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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태간 택산함(31) ]

ngo2002 2012. 3. 22. 14:36

대산 주역강해(하경)

  홍역학회 학술총서1

  강해- 김석진
  편집- 홍역학회(회장 서영훈)

    주역강해 하경 제1권

      [  I. 주역하경 ]
      [   태간 택산함(31) ]
    (함괘 대의)
  * 괘명과 괘서
  함은 산 (: 간)위에 못
(: 태)이 있는 모습으로, 산의 양기는 후중히 그쳐
아래하고 못의 음기는 증발하여 올라가 서로 기를 통하는 상이니 '택산함'이다.
자연으로는 산과 택의 기운이 오르내려 통기하고, 인사로는 젊은 남녀가 서로의
마음을 구하여 교애하는 것이니, 함은 곧 감정, 감응등과 같이 서로를 느껴 함께 하는
뜻이다.
  '함'을 파자하면 '무'는 동북간토 (5양토)로서 소남(총각)이요, '구'는 못 (택)의
구멍형상으로 서방태인 소녀(처녀)이며, '일'은 하나로 합한다는 뜻이므로 소남,
소녀가 하나로 되는 상태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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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의 마음을 다하여 하나로 합하니 '다 함'의 뜻도 있다.
  감이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라면, 함은 보다 포괄적인 뜻으로 모든 음양의 기운이
서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 함 = 구 + 무 + 일 (다 함, 느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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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경이 자연의 도를 위주로 하여 만물의 근원바탕인 건, 곤을 수괘로 하고 있는데
반해, 하경은 인사의 리를 중심으로 하므로 서로 사귀고 짝짓는 함, 항을 수괘로
삼았다. 상경은 하경의 체 (도)요, 하경은 상경의 용 (기)을 이룬다.
  (각주: 갑오갑작골: 60간지를 절로 삼을 때, 31번째 간지는 갑오이다. 예로부터
"갑오갑작골 (갑오갑자꼬리)"이라는 말이 있으니 선천갑자의 뒤 (꼬리)를 이어
갑오로써 후천을 열게 되는 뜻이며, 구한말 동학의 갑오혁명에도 이와 관계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서괘전에 보면 천지가 있은 다음에 만물이 있고, 남녀, 부부, 부자, 군신, 상하의
분별이 차례로 생기어 예의를 갖게 된다고 하였으니, 서로 만나 사귀고 합하는 예를
갖춤이 인사의 시작인 것이다. 괘서로 볼때도 함은 31번째 괘로서 한달 (30일)을
마치고 새로운 달이 시작하는 때라고 볼 수 있다.

  * 괘덕과 괘상
  함은 안으로는 산이 두터이 그치듯 삿된 마음없이 일심으로 처하고, 밖으로는
기뻐하는 괘상이므로, 스스로의 본분을 굳게 지키는 가운데 밖으로 기뻐하는 것이
함의 도인 것이다.
  #1 대자유인으로는 하늘과 땅이 만물을 화생하는 과정으로서, 하늘의 양기는 산을
거쳐 땅으로 내리고 땅의 음기는 못을 통하여 하늘로 올라 교합을 이루게 된다. 또한
함은 본래 천지부 ()괘로
부터 온 것으로, 천과 지가 나뉘어져 서로 통하지 못하다가 마침내 함하여 작용을
하게 되니, 건괘의 '수출서물 만국함령'과 곤괘의 '함홍광대 품물함형'에 모두 '함'을
언급하고 있다.
  #2 수도에 있어서는 무사무위 지선상태에 고요히 머물러 있다가, 사물의 이치를
느끼어 도통하는 것이 함이다 (역은 무사야하며 무위야하여 숙연부동이라가
함이수통천하지고 하나니 비천하지지신이면 기숙능여어차리오: 계사상전 10장)
  #3 인사적으로는 어린 소남, 소녀가 서로를 느끼는 것으로, 남자의 기운은 아래로
내리고 여자의 기운은 위로 올라 교합하는 괘상이다. 함의 괘체가 소남 (간)과 소녀
(태)로 배위된 것은, 순수한 동심으로 서로를 구하는 것이 감응이 빠르기
때문이다.
  * 후천팔괘로 볼 때는 서방태인 미국이 동북간 한국에 와 동서가 혼회하는 상태가
함이며 (내호괘가 손으로 일본을 뜻한다. 손은 매파를 뜻하므로 일본이 한국과 미국을
중매하는 것이 된다. 즉 태평양 전쟁으로 말미암아 미국이 한국에 들어오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를 후천이 시작하는 것으로 본다. 한편 간은 하늘의 성기이고, 태는
땅의 성기로, 서로가 결합하여 하나가 된 상태가 바로 함
()인  것이다 (산택통기).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뇌풍항 ()
  서로 구하여 사귀니, 자연 짝을 지어 항구하게 된다.
  2) 배합괘, 착종괘: 산택손
()
  서로 교감하다 보면 덜게되는 과정이 있다. (남녀가 교합함으로써 새생명을
수태하게 되며, 열달 후 출산하니 함괘로부터 열번째괘가 손이다.)
  또 함은 스스로를 비우는 가운데 상대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손은 자신의 것을
상대에게 덜어줌을 뜻한다.
  3) 호괘: 천풍구 ()
  만난 후에 서로 느낄 수 있다. 구
()는 음이 처음 생기는
때로서 오회중천에 산택통기하여 후천변화가 있는 것이다.

      (본문강해)
    함은 형하니 이정하니 취녀면 길하리라.
  1) 함은 형통하니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여자를 취하면 길하리라.
  함: 느낄 함, 다 함.
  2) 뜻풀이
  함은 느끼는 것이다. 남녀가 서로 느끼어 화합하고 순응하여 형통한 것이며 (함형),
서로 느껴서 화합함에 바른 도로써 하지 않는다면 문란해져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정). 태 ()소녀가 간
()소남을 기다렸다가 응하는 것이고, 또 육이와 구오가
서로 중정으로 응하니 '여자를 취하면 길하다'고 한 것이다 (취여길). 천지부
()의 비색한 때에 육삼과
상구가 사귀어 자리를 바꿈으로써, 여섯효가 모두 응하게 된 '형'통한 것이다.
  #1 괘의 전체상이 감중련
( ->
)의 상으로 견고한 덕이 있으므로 '이정'이라 하였다.

    단왈함은 감야니
    유상이강하하야 이기 감응이상여하여 지이열하고 남하여라
    시이형이정취녀길야니라.
    천지 감이만물이 화생하고 성인이 감인심이천하 화평하나니
    관기소감이천지만물지정을 가견의리라.
  1) 단에 가로되 함은 느낌이니, 유가 올라가고 강이 내려와 두 기운이 느껴
응함으로써 서로 더불어, 그쳐서 기뻐하고, 남자가 여자에 아래함이라. 이로써
'형이정취녀길야'이니라. 천지가 느껴서 만물이 화생하고, 성인이 인심을 느껴서
천하가 화평하나니, 그 느끼는 바를 보아 천지만물의 정을 볼 수 있으리라.
  유: 부드러울 유, 순할 유  강: 굳셀 강  감: 느낄 감
  2) 뜻풀이
  함은 저절로 느끼는 것 (함)도 되고, 마음을 좇아 느끼는 것 (함)도  된다 (함
감야). 천지부괘 ()에서
육삼 (유)이 올라가 상육이 되고, 상구 (강)가 내려와 구삼이 되니 (유상이강하),
상괘 여 ()와 하괘 남
()의 두 기운이 느껴 응함으로써 여섯효가 서로 더부는
것이다 (초육과 구사, 구이와 구오, 구삼과 상육이 서로 응함: 이기 감응이상여).
아래의 간상련으로 그치고 상괘의 태상절 ()로 기뻐하며
(지이열), 간 소남이 태 소녀의 아래에 있음이, 마치 남자가 먼저 여자의 집에 가서
신부를 맞아오는 친영의 예와 같으니 (남하여), 괘사에 '형이정취녀길'이라고 하였다
(시이형이정취여길야).
  천지가 기운으로 교감하여 만물을 낳아 기르고 (천지감이만물 화생), 성인이 인심을
살펴서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 평화롭게 하니 (성인감인심이천하 화평), 느끼는 것을
보아 천지만물의 실정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관기소감이천지만물지정 가견의).
  #1 함은 감야: 괘명인 함은 느낌의 통칭이요, 감은 마음을 따라 느끼는 것이다.
'함은 감'이라고 한 것은, '마음이 느낌'이라는 뜻으로 한정시켰다기 보다는 그 뜻을
보완하여 밝힘에 있다.
  #2 유상이강하: 함은 부괘의 삼효와 상효가 사귐에, 하늘의 성기인 간상련
(: 산)이 아래에 있고, 땅의 성기인 태상절
(: 못)이 위에 있는 상이다. 이를 '산과 못이 기운을
통한다 (산택통기)'라고 하는데, 이미 두 성기가 완전히 교합하여 하나가 되어 느끼는
것을 뜻한다.
  #3 성인 감인심이천하 화평: 천지부
()괘의 건 성인이 그 뜻을
아래로 하여 곤 백성에게 내려 그치니 (), 백성이
기쁨으로써 () 따르게 되어 천하가 화평해지는 것이다.

    상왈산상유택이 함이니 군자 이하야 허로 수인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산위에 못이 있는 것이 함이니, 군자가 이로써 비움으로 사람을
받아들이느리라.
  허: 빌 허  수: 받을 수
  2) 뜻풀이
  못의 성질은 흙을 윤택하게 하고, 흙은 이를 받아들여 만물을 기른다. 산은 물을
막아 못을 이루고, 못은 산으로 인해 커진 빈 공간에 물을 받아들여 만물을 더욱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군자가 이러한 상을 보고 사사로운 마음을 비우고 같이
더불어하는 마음으로 백성을 포용하는 것이다.
  #1 상경은 선천, 자연적인 것이어서 만물의 근본인 건, 곤을 머리로 하여 그 체를
세움에 중시하였으니, '자강불식 (건)'한 후에 '후덕재물 (곤)'하여 만물을 낳는
것이다. 반면에 하경은 후천, 인사적인 것이어서 인륜의 시작인 함, 항을 머리로 하여
그 용의 사귐을 중시하였으니, 먼저 '허수인 (함)' 한후에 '입불역방 (항)'의 도를
얻어 인사를 행해 나가는 것이다.
  #2 상괘 못 ()보다 높은 산이 아래에 있으니 겸손하게
받아 들이는 뜻이 있고, 또 괘가 부
() 괘로부터 왔으니,
비괘의 하괘 곤 ()은 '허'의 상이다.
  * 우리나라의 백두산과 한라산은 정상에 큰 못이 있으니 택산함의 상이다. 후천이
열리는 것이 함인데, 백두산이 함산인데도 불구하고 불함산 (밝은 신이 있는 산이라는
뜻, "넓은 황야 가운데 산이 있으니, 이름하여 불함이라고 한다. 숙신씨 땅에
해당한다: '산해경'의 대황북경편")이라고 한 것은, 국토분단이 되는 등 아직 함의
때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초육은 함기무라.
    상왈함기무는 지재외야라.
  1) 초육은 그 엄지발가락에 느낌이라.
  상에 가로되 '함기무'는 뜻이 밖에 있음이라.
  무: 엄지발가락 무
  2) 뜻풀이
  초육은 느끼는 괘의 처음에 있으니, 아직 느낌이 미미하여 타인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것이 마치 엄지발가락에 느끼는 정도이다 (함기무). 아직은 느낌이 미미하나,
뜻은 정응인 구사와 서로 느끼고자 하는데 있다 (지재외야).
  #1 하늘과 땅은 기운으로 느끼는 것이고, 부부는 보다 구체적인 형체로써 느끼는
것이므로 건곤괘와는 달리 함괘에서는 사람의 몸에서 상을 취하여 말하였다.
  #2 하괘를 도전한 진하련 (: 족)에서 '무'가 나오고,
초육이 내괘에 있기 때문에 '지재외'라 하여 정응인 구사를 나타냈다. 즉
'함기무'하는 것은 구사의 '동동왕래'에 뜻이 있는 것이다.

    육이는 함기비면 흉하니 거하면 길하리라.
    상왈수흉거길은 순하면 불해야라.
  1) 육이는 그 장딴지에 느끼면 흉하니, 거하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비록 흉하나 '거길'하다는 것은 순하면 해롭지 않음이라.
  비: 장딴지 비 (초육보다 위에 있으므로 장딴지에 비유)  거: 있을 거
  2) 뜻풀이
  육이는 음유한 재질이나 중정의 덕을 갖추었으며, 위로 구오와 정응인 관계에 있다.
장딴지는 발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지 자신의 능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므로,
정응인 구오의 구함을 기다려 (몸 전체가 움직임) 순응하여 움직이면 길하나 (거길,
순 불해야), 자신의 중정한 도를 버리고 조급히 움직이면 흉한 것이다 (함기비 흉).
  #1 똑같이 사람의 몸에서 상을 취한 간
() 괘 육이효에는 '흉'을
말하지 않고 함괘 육이에만 말한 것은, 간괘처럼 제자리에 그쳐있지 않고 조급히
움직임을 경계한 것이다.
  #2 육이가 동하면 손하절 (:손순)이니, '순'하게 거
()하는 것이다.

