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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51> 와인이 만들어지기까지

ngo2002 2010. 3. 8. 12:48

2009.06.29 00:06 입력 / 2009.06.29 00:06 수정

‘신의 물방울’ 맛 90%는 테루아가 결정하죠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와인 산지에서 포도를 수확하고 있다. [프랑스 농식품 진흥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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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은 1985년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팔린 1787년산 ‘보르도 샤토 라피트(Bordeaux Chateau Lafite)’라고 합니다. 당시 16만 달러(약 1억5000만원)에 팔렸다고 하네요. 보통 사이즈(750mL)론 사상 최고가였다고 합니다. 한 잔당(100mL) 150만원꼴입니다. 그럼 한 모금엔 얼마? 너무 오래돼 먹을 수 없다니 그런 계산까진 필요 없겠군요. 지난달 홍콩에서 샤토 라피트 로칠드 와인 60병이 144만 홍콩달러(약 2억3150만원)에 팔린 일도 있답니다. ‘평범한’ 와인도 많습니다. 이른바 데일리 와인입니다. 늘 두고 마실 수 있는 ‘착한’ 가격대입니다. 비싼 와인이거나 값싼 와인이거나 주조 원리는 같습니다. 잘 익은 포도의 당분을 알코올 발효하는 겁니다. 기원전 3000∼4000년 전부터 그래왔다고 합니다. 그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인 보르도에서 와인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시죠.

고정애 기자

“자연에 감사할 따름이죠.”

프랑스 보르도의 메독 지방. 리스트락-메독 마을의 샤토 맨 라랑드의 소유주인 베르나르 라티그에게 “와인이 좋다”고 하자 한 대답이었다. 그러더니 이렇게 말을 이었다. “가끔 내가 카베르네 소비뇽과 동일화된다. 개성이 강하고 섬세하다. 열정적이고 모험도 감수한다. 테루아의 중요성도 알고….” 그만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포도 재배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테루아의 모든 잠재력을 다 표출하는 게 꿈”이라고.

5~6m 자갈층에 뿌리 뻗어 땅 성분 열매로

테루아. 흔히들 와인 품질의 90%가 포도밭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그때 ‘포도밭’이 바로 테루아다. 단지 땅만을 가리키진 않는다. 토양·태양·비·바람·기후·경사·관개·배수 등을 통칭한 말이다. 와인과 관련해선 ‘옥토’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주먹만 한 자갈 층이 지하 1m, 심지어 5~6m까지 내려가는 게 좋다. 그래야 포도나무의 뿌리가 깊숙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만큼 땅의 다양한 성분을 포도알에 응축할 수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그렇다. 메를로는 비교적 점토질에 맞다는 게 정설이다. 샤토 팔메르처럼 자갈밭에서 키운 메를로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토양의 차이가 풍미로 이어진다. 메독의 8개 지역(아펠라시옹)이 대표적이다. 굵은 자갈밭이 특징인 포이약 마을의 와인은 남성적, 상대적으로 작은 자갈밭인 마고 와인은 여성적으로 묘사된다.

추운 겨울, 따뜻한 봄, 비 가끔 여름, 쨍쨍 가을 딱

기후도 중요한 변수다. 적당히 추운 겨울, 따뜻한 봄, 뜨겁고 간혹 비 뿌리는 여름, 햇볕이 따가운 맑은 가을이 선호되는 날씨다. 2005년이 딱 그랬다. 매번 그럴 순 없는 일이다. 그래서 수확연도를 가리키는 ‘빈티지’를 따질 수밖에 없다. 포도나무의 나이도 중요하다. 샤토 라투르의 평균 수령은 45년이라고 한다. 100년 넘는 포도나무도 제법 있다. 어린 포도나무는 세컨드 와인 용이다.

9~10월 초 수확, 2개월 간 1·2차 발효 거쳐

포도를 따는 시기를 결정하는 문제를 두고 재배업자들은 ‘피를 말린다’고 표현한다. 너무 익어도, 덜 익어도 안 되기 때문이다. 샤토 레오빌 프와페레의 소유주 디디에 퀴블리에는 “9월엔 일기예보와 하늘만 본다. 미친다”고 말했다. 대략 9월 중순에서 10월 초 사이다.

포도를 수확한 이후엔 ‘인간의 영역’이다. 통제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첫 단계는 포도알 선별 작업이다. 여러 차례 거쳐 좋은 포도를 골라낸다. 이후 포도알만 으깨 양조통에 넣는다. 발효 과정의 시작이다. 1차 발효는 포도 껍질에 있는 효모가 당분을 알코올로 바꾸길 기다리는 과정이다. 3주 안팎 걸린다고 한다.

