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하성봉의 중국이야기 13] 중국 최남단 야자의 섬 ‘하이난다오’

ngo2002 2012. 5. 18. 14:20

남국의 정취 물씬 풍기는 ‘동양의 하와이’
[하성봉의 중국이야기 13] 중국 최남단 야자의 섬 ‘하이난다오’
[0호] 2012년 02월 09일 (목) 하성봉·언론인 sungbongh@gmail.com

하이난다오(海南島)는 야자의 섬이다. 공항에 내리면 야자수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길거리의 가로수도 야자수다. 하이난다오에 발을 디디면 남국의 낭만적 정취가 물씬 풍겨온다. 하이난(海南)은 이름 그대로 바다의 남쪽이다. 중국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 하이난다오는 계란을 45도 오른쪽으로 눕혀 놓은 모습이다.

필자는 올해 1월 중순 하이난다오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다오의 수도인 하이커우(海口)는 한국의 겨울옷과 외투를 입지 않으면 추울 정도로 기온이 18도 정도로 낮았다. 반면 남쪽으로 300㎞떨어진 싼야(三亞)는 25도로 한국의 여름 날씨와 흡사해 반팔을 입어야했다. 같은 섬이었지만 겨울의 기온차가 남북으로 심했다.

하이난다오는 중국의 최남단으로 위도 18~20도에 걸쳐 있다. 인도차이나 반도와 홍콩 사이에 위치해 베트남과 근접해 있다. 하이난다오의 위도는 미국 하와이와 비슷하다. 중국의 가장 북쪽도시인 헤이룽장성(黑龍江省)의 모허(漠河,북위 54도)와는 위도상 약 35도의 차이가 난다.

   
하이난다오(海南島)는 어디서나 야자수를 볼 수 있는 야자의 섬이다. ⓒ하성봉
 

한국 사람들에게는 11월~3월이 겨울 관광지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하이난다오는 동북 3성지역과 러시아 등 추운지역의 사람들이 겨울에 많이 찾는다. 하이난다오는 미스 월드 선발 대회가 자주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에도 남성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가수 권성희씨가 부른 ‘하이난의 밤’이란 대중가요가 있다.

한국의 3분의 1 면적…30여개 소수민족의 다채로운 이국문화

하이난다오는 한국에서 비행기 직항으로 4시간 30분 거리에 있다. 남중국해에 자리잡은 하이난다오의 면적은 3.4만㎢로 타이완(臺灣, 3.6만㎢)보다 약간 작으며 한국의 3분의 1정도에 해당한다. 하이난다오는 충저우(瓊州) 해협을 가운데 놓고 대륙의 레이저우(雷州) 반도와 마주하고 있다. 대륙과는 철도가 2004년부터 개통됐다.

하이난다오의 북부는 아열대기후이며 위도 20도 이하는 열대성기후로 나뉜다. 1월 최저 평균기온이 16~20도, 최고 평균기온은 25~29도이다. 가장 더운 7월은 35~39도이다. 열대계절풍 기후로 여름에는 태풍의 길목이기도 하다. 연평균 강수량은 1500~2000㎜로 최대 5500㎜가 내리는 곳도 있다.

   
하이난도의 가장 남쪽 싼야(三亞)에서는 겨울철에도 수영을 즐길 수 있다.ⓒ하성봉
 

인구는 2010년기준으로 867만명이다. 한족(漢族)외에 여족(黎族), 묘족(苗族), 장족(壯族), 회족(回族) 등 30여개 소수민족이 약 200만명을 차지하며 각종 이색적인 문화를 만들어낸다. 이중 여족이 130만명으로 가장 많다. 여족은 주로 섬 중남부의 가장 높은 산인 우즈산(五指山)과 서남부에 거주한다. 음력 3월3일은 여족과 묘족의 전통축제일이다. 이때를 전후해 ‘국제야자절’이 열려 각종 문화활동이 펼쳐진다.

   
하이난다오는 한국의 3분의 1정도의 면적이다.
 

