을 하면서는 적성에 맞더라고요. 냉정하기이전에 기본적으로 환자에 대한 감정이 없으면 안 되거든요. 환자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야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환자들하고 농담도 하는 편이었는데 그런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의학전문기자 역할도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의사 일의 연장선이라고 봤습니다.”

건강의 진실, 병원 편
의대생 시절, 특정 진료 과목이 아닌 가정의학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인간 중심의 진료’를 중시하기 때문이었다. 건강의 주체는 병원이나 약국, 의사가 아닌 ‘자신’이라는 사실부터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인턴 생활을 할 때도 그랬고 너무 늦게 병원에 와서 손쓸 수 없는 환자들을 많이 봤어요. 어떻게 하면 환자가 빨리 병원에 가도록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고요. 하지만 아프면 무조건 대형 병원으로 가야 된다든지, 모든 의사와 약사가 꼭 필요한 처방을 알아서 제공할 것이라든지, 건강식품은 먹을수록 건강에 좋다든지 하는 근거 없는 믿음이 도리어 건강을 위협하기도 해요. 좋은 병원이란 크고 잘되는 병원이 아니라 환자에게 적합한 병원입니다.”

우선 1차 진료 기관인 동네 의원을 고를 때 간판을 잘 살펴봐야 한다. 진료과목이 네 개에서 여덟 개에 달하는 의원도 있는데, 그렇다고 모든 분야의 전문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의원’ 바로 앞에 쓰인 진료 과목이 그 병원 의사의 전공 분야란 사실을 알아두자. ‘○○정형외과의원’이라 쓰인 병원의 의사는 정형외과 전문의이지만 진료 과목으로 이비인후과, 신경과 등의 진료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동네 의원에서는 경력이나 자격증보다 환자를 편하게 대하는 자세,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광고나 간판을 믿을 것이 아니라 이웃 사이에 입소문이 난 병원이 진짜 좋은 병원이다.

건강검진도 큰 병원에서 추가 비용을 많이 내고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건강검진의 경우 평소 생활습관과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예진과 검사 결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중요한데 이를 소홀히 한다면 오히려 불안만 부추길 수도 있다. 작지만 믿을 수 있는 병원에서 세세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응급실에 갈 때도 무조건 대형 병원을 고집할 일은 아니다. 대형 병원의 경우 수련의나 전공의가 경험을 쌓기 위해 응급실에서 교대 근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감기몸살이나 몇 바늘 꿰매야 하는 부상, 심하지 않은 두통이나 복통의 경우 응급 환자 진료에 밀려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진료비가 너무 많이 나올 수 있어요. 하지만 혈압이나 맥박, 호흡에 문제가 있거나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대형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가슴 통증이나 팔다리가 마비되는 경우, 구토를 동반하는 두통이 있으면 꼭 대형 병원으로 가세요.”

의료 기술의 진실, 의사 편
정보의 양은 방대해졌지만 정작 잃어버린 것은 의사와 환자 간에 오가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 ‘3분 진료’란 오명을 쓰고 있는 병원의 외래 진료는 제도적 문제이지만, 그 탓에 의사와 환자가 믿고 교감하기 힘들게 됐다. 환자는 의사의 실수에 소송도 불사할 태세고, 의사는 의사대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어적으로 과다한 진료를 하게 된다. 제왕절개 비율이 세계보건기구 권고 수준인 5~15%보다 훨씬 높은 37%(2007년 기준)에 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불필요한 오해를 줄여보자는 의미에서 책을 쓰고, 팟캐스트 방송을 하는 이유도 있어요. 우리나라가 유독 제왕절개 비율이 높다고 하는데 꼭 돈 때문만은 아니거든요. 난산의 기미가 있을 때 제왕절개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판결에서 불리하게 작용해요. 드라마에 나오는 의사라면 끝까지 자연분만을 유도하겠지만 그게 쉬운 일도 아닌데다가 의사가 봐야 할 환자의 수가 많기도 하고요. 어느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주치의 한 명이 모든 환자를 제대로 보기가 힘든 상황이에요. 외국의 경우 한 명의 의사가 보는 환자 수가 우리나라에 비하면 현저하게 적거든요. 그래도 요즘은 의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이나 면담 기술도 가르친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죠.”
아무래도 개인 병원의 경우 비싼 임차료를 내고 수지 타산을 맞추기 위해 온갖 시술에 나서는 등 옆길로 새는 경우가 왕왕 있다. 산부인과의 경우 요즘은 ‘여성의학과’로 이름을 바꾸고 레이저 시술이나 갑상선 관련 진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분만으로는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서이다. 비타민 주사처럼 비싼 비보험 진료에 열을 올리는 병원이라면 환자의 건강보다는 의사의 잇속을 챙기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비타민 주사의 경우 효능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요. 돈벌이를 위해 고안해낸 것이니 너무 의존하지 마세요. 요즘에야 원래 양악수술은 미용 목적이 아니라는 건 많이 알려져 있지만, 필러나 프티 성형은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지요. 아무리 간단한 시술이라도 동의서를 받기 전에 부작용 등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의사라면 믿을 만합니다. 임플란트나 교정 치료처럼 시간과 비용이 드는 진료는 다른 것보다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하고요.”

