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1기 졸업생들이 말하는 로스쿨의 현실
장학금 수혜율 높아 ‘귀족학교’는 오해…진로 다양화가 관건
장학금 수혜율 높아 ‘귀족학교’는 오해…진로 다양화가 관건
[전국] “솔직히 취업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학교 간판이 좋지 않으면 유명 로펌에서 취업 원서조차 받아주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 로스쿨 1기 졸업생 하소연이다. 지난 달 법학전문대학원, 이른바 ‘로스쿨’의 제1기 졸업생이 배출됐다.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제도는 지난 2007년 7월 3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다양한 학부 졸업자들을 법조 전문인으로 양성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법학적성시험(LEET)’이다. 이는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자질에 관한 적성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2008년 8월 24일 그 첫 시험이 시행돼 9월 30일 성적이 발표됐다. 그 후 10월부터 학교별로 본격적인 우수 학생 유치에 나섰는데, 이를 통해 선발된 첫 신입생과 함께 법학전문대학원은 2009년 3월 개원했다.
그렇다면 개원 3년이 지나 첫 졸업생을 배출한 지금, 실용적인 법조 지식을 가르쳐, 졸업 후 실전에 바로 투입해도 손색없는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원래 목적은 얼마나 달성됐을까? 로스쿨 1기 졸업생들을 만나 법학전문대학원에서의 현실을 들어봤다.
우선,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로스쿨의 비싼 등록금 문제에 대해 졸업생 김 모 씨(남)는 이에 대해 “로스쿨이 돈 있는 사람들만 다니는 곳은 아니”라며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김 씨는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 양성은 법조인을 사교육인 신림동의 사설학원에 맡기느냐, 아니면 공교육인 로스쿨을 통하느냐의 문제라고 본다.”며 “로스쿨의 비싼 등록금이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사법시험 출신자들 중 신림동 학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며 반론을 펼쳤다.
김 씨는 “실제로 사법시험 공부를 위해 신림동 학원에 갖다 바치는 돈이 로스쿨에서 장학금 받으면서 다니는 돈보다 결코 적지 않다.”며 “표면적으로 봤을 때 로스쿨의 학비는 비싸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다양한 장학 제도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스쿨 출신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평범한 중산층 가정 출신들이 많고, 특별전형으로 입학을 보장받은 저소득층 학생들도 함께 포함돼 있어, 학생들의 평균적인 가정 형편은 일반 대학생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편, 로스쿨 졸업생들은 취업문제에 대해선 한 목소리로 “취업이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지방대 로스쿨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졸업생 이 모 씨(여)는 “상위권 성적을 갖고 수도권 로펌 몇 곳에 원서를 넣었는데, 서울권 로스쿨 출신이 아니라서 곤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지방 로펌까지 수도권 출신들이 포진하기 때문에 비수도권 출신 졸업생은 취업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 학생은 “지방 로스쿨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몇 %라는 기사 내용에는 학생들이 어떤 직업으로 취직했는지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며 “변호사 사무실 단순 아르바이트까지도 취업률로 계산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지방 로스쿨 출신만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었다.수도권 로스쿨 첫 졸업생인 한 모 씨는 “학교 타이틀만 보고 조금 무리해서 서울에 있는 로스쿨에 진학했지만, 최상위권 로펌은 서울대 혹은 연고대 로스쿨이 아닌 경우 사실상 인터뷰 대상자가 되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얼마 전 알았다.”고 설명하며 “수도권 로스쿨 중에서도 또 서열이 나뉜다.”고 설명했다.
반면,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은 “로스쿨이 실용적인 교육을 통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로스쿨 커리큘럼의 우수성을 내세웠다. 법조계에 취직한 한 졸업생은 “기존에 사법고시를 공부해 본 적은 없지만, 로스쿨 시험과 교육이 사법시험에 비해 더 실무적이고 현실적인 법적 문제를 다룬다고 볼 수 있다”며 “변호사 시험 문제는 연수원 시험에 가까운 유형과 난이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법시험 1차 문제는 일단 2차 시험을 볼 대상자를 선별하는 것만이 목적이므로 난이도를 높여서 추려내는 편이고, 사법시험 2차 문제의 난이도는 변호사 시험보다 낮은 수준인데, 이는 로스쿨에서 중간시험이나 기말시험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결코 높지 않다.”며 “로스쿨 교육의 수준과 난이도는 결코 사법고시에 뒤처지지 않으며, 오히려 더 실용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법무부는 로스쿨 학생들이 검찰 수사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보다 많은 검찰 실무에 대해 파악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법학전문대학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법무부는 업무협약 이후 로스쿨 학생들에게 검찰청 실무·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로스쿨과 인적·물적 교류 등을 통해 로스쿨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 및 우수 법조인 양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교과서만으로 배우는 법조계와 실제 법조계의 업무는 차이가 있는 만큼 현장을 체험하는 중요한 기회였다.
지방에 위치한 한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로스쿨 졸업생들이 취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후에 높은 연봉을 제시해야 한다.”며 “사회에서는 로스쿨 학생들을 단순하게 변호사로 활용하기보다는 법학 전문 기자와 같이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취업 문제는 학생과 법과 관련된 고용시장의 구조 모두 변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고 덧붙였다.