하이난다오는 원래 광둥성(廣東省)의 하이난구(海南區)였으나 1988년 4월 하이난성으로 중국의 22번째 성이 되었다.

중국정부는 1999년 정식으로 하이난다오를 생태환경 보호성으로 지정했다. 깨끗한 생태환경 때문에. 평균 수명은 73.6세로 중국 평균 수명보다 3.13세 많아 중국내 1위를 차지하며 ‘장수도’(長壽島)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하이난다오의 연간 방문객수는 연간 1천만명이라고 한다. 한국인들은 100여명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커우는 겨울철에 습도가 높아 세탁물 건조 안돼

필자는 1월 중순 하이커우 시내에서 일주일정도 묵었다. 머무는 일주일 내내 하루도 햇볕을 보지 못했으며 세탁물이 마르지 않았다. 겨울철 하이커우는 습도가 엄청 높았다. 도착하던 날 비행기로 하이커우의 공항 상공에 접근할수록 두꺼운 구름층이 덥혀 있었다. 상공의 찬공기에 습기를 머금은 더운 공기는 두꺼운 구름층을 형성했던 것이다. 결국 광저우로 돌아가는 날에는 겨울철임에도 폭우가 쏟아져 대부분의 비행기들이 연착했다.

숙소에서는 헤어 드라기로 양말을 말려 놓았으나 그 양말이 습기를 머금어 다음날 또다시 축축해져 있을 정도였다. 해가 나지 않으니 바깥에 빨래를 며칠동안 널어놓아도 마르지 않았다.

열대과일의 천국…바나나, 코코야자, 사탕수수에 벼농사는 3모작

   
하이난다오는 열대성기후로 주식인 쌀농사가 삼모작이 가능하다. 1월중순에 모내기를 하고 있다. ⓒ하성봉
 

야트막한 산은 한국의 산처럼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곳은 삼모작으로 필자가 간 1월 중순에는 모내기를 하고 있었다. 주요산업은 쌀농사를 지으며 고구마도 재배한다. 경제작물로는 바나나, 파인애플, 코코야자, 사탕수수, 후추, 커피 등의 열대 작물 재배가 발달되어 있다.

위안거하이(鴛歌海)의 대염전에서는 천일제염으로 소금이 산출된다. 어업이 발달해 어선이 연안해역과 서사군도(西沙群島) 까지 나가서 고기잡이를 한다.

열대 식물 4700여종 자생…약초, 쿠딩차(苦丁茶), 커피에 치명적인 독초까지

하이난다오는 열대 식물들의 고향이다. 열대 식물 종류가 4700여종이 된다. 이중약용식물이 2500여종이 된다. 빙랑(檳榔), 이즈(益智), 샤런(砂仁), 바지(巴戟)는 4대 약재로 꼽힌다.

하이난다오의 쿠딩차(苦丁茶)는 이름처럼 맛이 아주 쓴데 국내에도 몇 년전부터 약적인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이난다오의 구딩차는 우즈산에서 나는 큰잎을 노끈을 꼬듯이 돌돌 말아 만든다. 쿠딩차는 소염해독작용에 좋고 피를 맑게 하여 혈당, 혈압, 고지혈을 낮추는데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만한 사람에게는 다이어트 차로도 좋다고 한다. 그러나 임산부, 마르고 몸이 차거나 위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난다오 열대우림은 원시의 비경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열대우림의 연평균 온도는 24도로 커다란 대형 영지버섯과 100년 이상된 등나무, ‘활화석’인 헤이샤뤄(黑桫欏), ‘냉혈살인자’인 젠쉐펑허우(見血封喉) 등 신비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특히 젠쉐펑허우는 나무의 액을 먹으면 즉사하며 나뭇잎을 불에 태워 그 연기를 맡으면 눈이 멀게 되는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쿠딩차는 우즈산(五指山)에서 나는 큰잎을 노끈을 꼬듯이 돌돌 말아 만든다.ⓒ하성봉
 