이 사이 양조통 안에 포도껍질과 씨 등 고형 성분이 떠오른다. 이른바 ‘샤포(모자)’다. 모자 속의 타닌과 색깔 성분을 여하히 추출하느냐가 관건이다. 양조통 모양도 그래서 역원추형·원통형·원추형 등으로 다양하다. 나무·콘크리트·스테인리스 등의 재질이 쓰인다. 나무통을 선호하는 샤토 브란-캉트낙의 소유주 앙리 뤼르통은 그러나 “기술적으론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형 성분을 분리해 낸 뒤 다시 2차 발효에 들어간다. 강한 말산을 부드러운 젖산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양조통에서 하는 곳도, 오크통에서 하는 곳도 있다.

12~18개월간 오크통에 넣고 숙성시켜

12월 초쯤 되면 모든 발효 과정이 끝난다. 이젠 오크통에 넣어 숙성시키는 과정이다. 12∼18개월 정도 걸린다. 전부 새 오크통에 넣는 곳도, 일부만 새 오크통을 쓰는 곳도 있다. 새 오크통의 경우 오크통이 와인을 제법 흡수한다. 자연적으로 증발하는 분도 있는 만큼 오크통 속의 와인 수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흔히 ‘천사의 몫’이라고 불린다. 주기적으로 와인을 보충해 주는 작업(우야주)을 하는 까닭이다.

오크통도 역시 상시적으로 바꿔준다. 통갈이 과정이다. 이때마다 혼탁한 부분을 거른다. 전통적인 방식은 오크통 속의 와인을 와인 잔에 받은 뒤 촛불에 비춰 맑은 부분만 빈 통으로 옮기는 식이다. 이 사이 다양한 배합실험을 해 포도 품종별로 최적의 배합 비율을 찾아낸다. 마지막 단계에선 계란 흰자만을 이용해 와인 내 부유물을 가라앉힌다(콜라주). 안정화 단계를 거쳐 병에 넣는다.

“와인이 좋은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잘 마셔지길 바란다.” 샤토 뒤 글라나의 경영자 뤼도빅 메프르의 말이다. 모든 와인 제조자의 바람이기도 하다.

도움말 메독 와인 협회·프랑스 농식품 진흥공사(SOPEXA)


제조 과정

척박해 보이는 자갈층 ‘천혜의 땅’

영락없는 자갈밭이다. 하지만 자갈 위로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낸 건 포도나무들이다. 바로 프랑스 보르도의 5대 샤토로 유명한 샤토 라투르의 테루아다. 자갈 지층이 지하 5~6m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척박해 보이는 땅이 포도밭으론 천혜의 땅인 셈이다. 테루아는 토양뿐 아니라 태양·비·바람은 물론 배수·관개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한마디로 포도 한 알, 한 알에 응축된 그해의 ‘자연’이랄 수 있겠다.



포도 송이를 분리하기

포도 알을 포도줄기·잎 등과 분리해 내는 장면. 포도 재배업자들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울 때가 언제 수확할지 정할 때다. 거의 매일 포도송이 맛을 본다고 한다. 그래서 언제 꽃이 피고 열매가 맺혔는지 뿐만 아니라 언제 수확했는지 정보도 와인 빈티지를 설명하는 자료에 담긴다. 수확한 포도송이는 선별대로 옮겨진다. 몇 차례 선별과정을 거쳐 질 좋은 포도송이만 추리고 이후 줄기와 잎 등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1차 발효서 당분이 알코올로, 2차선 말산이 젖산으로

양조통 안에서 발효가 이뤄지는 모습. 와인은 두 차례 발효를 거친다. 1차 발효에선 포도껍질 등의 효모에 의해 포도의 당분이 알코올로 바뀐다. 이때 포도껍질과 씨 등 고형 성분이 양조통 위로 떠오르게 되는데 그래서 붙인 이름이 ‘모자(샤포)’다. 발효가 일어나지 않을 때 외부에서 효모를 넣어주기도 한다. 2차 발효에선 산도가 강한 말산이 젖산으로 바뀐다. 대략 한 달 안팎 걸리는 과정이다.



오크통에서 숙성하기

샤토 레오빌 푸아페레의 오크통 저장고. 양조가 끝난 와인은 오크통에 담겨 숙성된다. 대략 12~18개월 정도 걸린다. 이 기간 동안 주기적으로 오크통을 바꿔준다. 이때 오크의 속성이 와인에도 녹아 든다. 와인 제조자들은 “프랑스 오크통은 산소를 미세하게 투과시켜 와인을 서서히 숙성시킨다. 반면 미국 오크통을 쓰면 바닐라·코코아 향의 첫 느낌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막판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전통적 방식은 계란 흰자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병입과 셀러에 보관

샤토 피숑 롱그빌 콩테스 드 라랑드의 셀러에 먼지 쌓인 모습으로 있는 1970년 빈티지 와인. 보르도 와인의 경우 샤토에서 병입하게 되면 라벨에 ‘MIS EN BOUTEILLE AU CHATEAU’ 문구를 넣을 수 있다. 기온을 감안, 겨울철에 출시된다. 고급 와인의 경우 선물시장(엉프리뫼르)에서 다 팔릴 때가 많다. 샤토마다 여분으로 10∼20% 정도만 남겨둘 뿐이다. 샤토 라투르는 이례적으로 50%만 엉프리뫼르에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