    구삼은 함기고라. 집기수니 왕하면 인하리라.
    상왈함기고는 역불처야니 지재수인하닌 소집이 하야라.
  1) 구삼은 그 넓적다리에 느낌이라, 그 따르는 이를 잡으니, 가면 인색하리라.
  상에 가로되 '함기고'는 또한 처하지 않음이니, 뜻이 따르는 사람에게 있으니 잡는
바가 아래라.
  고: 넓적다리 고  집: 잡을 집
  2) 뜻풀이
  구삼은 강으로 양자리에 있고 하괘 (간) 그치는 체의 위에 있으니, 마땅히 자신의
본분을 지켜 바름을 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초육이나 육이를 따라 조급히
움직여가니, 군자의 양강한 재질로서는 인색한 것이다 (집기수 왕 인).
  #1 상사에 '역'자를 쓴 것은 앞의 초육, 육이의 말을 이은 것이니, 구삼이 바름을
얻은 양강한 재질인데도 아래의 두 음효를 좇아 조급히 움직이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뜻이 있다.
  #2 내호괘 손하절 (: 인색)에서 '고'가, 구삼이 동한
곤삼절 (인색)에서 '인'이 나온다.
  #3 집기수, 소집불야: 위에서 아래를 잡는 것으로 구삼이 아래의 두 음효를 잡는
것.

    구사는 정이면 길하야 회 망하리니 동동왕래면 붕종이사리라.
    상왈정길회망은 미강해야오 동동왕래는 미광대야라.
  1) 구사는 바르게 하면 길해서 뉘우침이 없어지리니, 자주 자주 오고 가면 벗이
(벗만) 네 뜻을 좇으리라.
  상에 가로되 '정길회망'은 느껴서 (느낌에) 해롭지 않음이요, '동동왕래'는 빛나고
크지 못함이라.
  회: 뉘우칠 회, 후회 회  동: 자주 동  이: 너 이
  2) 뜻풀이
  구사는 대신의 자리니, 느낌에 있어서 주체가 된다. 따라서 다른 효처럼 특정
부위에 느낀다고 하지 않고 (초효는 '함기무', 이효는 '함기비', 삼효는 '함기고',
오효는 '함기매', 상효는 '함기보협설'), 곧바로 느낌의 도를 말하였다. 구사가
양강하고 느낌의 주체가 되는 자리에 있지만 바른 자리를 얻지 못하였으므로, '바르게
하라 (정)'고 하여 정응인 초육하고만 느껴 응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즉 허중무아의
마음으로 모든 것에 느껴 응하면 길하고 뉘우침도 없어져 해롭지 않지만 (정길회망),
사사로움에 매여서 정응인 초육하고만 친하게 되면 벗만이 구사의 뜻을 좇게 되니
광대한 것은 못되는 것이다 (동동왕래 붕종이사, 미광대야).
  #1 구사가 동하면 상괘와 내호괘가 감중련 ()이니
'정'이 나온다. 또 본래의 상이 감
(,,23456,1, ->
)인데 동하여 얻은 괘상도 감 (상괘 및 내호괘)이니
'회망'이 된다.
  #2 동동왕래: 동은 '심' + '동'이니 아이의 마음과 같이 자주 변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남녀의 성적 교합동작을 뜻한다. 내호괘인 손하절
(: 진퇴)에서 '왕래'의 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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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의 삼도
  느끼는 도를 셋으로 대별하면,
 1) 무사무위하여 적연부동하다가, 느껴서 천하의 이치에 저절로 통함이 으뜸이요,
 2) 일정한 주문이나 반복리듬에 자신을 통일시켜 감응하는 것이 그 버금이요,
 3) 함괘 구사처럼 동동왕래하여 붕종이사의 상태에 이르는 것 (남녀교합에 의한
합일)이 그 세번째이니 '미광대'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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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붕종이사: 붕은 초육, 이는 구사 자신을 뜻한다. 구사에서 수태되어 10괘
60효만인 손괘 육삼효에서 출산 (삼인행 즉손일인)하는 것이다.
  #4 공자께서 구사효의 중요성을 계사전에 다시 강조하셨다.
  "역왈동동왕래면 붕종이사라하니 자왈천하 하사하려리오 천하 동귀이수도하며
일치이백려니 천하 하사하려리오 일왕즉월래하고 월왕즉일래하야 일월이
상유이명생언하며 한왕즉서래하고 서왕즉한래하여 한서 상유이세성언하니 왕자는
굴야오 '내자는 신야니 굴신이 상감이리생언하니라... 궁신지화 덕지감야라
(계사하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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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귀이수도와 산행
  송귀봉선생은 산행이라는 시에서
  산행만좌좌망행 / 산 가다보니 앉을 줄 모르고, 앉아 있다보니 갈 줄 모르네
  헉마송음청수성 / 소나무 그늘 아래 말을 매고, 물소리를 듣는구나
  후아기인선아법 / 나보다 먼저 몇사람이나 갔으며, 뒤에 몇사람이나 올꼬
  각귀기지우하쟁 / 제각기 갈곳을 가건만 어찌하여 다투기만 하는가
  라고 하여 끊임없이 오고 감이 다 한가지로 돌아가는 것임을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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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오는 함기매니 무회리라.
    상왈함기매는 지말야일새라.
  1) 구오는 그 등심에 느낌이니, 뉘우침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함기매'는 뜻이 끝일세라.
  매: 등심 매 (보이지 않는 등)
  2) 뜻풀이
  구오는 인군의 자리요, 모든 신경을 관장하는 등줄기에 해당한다. 중정의 덕을 얻고
역시 중정의 덕이 있는 육이와 정응이 되며, 위로 상육과 상비관계이다. 사사로이
매임을 뒤로 하고 천하를 상대로 느낌이니 (함기매), 뉘우침이 없어지고 그 뜻도
말단가지 통하게 되는 것이다 (지말야).
  #1 지말야: '뜻이 없다'는 것이니, 원래가 등심은 욕심이 없는 곳이다. 즉 구사에서
'동동왕래 붕종이사'하여 느끼어 화합한 것이 극치에 이르른 상태이다 (척추에는
말초까지 이르는 신경의 중추가 있어서 모든 느낌을 관장한다).
  #2 구오가 동하면 진하련 (: 제출호진)이고 하괘는
간상련 (: 함언호간)이니, 정사에 있어서는 인군의 뜻이
고루 미치게 되었음을 뜻한다.

    상육은 함기보협설이라.
    상왈함기보협설은 등구설야라.
  1) 상육은 그 볼과 빰과 혀로 느낌이라.
  상에 가로되 '함기보협설'은 구설에 오름이라.
  보: 볼때기 보  협: 빰 협  설: 혀 설  등: 오를 등
  2) 뜻풀이
  상육은 음유한 재질로 느끼는 괘의 위에 있고, 화열
()하는 체에 있으니 느낌의 극에 이른 자이다. 따라서
그 느낌을 같이하고자 하나 실질이 없으니, 입으로만 그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1 상괘인 태상절 ()에서 '설, 구, 설'이, 상육이
동한 건삼련 (: 수)과 합하여 '보, 협'이 나온다.
  #2 상괘가 태괘에서 건괘로 되었으니 기쁨 (태)를 두루 (건)말하는 뜻이다. 즉
함괘를 남녀의 교합으로 볼때 '함기매' '함기비 '함기고'를 전희, 상육의 등구설'을
후희로 느낌의 표현을 말로 하는 것이다.
  #3 하괘 (간)의 세 효는 느낌을 기다려서 응하는 상 (간은 지)이나, 상괘 (태)의 세
효는 느낌의 주체이므로 (태는 기쁨) 보다 능동적이다.
  또 '함기무, 동동왕래'는 앞에 보이는 곳이니 욕심으로 느낌이요, '함기비,
함기매'는 뒤의 보이지 않는 곳이니 욕심없이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함기고,
함기보협설'은 실체로써 느낌을 말한 것이다.

      [   진손 뇌풍항
(32) ]
      (항괘 대의)
  * 괘명과 괘서
  항은 안으로 장녀 (손: )가 가사를 맡고, 밖으로 장남
(진: )이 가도를 일으키는 상으로, 항구한 부부의 도를
이루니 '뇌풍항'이다.
  자연의 도로써 살피면, 하늘의 도는 바람을 통해 아래로 행하고 땅의 도는 우레 를
통해 위로 오름으로써 만물을 항구하게 생성, 화육한다. (복희 선천 8괘 참조)
  '항'을 파자하면 천지간 (이)의 일 월 (일)이 서로 짝하여 끝없이 왕래
순환함으로써, 영구히 주야를 밝히고 사시를 이루듯, 서로의 마음 (심)을 합하여
부부로써 항구한 도를 갖춤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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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심 + 이 + 일 (월) 항구할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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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를 느끼는 함괘 다음에 항괘를 놓은 것은, 대예를 갖추어 부부가 됨으로써
가도가 항구하게 이어지는 까닭이다.
  또 주역 64괘를 배합 또는 도전괘로 짝하면 32쌍이 되니, 부부로써 항구히 짝하는
항의 괘서가 32번째인 것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 괘덕과 괘상
  항은 안으로 음목 (손)이 뿌리박고 (입) 밖으로 양목 (진)이 줄기를 뻗어 (출)
장구히 생장하는 상이며, 인사적으로는 진장남이 위에 처하여 가장으로서 위엄을
보이고 손장녀가 아래에 있어 공손히 집안일을 주장하는 상으로, 부창부수하는 가도의
규범이 나타난다.
  일월의 운행 또한 항괘와 같이 항구한 도를 이루니, 해가 서산에 지면 달이 나와
밤을 밝히고, 달이 질 무렵이면 해가 나와 낮을 밝히는 것이다. 한편 우뢰와 바람이
부딪치되 서로를 어그러뜨리지 아니하니, 하늘은 그 도를 아래로 시행하고 땅은 그
도를 위로 진작함으로써 만물의 항구한 생명활동이 있게 한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택산함 ()
 항은 소남, 소녀가 서로 만나 교감하는 함괘와는 달리, 성인이 된 장남, 장녀가
부부로써 짝하여 항구하게 사는 것이다.
  2) 배합괘, 착종괘: 풍뢰익
()
 부부로서 결합하면 자손이 번성하고 가재가 늘듯이, 안정한 가운데 풍요로움 (익)이
있게 된다. 괘체로 보면 항은 아래로 뿌리를 내리고 ()
위로 줄기를 뻗어 () 나무가 생장하는 상인데 대해,
익은 위의 바람이 아래로 내리고 아래의 우뢰가 위로 올라 서로 맞부딪치게 됨으로써
만물을 흔들리게 (동배장작) 하는 상이다.
  3) 호괘: 택천쾌 ()
  쾌는 양군자가 음소인을 결단하는 것이다. 과단성 있게 잘못된 것을 끊고
물리침으로써 항구하게 된다.

      (본문강해)
    항은 형하야 무구하니 이정하니 이유유왕하니라.
  1) 항은 형통해서 허물이 없으니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가는 바를 둠이
이로우니라.
  항: 항사할 항  무: 없을 무  구: 허물 구, 잘못 구
  2) 뜻풀이
  항은 부부의 도이다. 진장남이 위에 있고 손장녀가 아래에 있어, 손순함으로 동하고
여섯효가 모두 응하니 형통하고 허물이 없다 (항 형 무구). 장남이 위에서 이끌고
장녀가 아래에서 손순하게 이어감에 모든 효가 서로 바르게 응하여 화함하니 (이정),
이러한 도로 나간다면 가는 바를 두어서 이롭지 않은 바가 없는 것이다 (이유유왕).
  #1 전체의 괘상이 감중련
( ->
)이니 '정'과 '유유왕'이 나온다. 또 지천태괘의 건
() 초구가 위로 올라 구사가 되어 곤
() 백성을 얻음으로써, 건의 도를 곤에서 행하니
() '이유유왕'인 것이다.

    단왈항은 구야니 강상이유하하고 뇌풍이 상여하고
    손이동하고 강유 개응이 항이니
    항형무구이정은 구어기도야니 천지지도 항구이불이야니라.
    이유유왕은 종즉유시야일새니라.
    일월이 득천이능구조하며
    사시 변화이능구성하며 성인이 구어기도이천하 화성하니니
    관기소항이천지만물지정을 가견의리라.
  1) 단에 가로되 항은 오래함이니, 강이 올라가며 유가 내려오고, 우뢰와 바람이
서로 더불고, 겸손해서 움직이고, 강과 유가 다 응하는 것이 항이니,
'항형무구이정'은 그 도에 오래함이니, 하늘과 땅의 도가 항구히해서 그만두지
않느니라. '이유유왕'은 마치면 비롯함이 있음이라. 해와 달이 하늘을 얻어 능히 오래
비추며, 사시가 변화해서 능히 오래 이루며, 성인이 그 도에 오래해서 천하가 화하여
이루나니, 그 항상하는 바를 보아서 천지 만물의 실정을 볼 수 있으리라.
  이: 말 이, 그칠 이  유: 바 유 (소)  왕: 갈 왕
  2) 뜻풀이
  항은 지천태괘 ()의
초구가 올라가 구사가 되고 육사가 내려와 초육이 되니 (강상이유하), 진하련
()의 우뢰와 손하절 ()의
바람이 서로 같이하여 (뇌풍상여), 안에서는 손으로 손순하고 밖으로는 진으로
움직이며 (손이동), 초효와 사효, 이효와 오효, 삼효와 상효가 모두 정응이 된 것이
항괘이다 (강유개응 항). 괘사에 '항형무구이정'이라고 한 것은 항의 도에 오래함이니
(구어기도야), 천지의 도가 끝이 없음을 말함이요 (천지지도 항구이불이야),
'이유유왕'이라고 한 것은 항의 도가 낮과 밤이 순환하듯이 일정한 운행을 반복함을
말함이라 (종즉유시).
  해와 달이 하늘의 도에 순응하여 영구히 비추며 (일월 득천이능구조), 사시가
음양의 순환에 따라 변하고 화함에 해 (해)를 이룸을 영구히 한다 (사시
변화이능구성). 성인이 이러한 항의 도를 오랫동안 궁행함에 천하가 교화되어지는
것이니 (성인 구어기도이천하 화성), 항구한 도를 봄에 천지만물의 참뜻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관기소항이천지만물지정 가견의).
  #1 종즉유시: 함, 항은 하경 (후천)의 머릿괘로, 선천 (처녀, 총각)을 마치고 후천
(부부를 이룸)이 시작되는 뜻이 있다.