   
쿠딩차는 뜨거운 물에 넣으면 잉크물 퍼지듯이 차고유의 녹색이 물에 풀린다. ⓒ하성봉
 
   
쿠딩차의 잎이 완전히 풀어진 상태. ⓒ하성봉
 
   
쿠딩차(苦丁茶)는  피를 맑게 하여 혈당, 혈압, 고지혈을 낮추는데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하성봉
 

하이난열대우림문화여행구(海南熱帶雨林文化旅行區)에 들어서면 안내원들이 “야뤄다~”라는 독특한 인사법을 알려준다. “야뤄다”(呀諾達)는 하이난다오 소수민족 방언으로 ‘하나, 둘, 셋’을 표시한다. 이 말속에는 ‘환영, 평안, 축복’이란 세가지 의미가 들어있다고 한다. ‘야뤄다열대우림문화여행구’(呀諾達熱帶雨林文化旅行區) 는 면적이 45㎢로 주변에 123㎢의 생태회복 보호구를 갖추고 있다. 중국이 39억위안(7000억여원)을 들여 6년에 걸쳐 완공했으며 3.5㎞의 숲속길을 따라 ‘몽환의 계곡’ ‘신비의 계곡’ ‘세갈래 폭포’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습한 열대우림에는 줄기에서 뿌리가 턱수염처럼 자라나는 신기한 형상의 나무들도 발견된다. ⓒ하성봉
 

습한 열대우림에는 나무 줄기 아래로 턱수염처럼 뿌리가 드리워지고 뿌리가 줄기처럼 땅 밖으로 자라나는 기괴한 형상의 나무들도 발견된다. 나무를 뚝 잘라 땅에 꽂아도 그대로 살아 날 정도로 성장환경이 좋다.

전라도 해남처럼 나는 김으로 ‘김탕’ 요리…닭요리 ‘원창지’ (文昌鷄)가 유명

하이난다오의 요리는 한국처럼 담백한 맛을 낸다. 보통 중국요리가 기름에 볶아서 느끼한 맛인 반면 이곳은 한국처럼 삶거나 쪄서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하이난사범대학의 구내 식당에서 제공되는 음식을 일주일 동안 하루 세끼씩 먹었는데도 한국 음식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우리 입맛에 맞았다.

하이난다오에는 4대 유명요리가 있다. 닭, 오리, 게, 양 등 4가지를 재료로 한 것이다. 그중 가장 유명한 요리는 동부 원창(文昌)지역의 이름을 딴 원창지(文昌鷄) 닭요리가 유명하다. 국내에서 제사음식의 닭요리처럼 양념없이 삶아 요리를 한 담백한 맛과 유사한데 입맛을 돋군다. 원래 원창시 탄뉴전(潭牛鎭) 톈시춘(天睗村)에는 용나무(榕樹)가 많고 이 나무에서 떨어진 씨앗이 영양가가 높은데 닭들이 이 씨앗을 쪼아 먹고 자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원창닭은 중량이 1.5㎏ 정도로 크지 않고 날개와 다리가 짧으며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하이난다오의 4대요리중 가장 원창(文昌)지역에서 나는 원창지(文昌鷄) 닭요리가 가장 유명하다. ⓒ하성봉
 
   
하이난다오의 4대요리중 가장 유명한 원창지(文昌鷄) 닭요리. 출처=중국포털 바이두
 

원창지(文昌鷄)는 중국에서 상표등록이 돼 시장에서 비닐에 포장돼 팔리고 있다.

이곳에도 한국의 해남과 마찬가지로 김이 난다. 이곳은 김을 말려서 구워먹는 방식이 아니라 국을 만들어 먹는다. 물에 김을 풀어서 계란을 풀고 썬 파를 넣어 간단하게 끓이는 ‘김탕’의 형태로 먹는다.