의약품과 관련 산업의 진실
지난 5년 동안 의학전문기자로 현장을 누비며 뜻밖의 상을 받기도 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참사 때 현장에 파견되어 보도는 물론 수술에 참여하는 등의 노고를 인정받아 노바티스 의학기자상과 녹십자언론상을 수상한 것.
“일주일 정도 체류했는데 의학전문기자로 참사 현장에 간 것은 최초라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상까지 받아서 감사했어요. ‘생로병사의 비밀’처럼 의료와 건강에 관한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는데 부서가 다르기도 하고 취재가 바빠서 못했어요. 기자직은 그만뒀지만 의사들과 함께 팟캐스트 ‘나는 의사다’ 출연도 하고요. 가능한 한 쉬운 용어로 말하자는 주의인데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가 봐요.”

전문 용어라는 벽도 존재하지만 현업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바쁘다 보니 의료기술은 발달해도 상품화하거나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적용하는 일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보다 실제적으로 사람들의 삶과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 신 대표가 하고 싶은 일이다.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은 경쟁력이 있습니다. 정보통신산업과 비교해도 될 정도로요. 삼성이 의료사업을 시작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제가 볼 땐 10년쯤 후에는 의료 분야에서 특허가 이슈가 될 겁니다. 열 명 정도의 의사들과 뜻을 모아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특허를 내고, 상품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의료기술을 외국에 소개하고 싶은 생각도 크고요. 성형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불과 3, 4년 사이에 비약적으로 발전했어요. 워낙 많은 수의 환자를 보니까 기술이 발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의료 한류’에 일조하고 싶어요.”

관련 시스템을 상품으로 만드는 것도 그가 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병원에서 하루에 한 번 의사가 회진을 하는데, 그때 환자가 자리를 비운다면 그날은 종일 의사를 만날 수가 없다. 의사가 언제 회진을 하는지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좋은 일일 것이다. 단순히 회진 시간을 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거나 링거액이 다 됐음을 간호사에게 통보하는 등의 용도로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의사가 세미나 참석 등으로 자리를 비워도 환자의 수치를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면 얼마나 편하겠어요? 사실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디지털로 네트워킹할 수 있는 병원 시스템을 만들려고 합니다. 3년 정도를 내다보고 있는데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의사로서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사람들의 건강에 일조하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는 신재원 대표. 그가 만들거나 밝혀줄 것들에 기대를 건다. 단순히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1 의사를 일컫는 호칭
인턴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자격증을 딴 의사는 첫 병원에서 1년 동안 근무하게 된다.
전공의 인턴이 끝난 후 그 분야에서 4년 동안 전공의 수련을 받게 된다.
전문의 전공의 수련이 끝나야 비로소 전문의 자격을 딸 수 있다.

2 충치도 전염병이다
충치는 원인 균을 통해 감염되는 질병이다. 신생아의 경우 충치가 있는 어른의 입 혹은 입에 닿은 물건을 가까이 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생후 30개월까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충치는 이가 시리고 아픈 경우나 입 냄새로도 진단할 수 있지만, 음식을 씹을 때 턱이 아프고 소리가 나는 것도 충치의 징후이므로 치과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3 의료 사고에 대처하는 법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환자의 상태가 점점 악화되는 경우 의료진의 실수일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진료기록부를 확보하는 일이다. 그 다음으로 주치의를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듣고, 그래도 의사의 과실이라는 생각이 들면 소비자원이나 법률 사무소 등을 찾아 상담을 한다. 다만 병원 앞에서 일인 시위를 하는 등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는 것은 피한다. 병원 측이 명예훼손과 업무 방해로 소송할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의료 사고 관련 상담은 법률구조공단(02-3270-9638), 한국소비자원 전문 의료상담(국번 없이 1372, www.ccn.go.kr),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의료사고상담센터(1600-4200) 등에서 할 수 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위성은(객원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경향신문 포토뱅크 참고 서적 /「병원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신재원·이진한, 리더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