    상왈뇌풍이 항이니 군자 이하야 입불역방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우뢰와 바람이 항이니, 군자가 이로써 세워서 방소를 바꾸지
않느니라.
  역: 바꿀 역  방: 방소 방, 자리 방, 위치 방
  2) 뜻풀이
  우뢰는 밖으로 움직여 나가는 것이고, 바람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우레 와
바람이 같이 더불되 서로의 본분을 잃지 않고 있음에 오래할 수 있는 것이니, 군자가
이러한 상을 보고 중정의 도를 세워서 이치의 일정한 기틀을 바꾸지 않는 것이다.
  #1 대학에 문왕의 덕을 찬하면서 "위인군지어인 위인신지어경 위인자지어효
위인부지어자 여국인교지어신 (인군이 되어서는 인에 그치시고, 신하가 되어서는 경에
그치시고, 자식이 되어서는 효에 그치시고, 아비가 되어서는 자에 그치시고,
나랏사람들과 더불어 사귐에 신에 그치셨다 (전 3장)"이라 한 것이 '불역방'에
해당한다.
  #2 상괘의 진후를 세우되 (입), 하괘의 손 (:
동남방이니 주인 자리이다)이 주인자리인 안에 있으니 '불역방'이다. 또 상하괘 모두
송이니, 나무는 그 자리에 굳건히 서서 방소를 바꾸지 않으므로 '입불역방'이다.
(각주: 입불역방과 윤일: 태양력에서는 4년마다 윤일을 두는데, 미세한 우수리로 인해
윤일이 32회 거듭한 128년 (2*4)마다는 오히려 윤일을 두지 말고 불역 (역은
일월의 교대를 뜻하니 하루를 뜻하기도 함)으로 처리하여야만 책력과 운행도수가
일치하여 항구한 법도가 서게된다. 32번째에 항의 괘서를 둔 이유와 항괘대상의
'입불역방' 즉 불역의 법도를 세운다 함도 이러한 의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초육은 준항이라 정하여 흉하니 무유리하니라.
    상왈준항지흉은 시에 구심야일새라.
  1) 초육은 항상함을 파느니라. 고집해서 흉하니 이로울 바가 없느니라.
  상에 가로되 '준항지흉'은 비롯함에 깊은 것을 구함이라.
  준: 팔 준  정: 곧을 정, 바를 정, 고집할 정
  2) 뜻풀이
  초육은 음이 아래에 있어 그 힘이 미약하나, 위로 정응인 구사가 응원해주기를
바라고 간절히 기다리는 상이다. 그러나 구이와 구삼이 가로막고 있는데다, 구사가
움직이는 체인 진 ()에 있으므로 일반적인 정응과는
달리 응원해줄 마음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구사의 응원을 포기하지 않으면, 그 뜻을
얻지 못해 원망만 쌓여 흉하게 되므로 이로울 바가 없는 것이다.
  #1 손하절 (: 입)에서 안으로 파고 드는 '준'이
나온다.
  #2 상괘는 동체로 항구히 나아가기만 하고, 하괘는 입체로 항구히 파고 들기만해
화합이 안되므로 흉한 것이다.

    구이는 회 망하리라.
    상왈구이회망은 능구중야라.
  1) 구이는 뉘우침이 없어지리라
  상에 가로되 '구이회망'은 능히 중에 오래함이라.
  구: 오랠 수, 오래할 구
  2) 뜻풀이
  항상한 도는 바름을 귀하게 여긴다. 구이는 양이 음자리에 있으니 그 바름을 잃어서
뉘우침이 있으나, 중의 덕을 얻었고 육오가 정응관계로 응원하니 바르게 돌아오는
것이다.
  #1 함괘 육오와 마찬가지로 항괘도 감중련
( ->
)의 상이고, 구이가 동한 괘도 감중련
( ->
)이니 '회망'이다.
  #2 중덕을 얻은 구이가 하괘인 손으로 손순하면서, 구이가 동한 간상련
()으로 그쳐 있으니 '능구중야'이다.

    구삼은 불항기덕이라. 혹승지수 정이면 인하리라.
    상왈불항기덕하니 무소용야로다.
  1) 구삼은 그 덕에 항상하지 않음이라. 혹 부끄러움을 이으니 고집하면 인색하리라.
  상에 가로되 '불항기덕'하니 용납할 바가 없도다.
  승: 이을 승  수: 부끄러울 수  용: 용납할 용
  2) 뜻풀이
  구삼은 양으로써 양자리에 있으니 항의 바른 도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그 뜻이
조급하여 (내호괘 건체에 있고, 양이 양자리에 있어 과강함) 바른 덕을 지키지 못하여
부끄럽게 되니 (불항기덕 혹승지수), 바른 도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해 나가면
인색하게 되는 것이다 (정인).
  #1 손하절 (: 진퇴)에서 '불항기덕'이 나오고, 손
(광상: 넓은 이마)에 내 내호괘 건 (: 대적)을 합하면
붉은 이마가 되니 '수'가 된다.
  #2 구삼이 동하면 감중련 ()이니 험한데 빠져 그 덕을
항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3 무소용야: "공자왈 무상지인 불가위무의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항상하지 않은
사람은 무나 의가 될 수 없다)"라 하였으니, '불항기덕'한 사람은 다른 직업에서도
받아들일 데가 없는 것이다. 또 예기 치의편에 "자왈 남인유언왈 인이무항
불가이위복서...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남인이 말한 것이 있다. '사람으로서
떳떳한 행동이 없으면 복서를 할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라 하고, 맹자 양혜왕
상편에 "... 약민즉구항산이면 인무항심이니 구무항심이면 방사치를
무불위이니... (백성으로 말하면 떳떳이 살수 있는 직업이 없으면 떳떳한 마음이
없어지니, 만일 떳떳한 마음이 없어진다면 간사하고 사치를 하지 않을 수
없으니...)"라 하였다.

    구사는 전무금이라.
    상왈구비기위어니 안득금야리오.
  1) 구사는 사냥하는데 새가 없음이라.
  상에 가로되 그 자리가 아닌데 오래하니 어찌 새를 잡으리오.
  전: 사냥할 전 (전야)  금: 날짐승 금, 새 금  안: 어찌 안
  2) 뜻풀이
  구사는 양으로 음자리에 있으니 바른 자리가 아니다. 바른 자리가 아니면 그 자리에
오래 있어도 이룸이 없으니, 마치 사냥하는데에 있어서 새가 없는데도 쓸데 없이 새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1 구사가 동한 상괘 곤삼절 (: 전)에서 '전'이 된다.
또 상괘 진하련 (: 숲, 곡) 숲이 곤이 되었으니
'무금'의 상이다.
  #2 구사의 정응인 초육이 음효이므로 '무'라고 하였다 (양은 유, 음은 무). 지수사
()괘의 육오에
'전유금'이라고 한 것은, 상응하는 구이가 양효이기 때문이다.

    육오는 항기덕이면 정하는 부인은 길코 부자는 흉하니라.
    상왈부인은 정길하니 종일이종야일새오
    부자는 제의어늘 종부하면 흉야라.
  1) 육오는 그 덕에 항상하면 바르니, 부인은 길하고 부자는 훙하니라.
  상에 가로되 부인은 정하니 하나를 좇아서 마침이요, 부자는 의를 만들거늘 부인을
좇으면 흉함이라.
  정: 바를 정  종: 따를 종  종: 마칠 종  제: 만들 제, 다스릴 제, 주장할 제
  2) 뜻풀이
  육오는 음유한 자질이나 아래로 구이 양강한 군자와 응하고 중의 덕을 얻었으니,
순종하는 덕에 항상하면 바른 것이다 (항기덕 정). 그러나 부인은 일부종사하는
바름을 얻어 길한 것이지만, 장부는 법도를 지어 가도를 세워야하는 것인데 오히려
순종하는 부인의 도를 쫓으면 흉한 것이다.
  #1 부인길부자흉: 부인의 덕은 손순한 것을 귀하게 여기고, 장부의 덕은 진강한
것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육오가 동하면 태상절 (:
소녀, 훼절)이니 강한 장부의 덕이 훼절되어 흉한 것이고, 하괘의 손순
()한 부인의 덕은 변함이 없으니 길한 것이다.
  #2 육오가 부인의 입장으로써는 구이를 쫓는 것이 길하나, 장부의 입장으로써는
양강한 구이에 순종하는 것이 군도 (부도)에 마땅하지 않아 흉하다.

    상육은 진항이니 흉하니라.
    상왈진항재상하니 대무공야로다.
  1) 상육은 항상함을 떨침이니 흉하니라.
  상에 가로되 '진항'이 위에 있으니 크게 공이 없도다.
  진: 떨칠 진
  2) 뜻풀이
  상육은 음으로 항의 끝에 있으면서 움직이는 체 ()의
극에 있으니, 스스로의 분수를 지키지 못하여 아래로 정응인 구삼에게로 조급히
움직이는 까닭에, 항상한 덕을 무너뜨리게 되어 흉하고 끝내 이룸도 없게 되는
것이다.
  #1 상육이 동하면 이허중 ()이 되어 이혼, 이별의
뜻이 있다.
  부부의 도가 항상한 것이나 마침내 영원히 항구한 것은 없으므로 '진항'이라
하였고, 항괘 다음에 돈괘를 둔 이치 또한 여기에 있다.
  #2 항괘는 바름을 지키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따라서 바름을 지킬 수 있음에도
(득위) 그것을 지키지 못하는 구삼과 상육을 안좋게 보았다.
  #3 대무공야: 항괘는 전체적으로 감 (: 노호감)의
형상이므로 본래 공이 있는 것이나, 상육이 동하여 이허중
(: 과상고)이 되어 공이 없어지는 것이다. 항구한 덕이
쇠퇴할 때, 음유하고 조급한 소인이 큰 공을 세우려고 급히 서두르다, 오히려 더 빨리
항구한 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   건간 천산돈
(33) ]
      (돈괘 대의)
  * 괘명과 괘서
  돈은 하늘 (: 건)아래 산
(: 간)이 있는 상으로, 세상을 피해 은둔하여 하늘이
부여한 명을 굳건히 지킬 뿐이니 '천산돈'이다 (역경에서는 '피할 돈, 숨을 돈'으로
읽는다). '돈'을 파자하면 돼지 (돈: 돼지 돈)와 같이 어리석은 체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홀로 도를 행하는 (착: 점차 움직여 나아감) 뜻이 있고, 괘체에
있어서도 아래의 두음 (소인)이 점차 자라 위의 네 양 (군자)을 핍박하는 상이며, 두
효씩 묶어 보아도 은복하는 손괘
( ->
)의 형상이 된다.

--------------------
  음이 점장하여 올라옴에 (진) 양이 물러나는 (퇴) 때이므로, 무지한 돼지 (돈)와
같이 어리석은 체하며 스스로 물러나 지냄을 뜻한다
  * 돈=책받침 + 돈
--------------------
  괘서로는 모든 물건이 항구히 보존, 사용할 수 만은 없으므로 항괘 다음 물러나
숨는 돈괘를 놓았다. 괘서로 볼 때 돈은 33번째 괘이니, 음력의 19세7윤법으로 살피면
대략 32개월이 지난 뒤에 한번씩 윤달을 두게 됨을 뜻한다.