   
하이난다오에도 김이 나는데 국을 끓여 먹는다. ⓒ하성봉
 
   
하이난다오에서 생산되는 김은 국거리용으로 포장돼 팔린다.ⓒ하성봉
 
   
하이난다오의 4대요리중 가장 원창(文昌)지역에서 나는 원창지(文昌鷄) 닭요리가 가장 유명하다. ⓒ하성봉
 
   
하이난다오의 4대요리중 가장 유명한 원창지(文昌鷄) 닭요리. 출처=중국포털 바이두
 

야자의 천국이니 만큼 야자로 만든 음식도 있다. 야자의 속을 파낸뒤 속에 쌀을 넣어 찐 야자밥에 야자의 흰즙을 양념재료로 사용한 나물무침 등도 상에 오른다. 맛은 그다지 우리 입맛에 맞지는 않으나 영양가는 매우 높은 편이다.

   
하이난다오의 열대 과일인 양타오(楊桃)로 달콤한 배맛이 난다. ⓒ하성봉
 
   
하이난다오의 열대 과일인 양타오(楊桃)를 칼로 썰었을 때 별모양이 된다.ⓒ하성봉
 

이곳은 열대과일의 천국이다. 바나나외에 보뤄미(菠蘿蜜), 양타오(楊桃), 롄우(蓮霧) 등 달콤하고 신기한 이름의 과일로 넘쳐난다.

하이난다오의 경제 발전 상황…동북3성 부호들 별장지어 겨울나기

하이난다오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바탕으로 한 관광업에 부동산 투자 바람이 일면서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 겨울철이 추운 동북 3성 등 대륙의 부자들은 하이난다오에 별장을 사놓는 것이 유행처럼 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부호들도 지중해쪽보다는 물가가 저렴한 이곳을 찾고 있다.

하이난다오의 2011년 부동산투자액은 663.05억위안(11조9300여억원)으로 2010년보다 41.7% 성장했다.

2011년 부동산 공사면적이 3659.88만㎡로 35.6% 증가했다. 소비액도 늘어 2011년 소비총액은 741.13억위안(13조3300여억원)으로 2010년보다 18.8% 증가했다. 소비액중에서 화장품소비가 1.9배로 늘 정도로 생활수준이 높아가고 있다.

부동산이 과열되자 정부가 억제정책에 나서 2010년 27.1% 성장했으나 2011년에는 5% 성장에 그쳤다. 특히 유럽의 채무위기 등 국제금융위기속에서도 하이난다오는 경제성장율 12%를 달성했다.

하이난다오의 2011년 총생산가치(GDP)는 2515.29억위안(45조2700여억원)으로 전해에 비해 12% 성장했다. 이는 중국 전체 GDP증가보다 2.8%포인트 앞서는 것이다. 하이난다오는 3차산업의 비중이 45.3%를 차지하며 개인당 GDP가 4429달러로 처음 4천달러를 돌파했다.

지방재정수입도 2011년 689.84억위안으로 전년도 대비 30.5% 증가했다. 농산품 수출액은 5.7억달러로 22.5% 증가했으며, 농산품은 전국 170개 도시, 40개국가와 지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곳곳에 넘쳐흐르는 전설…여족 청년과 사슴 소녀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싼야시 서남쪽 뤼후이터우(鹿回頭)는 반도(半島)내에 위치한 곳으로 1984년 약 180억위안을 투입해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1989년부터 일반인들에게 정식으로 개방됐다. 해발 181m인 이곳은 3면이 바다로 둘러 싸이고 총면적은 80㏊로 일출과 일몰때 싼야시의 전경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정상에는 높이 12m의 사슴 조각상이 세워져 있는데 여기에는 여족 청년과 사슴소녀의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진다.

   
여족 청년과 사슴 소녀와의 사랑이야기의 전설을 안고 있는 뤼후이터우(鹿回頭)동상. 출처=중국포털 바이두
 

옛날 우즈산(五指山) 골짜기에 욕심많은 지주가 있었는데 장수의 비약(秘藥)이라는 녹용을 이족의 사냥꾼인 아헤이(阿黑)에게 구해오도록 했다. 아헤이가 사슴 사냥을 거부하자 지주는 아헤이의 모친을 인질로 잡고 협박했다. 어쩔 수 없이 사슴 사냥을 나간 아헤이는 산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슴을 삼일 낮 삼일 밤동안 따라다녔다. 쫓기던 사슴은 마침내 싼야완(三亞灣)가에 있는 절벽 위에서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사슴이 고개를 돌려 돌아보는데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어느 사이엔가 아리따운 여족 아가씨로 모습이 변했다. 이 장면을 본 아헤이는 활을 버렸다. 아헤이와 사슴 소녀는 힘을 합쳐 지주를 혼내주고 아헤이의 어머니도 구출했다. 둘은 부부가 되어 자식을 낳아 여족촌을 형성해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이다.