로스쿨 첫 졸업생이 배출된 첫 해.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고, 개선해야할 부분도 많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를 보면 어느 정도 성공적인 궤도에 진입했다고 본다. 로스쿨 졸업생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부족한 점은 수정보완하고, 잘하고 있는 점은 계속 이어나가앞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할 훌륭한 법조계 인재가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
정책기자 최주현(대학생) juhyeonchoi@nate.com
익명을 요구한 지방 로스쿨 1기 졸업생 하소연이다. 지난 달 법학전문대학원, 이른바 ‘로스쿨’의 제1기 졸업생이 배출됐다.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제도는 지난 2007년 7월 3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다양한 학부 졸업자들을 법조 전문인으로 양성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법학적성시험(LEET)’이다. 이는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자질에 관한 적성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2008년 8월 24일 그 첫 시험이 시행돼 9월 30일 성적이 발표됐다. 그 후 10월부터 학교별로 본격적인 우수 학생 유치에 나섰는데, 이를 통해 선발된 첫 신입생과 함께 법학전문대학원은 2009년 3월 개원했다.
그렇다면 개원 3년이 지나 첫 졸업생을 배출한 지금, 실용적인 법조 지식을 가르쳐, 졸업 후 실전에 바로 투입해도 손색없는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원래 목적은 얼마나 달성됐을까? 로스쿨 1기 졸업생들을 만나 법학전문대학원에서의 현실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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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2일 건국대학교 법학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식에 제1기 법학전문석사들이 학위를 받고 박수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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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학전문대학원 원장단과 법무부 관계자들의 대화 (사진=법무부) |
우선,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로스쿨의 비싼 등록금 문제에 대해 졸업생 김 모 씨(남)는 이에 대해 “로스쿨이 돈 있는 사람들만 다니는 곳은 아니”라며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김 씨는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 양성은 법조인을 사교육인 신림동의 사설학원에 맡기느냐, 아니면 공교육인 로스쿨을 통하느냐의 문제라고 본다.”며 “로스쿨의 비싼 등록금이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사법시험 출신자들 중 신림동 학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며 반론을 펼쳤다.
김 씨는 “실제로 사법시험 공부를 위해 신림동 학원에 갖다 바치는 돈이 로스쿨에서 장학금 받으면서 다니는 돈보다 결코 적지 않다.”며 “표면적으로 봤을 때 로스쿨의 학비는 비싸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다양한 장학 제도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스쿨 출신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평범한 중산층 가정 출신들이 많고, 특별전형으로 입학을 보장받은 저소득층 학생들도 함께 포함돼 있어, 학생들의 평균적인 가정 형편은 일반 대학생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편, 로스쿨 졸업생들은 취업문제에 대해선 한 목소리로 “취업이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지방대 로스쿨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졸업생 이 모 씨(여)는 “상위권 성적을 갖고 수도권 로펌 몇 곳에 원서를 넣었는데, 서울권 로스쿨 출신이 아니라서 곤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지방 로펌까지 수도권 출신들이 포진하기 때문에 비수도권 출신 졸업생은 취업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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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쿨은 보통의 대학원과는 달리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만 정식으로 학생모집이 가능한 만큼 최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충남대학교 로스쿨 교실(사진=충남대학교) |
익명을 요구한 학 학생은 “지방 로스쿨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몇 %라는 기사 내용에는 학생들이 어떤 직업으로 취직했는지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며 “변호사 사무실 단순 아르바이트까지도 취업률로 계산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지방 로스쿨 출신만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었다.수도권 로스쿨 첫 졸업생인 한 모 씨는 “학교 타이틀만 보고 조금 무리해서 서울에 있는 로스쿨에 진학했지만, 최상위권 로펌은 서울대 혹은 연고대 로스쿨이 아닌 경우 사실상 인터뷰 대상자가 되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얼마 전 알았다.”고 설명하며 “수도권 로스쿨 중에서도 또 서열이 나뉜다.”고 설명했다.
반면,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은 “로스쿨이 실용적인 교육을 통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로스쿨 커리큘럼의 우수성을 내세웠다. 법조계에 취직한 한 졸업생은 “기존에 사법고시를 공부해 본 적은 없지만, 로스쿨 시험과 교육이 사법시험에 비해 더 실무적이고 현실적인 법적 문제를 다룬다고 볼 수 있다”며 “변호사 시험 문제는 연수원 시험에 가까운 유형과 난이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법시험 1차 문제는 일단 2차 시험을 볼 대상자를 선별하는 것만이 목적이므로 난이도를 높여서 추려내는 편이고, 사법시험 2차 문제의 난이도는 변호사 시험보다 낮은 수준인데, 이는 로스쿨에서 중간시험이나 기말시험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결코 높지 않다.”며 “로스쿨 교육의 수준과 난이도는 결코 사법고시에 뒤처지지 않으며, 오히려 더 실용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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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와 로스쿨 업무협약을 통해 많은 로스쿨 학생들이 법무부 산하 기관에서 실습을 했다. (사진=법무부) |
실제로 법무부는 로스쿨 학생들이 검찰 수사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보다 많은 검찰 실무에 대해 파악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법학전문대학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법무부는 업무협약 이후 로스쿨 학생들에게 검찰청 실무·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로스쿨과 인적·물적 교류 등을 통해 로스쿨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 및 우수 법조인 양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교과서만으로 배우는 법조계와 실제 법조계의 업무는 차이가 있는 만큼 현장을 체험하는 중요한 기회였다.
지방에 위치한 한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로스쿨 졸업생들이 취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후에 높은 연봉을 제시해야 한다.”며 “사회에서는 로스쿨 학생들을 단순하게 변호사로 활용하기보다는 법학 전문 기자와 같이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취업 문제는 학생과 법과 관련된 고용시장의 구조 모두 변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고 덧붙였다.
로스쿨 첫 졸업생이 배출된 첫 해.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고, 개선해야할 부분도 많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를 보면 어느 정도 성공적인 궤도에 진입했다고 본다. 로스쿨 졸업생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부족한 점은 수정보완하고, 잘하고 있는 점은 계속 이어나가앞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할 훌륭한 법조계 인재가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
정책기자 최주현(대학생) juhyeoncho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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