  * 괘덕과 괘상
  돈은 안으로 산과 같이 두터이 그치고 밖으로 하늘과 같이 굳건하게 행하는 덕이
있으므로, 위에 있는 양군자가 강건한 도로써 아래의 음소인을 교화하여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래의 두 음은 밑의 근본을 얻어 득세하고,
양은 그 기미를 보아 점차 물러나는 때이며, 괘체로도 외괘 건은 군자이므로 건천으로
물러날 수 있지만, 내괘 간은 소인으로 그쳐서 돈을 못하는 것이다.
  상하의 왕래로써 살피면 선천 간 ()에 후천괘로서 건
()이 이른 것으로, 건문언구오에 이른바
'본호천자친상'의 과정을 이루고 있다. 이는 하늘의 기운이 산에 먼저 이르는
이치이니, 천도의 선후천 변화에 대한 비의가 간에 숨어 있는 것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뇌천대장 ()
 돈은 늦여름 (음력 6월)괘로 한냉한 가을이 이르기 직전이며, 대장은 한봄 (음력
2월)괘로 양기가 한창 감해지는 과정이다. 돈은 소인의 감하는조짐을 보아 군자가
물러나는 때이고, 때를 기다리다보면 마침내 군자가 득세하는 대장의 때가 이른다.
  2) 배합괘: 지택임 ()
 임은 섣달로서 양기가 점장하여 곧 새로운 봄이 이를 때요, 돈은 6월로서 음기가
점장하여 곧 쇠락하는 가을이 닥칠 때이다. 임은 군자가 때를 얻어 태평한 세상이
임박함을 이르며, 돈은 소인이 때를 얻어 비색 (비색)한 세상이 되는 과정이므로
은돈피세하여야 함이니, 임괘에 "지간팔월 유흉"이라 함도 돈괘를 두고 말한 것이다.
 3) 호괘: 천풍구 ()
 구는 하지 (음력 5월)에 해당하니, 5월을 지나 돈의 6월이 된다. 구괘의 괘사에도
여자가 장성해지는 조짐이 있으므로, 취하지 말라는 경계를 두었다.
 4) 착종괘: 산천대축 ()
 물러나 은둔하는 가운데 수양과 학문을 크게 쌓을 수 있는 것이다. 괘체로 볼 때
돈은 아래의 두 음을 피하는 것이요, 대축은 상구가 강건한 도로써 위의 두 음을 크게
길러 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본문강해)
    돈은 형하니 소리정하니라.
  1) 돈은 형통하니 바르게 하면 조금 이로우니라.
  돈: 숨을 돈 (둔), 물러날 돈
  2) 뜻풀이
  돈은 아래의 두 음이 점차 자라나 득세함에 따라, 위의 네 양이 피하여 사라지는
때이다. 군자가 피하여 물러나는 것은 때가 그러한 것이지, 군자의 도를 굽히는 것은
아니니 도는 형통한 것이다 (돈형). 소인의 점장하는 때에 크게 막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막아 시간을 늦추는 것은 가능하니, 조금 바르게 함이 이롭다고 하였다
(소이정).
  #1 돈괘는 손하절 ( ->
: 은복)의 상이니 군자가 물러나 숨는 상이며, 하괘인
간소인 뒤로 군자인 상괘 건 ()이 물러나는 (퇴=책받침
+ 간) 상이다.
  #2 중용 제11장: "군자는 의호중용하야 돈세불견지이불회하나니 유성자아 능지니라
(군자는 중용을 따라 세상에 은둔하여, 세상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후회하지 않나니,
오직 성인만이 이에 능하니라)."의 뜻과 같은 맥락이다.
  #3 임괘 ()의 괘사에
"임은 원형코 이정하니 지우팔월하얀 유흉하리라"라고 한 것을 일양이 시생하는 복
()월로부터 여덟번째 달인
돈월에 이르러 흉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단왈돈형은 돈이형야나 강당위이응이라 여시행야니라.
    소리정은 침이장야일새니 돈지시의 대의재라.
  1) 단에 가로되 '돈형'은 물러나서 형통하나, 강한 것이 위에 마땅해서 응함이라.
때로 더불어 행함이라. '소리정'은 점차 길어짐이니, 돈의 때와 뜻이 크도다.
  당: 마땅할 당  침: 점차 침, 담글 침
  2) 뜻풀이
  괘사에 '돈형'이라고 한 것은 소인 득세하는 시기이니, 군자의 도가 상하지 않도록
물러나 보존하여 형통하게 하는 것이다 (돈형 돈이형야). 구오가 강양한 재질로
중정의 자리를 얻고 아래로 육이와 중정으로 서로 응하므로 때에 순응하여
물러나면서도 때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강당위이응 여시행야).
'소리정'이라고 한 것은 비록 소인이 득세하는 시기이나, 아직도 군자인 양효가 많고
소인은 음효가 적어서 음이 급격히 성하지 못하는 것을 말함이니 (소이정 침이장야),
돈의 때와 뜻이 큰 것이다 (돈지시의 대의재).
  #1 여시행야: 피할 때는 마땅히 피하여야 한다는 뜻 (시지즉지 시행즉행)
  #2 소이정 침이장야: 소인이 점차 득세하여 양을 깍는 뜻. 임괘처럼
'강침이장'이라고 하지 않은 것은, 강의 자람은 당연하나 유의 자람은 막고자 하는
뜻이니, 역시 양을 높이고 음을 억제하는 (존양억음) 뜻이다.
  #3 돈지시의 대의재: 12시괘 가운데 하나

    상왈천하유산이 돈이니 군자 이하야 원소인호대 불악이엄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하늘 아래 산이 있는 것이 돈이니, 군자가 이로써 소인을 멀리하되
악하게 아니하고 엄하게 하느니라.
  2) 뜻풀이
  하늘은 지극히 높으며 위로 오르면서 만물을 포용하는 성질을 갖고 있으며, 산은
땅에서 올라오되 그 오름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하늘은 산과 절교 (절교)할 생각을
갖지 않지만, 산이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느껴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것을 군자가
보고, 듣기 싫은 소리나 꺼려하는 기색을 하지 않고 군자의 도를 실천함으로써,
소인이 스스로 그 근엄함에 외경하는 마음이 우러나와 감히 넘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1 원소인: 상괘 건 ()은 군자의 상이고, 하괘 간
()은 소인이다. 간에 그치는 뜻이 있으므로, 소인이
자라 올라오지 못하도록 하는 상이다.
  불악이엄: 소인이 득세하는 때이므로 소인을 악하게 아니하고, 상괘 건
()의 위엄으로써 소인을 잘 다스려야 하는 상이다.
  즉 건은 서북방이니 그 기운이 엄응하지만, 전체 괘상은 손
( ->
)이니 온후하여 '악'하게 않는 것이다. 예기에도
"천지의 엄응한 기운은 서북방 (건방)에서 감하고, 천지의 온후한 기운은 동남방
(손방)에서 성한다. (천지엄응지기 감어서북 천지온후지기 온어동남)"고 하였다.

    초육은 돈미라 려하니 물용유유왕이니라.
    상왈돈미지려는 불왕이면 하재야리오.
  1) 초육은 도망하는데 꼬리라. 위태하니 써 가는 바를 두지 말지니라.
  상에 가로되 '돈미지려'는 가지 아니하면 무슨 재앙이리오.
  미: 꼬리 미  려: 위태할 려  유: 바 유  재: 재앙 재  하: 어찌 하
  2) 뜻풀이
  초육은 유로서 제일 아래에 있으니 그 힘이 미미한 것이다. 돈괘 전체적으로 음이
성하여 양이 물러나는 것이지만, 각 효의 입장에서는 음효나 양효를 불문하고
물러나는 것으로 그 뜻을 삼는다. 초육의 힘이 미미하여 미처 물러나지 못하니,
꼬리를 밟혀 위태한 지경이다 (돈미려). 이럴때는 차라리 제자리에 그쳐 안정하고
있으면 큰 재앙은 없는 것이다 (물용유유왕).
  #1 불왕하재야: 하괘가 간상련 ()이므로 고쳐야 하는
상이고, 호괘는 또한 손하절 ()로서 들어가는 뜻이
있다. 초육이 동하면 이허중 ()이 되어 앞으로
나아가려는 성질이 있으므로 경계를 하여야 한다.
  #2 초효가 동한 이 (: 재)에서 '재'가 나온다.

    육이는 집지용황우지혁이라. 막지승설이니라.
    상왈집용황우는 고지야라.
  1) 육이는 잡는데 누런 소의 가죽을 쓰느니라. 이기어 말하지 못하니라.
  상에 가로되 '집용황우'는 뜻을 굳게 함이라.
  용: 쓸 용, 써 용  막: 못할 막, 없을 막  승: 이길 승  설: 말씀 설  집: 잡을 집
고: 굳을 고, 진실로 고
  2) 뜻풀이
  육이는 중정한 덕을 얻고 위로 구오와 정응인 관계에 있으나, 구오와 중정한 덕으로
사귐이 마치 누런 소의 가죽처럼 굳어서 (집지용황우지혁), 그 견고함을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이다 (막지승설).
  #1 하괘 간상련 (: 수)에서 '집지'가, 육이가 곤의
중덕을 얻은 효이고 또 장차 부
()가 되니 곤
(: 지, 우)에서 '황우' 및 그 가죽인 '혁'이 나온다.
  #2 막지승설: 육이가 동하면 손하절 ()이고, 이를
도전하면 태상절 (: 설)이다. 손의 승으로 '집지'한
뜻이 견고하여 태의 '훼절'로도 '설 (빼았다)'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육이가 중정한 자리에 있으므로 하괘 간 (지)으로 그쳐 물러나지 않고, 자기 맡은 바
일에 충실하니, 그 '누런 소의 가죽을 잡은 것' 같은 깊은 뜻을 말로 다 못하는
것이다.
  #3 육이가 득중하였으므로 '황'이, 음효이므로 '우'가 나온다.
  #4 돈괘의 여섯 효 중 육이만마 '돈'자가 없는 것은, 그치는 간괘의 중심에 있고
구오 인군과 응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황우지혁'을 잡듯이 뜻을 굳게해 자기
소임을 다하므로 '돈'자를 넣지 않았다.

    구삼은 계돈이라. 유질하야 려하니 휵신첩에는 길하니라.
    상왈계돈지려는 유질하야 비야오 휵신첩길은 부가대사야니라.
  1) 구삼은 매여서 물러남이라. 병이 있어 위태하니 신하와 첩을 기르는 데에는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계돈지려'는 병이 있어 곤함이요, '휵신첩길'은 큰 일을
못하는 것이다.
  계: 맬 계  려: 위태로울 려, 괴롭힐 려  휵: 기를 휵  비: 곤할 비
  2) 뜻풀이
  구삼은 양이 양자리를 얻어 바름을 얻었으나 위로 응원해주는 정응이 없으니,
아래로 상비관계인 육이에 매여서 빨리 물러나지 못하는 것이다 (계돈). 마땅히
물러날 때에 물러나지 못하여 몸은 위태하고 곤하나 (유질, 려, 비) 신하나 첩을
돌보는 작은 일에는 사사로운 정이 있는 것이 되어 길한 것이다 (휵신첩길).
  이는 마치 신야성에서 유비가 조조의 대군을 맞아, 마땅히 군사만 거느리고
발빠르게 후퇴하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병들고 늙고 어린 백성들을 차마 떨치지
못하여 같이 후퇴하다가. 조조군에게 포위를 당하여 낭패를 본 경우와 같다.
  #1 하괘 간상련 (: 수)과 내호괘 손하절
(: 승)에서 '계'의 뜻이 나온다.
  #2 구삼이 동하면 비 (:
7월)가 되므로, 상괘인 건마가 더위에 지쳐 (질) 빨리 뛰어가지 못해 '려'하게 되는
것이다.
  #3 구삼이 동한 곤삼절 (: 곤은 지, 처, 신)에서
'휵신첩'이 된다.

    구사는 호돈이니 군자는 길코 소인은 비하니라.
    상왈군자는 호돈하고 소인은 비야리라.
  1) 구사는 좋아도 물러남이니, 군자는 길하고 소인은 비색하니라.
  상에 가로되 군자는 '호돈'하고 소인은 비색하리라.
  비: 막힐 비 (정자는 '막힐 비', 주자는 '아닐 부'로 보았다)
  2) 뜻풀이
  구사는 양으로써 음자리에 있어 바름을 얻은 것은 아니나, 중정의 덕을 갖춘 구오에
가까운 신하이고 건체에 있으니, 강과 유를 겸비한 군자이다. 초육과 정응이 되어
좋아하나, 물러갈 때를 알아서 사사로운 정을 끊고 물러가니 길한 것이다 (호돈 군자
길). 다만 바른 자리가 아니고 음자리에 있어 뜻이 약하므로, 초육에 매일 것을
경계하여 '소인비'의 경계를 두었으니, 소인은 마땅히 끊을 데에서 끊지 못하여
비색해지는 것이다.
  #1 구사가 동하면 점
()이되어, 손장여의 '여'와
간소남의 '자'가 혼례를 치루니 '호'가 된다.
  #2 구사가 동한 손하절 (: 은복, 진퇴,
근이시삼배)을, 군자는 외호괘 이허중 ()으로 사리를
밝게 판단하여 '돈'하는 것이고, 소인은 내호괘인 감중련
()으로 어둡게 판단하여 스스로의 이익에 매이게 되니
'비'를 자초하는 것이다.

    구오는 가돈이니 정하야 길하니라.
    상왈가돈정길은 이정지야라.
  1) 구오는 아름답게 물러남이니, 바르게 해서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가돈정길'은 뜻을 바르게 함으로써라.
  가: 아름다울 가
  2) 뜻풀이
  구오는 중정의 덕을 갖추고, 때에 따라 행하고 그치니 그 행실이 아름다운 것이다.
아래로 육이와 정응이 되어 정사를 행할 수 있을 때는 바르게 정사를 베풀고, 돈의
때를 맞아 물러날 때가 되면 '불악이엄'하면서 물러나니, 중정한 덕으로 뜻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1 구오가 동한 이허중 (: 가회족이합례)에서 '가'가,
이를 배합한 감중련 (: 정고족이간사)에서 '정'이
나온다.
  #2 구오가 동하면 려
()가 되어 '지이이호명'의
상이 되니 '정길'이 되며, 구오가 비록 인군의 자리에 있지만 군자가 물러나는
때이므로, 려의 육오와 더불어 '군'이라고 칭하지 않았다.
  #3 이정지야: 같은 중정의 덕을 가진 육이는 '고지야'라 하고 구오는 '정지야'라고
한것은, 육이는 내괘이며 그치는 체에 있으니 피하지 않고 자기의 뜻을 굳게하여 일을
하므로 '고집'이라는 뜻을 강조하여 '고지야'라 한 것이고, 구오는 외괘이고 양효로
중정의 덕을 바르게 (정) 사용하여 때에 순응한다는 뜻이 있다.