가장 높은 불상이 하이난다오에 있어…자유의 여신상보다 더 커

하이난다오의 관광지는 빙랑(檳榔) 빌리지, 남산사(南山寺), 민속촌, 불쇼, 죽간무(竹竿舞, 움직이는 대나무 사이로 발을 디디며 추는 춤), 원숭이섬 등 관광거리가 널려 있다.

   
남산사(南山寺)에는 남산해상관음(南山海上觀音)이 가장 유명한데 108m 높이의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하성봉
 

남산불교문화원(南山佛敎文化苑)내의 남산사는 중국이 건국이래 세운 가장 규모가 큰 사찰로. 중국의 가장 남쪽에 있는 사찰이다. 이 절에는 남산해상관음(南山海上觀音)이 가장 유명한데 108m 높이에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며 2005년 4월 24일에 성대한 건립기념식을 거행했다. 흰색의 이 불상은 미국 뉴욕항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보다 높다.

남산사는 전체면적 50㎢이며 그중 해상면적이 10㎢이다. 1995년 공사를 시작해 1998년에 개방을 했다.

‘20세기 위대한 여성’ 쑹칭링(宋慶齡)의 조상터…명나라의 청백리 해서(海瑞) 무덤

하이난다오는 중국의 국부(國父)로 꼽히는 쑨원(孫文)의 부인이자 중화인민공화국 명예주석인 쑹칭링(宋慶齡,1893-1981)의 조상이 살던 곳이다. ‘20세기의 위대한 여성’으로 꼽히는 쑹칭링은 상하이(上海)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을 포함해 선조들이 산 곳이 원창시(文昌市) 창싸전(昌灑鎭) 구루위안춘(古路園村)에 있다.

   
명나라 청백리(淸白吏)의 대명사 해서(海瑞)의 묘.출처=중국포털 바이두
 

쑹칭링의 고조, 증조, 조부 등 3대가 이곳에서 거주했고 쑹칭링 부친인 쑹야오루(宋耀如)도 1861년 여기에서 탄생했다. 부친은 쑨원의 친구이자 동지였다 원창시 정부는 1985년에 쑹칭링과 조상들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쑹씨 옛집터를 복구시켰다. 내부에는 3.2m 높이의 쑹칭링 조각상이 있고 진열관에는 쑹칭링의 청소년시대, 혁명전쟁시대의 사진과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하이커우는 명나라 황제에 직언하기로 유명한 청백리(淸白吏)의 대명사 해서(海瑞, 1515-1587)의 고향이기도 하다. 하이커우시 빈예춘(濱涯村)에는 해서묘원(海瑞墓園)이 만들어져 있다. 해서의 영구가 이곳을 지나던 중 관을 묶은 줄이 끊어지자 사람들이 해서가 스스로 정한 명당이라고 여겨 이곳에 묘를 썼다고 한다.

소동파가 귀양 가서 3년간 머물러…소동파의 유배지 사당으로 꾸며

중국의 하이난다오(海南島)는 조선의 유배지였던 해남(海南), 제주도와 마찬가지로 당송(唐宋)때 입바른 소리를 하던 선비들의 유배지였다.

하이커우시의 하이푸루(海府路) 남단에 우궁츠(五公祠)라는 사당이 있다. 이곳은 당송(唐宋)시대에 관직을 박탈당하고 귀양을 온 이덕유(李德裕) 이강(李綱), 이광(李光), 조정(趙鼎) 호전(胡詮) 등 5명을 기리기 위해서 세운 사당이다.

