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2차 불합격→학원강사→7급 합격
김종길/국가직 일반행정 7급(2011년 합격)
♣ 내가 공직을 택했던 이유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공명심이 남달랐습니다. 그래서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공직생활을 준비해 왔습니다. 직업의 안정성, 좋은 삶의 질 등 개인마다 공직을 선택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제겐 블랙스버그 선언에서 받은 큰 감동이 수험생의 길을 선택한 이유가 됐습니다. 그 선언에는 ‘공직에 계신 선배들은 대부분 자신이 친절하고, 봉사정신이 강하다고 하는데, 왜 사람들은 공무원은 도둑놈, 못믿을 사람이라고 말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수험과정
2002년 첫 수험생활은 7급과 행정고시 중 고민을 하다가 과목이 겹치는 것이 많아서 기왕이면 행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행시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년을 넘게 준비했던 행시 2차에서 매우 아까운 점수차이로 떨어졌습니다.
더 공부해 보고 싶었지만 나이가 있어서 군대문제를 먼저 해결하고자 군대를 가게 됐습니다. 아까운 점수차이에 따른 미련인지 장교 생활을 하면서도 공부를 했고, 또다시 1차에 붙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머님께서 2차 시험 2개월 전 교통사고를 당해서 공부 자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교통사고로 어머님이 장애인이 되시는 바람에 제대를 하고도 가족을 돌봐야 했습니다.
결국 공직을 포기하고 바로 학원강사로 취업했지만, 반 타의적으로 공부를 중단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컸습니다. 결국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된 2011년 4월, 34살의 나이로 다시 수험생이 됐습니다. 비록 5급은 아닐지라도 내가 공직을 통해 꿈꾸었던 더 나은 대한민국을 꼭 내 손으로 이룩해 보겠다는 굳은 각오를 하면서 말입니다.
♣ 수험전략의 선택
2011년 4월, 시험은 7월말이라 4개월도 안 남았지만 7급 시험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습니다. 겨우 겨우 7급을 준비한 지인을 찾아내서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출문제를 2008~2010년까지 모두 풀어봤습니다. 지인으로부터 수험정보를 알 수 있는 카페에 가입했고, 기출문제 분석으로 과목별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공부상황을 고려해 몇 가지 대 원칙을 정하고 미치도록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학원 강사를 관두는 배수진을 쳐서 절박함과 긴장감을 더욱 높일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 ‘취약과목과 전략과목으로 구분, 공부투자시간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과목을 분석해 보니 국어를 제외하고 다른 과목은 2002년에 행시 공부할 때 한 번씩은 봤던 거라 취약한 국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제가 잘하는 경제학, 행정법은 전략과목으로, 헌법, 행정학은 중간, 국어, 한국사는 선방하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두 번째는 ‘기본서는 한명의 강사로 논리적 완결성을 유지하고, 문제는 최대한 많은 강사로 풀어 실전 감각을 익힌다’였습니다. 논리적 완결성 유지는 반복학습을 통해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한 권의 기본서에서 빠진 부분을 보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문제를 통해 빠진 부분을 파악, 기본서로 단권화 할 수 있었습니다. 단권화는 시험 직전 빠르게 한 과목을 정리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세 번째는 ‘하루에 14시간 이상씩 하고, 모의고사 결과를 엑셀로 통계 처리 한다’였습니다. 그날 모의고사를 통해 부족한 과목은 저녁 11시 이후 자기 전 다른 강사의 모의고사를 한 번 더 푸는 식으로 해서 정확히 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습니다. 엑셀 통계 처리는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객관적 자료입니다.
네 번째는 ‘월별, 주별, 일별 공부계획을 수립하해 공부한다’였습니다. 월별은 4-2-1 전법으로 한 과목씩 첫 회독은 4일, 두 번째는 2일, 시험 직전에는 1일씩 공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일별 계획은 부족한 국어, 영어는 오전에 매일 투자하고 오후 저녁에는 4-2-1 전법에 따른 해당 과목 내용을 공부합니다. 그리고 자기 직전 11시쯤에 그날 부족했던 과목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매주 화요일에 나오는 공무원 신문 모의고사를 스크랩 하여 풀었는데, 수험비용도 줄이고 다양한 강사 문제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국어
교재는 재정국어로 했고, 인터넷 강의를 오전에 들었습니다. 국어는 이해파트는 잘했으나, 국어문법에 매우 약했습니다. 한문은 너무 양이 많아 거의 기본실력으로 보자는 생각으로 강의해서 찍어주는 것만 공부했습니다. 책은 재정국어 한권으로 정리했고, 모의고사는 최대한 다양한 강사 것을 풀었습니다. 기출문제 분석을 통해 문법 문제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선방하자는 생각으로 내용이 많으나 출제가능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했습니다.
영어
독해부분은 자신이 있어서 이 부분은 모의고사만 풀고 별도의 책으로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문법은 패스통합영어 한 권만 봤고, 어려웠던 단어는 단어책을 만들어서 자주 기출되거나 틀린 문제를 정리해서 계속 풀었습니다. 단어는 어원중심으로 외웠더니 모르는 단어가 나오더라도 유추할 수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잘 나올 수 있었습니다. 영어는 매일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해서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국사
7급에서 가장 변수가 많은 시험과목이라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한국사를 좋아하다 보니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실전모의고사 겸 해서 한국사 능력검정시험을 5월에 응시했는데 96점을 맞아 상당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재준 책으로 단권화해서 정리했습니다.
행정학
2011년 가장 어렵게 나왔던 과목이고, 행시와는 다르게 암기할 내용이 매우 지엽적이어서 상당히 고전한 과목입니다. 국가직 7급 보기 전 모의고사 겸 서울시 7급을 봤는데 역시나 점수가 잘 안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요약집만 보다가 결국 모의고사 점수가 안 좋아서 김중규 책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과목은 공부하는 방법이 딱히 따로 없는 것 같았습니다.
행정법
예전 행시 공부할 때 잘하던 과목이어서 걱정이 없었습니다. 행정법 전반에 대한 체계가 잡혀 있어서 지엽적인 내용만 추가하면 됐습니다. 에듀윌에서 나온 행정법 기출문제 정리문제집을 사서 행시에서 잘 다루지 않던 시효, 행정심판 등의 부분만 추가해서 정리했습니다.
경제학
제일 유명한 정병열 문제집을 한 권 사서 내가 잘 모르는 부분만 풀었습니다. 국제경제학 부분, 국민소득, 각종 지수 등을 잘 몰랐는데 문제집으로 차근차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산문제가 매년 반드시 출제돼서 자주 기출되는 계산문제를 따로 정리해서 풀었더니 실전에서 실수가 적었습니다.
헌법
분량을 많으나 시간이 없어서 기본서를 채한태 요약서로 선택했습니다. 200여 페이지의 요약서에다가 각종 모의고사에서 나온 판례 들을 추가 정리하는 식으로 해서 최대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집은 김현석 최신판을 봤습니다. 헌법은 판례와 기본권이 정리되어 있다면 전략과목일 수 있습니다. 외우지 마시고 기본적 이론을 바탕으로 자신이 헌법재판관이라고 생각해 논리적 맥락을 짚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마치며
3개월 만에 7급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었습니다. 모든 과목을 압축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상황에서 절박감은 고도의 수험전략을 세심하게 수립해 정확히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되, 실천을 과감하게 하십시오. 따뜻한 봄이 오기 위해서는 차가운 겨울바람을 견뎌야 하며, 아름다운 무지개를 즐기기 위해서는 무서운 비바람을 버텨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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