    상구는 비돈이니 무불리하니라.
    상왈비돈무불리는 무소의야라.
  1) 상구는 살지게 물러남이니, 이롭지 않음이 없느니라.
  상에 가로되 '비돈무불리'는 의심할 바가 없음이라.
  비: 살찔 비  의: 의심할 의
  2) 뜻풀이
  상구는 강한 양으로 물러나는 괘의 끝에 있고 아래로 응하여 매임도 없으니, 마음이
편안해져 이롭지 않음이 없고 의심할 바도 없는 것이다.
  #1 비돈: 상괘 건마가 가을을 맞아 (상구가 동하면 :
추) 살찌게 된 상이다.
  돈괘의 상이 손하절 ( ->
: 음목, 초)이니, 상구가 동한 태상절
(: 추, 구) 구로 손초를 먹어 살지게 되는 것이다.
  또 군자가 편안한 곳에 물러나 안빈락도 (: 열)하니
'비돈'의 상이다.
  #2 무불리: 괘의 상이 손하절 (: 근이시삼배)의
'이'가 있는데다 태의 기쁨까지 있으니 '무불리'한 것이다.
  #3 무소의지: 상구가 동하면 함
()이니 느끼어 통함에
의심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  ) 진건 뇌천대장
(34) ]
      (대장괘 대의)
  * 괘명과 괘서
  대장은 하늘 (: 건)위에 우레
(: 진)가 울리는 상으로, 안으로는 강건하고 밖으로는
크게 움직여 씩씩하니 '뇌천대장'이다.
  '대장'을 파자하면 대는 하나 (일)로 말미암아 둘로 늘어나 (인) 커지는 것이요,
장은 문무를 겸비한 장부 (사)가 방패 (장: 널 장, 널판지, 방패)를 들고 전진해
나아감을 뜻하며, 내괘인 건에서 '대'가 나오고 외괘인 진에서 '장'이 나온다.

--------------------
  (진은 목에 해당하니 '장'이 되고, 또한 점차 움직여 나아가는 상으로 덕과 지혜를
갖춘 군자인 '사'라 할 수 있다.)
--------------------
  괘서로는 물건이 끝까지 피하여 숨을 수 만은 없고, 물러나 때를 기다리면 다시
나아갈때가 오니 돈괘 다음에 대장괘를 두었다.
  * 하경을 살피면 진장남 (51) 다음 간소남 (52)이 차례하고, 손장녀 (57)를 이어
태소녀 (58)가 있는데, 상경에도 진, 간의 괘상인 임
( ->
)과 관
( ->
)이 짝지어 있고, 손, 태의 괘상인 돈
( ->
)과 대장
( ->
)이 차례하고 있다.

  * 괘덕과 괘상
  대장은 안으로 강건하고 밖으로 움직이는 덕이 있으므로, 굳건한 마음으로써
정대하게 행하여 나아가는 괘이다. 괘상도 하늘 위에 뇌성이 울려퍼지는 것으로
양기가 크게 대장한 모습이다. 월괘로는 중춘인 2월 (음)로서 양기가 성하여 바야흐로
초목이 움터나오려 하는 때이고, 방위로도 동방인 묘에 해당하니 출문하는 이치가
있다. 그러나 늦봄인 진월인 쾌
()에 이르러야 음기를
결단할 수 있으므로 아직은 머물러야 하는 때이며, 이러한 까닭에 잡괘전에도
"대장즉지"라고 하였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천산돈 ()
  돈괘참조
  2) 배합괘: 풍지관 ()
  대장은 중춘이고 관은 중추가절인 음 8월이다. 괘체로 볼때 대장은 양이 강성해지는
때이나 아직 두 음이 위에 남아 있으므로 머물러 때를 조금 더 기다리는 것이요, 관은
음이 비록 강성해지는 때이나 위의 두 군자가 아래의 백성 (소인)들을 잘 살펴 이를
교화하여 가르침을 베푸는 것이다.
  3) 호괘: 택천쾌 ()
  군자가 크게 장하여 나아감은 그릇된 소인을 결단하여 몰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대장은 음 2월이요, 쾌는 음 3월이다.
  4) 착종괘: 천뇌무망 ()
  대장은 하늘 위에 우뢰가 일어나듯이 강건한 도로써 밖으로 크게 움직여 나아가는
것이요, 무망은 하늘 아래 우뢰가 진동함으로써 공구수성 (두려워하고 반성함)하여
하늘이 명한 천부지성 그대로 망념됨없이 행하는 것이다.

      (본문강해)
    대장은 이정하니라.
  1) 대장은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라.
  장: 장할 장, 씩씩할 장
  2) 뜻풀이
  대는 내괘가 건이니 대요, 외괘가 진으로 장의 상이니 대장이며, 또 전체 괘상이
양의 상이니, 양이 양처럼 돌진해 커 올라가는 것을 뜻한다. 복
(), 임
(), 태
()의 세괘는 양이 커
올라가는 괘이며, 반을 넘지 않았으니, 모두 '형'하다 하고 (모두 상경에 자리함),
대장 (), 쾌
()는 양이 커 올라가는
괘이되, 이미 반을 넘어 오히려 '쇠'하는 뜻이 있으므로 '형'이라고 하지 않았다. 또
비록 양이 커 올라가는 것이 감하여 반이 넘었지만, 아직 인군의 자리는 음이
자리하고 있으므로 '이정'의 경계사를 두었다.
  #1 대장괘를 두효씩 묶어보면 태상절
( ->
)이다. 태는 서방에 자리하여 결실을 거두는 뜻이
있으므로 '이정'이다.
  #2 대는 양이고, 장은 장남 (대장), 장녀 (구의 여장)의 장 또는 양이나 장 (암양
장, 대장괘는 (의 상)의 뜻이 있다.
  #3 이정은 가을, 겨울을 의미하므로 '후천'에 대한 뜻이 있다.
  #4 사대괘 가운데 하나가 대장괘이다 (64괘중 사대괘는 모두 건
()이 들어있다.).
  화천대유 (), 산천대휵
(), 택풍대과
(: 호괘가 건이다),
뇌천대장 ()의 네괘가
사대괘이며, 이소괘로는 풍천소휵
() 뇌산소과
()괘가 있다.

    단왈대장은 대자 장야니 강이동고로 장하니
    대장이정은 대자 정야니 정대이천지지정을 가견의리라.
  1) 단에 가로되 대장은 큰 것이 장함이니, 강으로써 동하는 까닭에 장하니,
'대장이정'은 큰 것이 바름이니, 바르고 크게해서 천지의 참 뜻을 볼 수 있으리라.
  정: 뜻 정, 정 정, 본성 정, 실정 정
  2) 뜻풀이
  대장은 양 (대)이 장해 올라감이니 (대장 대자 장야), 하괘인 건으로 강하고 상괘인
진 ()으로 동해 '장'한 것이다 (강이동고 장). 괘사에
'대장이정' 이라고 한 것은 밑에 있는 양이 위로 올라가서 장차 바르게 되며, 이는 도
바르게 나아감으로써 가능하니 (대자 정야), 바르고 크게 함에 천지의 실정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정대이천지지정 가견의).
  #1 대자장야, 대자정야: '대자장야'는 양이 이미 반을 넘어 자란 것을 말함이니
이는 기운의 성함을 뜻하고, '대자정야'는 그 성한 기운이 바름으로써 씩씩하게
나아가는 것을 말함이니 이치의 당연함을 뜻한다.
  #2 정대천지지정가견의: 양이 이제 생겨나기 시작한 복괘는 양이 미미하여 성인만이
그 기미를 볼 수 있으므로 '기견천지지심호'라 하여 장차 올라가는 '심'을 본다
하였고, 양이 이미 장한 대장괘에서는 그 바르고 큰 모습이 땅 밖으로 드러나
활동중이므로 '그 실정을 볼수 있다'고 하였다.
  #3 함, 항, 취괘에서 '천지만물지정가견의'라 하여 '천지'와 '만물'을 같이 쓴
것은, 느끼고 (함), 항구히 하고 (항), 모으는데는 (취) 만물도 포함되지만, '정대'한
것은 오직 천지만이 가진 덕목이기 때문에 '만물'을 뺀 것이다. 특히 '정대'는 천지
중에서도 '천'의 덕목이다 (지는 '지정')

  상왈뇌재천상이 대장이니 군자 이하야 비례불리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우뢰가 하늘 위에 있는 것이 대장이니, 군자가 이로써 예가 아니면
밟지 않느니라.
  불: 아닐 불  리: 밟을 리, 신 리, 신을 리
  2) 뜻풀이
  하늘 위에 우뢰가 그 정대한 위엄을 갖추고 스스로 조화를 부리는 것이 대장의
상이다. 군자가 이것을 본받아 행실을 바르고 크게 하여 예가 아니면 행하지 않는
것이다.
  #1 비례불리: 아직 땅속에 양이 있는 복괘는 '폐관, 불행'을 써서 '막는다,
보호한다'는 뜻을 썼고, 양기운이 장한 대장괘에는 '불리'라 하여 '스스로 하지
않는다'는 뜻의 '불'을 써서 구별하였다.
  #2 공자가 안연의 극기복례에 대한 질문에 '비례이시 비례물청 비례물신
비례물동'이라 하셨는데, 대상에서 말한 '비례불리'는 이 넷을 포함하고 특히
'비례물동 (상괘 진은 동)'의 뜻이 있다.

    초구는 장우지니 정하면 흉이 유부리라.
    상왈장우지하니 기부궁야로다.
  1) 초구는 발꿈치에 장함이니, 가면 흉함이 믿음 있으리라 (흉한 것이 확실하다)
  상에 가로되 '장우지'하니 그 궁함을 믿으리로다 (궁함이 틀림없다).
  지: 발꿈치 지  정: 갈 정  부: 믿을 부
  2) 뜻풀이
   초구는 양이 양자리에 있고 굳건한 건체에 있으니, 굳건하기는 하나 지나치게
강한자이다. 더구나 양이 성한 시기에 있으므로 나아가고자 하나, 아래에 있어 상황을
잘 모르면서 과강하게 나아가면 흉포해지고 궁색해질 수 밖에 없으므로 흉하다고 하였다.
'유부'라고 덧붙인 것은 양강하고 바름을 얻은 초구가 망동하는 것을 애석히 여겨
경계한 말이다.
  #1 초구가 동하면 항
()이 된다. 동하기 전인
대장괘 ()에서는 건금
(: 아)이 진목 (: 피)을
치니 '장'한 뜻이 있으나, 항괘에서는 상대는 진목 (양목)이고, 나는 손목
(: 음목)이니 장한 뜻이 없어져 '정흉'하게 되는
것이다.
  #2 초구가 동하면 손하절 ()로서 '입'하는 뜻이 있다.
  #3 건괘 초구의 '잠용물용'과 뜻이 통한다.

    구이는 정하야 길하니라.
    상왈구이정길은 이중야라.
  1) 구이는 바르게해서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구이정길'은 가운데 함으로써라.
  2) 뜻풀이
  구이가 양으로 음자리에 있어 '득정'은 아니나, '중'을 얻었으므로 중덕으로 인해
그 바름을 잃지 않는 것이다. 대장의 때에 중덕을 갖추었고 양강한 재질로 건체에
있으니, 강과 유를 겸비하여 길한 것이다. 또한 인군인 육오와 응하여 신임을
받으므로 바르게 나아가면 길하게 된다 (정길).
  #1 구이가 동하면 이허중 ()이니 밝게 처신하는
것이고, 이를 배합하면 감중련 ()이니 '정'이 나온다.
  #2 괘사의 '이정'은 구이를 중심으로 한 말이다.

    구삼은 소인은 용장이오 군자는 용망이니 정이면 려하니
    저양이 촉번하야 이기각이로다.
    상왈소인은 용장이오 군자는 망야라.
  1) 구삼은 소인을 장함을 쓰고 군자는 없는 것을 쓰니, 곧게하면 위태하니,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 받다 그 뿔이 걸림이로다.
  상에 가로되 소인을 장함을 쓰고 군자는 없는체 하느니라.
  망: 없을 망  저: 숫염소 저  촉: 들이받을 촉  번: 울타리 번  이: 걸릴 이
  2) 뜻풀이
  구삼은 강으로써 양자리에 있고 건체 ()의 위에
있으니 지나치게 강한 것이다. 소인은 스스로의 강함만을 믿고 그 씩씩함을 사용하는
것이 (소인용장), 마치 숫양이 울타리를 향해 돌진하다 그 뿔이 걸려 꼼짝 못하여
위태하게 되는 격이고 (정려 저양촉번 이기각), 군자는 이 소인의 돌진함을 힘으로
막지 않고 특성을 이용하여 소인 스스로 따르게 하는 것이다 (군자용망).
  #1 구삼이 동하면 외호괘가 감중련 ()이므로, 소인이
'정고'함만을 주장하다 험한데 빠지는 것이고, 하괘인 건 군자는 태상절
()로 훼절당해 '망'이 되는 이치를 내호괘 이허중
()으로 밝게 살피는 것이다. 태상절
(: 양)이 진하련 (: 죽,
환위) 울타리를 들이받다가, 구삼이 동한 내호괘 이허중
(: 려, 방)에 걸린 것이다.
  #2 강함이 있어도 없는 듯이 처신하는 것이 군자의 도이나 (군자용망), 강함이
있으면 쓰고 싶어 일을 벌이는 것이 소인이다. 중용의 "군자지중용야는
군자이시중이요 소인지 (반)중용야는 소인이무기탄야니라 (군자가 중용을 함은
군자이면서 때로 맞게 하기 때문이요, 소인이 중용에 반함은 소인이면서 꺼림이 없기
때문이다: 2장)"라한 귀절과 상통한다.
  #3 뿔이 걸린다는 것은 구사에 걸리는 것을 말한다.

