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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100> 수 [중앙일보]

ngo2002 2010. 3. 19. 15:18

2009.11.11 00:06 입력 / 2009.11.11 00:06 수정

피타고라스의 정리, 원주율…동서양 모두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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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기 때문에 각종 기념식이 열립니다. 이번 Special Knowledge는 수(數)를 이야기합니다. 사실 우리의 일생은 생몰연대를 비롯해 여러 가지 수로 설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각종 비밀번호를 생각하면, 현대의 우리는 수 없이는 존재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이름하여 호모 누메로스(Homo-Numeros), 인간과 다른 생물을 구분짓는 기준으로 수라는 잣대를 들이밀 수도 있습니다.

조현철 『알수학 』저자 chomath9779@hanmail.net
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수와 숫자는 구분을 해야 합니다. 수란 알다시피 양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지극히 추상적인 개념이며, 숫자는 그것을 표현하는 기호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실수를 구분해 봅시다. 다음과 같습니다.



학창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며, 위의 수 체계를 상식의 바탕에 두기로 합니다. 아울러 수가 누군가에 의해 발명되었다는 생각을 버립시다. 수란 저 최초의 사람들이 그들의 손가락과 주변의 돌멩이를 이용해 하늘의 별을 세고 가축들을 세면서 차츰차츰 인식하게 된 ‘존재의 어떤 표지’입니다. 우리의 몸이 객관적인 환경에 반응하며 진화했듯 머릿속에 형성된 수의 새싹도 진화해 왔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 수의 창조가 문제가 아니라 그 수의 개념이 태어날 수 있었던 인간의 인식이 문제일 것입니다. 그 인식에 깔려 있는 몇 가지 오해를 점검해 봅니다.

첫 번째 오해

우리가 학창시절에 순서대로 배우는 수의 개념이 그 수의 탄생 시기와 일치할 것이라는 오해. 즉 자연수→정수→유리수→무리수, 이런 식으로 수들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의 탄생과 관련해서는 대략 다음과 같은 시기 구분이 통설입니다.

자연수-원시시대부터
음수, 0 -5500년 전
분수-4000년 전
무리수-2500년 전, 그리스 시대
소수-16세기
허수-16세기

일러스트 강일구 ilgoo@joongang.co.kr
분수는 정수보다 먼저 사용되고, 무리수는 기원전 그리스 시대에 탄생했습니다. 자연수에서 소수의 개념과 실수가 아닌 허수가 나타난 것은 훨씬 후인 16세기입니다. 물론 수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과 그것을 숫자로 표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이 주어지고 출생등록이 되는 것이지만, 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현대적인 표기는 언제나 나중의 문제입니다.

무리수의 존재는 피타고라스학파에서 유래됐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이 아닌 두 변의 제곱의 합은 빗변의 제곱과 같다는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과연 피타고라스의 발견이냐 제자들의 발견이냐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여기에서 무리수가 탄생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1²+1²=2=(x)²이므로, 세 변의 길이가 3, 4, 5인 직각삼각형은 당연히 존재합니다. 그러니 한 변의 길이가 1인 정사각형의 대각선의 길이는 이므로, 괄호 안에 제곱해서 2인 수가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이 수를 무리수 , 제곱근2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정리를 발견하고 너무 기쁜 나머지 황소 100마리를 신에게 바쳤다고 전해지는 피타고라스지만 그러나 그는 이 사실로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유리수 이외의 그 어떤 수의 존재도 인정하지 않았던 그는 제자들에게 무리수의 존재를 비밀로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여기에도 이설이 있습니다. 피타고라스는 무리수의 존재를 몰랐으며, 그의 제자인 히파수스가 알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피타고라스 사후,√2 라는 수가 곧장 사용된 것은 아닙니다. 제곱근 기호 √는 16세기에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쉬라이버르(Schreiber,H.)가 루트(√)를 고안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제곱근에 대한 아이디어는 지역적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실용적인 도형에 집중했던 그리스와 라틴의 학자들은 넓이가 2인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가 얼마냐? 하고 접근했던 반면, 수의 개념에 밝았던 아랍인들은 x²=4인 x가 있으니, x²=2인 x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합니다. 사실, √라는 기호는 알파벳 소문자 r의 모양을 따온 것으로, 아랍인들이 근원(root)이라는 라틴어(radix)를 차용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무리수는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수입니다. 1평은 대략 3.3m를 말하므로 가로, 세로가 m인 정사각형의 한 변은 무리수가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오해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다릅니다. 신라시대의 천문관 교육의 기본 교재는 ‘주비산경’이란 책이었는데, 제1편에 구(짧은 변)를 3, 고(긴 변)를 4라고 할 때 현(빗변)은 5가 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를 구고현(勾股弦) 정리라 합니다(특히 첨성대는 천장석의 대각선 길이:기단석의 대각선 길이:첨성대 높이=3:4:5입니다). 구고현 정리는 중국에서는 3000여 년 전 진자에 의해 발견돼 ‘진자의 정리’라고 합니다. 피타고라스정리보다는 대략 500년이 이릅니다. 사실 이 피타고라스 정리가 말하는 기본 내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널리 퍼져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듯합니다. 벨기에나 프랑스는 이것을 ‘루초의 정리’라고 하며, 이 피타고라스 정리가 우리에게 처음 소개된 것은 1883년께,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인 ‘한성순보’를 통해서라고 합니다. 당시 한성순보는 피타고라스를 음차해 피댁고(皮宅高)라 했다 합니다. 

세 번째 오해

유리수와 무리수라는 용어에 관한 것입니다.

