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454> 나눔교육 프로그램
나눌 줄 아는 아이가 리더로 큰다는데 … 남 돕는 습관, 어디서 배울까요?
박수련 기자비영리단체(Non-Profit Organization·NPO) 중에는 어린이 대상의 나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모금이 아니라 교육이 주 목적이다. 어린이들에게 나눔의 정신을 가르치자는 취지다. 나눌 줄 아는 어린이가 미래의 기부 리더로 자란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미시간주 재단협의회에 따르면 나눔활동에 참여한 아이들 중 77%가 자기가 속한 단체와 지역사회의 지도자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남을 돕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자기에게 있음을 확인하게 되면 자기효능감과 자존감이 높아지는 등 교육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아름다운재단 ‘나눔클럽’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몬테소리유치원에서 민들레반 김지헌 교사와 어린이들이 한 달 용돈을 모아온 컴패션 지갑을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컴패션]나눔클럽 아이들은 ‘나눔 띠앗 저금통’을 직접 조립해 저축을 하게 된다. 저금통에는 동전을 넣는 구멍이 두 개다. 자신을 위한 저축과 나눔을 위한 저축을 구분해 놓은 것이다. 저축을 할 때마다 나눔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재단 권연재 간사는 “나눔과 저축을 함께 가르치는 유대인 가정의 교육방식에서 저금통 아이디어를 따왔다”고 소개했다. 재단에선 아이들이 막연하게 돈을 모으기보다는 돈을 어떻게 쓸지 계획을 세우고 저축하도록 장려한다. ▶누구를 위해 ▶어떻게 ▶얼마를 모을지 계획을 세우도록 유도한다. 자신을 위한 저축도 목적과 목표 금액을 정하게 한다. 모금액은 재단을 통해 장애 아동·청소년과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에게 전달된다.
나눔클럽 회원은 나눔활동을 직접 기획하기도 한다. 서울 봉은초 5학년 강예성(12)군은 지난해 자신의 생일파티 때에 친구들로부터 선물 대신 ‘축하 기부금’을 받았다. 강군 어머니는 예성군의 친구들에게 사전에 편지를 보내 축하 기부금의 취지를 설명했다. 강군은 생일 파티에서 모은 기부금 12만5000원을 일본군 위안부 김군자 할머니가 만든 장학기금에 기부했다. “과학자가 꿈”이라는 강군은 “나눔클럽에 들어가기 전에는 과학자가 돼서 노벨상을 타겠다는 정도로 꿈이 막연했는데, 이제는 과학자로서 다른 사람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눔클럽 회원들은 지난달 5일엔 서울 마포지역 벼룩시장인 희망시장에서 좌판을 깔았다. 이곳에서 소장품을 팔고, 플루트 연주·마술쇼 등 재능도 보여주며 돈을 벌어 기부했다. 방학 중에는 나눔클럽 캠프에 참여한다. 연말에는 클럽 어린이와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여기에서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모범 기획자에게는 상도 준다.
어린이재단 ‘나눔디딤돌’
지난달 5일 아름다운재단 어린이나눔클럽 회원들이 저소득층 아이들을 돕기 위해 자기만의 재능을 선보이며 모금활동을 했다. [사진=아름다운재단]디딤돌 프로그램은 5개월간 20가지 나눔 미션을 수행하면서 아이들이 나눔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본격적인 미션 수행에 들어가기 전에 ‘지구가 만약 100명이 사는 마을이라면’이라는 코너를 통해 아이들이 세계 곳곳의 어려운 이웃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지구 마을 100명 중 어린이는 38명인데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어린이는 31명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한다. 7명의 어린이는 학교가 없어서, 혹은 가족의 생계 때문에 공장에서 일해야 한다는 설명도 듣게 된다. 아이들은 이런 주제에 대해 부모와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손 내밀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재단 이서영 홍보팀장은 “고학년이 될수록 교과공부에 집중하느라 나눔교육을 받기 어려워지는 만큼 나눔을 습관으로 여기도록 하는 조기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눔디딤돌에서 제시한 나눔미션은 ‘우유팩 저금통 만들기’ 같은 간단한 방법에서 시작한다. 이후에는 이솝우화 ‘여우와 두루미’에 대해 부모와 얘기하며 왜 남을 배려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것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을 정리해 보도록 한다. 가족을 돕는 나눔 실천방법 정리하기, 나눔 롤모델 찾기, 나눔 신문 만들기 등 체험활동도 이어진다. 하루 30분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다. 미션 수행을 하면서 스티커로 아프리카 마을을 꾸밀 수 있는 재미도 곁들여진다.
컴패션 ‘그로잉 투게더’

그로잉 투게더는 후원을 받는 아동이 만 18세가 될 때까지 계속 양육에 관심을 갖게 한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로선 자신이 도울 대상이 구체적이고 뚜렷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도 나눔 활동에 적극성을 띄게 된다.
그로잉 투게더는 가족 단위 또는 유치원·지역아동센터 단위에서도 많이 참여한다. 서울 창천동 신촌몬테소리유치원도 그중 하나다. 지난달 9일은 이 유치원의 ‘컴패션 나눔 데이’였다. 어린이들은 한 달 간격으로 용돈을 모아 매달 둘째 주 월요일일 나눔 데이에 들고 온다. 아이들에게는 용돈을 모을 수 있도록 천 소재의 ‘컴패션 지갑’을 나눠준다. 이날 민들레반 교사 김지헌씨는 아이들이 준비해 온 후원금을 걷었다. 아이들은 ‘아빠 안마해 드리기’ ‘신발 정리하기’ ‘집안 청소 돕기’ 등을 실천할 때마다 부모에게서 500원씩 용돈으로 받았다. 이런 방식으로 1인당 2000원 안팎의 후원금을 모았다. 이 후원금은 온두라스에 사는 13살 소년 마이노르 알론소 바예시요 모랄레스에게 매달 건네진다. 이날 어린이들은 마이노르에게 편지를 쓰고, 그에게서 받은 답장도 함께 읽었다. 그로잉 투게더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이런 식으로 후원 아동과 소식을 나눈다. 학부모 박성희(35)씨는 “프로그램을 3년째 하면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나눔을 배우고 실천할 기회를 갖게 돼 만족스럽다”며 “부족한 것 없이 사랑받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나눔교육은 꼭 필요한 교육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성인 위한 ‘계획기부’ 제도도 곧 나와
정부도 조만간 어린이를 위한 나눔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교육방송(EBS)은 지난 3월 어린이를 위한 나눔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복지부는 또 성인을 위한 한국형 계획기부(planned giving)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개인이 장기간에 걸쳐 기부 계획을 세워 기부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노년층 등 잠재적 고액기부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부연금도 곧 도입한다. 현금이나 부동산을 기부한 사람이나 가족에게 기부가액의 일정액을 연금처럼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미국에서 1843년에 도입돼 현재 1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19대 국회에서 법적 근거가 만들어지면 복지부는 지급률, 지급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을 결정한다.
6월에는 기부자가 기부금의 운용에 지속적으로 조언할 권리를 가지는 기부금조언기금 상품도 출시된다. 개인이 공익재단에 기부자산의 소유권을 넘기고 공익재단이 금융회사에 자산을 맡겨 운용원금과 수익을 기부하는 형태다. 현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신한금융투자가 복지부와 협약을 맺고 상품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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