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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54> 16일 막 오르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ngo2002 2010. 3. 8. 12:51

[중앙일보]

2009.07.02 00:07 입력 / 2009.07.02 09:41 수정

‘죽이는 영화’ 찾으려 한 사람이 1년에 1000편쯤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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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최초의 본격 ‘좀비 영화’를 아십니까. 대만 최초의 ‘슬래셔 무비’는 어떤가요. 요즘 국내 극장가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이 다양해졌다고는 하지만 이런 영화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판타지·호러·스릴러·SF·애니메이션 등 소위 ‘장르 영화’만 모아 상영하는 ‘이곳’에 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16~26일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입니다. 13회를 맞는 부천영화제의 상영작은 어떻게 선정되는지, 올해는 어떤 작품들이 소개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선민 기자

권용민·박진형 두 프로그래머가 말하는 ‘PiFan’

1997년 시작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집행위원장 한상준)는 국내에서는 규모상 부산국제영화제 다음이지만, 아시아에서는 최대의 장르영화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판타스틱’이라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 호러·스릴러·SF 등 소위 장르영화만 다루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시체스·브뤼셀 영화제 등이 들어 있는 유럽판타스틱영화제연합(EFFF)에 가입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제는 해마다 7월이면 열흘 동안 열리지만, 영화제 준비는 1년 내내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화제가 끝나기 무섭게 영화제의 고갱이라 할 수 있는 초청작 선정 작업에 들어가기 때문이지요. 권용민左·박진형右 두 프로그래머에게서 영화제 수준의 가늠자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작품 선정)에 대해 궁금한 점을 들어 봤습니다.

Q 프로그래머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A 컴퓨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느냐는 오해도 가끔 받습니다. 사람들이 잘 모를 수밖에 없는 게 한국에서 영화제 프로그래머라는 직함을 달고 일하는 사람은 불과 스무 명 안팎이니까요. 전시기획자인 미술관 큐레이터에 해당한다고 보면 정확합니다. 영화제의 핵심 콘텐트인 상영작을 결정하는 직업이지요. 해외영화제를 순례하며 어느 나라에서 어떤 영화가 만들어지는지, 어느 지역 영화가 신선한 변화를 보여 주는지 파악하지요. 각국 영화인들과 잘 사귀어 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Q 영화를 엄청 많이 보겠군요. 해외여행도 많이 하고요.

A 시사용 DVD로 보는 것까지 포함하면 장·단편 합쳐 한 사람이 1년에 1000편쯤 봅니다. 외국에 가 영화를 본다는 게 참 멋져 보이지만, 프로그래머들에게 공항과 비행기는 공포의 대상일 뿐입니다. 프로그래머를 몇 년 한 사람들 중 비행기 타는 걸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영화제 업무가 바빠지는 시기가 돼 장거리 여행을 단기간 되풀이하다 보면 시차 때문에 낮과 밤의 구분이 없는 몽롱한 상태로 일하게 되지요.

Q 영화를 선정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요.

A 부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프리미어)과, 뛰어난 완성도를 갖춰 세계 여러 영화제를 순회하는 작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늘 고민합니다. 영화제의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프리미어를 다수 확보하는 게 좋겠죠. 프리미어는 세계 최초로 상영하는 월드 프리미어, 제작 국가를 제외하고 처음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 소개되는 아시아 프리미어 등으로 나뉩니다. 올해 부천영화제에서는 월드 프리미어 38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6편, 아시아 프리미어 56편이 선보입니다. 프리미어 숫자만이 영화제의 성패를 결정하는 건 아닙니다. 현재의 영화 트렌드를 보여 주기 위해서는 인기작도 적절히 안배해야 합니다.

Q 프리미어를 가져오려면 다른 영화제들과 경쟁이 불가피하겠네요.

A 맞습니다. 소위 ‘얘기 되는’ 작품을 놓고 영화제들끼리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천영화제가 13년간 대외적으로 상당한 인지도를 쌓았다고는 하지만, 아직 칸·베를린·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나 토론토·홍콩·부산 등 뒤를 잇는 차세대 주자들이 버티고 있는 현실에서는 어려움이 있지요. 올해 소개되는 ‘마카브르’(인도네시아)라는 영화는 여러 영화제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지만 결국 부천에서 프리미어로 선보입니다.

프로그래머 추천작 10
적당히 야하고 어처구니없이 웃기며 황당하게 무섭다


부천을 비롯한 3대 영화제 개막작은 보통 인터넷 예매를 시작하면 몇 분 안에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전주영화제의 올해 개막작 ‘숏!숏!숏! 2009: 황금시대’는 매진까지 2분 걸렸지요. 부천영화제 개막작 ‘뮤(MW)’도 온라인 예매 시작 4분 만에 티켓이 모두 팔려 나갔습니다(개막작은 일반 상영작과 달리 현장 판매분이 없답니다). 올해는 41개국 201편이 상영됩니다. 영화제 홈페이지(www.pifan.com)에서 예매할 수 있습니다. 200편이 넘는 상영작을 다 보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다음 10선을 참고해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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