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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103> ‘산업의 쌀’ 철 이야기 [중앙일보]

ngo2002 2010. 3. 19. 15:21

2009.11.18 00:03 입력

‘무쇠팔 무쇠다리’ 마징가 Z? 무쇠는 단단하지만 깨지기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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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기호 Fe, 원자번호 26. 철(鐵)입니다. 인류 문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금속이죠. ‘산업의 쌀’로 불리며 우리의 생활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철은 우리의 핏속에도 있습니다. 피가 붉은 것은 적혈구의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에 있는 철 성분 때문입니다. 영화 ‘에일리언’에 나오는 외계인의 피가 초록색인 것은 철 성분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철강산업의 발달은 산업 강국의 역사와 흐름을 같이합니다.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갔고 지금은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가 주도합니다.

염태정 기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철강은 화학적으로 순수한 철 원소(Fe)로만 구성돼 있는 것은 아니고 철을 주성분으로 탄소(C), 규소(Si), 망간(Mn), 인(P), 황(S) 등의 성분이 들어간다.

철의 명칭은 기본적으로 탄소의 함량에 따라 달라진다. 철강의 성질은 철에 들어 있는 탄소의 양에 크게 좌우된다. 탄소 함유량이 적을수록 연하고 늘어나기 쉬운 성질을 가지며 탄소량이 많을수록 단단해지지만 탄성력은 떨어진다.

충남 당진 현대제철 열연공장에서 직원들이 열연코일 생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중앙포토]
순철(純鐵·pure iron)은 철 성분으로 이뤄져 있고 다른 원소는 거의 들어 있지 않은 순수한 철을 말한다. 순철은 너무 무르고 잘 늘어나서 쓰임새는 많지 않다. 전자기 재료, 촉매, 철강의 성질을 알아보는 시험용으로 주로 쓰인다.

선철(銑鐵·pig iron)은 ‘무쇠’라고도 하는데 탄소의 함량이 1.7~4.5%인 철을 말한다. 단단하지만 강해서 깨지기 쉽다. 만화영화 마징가Z의 주제가 중에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이라는 가사가 나올 정도로 귀에 익숙한 명칭이다. 선철은 틀에 부어서 주물로 만들 수 있지만 압력을 가해 얇게 한다든가 늘리는 가공은 할 수 없다. 무쇠솥, 철판, 화로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솥뚜껑 삼겹살집’의 솥뚜껑이 바로 선철로 만들어 진 것이다.

강철(鋼鐵·steel)은 선철을 정련해 만든 철이다. 탄소의 함량이 0.1~1.7%다. 단단하면서도 잘 늘어나기 때문에 두들기고 늘여서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철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인다. 탄소강·보통강이라고도 불리는데 기계 부품용·공구용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철근, 자동차 차체, 선박 등 우리 주변의 철강 제품들은 강철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철강은 어떻게 만드나

철강을 만드는 방법에는 크게 고로 방식과 전기로 방식 두 가지가 있다.

고로(高爐)는 말 그대로 우뚝 솟은 용광로를 말한다. 고로 방식은 용광로에 철광석을 넣고 녹여서 철강을 만드는 것으로 대량으로 고품질의 철강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국내에서 철광석을 원료로 쇳물을 생산하는 업체는 현재로서는 포스코가 유일하며 현대제철이 2010년 생산을 목표로 충남 당진에 고로 제철소를 건설 중이다. 원료인 철광석에서 최종 제품까지 생산한다고 하여 일관(一貫)제철소라고 한다.

고로 방식은 철광석·코크스·석회석을 주원료로 ‘제선-제강-압연’의 과정을 거친다. 철광석은 종류가 많은데 고로에 사용되는 철광석은 철 함유량이 70% 정도이고 색이 붉은 적철광을 많이 쓴다. 코크스는 유연탄을 덩어리로 만든 후 코크스로라는 곳에서 장시간 구워서 만든다. 석회석은 철광석의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

먼저 철광석과 코크스·석회석을 넣고 1200도 이상의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그 뜨거운 바람에 코크스가 타면서 철광석이 녹아 쇳물이 된다. 이때 용광로의 온도는 섭씨 1500도에 이른다. 이 공정을 제선이라고 하고 쇳물을 용선이라고 한다. 철광석을 녹이면 비중의 차이 때문에 쇳물은 용광로 아래쪽에 모이고 나머지 불순물은 석회석과 합쳐져 쇳물 위에 뜬다. 용광로에 석회석을 넣는 이유는 불순물을 없애기 위한 것으로 이 찌꺼기를 슬래그라고 한다. 슬래그는 시멘트 원료로 사용되는 등 대부분 재사용된다.

철광석에서 뽑아낸 쇳물은 탄소가 많아 부러지기 쉽고 단단해서 변형하기 어렵다. 인(P)이나 황(S) 같은 불순물도 많다. 쇳물에서 불순물을 없애고 탄소의 양을 줄여 강(鋼)을 만드는 과정이 ‘제강’이다.