    구사는 정이면 길하야 회 망하리니
    번결불리하며 장우대여지복이로다.
    상왈번결불리는 상왕야일새라.
  1) 구사는 바르게 하면 길해서 뉘우침이 없으리니, 울타리가 터져서 걸리지
아니하며 큰 수레바퀴에 장함이로다.
  상에 가로되 '번결불리'는 감을 숭상함이라.
  결: 터질 결, 결단할 결 (여기서는 울타리가 터져서 문이 열리는 뜻)
  복: 차바퀴복  상: 숭상할 상  망: 없을 망, 잃을 망  여: 수레 여
  2) 뜻풀이
  구사가 양강한 군자이나, 음자리에 있어 바름을 잃을 것을 염려하여 '정'의
경계사를 두었다. 그러나 강명한 재질로 군자의 도가 길어지는 시기에 있으므로,
바르게 해서 길하고 뉘우침도 없어지는 것이 (정길회망), 마치 장애물도 없어지고
(번결불리) 탄탄대로를 수레를 타고 가는 것 같은 것이다 (장우대여지복).
  #1 상사에 '상왕야'라고 한 것은, 군자의 도가 점점 길어져서 쾌
()를 거쳐 건
()으로 가는 것을 뜻한다.
  #2 구사가 동하면 태
()이다. 상괘인 진
(: 양목) 울타리가 터져서 곤
()이 되니 '번결'이며, 또 양의 뿔을 훼절시키고 있던
태 ( ->
)가 사라졌으니 '불리'이다.
  #3 곤 ()은 '대여'니 진
(: 대도)의 큰 길을 큰 수레를 타고 가는 것이다.

    육오는 상양우이면 무회리라.
    상왈상양우이는 위부당야일새라.
  1) 육오는 양을 쉬운데 (쉽게) 잃으면 뉘우침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상양우이'는 위가 마땅치 않음이라.
  상: 잃을 상, 죽을 상  이: 쉬울 이  위: 자리 위
  2) 뜻풀이
  육오는 유로써 양자리에 있으니, 위가 마땅치 않은 자리이다 (위불당야). 밑의 네
양이 무리져 올라옴을 힘으로 당하려고 하면 이기지 못할 뿐 아니라 후회만 남으니,
마땅히 중한 덕으로 부드럽게 대처하여야 한다. 이는 양이 앞으로만 달려드는 성질이
있으므로, 앞에서 막으려 하지 말고 뒤에서 몰면 양의 강한 성질을 쉽게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니, 양의 성질을 이용하여 다스리라는 뜻이다. 상사에 '위부당야'라고 한
것은, 양의 자리에 음이 있어 부정한 것이므로, 바름만을 주장해 나가지 말고
화합하여 나가라는 뜻이다.
  #1 '양'은 서방태로 서양의 물질문명을 뜻하고 호괘가 태, 육오가 변하면 또한 태가
된다.), '역'은 동방의 주역의 도를 뜻한다 (상괘가 진으로 동방을 뜻함).
  #2 '상양우이'는 비사체로서 서양의 물질문명 (서방태: 양)을 그대로 상대하지
아니하고, 동방의 역도로써 물리쳐야 한다는 뜻이다 (돈괘의 육이가 도전하면
대장괘의 육오에 해당한다). 중용 제10장의 "자로 문강한대 자왈남방지강여아
북방지강여아... 관유이교오 불보무도는 남방지강야니 군자 거지니라... 고로
군자는 화이불류하나니 강재교여 중립이불의하나니 강재교여 (자로가 강함을 묻자,
공자 말씀하시기를 남방의 강함인가? 북방의 강함인가?... 너그럽고 유순히
함으로써 가르쳐주고, 무도함에 보복하지 않는 것이 남방의 강함이니, 군자가 이에
처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화합하되 흐리지는 않으니, 강하다. 꿋꿋함이여!
중립하여 치우치지 않으니, 강하다 꿋꿋함이여!...)"한 것이 '상양우이'에
해당한다.

    상육은 저양이 촉번하야 불능퇴하며 불능수하야
    무유리니 간즉길하리라.
  상왈불능퇴불능수는 불상야오 간즉길은 구부장야일새라.
  1) 상육은 숫양이 울타리를 받아서, 능히 물러나지 못하며 능히 나아가지도 못해서
이로운 바가 없으니, 어렵게 하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불능퇴불능수'는 헤아리지 못함이요, '간즉길'은 허물이 길지
(오래하지) 아니함이라.
  상: 자세할 상, 상서롭다  간: 어려운 간  수: 나갈 수  구: 허물 구, 재앙 구  능:
능히 능  퇴: 물러날 퇴
  2) 뜻풀이
  상육은 대장하는 때에 극에 처했으니, 스스로의 음유함을 생각하지 않고 장을 쓰는
자이다 (저양촉번). 이는 마치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다 뿔이 박힘에, 나아가지도
못하고 본래의 유순함으로 물러나지도 못하는 상이니, 장함을 쓰지 않고 본래의
유순함으로 힘써 돌아오면 허물이 오래가지 않는 것이다 (간즉길 구부장야).
  #1 외호괘가 태상절 ()이니 '저양'이 되고, 상육이
동하면 이허중 (: 방)이니 진하련
()의 죽이 '번: 울타리'이 되어 막음에 '불능퇴
불능수'가 되는 것이다.
  #2 '불능퇴 불능수'는 서방을 두고 한 말이며 (상: 언 + 양, 즉 양을 말함이라는
뜻, 양은 서방), '간즉길'은 동방을 두고 이른 말이다 (간: 한 + 간, 간은
동북방이고, 한은 선후천이 크게 바뀌는 대혁을 말하니 동북방인 간에서 선후천이
크게 바뀌는 도가 행해진다는 뜻이다.)
  #3 대장괘에서 양을 취상한 것은 괘의 상이 양
( ->
)이기도 하지만, 양은 외유내강한 동물이어서 그 성격이
순할 때는 한없이 순하지만 성낼때는 무섭게 돌진하는 것이, 음을 몰아내는 대장의
상과 부합되기 때문이다. 호랑이가 토끼 한마리를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하는데, 하물며
소인을 몰아냄에 있어서 상당한 경계와 전력을 다한 노력이 필요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양의 도가 성하는 대장임에도 불구하고, 괘사에 '이정'의 경계를 두고
효사마다 조심하라는 경계를 두어 외유내강한 양으로 상하였다.

      [   이곤 화지진
(35) ]
      (진괘 대의)
  * 괘명과 괘서
  진은 땅 (: 곤)위로 불
(: 이)이 나온 것으로, 태양이 지평선 위로 떠올라
나아가는 상이니 '화지진'이다.
  '진'을 파자하면 밝은 기운 (일)이 지간 (이)에 나타나 환히 비춤을 가리키니,
'나아가다, 눈깔' 등의 뜻이 있다.

--------------------
  내호괘인 간상련 ()에서 위의 이어짐 ()이,
외호괘인 감중련 ()에서 중간의 이어짐 ()이
나오고, 내괘 ()와 외괘
()가 모두 음괘이므로'구구 (율 은 양, 려는 음)'가
되고, 외괘인 이는 일월이 나아가는 상이 있으므로 '일'이 되어 '진'의 자형이
나온다.
  * 진= (땅가운데의 두 음) + 일
--------------------
  괘서로는 물건이 장대하여지면 앞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니, 대장괘 다음 밖으로
나아가는 진괘를 두었다. 하경의 다섯번째 괘인 진은 밖으로 나아가는 것인데 반해,
상경 다섯번째인 괘는 수
(: 진과 배합관계)로서
기다리는 뜻이 있다.

  * 괘덕과 괘상
  진은 안으로 유순하고 밖으로 밝은 덕이 있으므로, 유순한 덕으로 처하는 가운데
밝은 덕성이 드러난다. 괘상이 해가 땅위로 떠올라 만물을 두루 비치는 일출의
상이니, 본래의 성품을 밝게 밝혀 밖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및 착종괘: 지화명이
()
  밖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반드시 상처입는 어려움이 있게 되니, 밝음을 감추고 숨는
것이다.
  2) 배합괘: 수천수 ()
  진은 나아가는 것이요, 수는 기다리는 것이다. 선천팔괘방위로 볼 때도 팔곤지로
부터 삼이화로 나아가는 괘상으로서, 중간에 사진뇌가 자리하고 있으니 나아가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3) 호괘: 수산건 ()
  나아가는 과정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게 된다. 건은 발을 저는 것이니 어려운
괘이다. 평탄한 서남으로 나아가되 험준한 동북으로는 나아가지 말라고 하였다
(건이서남, 불이동북).

      (본문강해)
    진은 강후를 용석마번서하고 주일삼접이로다.
  1) 진은 편안한 제후를 말 주는 것을 많이 하고 하룻날에 세번 접하도다.
  강: 편안할 강  강후: 나라를 평안하게 다스리는 제후  번: 많을 번  서: 뭇 서
접: 접할 접
  2) 뜻풀이
  진은 태평한 시기에, 위로 크게 밝은 천자가 ()
아래로 백성을 잘 다스리는 제후에게 상을 주며 어루만지는 상이다. '강후'는 둔괘나
상괘와 같이 후를 세워 나라를 세우거나 군사를 행하는 진제후
()가 아니라, 백성의 안녕을 다스리는 평화 시기의
곤제후이다. 개국이나 전공이 아닌 치안의 제후에게, 상으로 말 주기를 여러번 하고
또 만나는 예를 공의 예로써 하는 것은, 위의 천자가 그만큼 성군이라는 뜻이다.
  #1 용석마번서: 주례에 천자는 12개의 마굿간과 6종의 말을 보유하고, 제후는 6개의
마굿간과 4종의 말을 가질 수 있었다. 따라서 말은 신분의 구별이니, 천자가 말을
준다는 것은 큰 상이라는 뜻이다. 밝은 천자가 ()
순성하다가, 강후 ()에게 외호괘 말
(: 미척)을 내호괘 간 (:
후)으로 번서하게 주는 상이다.
  #2 주일삼접: 주례에 공에게는 삼향, 삼문, 삼노를, 제후에게는 삼향, 이문,
이로를, 자작이나 남작에게는 삼향, 일문, 일로를 접견의 예로 하였으므로, '삼접'은
제후보다 한등급 높은 공의 예에 해당한다. 이는 강후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는
뜻이다. 해가 땅위에 있는 상이니 '주일'이요, 삼리화의 '삼'이니, 이는 존례로
친밀하게 (왕과 공은 한 계급차이)만나는 것이다.

    단왈진은 진야니
    명출지상하여 순이이호대명하고 유진이상행이라.
    시이강후용석마번서주일삼접야라.
  1) 단에 가로되 진은 나아가는 것이니, 밝은 것이 땅 위에 나와서, 순해서 크게
밝은 데에 걸리고, 유가 나아가 위로 행함이라. 이로써
'강후용석마번서주일삼접'이라.
  리: 걸릴 리  진: 나아갈 진
  2) 뜻풀이
  진은 태평한 시기에 어진 재사가 벼슬하러 나아가듯이, 밝은 것이 나아가는 것이다.
(진진야). 이허중 () 밝은 것이 곤삼절
() 땅위에 나와서 (명출지상), 곤의 순함으로 리의 밝은
데 걸리고 (순이이호대명), 관괘
()의 육사가 위로 나아가
육오의 존위를 얻어 진
()의 상을 이루니
(유진이상행), 괘사에서 말한 것과 같이 곤의 중순한 덕을 가진 신하가 리의 중을
얻은 밝은 인군과 만나 좋은 정치를 이루는 것이다 (시이강후용석마번서주일삼접야).
  #1 유진이상행: 진괘는 풍지관괘에서 온 것으로 관괘의 육사 음효가 위로 나아가서
(유진이상행) 구오와 위를 바꾼 것이다. (각주: 유진이상행: 호씨가 단전의
'유진이상행'을 설명하기를
 "진괘 ()는
 관괘 ()에서,
 규괘 ()는
 중부괘 ()에서,
 정괘 ()는
 항괘 ()에서, 각기 사효가
오효로 올라가 리 ()를 이루었다" 하고, "서합괘도
이러한 예로 볼 때 익괘에서 육사가 육오로 올라가 이를 이룬 것이라"하니 참고할
만하다.)

    상왈명출지상이 진이니 군자 이하야 자소명덕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밝은 것이 땅위에 나온 것이 진이니, 군자가 이로써 스스로 밝은
덕을 밝히느니라.
  소: 밝을 소
  2) 뜻풀이
  건괘에 '천행 건'하듯이, 밝은 해가 땅위에 나와 스스로의 밝음으로 만물을 밝히는
것을 군자가 보고, 스스로의 몸을 닦아 밝게 함으로써 천하의 덕을 밝히는 것이다.
  #1 자소명덕: 건괘의 '천행 건'은 하늘이 스스로 굳건히 행하는 상이므로 '자강불식
(군자가 스스로 굳건히 밝힌다는 뜻)'이라 했고, 진괘의 '명출지상'도 명이 스스로
나온 것이므로 '자소명덕 (군자가 스스로 밝힌다는 뜻)'이라 하였다. 이것은 또
순이나 우임금이 신하로 있다가 '유진이상행'하여 허중문명한 덕으로 천하를 밝게
다스린 예에 비유할 수 있다.
  #2 자소명덕: 상괘의 이허중 ()에서 '명'이, 하괘의
곤삼절 ()에서 '덕'이 나온다. 즉 외호괘 감 (율)으로
인군 자신에게는 엄격히 하고, 아래 백성에게는 내호괘 간
() (후)의 후중한 덕으로 너그럽게 하는 것이다.
  * 리괘 ()의 "상왈명양이
작이하니 대인이 이하야 계명하야 조우사방하나니라."에서 명이, 곤괘
()의 "상왈지세 곤이니
군자 이하야 후덕으로 재물하나니라"에서 덕이 나온다.
  #3 대학 제1장 (삼강령)에서도 "대학지도는 재명명덕하며 재친민하며
재지어지선이니라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힘에 있으며, 백성을 친하게 함에
있으며, 지극한 선에 그침에 있다: 경 1장)."라 하여 '명덕'을 밝힘을 으뜸으로
하였다.