   
북송의 대문장가 소동파(蘇東坡)가 3년간 유배당한 곳에 쑤궁츠(蘇公祠)가 세워져 있다.출처=중국포털 바이두
 

북송의 대문장가 소동파(蘇東坡)도 나이 62살때인 1097년 하이난다오로 유배당해 3년을 보냈다. 이곳에는 한 고사가 있다. 소동파가 유배를 와서 보니 마을사람들이 우물 한 개를 사용해서 흙탕물이 가라앉을 틈이 없이 계속 혼탁한 물을 마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동파는 우물을 하나 더 파도록 해서 두개를 만드니 이후부터 맑은 물만을 떠서 마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소동파는 이 우물옆에서 늘상 책을 읽곤 했다. 그래서 이곳에는 ‘두 우물’이란 뜻의 ‘솽취안’(雙泉)이란 유적이 있다.

그는 유배생활을 마치면서 “남쪽 황무지에서 귀양살이 원망치 않으리니, 이번 유람은 기이한 절경이 평생에 으뜸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소동파는 당시 제자들을 가르쳤으며 쓴 글을 모아 <해외집>(海外集)을 남겼다. 우궁츠 동쪽에 있는 쑤궁츠(蘇公祠)는 소동파가 유배시절 머물렀던 곳이다.

   
천애해각(天涯海角)은 모래사장위에 펼쳐진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두 바위에는 각각 ‘天涯’ ‘海角’글자가 새겨져 있으며 남녀간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하이난다오 싼야에서 서쪽 23㎞ 지점에는 ‘하늘의 끝, 땅의 끝”이라는 뜻을 지닌 천애해각(天涯海角)이란 곳이 있다. 땅끝에 섰지만 바다에 길이 막혀 하늘을 향해 울부짖어도 더 이상 갈곳이 없는 절망감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송나라 명신 호전(胡詮)은 “만리길 멀리 하늘 낭떠러지 길, 들풀은 연기처럼 혼을 끊어 놓네”(區區萬里天涯路, 野草若煙正斷魂)라고 읊었으며, 당나라 재상 이덕유(李德裕)는 “한번 가면 일만리, 천리 또 천리 돌아오지 못하네”(一去一萬里, 千之千不還)라며 막막함을 표시했다.

일본군의 조선인 1천명 대학살 현장…비석만이 당시의 처절한 참상 전해

하이난다오에는 1943년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이 1000여명의 조선인 노동자들을 한반도에서 강제로 잡아와서 노역을 시킨뒤 폭행을 은폐하기 위해 모두 학살해 매장한 만행을 저지른 역사의 현장이 있다.

싼야 리즈거우전(荔枝溝鎭)에는 당시 1천여명의 조선인들이 노역을 하고 숨진 곳이 있으며 고인들의 영령을 달래기 위해 현재 ‘중국해남도조선인위령묘’(中國海南島朝鮮人慰靈墓)라는 비석이 서 있다.

1942년 일본군은 자원 약탈을 위해 하이난다오를 점령했으며 1943년에 조선에서 정치범을 잡아와서 도로, 공항, 터널 등의 공사에 강제동원했다. 조선인들은 당시 10명 혹은 20명이 한조로 쇠사슬에 묶여 강제로 노역을 했으며 조금이라도 복종을 하지 않으면 바로 일본군에 의해 무참히 목숨을 잃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1천명의 조선인들이 구덩이에 매장당했다고 해서 중국인들은 이곳을 ‘천인갱’(千人坑)으로 부르고 있다.

일본이 항복한 후 당시의 참혹한 역사를 기념하기위해 이 마을의 이름을 ‘조선촌’으로 하고 1975년에서야 싼뤄춘(三羅村)으로 개명했으나 주민들은 습관적으로 ‘조선촌’으로 부르고 있다.

일본군이 1945년 항복해 도망친후 산속에 숨어 있던 조선인 4명중 한명인 장달웅(張達雄)씨가 유일한 생존자로 1998년 6월에 한국의 KBS 방송기자와 조선촌을 취재해 ‘천인갱’ 유적지에서 살인현장의 일부분을 발굴하고 7구의 유해를 찾아낸 적이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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