제강 작업을 거친 강은 선철과 달리 힘을 가하면 늘어나고 펴지는 성질을 가지게 된다. 압연은 쇳물을 고체화한 반제품을 롤(압연 설비)에 넣어 원하는 두께의 강판으로 늘리거나 얇게 만드는 과정이다.

이렇게 나온 것이 판재류로 중후판·열연강판·냉연강판 등이 있다. 중후판은 선박·교량·각종 산업기계 등에 널리 사용된다. 열연강판은 냉연강판의 소재가 되거나 석유 수송용 강관의 소재 등으로 쓰인다. 열연강판은 소비용도에 따라 두께를 조정한다. 강관은 각종 파이프류를 말한다. 얇게 편 열연강판을 둘둘 만 것을 열연코일이라고 한다.

냉연강판은 열연코일을 소재로 두께를 얇게 하고 표면을 미려하게 처리한 것으로 가공성이 뛰어나다. 가공방식과 특성에 따라 자동차나 세탁기·냉장고 등 각종 제품에 사용된다. 각종 음료의 캔에 쓰이는 주석도금강판 등의 원판으로 쓰이기도 한다.



전기로 방식 제철소 … 전기요금 1년 수천억원

철은 죽지 않고 다시 태어난다. 전기로 방식을 통해서다. 전기로라는 커다란 용기에 고철(스크랩)을 넣고 녹여 다시 철을 만드는 방법이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철강 제품의 30%가량이 이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전기로는 말 그대로 전기(아크)로 열을 발생시켜 쇠를 녹일 수 있는 그릇이다. 처음 전기로가 나왔을 때는 용량이 10t 내외였지만 지금은 100t, 150t, 300t짜리 등으로 커졌다. 전기로는 아크열로 쇠를 녹이는 만큼 전기 사용량이 많다. 보통 대형 전기로 업체의 1년 전기료가 1000억원이 넘고, 많은 곳은 4000억원 선에 이른다. 전기로 업체로서는 전기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만큼 공장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해 고철을 미리 예열해 전기로에 넣는 등의 방법으로 전기료를 절감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전기로 공법을 주력으로 철강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현대제철·동부제철·동국제강·YK스틸 등이 있다.

고로 방식이든 전기로 방식이든 모두 쇳물을 만드는 방식일 뿐이고 최종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쇳물의 성분을 조정하는 과정, 쇳물을 굳혀 반제품을 만드는 과정, 필요한 제품으로 압연하는 과정은 동일하게 거친다.

전기로 공법으로 만들어지는 철강제품은 대부분 철근·형강 등으로 사용되지만 요즘에는 기술이 좋아져 열연강판 등과 같은 판재류를 만들기도 한다. 건축토목용 소재로 사용되는 철근은 전기로 제강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형강은 건물이나 교량, 지하철이나 각종 철골 공사의 소재로 사용된다.

한국 작년 조강생산량 세계 5~6위권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민간의 경영 노력이 조화를 이뤄 1970년대 이후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73년 7월 가동을 시작한 이래 지속적인 설비확충과 빠른 수요 증가로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조강생산 기준으로 세계 5~6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조강생산량은 5362만t이다. 일반적으로 조강생산량은 고로와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의 합을 말한다.

철강재와 교량·선박 등 다양한 형태로 국내에 존재하는 철의 총량(철강 축적량)은 지난해 말 기준 5억407만t으로 사상 처음으로 5억t을 넘었다.

자료 제공
한국철강협회·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동부제철



합금강의 세계
물에 뜨는 ‘스펀지 금속’도 있답니다


강철은 모든 성질이 우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용도에 따라 합금 원소를 첨가한다. 도금 등의 표면처리를 통해 강의 성질을 변화시켜 다양한 철강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대표적인 합금강이 바로 녹슬지 않는 철,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이다. 흔히 ‘스뎅’으로 불리는 제품이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일반 탄소강에 크롬(Cr)과 니켈(Ni) 등을 첨가해 만든다. 20세기 초 스테인리스 스틸이 발명되면서 철제 용품은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특히 내구성이 강하면서 녹이 슬지 않아 냄비와 칼, 그릇과 같은 주방용품에서는 혁신을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탄소강에 몰리브덴(Mo)을 다량 넣고 텅스텐 등도 함께 넣어 강도를 높이고 내열성을 향상시킨 몰리브덴강은 드릴이나 커터 등 절삭공구의 소재로 많이 사용된다. 물에 뜨는 철도 있다. 철 안에 발포제(공기 방울이 생기게 하는 약품)를 넣어 부풀린 금속으로 ‘스펀지 금속’이라고 불린다. 밀가루 반죽에 베이킹파우더를 넣어 빵을 부풀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스펀지 금속은 충격이나 진동, 소리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서 엘리베이터의 방음판 등으로 사용된다.

모양을 기억하는 합금인 형상기억합금도 빼놓을 수 없다. 정해진 온도에서 일정한 모양을 만든 뒤 힘을 가해 다른 모양으로 변형시킨 후 정해진 온도를 맞춰주면 처음 기억한 모양으로 돌아가는 합금이다. 치열 교정용 와이어, 안경테 등에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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