⅓=0.333333…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1.41421356237309504880… 입니다. 이것이 오해의 시작입니다. 유리수(有理數 rational number), 무리수(無理數 irrational number)의 용어의 뜻은, 유리수는 이치 있는 수, 무리수란 이치 없는 수, 미친 수라는 것입니다. 왜 이치가 없는, 미친 수일까요? 소수 부분이 0.3333…0.3, 이렇게 순환하는 것이 아니고 끝없이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서양의 학문이 일본을 경유해 우리에게 전달된, 번역상의 문제입니다. rational을 합리적인, 이성적인으로 해석한 결과입니다. 그럼 무리수는 비이성적인 것일까요? rational의 어원인 ratio는 비(比)를 말합니다. 즉 a, b가 있을 때 a는 b의 몇 배인가라고 하는 배수관계를 말합니다. 이를테면 a가 b의 3배이면, b/a=⅓ 로 나타내는 식이지요. 따라서, ⅓ = 2/6 = 3/9 …= 1억/3억

=…처럼, 분모, 분자에 정수를 넣어 비로 표시할 수 있는 수는 유리수, 그 외는 무리수입니다. 그러므로 유비수(有比數), 무비수(無比數)로 하는 것이 개념상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여간 지하철 2호선처럼 순환하는 수를 우리는 유리수라고 합니다. 우리는 여기에 다음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입니다. 분모가 변화 없이 분자가 바뀌면 순환마디를 이루는 숫자는 순서만 바뀝니다. 즉 같은 종류의 수들이 순환하는 것입니다. 이 수의 순환은 특징적입니다. 일례로 1, 4, 2, 7, 5, 8은 로또에서 자주 등장하는 수라는 통계도 있답니다.

네 번째 오해

제곱해서 -1이 되는 수(x²=-1)라는 개념에서 만들어진 허수단위 i==√-1 실제로 제곱해서-1이 되는 수는 없으므로 이것은 가상의 수입니다.

는 imaginary number에서 왔습니다.)는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미 16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지라르(Girard, A)에 의해 착상된 것입니다. 그는 대수방정식의 근과 계수와의 관계를 해명하면서 허근(虛根)의 존재를 상상했습니다(물론,

=√를 사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허수의 존재는 혁명적인 것이어서 지라르 자신도 그 존재성을 당당히 주장하진 못했습니다. 실제로 서기 62년 알렉산드리아의 헤로가 처음으로 그 존재를 확인했다고도 합니다만, 19세기 중반까지 그 존재는 무시되거나 의미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허수의 존재를

라는 허수단위로 표기하면서 수학체계로 편입시킨 사람은 그 유명한 오일러(Euler, L·1707~1787·스위스)입니다. 이 작업으로 비로소 실수는 허수와 함께 한 쌍으로-다이어드dyad-복소수(complex number) 수체계를 형성합니다(마치 입자물리학에서 말하는 물질-반물질이라는 다이어드dyad를 연상시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실수 직선에 수를 표현하던 굴레에서 벗어나서(1차원 그래프를 벗어나서), 즉 양을 수로 표현하던 개념을 벗어나서, 수를 이용해 위치와 방향을 표현하는 단계로 갑니다. 이런 2차원적인 사유의 도구를 위해, 1800년께 노르웨이의 카스파 베셀과 프랑스의 장 아르강이 복소평면을 고안하게 됩니다.

다섯 번째 오해

무리수는 하나의 무리수라는 이름으로 정리되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수적 무리수)와 원주율 π(파이, 초월수)는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2=1.41421356237309504880 … ,π=3.14159265358979 …

물론 두 수는 순환하지 않고, 꼴로 쓸 수 없으므로, 무리수입니다. 그러나 π는 유리계수방정식의 근으로 나오지 않는 수입니다. 예를 들어 3x²- ½x-13=0처럼 계수가 유리수인 방정식에서 근으로 나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수를 초월수라 합니다. 이 π란 수는 너무 유명해서, 예전 미국에서 결성된 ‘π클럽’은 파이데이 행사를 시작하기도 했답니다. π가 3.1415926…로 나가기 때문에 3월 14일 오후 1시59분26초에 모여 ‘해피 파이데이’ 노래를 부르고, π모양의 과자 파이를 먹으면서 축하연을 벌인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π를 ‘원둘레률’이라고 합니다. π란 기호를 쓴 사람은 1737년 오일러였습니다. 수학에 바친 그의 연구 실적은 너무도 방대하고 지대해서 그의 초상화는 스위스의 10프랑 지폐에 실려 있을 정도입니다. 수학적 업적도 그렇지만 그는 13명의 자녀를 가졌던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러나 피타고라스 정리에서도 그랬지만 이건 꼭 알고 갔으면 합니다. 원주율 또한 모든 문화권에서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수라는 것. 삼국시대 수학책인 ‘철술’에서는 원주율의 값을 3.1415926〈π〈3.1415927로 셈했습니다. 조선말 수학자 남병길은 ‘산학정의’에서 π=3.1415926535 로 계산했습니다. 그러나 실학자 홍대용은 실용성을 위해 원주율을 3으로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원주율에 있어서 중국 남북조 시대의 조충지(祖沖之·429~500)를 빠뜨릴 순 없습니다. 삼국시대에 사용한 3.1415926〈π3.1415927 값은 조충지가 계산해 낸 것입니다.

그럼 이 지점에서 퀴즈 하나 드립니다. 원주율의 정의는 뭘까요? 워낙에 많이 들었지만, 막상 정의는 헷갈립니다. 그럼 원둘레는 어떻게 계산합니까? 원둘레=2πx반지름입니다. 그럼 π=원둘레/(2π×반지름) , 즉, 원둘레/지름 입니다. 그러니 초코파이의 초코 함유율은 다음과 같다는 시중의 유머가 있습니다.

초코/초코파이(π=3.14)×100= 100/3.14(초코는 약분되므로) 약, 31.8%라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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