    초육은 진여최여애 정이면 길하고 망부라도 유면 무구리라.
    상왈진여최여는 독행정야 오 유무구   미수명야일새라.
  1) 초육은 나아가는 듯 꺽이는 듯함에 바르게 하면 길하고, 믿음이 없더라도
넉넉하게 하면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진여최여'는 홀로 바른 것을 행함이요, '유무구'는 명을 받지
아니함이라.
  최: 꺾을 최  망: 없을 망  유: 넉넉할 유  수: 받을 수
  2) 뜻풀이
  초육은 음이 양자리에 있어, 재주와 덕이 모두 관직에 나아가기에는 모자라는
자이다 (진여최여). 위에 구사의 정응이 있으나, 구사 역시 바름을 얻지 못해 오히려
초육을 의심하니 (망부), 그저 분수를 지키면서 때를 여유있게 기다리면 허물이 없는
것이다 (유무구).
  #1 초육이 동하면 진하련 ()이니 '진여'이고, 내호괘
간상련 (: 지)으로 막히니 '최여'이다. 이는 외호괘가
감중련 (: 호)으로 정응이 구사가 오히려 의심이 많은
여우가 되어 경계하니 (망부), 초육은 내호괘 간
(,)으로 나아가지말고 스스로 바름을 행하면서
(정, 독행정야), 벼슬을 받지 못하더라도 여유있게 기다리며면 허물이 없는 것이다
(유무구).
  #2 스스로의 능력과 재질이 안되니 '미수명'하는 것이다. 맹자같은 아성도 때가
안되었을 때는 '아무관수 아무언책 즉오진퇴 기부자작작연 유여유재 (나는 관직이
없으며 말로써 책임을 질일도 없으니, 나의 진퇴가 어찌 넉넉하고 여유롭지 않겠는가:
맹자 공계축 하)"라 하였으니, 바름을 얻지 못한 초육은 말할 것도 없는 것이다.

    육이는 진여 수여나 정이며 길하리니 수자개복우기왕모리라.
    상왈수자개복은 이중정야라.
  1) 육이는 나아가는 것이 근심하는 듯하나, 바르게 하면 길하리니 이 큰 복을 그
왕모로부터 받으리라.
  상에 가로되 '수자개복'은 가운데하고 바름으로써라
  수: 근심 수  자: 이 자  개: 클 개
  2) 뜻풀이
  육이는 중정한 덕을 갖추고 있으나 위로 육오의 응원함이 없고, 구사에 가로 막혀서
나아가지 못하고 근심하는 상이다 (진여수여). 그러나 상황에 개의치 않고 중정한
덕을 오래하면 저절로 그 덕이 밖으로 드러나 (정길), 왕모인 육오로부터 '용석마번서
주일삼접'의 큰 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수자개복우기왕모).
  #1 구이가 동하면 감 (: 가우, 정고)이니 '수여'와
'정'이 나온다.
  #2 내호괘인 '간'묘 아래에서 하괘인 '곤'우를 바쳐 제사지냄에, 그 정성은 상괘인
리 () 위에 도달하고, 공경하는 육이의 마음은 감으로
'수여'하니, 큰 복인 '개복'을 받게 되는 것이다.
  #3 괘사의 '용석마번서'는 육이 효사의 '수자개복우기왕모'와 그 뜻이 서로
상통한다. (괘사는 주로 육이와 육오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왕모: 할머니, 여기서는 주에서 조상신으로 받드는 강원 (강원: 제곡의 비, 후직의
어머니) 또는 태임 (태임: 왕계의 비, 문왕의 어머니)을 뜻함. 왕부: 할아버지

    육삼은 중윤이라 회이 망하니라.
    상왈중윤지지는 상행야라.
  1) 육삼은 무리가 믿음이라. 뉘우침이 없어지니라.
  상에 가로되 '중윤'의 뜻은 위로 행함이라.
  중: 무리 중  윤: 미더울 윤
  2) 뜻풀이
  육삼은 음이 양자리에 있고 중을 못 얻었으니 후회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곤의
순한 체의 위에 있고 제후의 자리이니, 아래에 있는 초육, 육이의 믿음을 얻어 잘
이끌면서 (중윤) 위로 대명한 인군에게는 순히 따르므로 후회가 없어지는 것이다
(회망).
  #1 육삼이 동하면 내호괘가 손하절 ()이다. 곤의 순한
체에 손의 겸손함까지 갖추어 육오를 따르는 것이고, 외호괘 감
()의 '회'가 태의 기쁨으로 변하는 것이다.
  #2 '중'은 초육과 육이를 말한다. 하괘인 곤 ()에서
'중'이, 상괘인 리 (: 부)에서 '윤'이 나온다.

    구사는 진여 석서니 정이면 려하리라.
    상왈석서정려는 위부당야일새라.
  1) 구사는 나아가는 것이 다람쥐니, 고집부리면 위태하리라.
  상에 가로되 '석서정려'는 위가 마땅치 않음이라.
  석: 다람쥐 석  서: 쥐 서
  2) 뜻풀이
  구사는 강이 음자리에 있으니 바른자리가 아니다. 자신의 자리가 아닌데도 대신의
자리에 연연하여, 위로는 대명한 인군을 두려워하면서도 아래로는 곤이 유순한 삼음이
올라오는 것을 막으니, 바로 대낮의 밝음을 피해 그늘에서만 활동하는 의심많은
다람쥐의 형상이다 (진여석서). 탐욕으로 얻은 자리를 고집한다면, 위로 밝은 인군의
질책을 당할 것이 자명하니 위태한 것이다 (정려).
  #1 구사가 동하면 간상련 (: 석서)이니 '석서'가
된다. 구사가 본래 밝은 체 ()에 있고 강명한 신하이나,
정위가 아니며 외호괘인 감체에 있어 의심이 많다. 아래로 '강후
()'라고 할 수 있는 어진 신하가 올라옴에, 자신의
자리가 위태할 것을 걱정하여 인군과의 만남을 막는 것이다.
  #2 석서: '설문해자'에 "석서는 날되 집 (옥)을 넘지 못하고, 나무를 타되 가지의
끝까지는 타지 못하고, 헤엄을 치되 계곡을 건너지 못하고, 구멍을 파되 자신을
가리지 못하고, 달리되 사람보다 늦다."고 하였으니, 다섯가지 기술이 있으나 하나도
제대로 능한 것이 없어서 의심이 많게 되는 것이다.

    육오는 회 망하란대 실득을 물휼이니 왕에 길하야 무불리리라.
    상왈실득물휼은 왕유경야리라.
  1) 육오는 뉘우침이 없어지며 잃고 얻음을 근심치 말 것이니, 감에 길해서 이롭지
않음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실득물휼'은 가면 경사가 있으리라.
  물: 말 물, 아닐 물  휼: 근심 휼  경: 경사 경
  2) 뜻풀이
  육오는 음으로 양위에 거하고, 아래로 구사 양을 탔으니 후회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을 얻고 밝은체에 있으니 중덕으로 아래를 밝게 비추면, 결국 아래의 백성들이 모두
순히 따르게 되니, 길해서 이롭지 않음이 없으며 (회망 실득물휼 왕 길무불리),
아래의 신하와 더불어 대명의 다스림을 이루는 경사가 있게 되는 것이다 (왕유경야).
  #1 육오가 비록 실위하였으나 군위로써 득중하였으므로 '회망, 물휼'이다.
  #2 '실득물휼'은 백성을 얻고 잃음에 근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하괘 곤은 민).
  #3 구사가 백성을 막으면 '실', 막지 않으면 '득'이 된다. 또 육오가 동하면 건
()이니, 잃은 것은 이의 밝음이요, 얻은 것은 건의
굳건함이다. 결국 '리'와 '건'은 다같이 크게 밝은 것이니 '실득'을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리의 유약한 인군을 잃고 건의 굳센 인군을 얻으니 '경사'가 있는
것이다.
  #4 감의 '회'와 '휼'이, 손 (: 근리시삼배)으로 변해
이익이 되니 '회망'과 '물휼'이 된다.

    상구는 진기각이니 유용벌읍이면
    려하나 길코 무구 어니와 정엔 인하니라.
   상왈유용벌읍은 도미광야일새라.
  1) 상구는 그 뿔에 나아감이니, 오직 써 읍을 치면 위태하나 길하고 허물이
없거니와, 고집하면 인색하니라.
  상에 가로되 '유용벌읍'은 도가 빛나지 못함이라.
  각: 뿔각  유: 오직 유  벌: 칠 벌  인: 인색할 인  미: 아닐 미, 못할 미
  2) 뜻풀이
  상구는 양으로 나아가는 괘의 극에 처했으니 강함이 지나친 자이다 (진기각).
강함만으로 조급히 움직이면 잃고 후회함이 많게 되나, 오직 그 마음을 가다듬어
다스리면 길하여 허물이 없게 된다 (유용벌읍 려길무구). 그러나 자신의 과강함을
생각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면 나가는 도가 지니치게 되어 빛나지 못하므로 인색하게
된다 (정인).
  #1 상구는 이허중 (: 우)의 제일 위에 있는 단단한
부분이니 '각'이 된다. * 구괘 상구 '구기각' 참조
  #2 상구가 변한 리 (: 과병, 갑주) 병사가, 진
(: 동)으로 동하여 하괘인 곤 '색'을 '벌' 읍하는
것이다.
  #3 리 (: 광)의 밝음이 진 (도)이 되었으니, 길은
있지만 밝음이 없는 '도미광'이다. 극즉반이니 밝음이 다하여 명이의 회가 되는 뜻이
있다.

      [   곤이 지화명이
(36) ]
      (명이괘 대의)
  * 괘명과 괘서
  명이는 땅 (: 곤) 속에 불
(: 리)이 들어 있는 상으로, 해가 져 땅으로 들어간
형국이며, 밝음이 어두움에 묻혀 상한 상태이니 '지화명이'다. '명이'를 파자하면
명은 일과 월의 회의자로서 해와 달이 주야를 밝힘이요, 이는 '대 + 궁'으로 큰
활로 인해 상처입음을 이른다 (이는 큰 활을 잘 쏘는 동이를 가리키니, 효사와
단전에도 동이족인 기자에 대한 내용이 있다. 후천이 되면 동이의 도가 다시 밝혀지는
뜻도 숨어 있다.).

--------------------
  내괘 리 ()는 일, 내호괘 감
()은 월이 되어 '명'이 나온다. 이는 일궁지인의 뜻으로
태극 (궁지형), 즉 만물 가운데 황극이 출현하여 비색한 선천시대 (명이세상)를
혁파하고 황극의 도로써 후천을 여는 뜻이 있다.
--------------------
  괘서로는 앞으로 전진하다보면 반드시 상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진괘 다음 명이괘를
놓았다. 명이는 36번째 괘서에 해당하니, 송대의 소강절 선생이 '삼십육궁도시춘'이라
이른 바와 같이 선후천의 변혁과정에서 생기는 강갑변도 36허도수에 합치한다.
(괘명에서도 밝은 것이 상함을 뜻하니, 이는 36허도수와도 관계되며 간방인 조선이
일제 36년의 허도수로써 명이의 도를 행한 것이다.)

  * 괘덕과 괘상
  명이는 안으로 문명하면서도 밖으로는 유순한 덕으로 처하는 상이다. 인사적으로는
문왕이 유리옥 (유리옥)에 갇히고, 기자는 거짓 미친척 하면서 폭군 주의 종노릇하던
때의 형국이다. 그러나 성인은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명이의 덕으로 대도를 행하니,
문왕이 유리옥에서 음양학인 '주역'을 연역하고, 기자가 주무왕에게 오행의 대법인
'홍범'을 전한 것이 이것이다.
  후천팔괘로는 내괘인 리는 남방에 처하고, 외괘인 곤은 서남방에 해당하므로 일중의
상태를 지나 해가 기울어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괘의 화기를 곤괘의 상중에
은장 (은장)하는 상이니 삼복경금하는 이치도 이 명이와 관계된다. (각주: 삼복경금:
하지 이후 음 6월경 세차례 경일에, 남방화기로부터 경금을 보존할 수 있도록 초복,
중복, 말복을 두니 곤상에 이화를 복장시킴이 이러한 까닭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및 착종괘: 화지진
()
  진괘참조
  2) 배합괘: 천수송 ()
  명이는 밝은 것이 상한 것으로, 안으로 밝은 덕이 있으나 밖으로 유순히 처하여 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괘이고, 송은 밖의 굳건함과 안의 험함미 서로 자기 고집만을
피우며 쟁송하는 괘이다.
  3) 호괘: 뇌수해 ()
  명이는 밝은 것이 어둠에 가린 형국이나 결국은 풀리는 때가 이르게 된다. 해는
겨울 ()이 지나고 봄
()이와 해동되는 과정이다.

      (분문강해)
    명이는 이간정하니라.
  1) 명이는 어렵게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라.
  간: 어려울 간  이: 상할 이
  2) 뜻풀이
  명이는 밝음이 상하는 때이다. 군자가 소인이 득세한 어렵고 어려운 때를 당해서,
조심조심 처신하여 자신의 바른 도를 지키되 그 덕을 드러내지 않아야, 시기해
해치려는 자가 없어서 이로운 것이다.
  #1 밝은 태양이 어듬에 가리는 때이므로 '간정'함이 이롭다고 하였다. 상괘가
곤삼절 ()이므로 선천팔괘의 북방 (정)이 되고, 또
내호괘 감중련 () 역시 후천팔괘의 북방 (정)이 되어
'정'의 뜻이 있다.
 북방으로 이루어진 괘는 '정'을 강조했다.
  지수사 (): "사는 정이니
장인이라야 길코 무구하리라."
  수지비 (): "는 길하니
원서호대 원영정이면 무구리라."
  #2 명이의 도가 동이 (간방)에서 이루어지는 비의가 '간'에 있다.

    단왈명입지중이 명이니
    내문명이외유순하야 이몽대난이니 문왕이 이지하니라.
    이간정은 회기명야라 내난이능정기지니 기자 이지하니라.
  1) 단에 가로되 밝은 것이 땅 가운데 들어감이 명이니,안으로 문명하고 밖으로는
유순해서 크게 어려움을 무릅쓰니, 문왕이 서 하니라 (그러하니라).
  '이간정'은 그 밝은 것을 그믐으로 하니라. 안으로 어려우면서 능히 그 뜻을 바르게
함이니, 기자가 써 하니라.
  몽: 무릅쓸 몽  회: 그믐 회  난: 어려울 난
  2) 뜻풀이
  밝은 이 ()가 상괘인 땅
(,6,2^)아래에 (스스로) 들어가 자신의 밝음을 숨기는
것이 명이다 (명입지중 명이). 안에는 리 ()로 문명하고
밖으로는 곤 ()으로 유순함으로써, 큰 핍박을 무릅쓰고
헤쳐나갈 수 있으니 (내문명이외유순 이몽대난), 문왕이 그러한 방법을 써서 안으로는
밝은 덕을 잃지 않고 밖으로는 화를 멀리하였다 (문왕이지).
  괘사에 '이간정'이라고 한 것은 밝음 ()을 숨기는 것
()이다 (회기명야). 육오가 상육 폭군의 아래에 있어 그
안이 어려운데도 (같은 곤체), 중의 덕으로 그 뜻을 바르게 지키니 (내난이능정기지),
기자가 바로 이러한 '회기명'의 방법을 써서 화를 면하고 그 뜻을 바르게 편 것이다
(기자이지).
  #1 이몽대난: 은나라의 폭군인 주왕과 그 당시 서백으로 있던 문왕의 일이다.
문왕이 문명한 덕으로 주나라를 잘 다스려 인심을 얻자, 이것을 두려워 한 당시의
폭군인 주왕이 유리옥에 가두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안으로는 문명한 덕을 품고
밖으로는 유순하게 주왕을 섬기는 방법으로 '이몽대난 (옥살이)'하는 덕을 쌓음에,
훗날 그의 아들인 무왕이 은을 멸하고 주나라를 세울 수 있는 기틀을 다진 것을
말한다.
  또 문왕이 유리옥에서 주역을 연역하여 모든일에 통달하였으나 (내문명), 주왕이
문왕의 맏아들인 백읍고 (백읍고)를 죽여 떡 (또는 국이라는 설도 있음)을 만들어 준
것을 모르는 척 유순히 받아 먹어, 유리옥에서 풀려난 것도 백성을 위한
'이몽대난'이라 볼 수 있다.
  #2 내난이능정기지: 역시 주왕과 그의 삼촌인 기자와의 일이다. 기자는 문명한 덕을
갖춘 은나라의 삼인 (기자, 미자, 비간)중의 한 사람으로, 주왕밑에서 대신의
직책으로 나라안에 있었기 때문에 '내난'이라고 하였다. 조카인 주왕을 간연하다
안되자, 거진 미친체 (양광)하여 스스로의 밝음을 감추어 생명을 보존함으로써,
후세에 그 도를 전할 수 있었으니 '능왕기지'이다. 훗날 기자는 자신의 조국인 은을
멸한 무왕이 찾아와, 백성을 다스리는 도를 물었을 때 '홍범'을 가르쳐 주게 된다.
이에 무왕이 감사하는 뜻으로 조선후로 봉하려 하자, "홍범을 가르쳐 준 것은 하늘의
이법이기 때문에 백성을 위해 말한 것이나, 조선후가 되어 무왕의 신하가 되는 것은
의에 어긋난다."하여 사양했으니, 이 또한 '능정기지'다.

    상왈명입지중이 명이니 군자 이하야 이중애 용회이명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밝은 것이 땅 가운데 들어감이 명이니, 군자가 이로써 무리에
다다름에 그믐을 써서 밝히느니라.
  리: 다다를 리  명: 밝을 명
  2) 뜻풀이
  밝음이 땅 소게 들어가 어둠이 되는 것이 명이다. 땅 속에 들어갔다고 밝은 덕이
없어진게 아니라 다만 감취진 것이니, 군자가 이러한 상을 보고 백성을 다스림에 너무
밝게 살펴서 잘못하는 것을 다 드러내기 보다는, 안으로 살피되 밖으로는 어수룩하게
해서 그 화합하는 관용의 도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다.
  #1 수지청즉무어하고 인지찰즉무도니, 너무 밝게 모든 것을 살피면 실수를 하거나
조금 허물이 있는 사람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것이다.
  #2 상괘 곤 (: 민) 백성에 외호괘 진
(: 동)으로 나아가되 (이중), 하괘 리
()의 밝음을 내호괘 감 (:
북)의 어두움으로 감추는 것이다 (용회이명).

    초구는 명이우비애 수기익이니
    군자우행애 삼일불식하야 유유왕애 주인이 유언이로다.
    상왈군자우행은 의불식야라.
  1) 초구는 명이가 나는데에 그 날개를 드리우니, 군자가 감에 삼일을 먹지 않아서,
가는 바를 둠에 주인이 말이 있도다.
  상에 가로되 '군자우행'은 의리가 먹지 아니함이라.
  우: 어조사 우  수: 드리울 수  익: 날개 익  유: 바 유
  2) 뜻풀이
  초구는 양이 양자리에 있고 밝은 리 ()체에 있으니,
양명한 군자이다. 따라서 위로 벼슬을 하러 나아가나 (명이우기), 때가 밝음을 상하는
때이니 다시 돌아와 안부락도하는 것이다 (수기익). 녹을 먹지 않고 돌아감에
(군자우행 삼일불식) 주인인 육사가 그 떠남을 섭섭히 여겨 말을 하나 (유유왕
주인유신), 녹을 먹는 것은 자신의 의리에 맞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의불식야).
  #1 하괘인 이허중 (: 꿩) '기'가, 상괘 곤
()의 아래에 있으니 숨어 있는 상인 '수기익'이다.
초구가 정응인 육사에게로 가다가. 내호괘인 감중련 ()
험에 걸려 날개를 다치는 것이다.
  #2 초효가 동하면 간 () (지)이니 제자리에 그쳐 있는
것이다. 간 (: 성언호간)은 종시를 이루는 곳이니, 은의
왕조는 무너지고 (종) 주의 새왕조가 들어서야 한다는 (시) '말 (언)'을 하는 것이다.
  #3 삼일불식: 초구는 은말 현인인 백이와 숙제를 두고 한 말이다. 창 (뒷날의
무왕)이 폭군 주를 치고자 할 때, 백이와 숙제가 창을 찾아가 이신백군은 아니된다고
극구 만류 하였으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로 연명하다
세상을 뜬 고사가 있다. '삼일불식'은 끝까지 주나라의 녹을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괘가 삼이화이므로 '삼일'의 뜻이 나온다.)

    육이는 명이애 이우좌고니 용증마 장하면 길하리라.
    상왈육이지길은 순이칙야일새라.
  1) 육이는 명이에 왼쪽 다리를 상함이니, 써 구원하는 말이 건장하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육이지길'은 순함이로서 법함이라.
  고: 다리고  증: 구원할 증  칙: 법칙 칙
  2) 뜻풀이
  육이는 중정한 덕을 가지고 밝은 체에 있으니, 때에 순응하여 그 밝음을 행하는
자이다. 그러나 밝음을 상하게 하고자 하는 때에 그 화를 아주 피할 수는 없으므로 왼
다리를 다치나 (명이 이우좌고), 도와주는 사람이 건장한다면 그 화를 잘 모면해
길하게 되는 것이다 (용증마장길). 상사에 '순이칙야'라거 한 것은, 유순중정한
덕으로 천리에 순응하여 행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1 육이가 동하면 내호괘가 태상절 (: 훼절)이고,
이를 도전하면 손 (: 고)에서 훼절된 다리인
'이우좌고'가 나온다.
  #2 육이가 동한 하괘는 건삼련 (: 간마)이니
'극마'이다. 또 외호괘가 진 (: 작족, 대도)이니 대도를
달려 나가는 상이다.
  #3 육이가 명이의 때인 까닭에 비록 상함이 있으나, 득중득위하였으므로 중정으로써
순히 처하면 마침내 길하게 된다.
  #4 육이는 문왕을 두고 이른 말로서 중전의 "내문명이외유순 이몽대난" 또한 이에
해당한다.
  #5 이우좌고: 왼쪽 다리를 다친 것은 오른쪽 다리와는 달리 크게 나쁜 것은 아니며,
문왕이 유리옥에 갇힌 상태에 비견된다 (좌는 퇴, 우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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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증마장과 산의생
  어려운때 아랫사람이 구원해주는 것이 '용증마장'이다. 육이가 동하면 건삼련
()이 되어 '간마'의 상이 된다. 이는 서백 (문왕)이
유리옥에 갇혔을 때 그 신하인 산의생이 보옥과 미녀를 주왕 및 달기 그리고 그
총신에게 헌납함으로써 기백을 풀려나가게한 고사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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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삼은 명이우남수하야 득기대수니 불가질정이니라.
    상왈남수지지를 내대득야로다.
  1) 구삼은 명이에 남쪽으로 사냥해서 그 큰머리를 얻으니, 빨리 바르게 할 수
없음이라.
  상에 가로되 '남수'의 뜻을 이에 크게 얻음이라.
  수: 사냥할 수  득: 얻을 득  질: 빨리 질, 병질
  2) 뜻풀이
  구삼은 강이 양자리에 있고 밝은체의 극에 있으니 강명한 자이다. 위로 정응인
상육이 지극히 어두운 자이니, 아래의 밝은 지혜와 강함으로써 잘못된 것을 제거하는
상이다 (명이우남수 득기대수). 그러나 중을 얻지 못했으므로 급하게 바로 잡으려
해서는 안된된 (불가질정). 상사에 '내대득야'라고 한 것은 아래의 밝음이 위의
유암함 (해)을 제거하자는 뜻을 얻었다는 것이다.
  #1 구삼은 무왕이고 상육은 주왕에 해당한다. (각주: 명이우남수와 순수: '국어
주어' 하편에 "석무왕벌은 세재순화 (옛적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할 때는 천문의
12개의 궁중 순화에 해당한다)"라 하였으니, '순화'란 남방7수 주작의 가운데 부분인
장, 성, 유에 해당한다. 28수는 하늘에 붙어 서쪽으로 도니, 순수 (주작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귀와 정으로 가게 된다. 따라서 남쪽으로 사냥가서 그 머리를
얻는다는 뜻이 된다.)
  #2 중화이괘 () 구삼에
"일측지리니 불고부이가면 칙대질지차라 흉하니라."는 선, 후천 변혁기에 대한 뜻이
있다 (대질: 문왕을 말한다.).
  #3 하괘 이허중 ()은 남방괘로 '남'이 나오고,
'갑주'와 '과병'의 상이므로 '수' (또 구삼이 동한 진하련으로 동하여 수하러 가는
것이다)가 나오며, 수는 머리로서 상육을 일컫는다. 불은 위로 오르고, 구삼이 동한
진도 속히 움직이는 상이 있으므로 '불가질정'이라고 경계를 두었다.
  #4 불가질정: 아무리 눈에 띠는 악이라도 이를 제거하는 데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그 악한 습속에 물들어 연연해하는 무리가 있으니, 충분히 때를 기다려
모두가 동의할 때에 이르 쳐야 한다는 것이다. 성황이 하의 질왕을 치기전에 이윤
(이윤)을 보내 보좌하게 하여,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 이에
해당한다.

    육사는 입우좌복하야 획명이지심하야 우출문정이로다.
    상왈입우좌복은 획심의야라.
  1) 육사는 왼쪽배에 들어가서 명이의 마음을 얻어서 문정에 나옴이로다.
  상에 가로되 '입우좌복'은 마음과 뜻을 얻음이라.
  복: 배 복  획: 얻을 획
  2) 뜻풀이
  육사는 유가 음자리에 있고 곤의 순한 체에 있으니, 바름과 손순함을 갖춘자이다.
밝음을 상하는 때에 있어서, 그 바름을 감추고 손순함으로 상육 암주를 섬겨
안심시킨후 (임우좌복 획명이지심), 신주를 빼돌려 문밖으로 나와 멀리 숨는 것이니
(우출문정), 이또한 명이에 바르게 처신하는 것이다.
  #1 육사는 미자 (미자)가 은나라 종묘의 신주를 빼내어 숨는 내용이다.
  #2 '입우좌복'은 겉으로는 주왕에서 충성하는 체 하는 것이고, '명이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주왕의 신임을 얻어 신주를 빼돌리는 것을 말한다 (왼쪽 배에 심장이
있다. '심'은 은나라의 신주와 위패를 뜻한다). 미자의 후손은 후에 송에 봉해져
조상의 신주를 보존할 수 있게 된다.
  #3 상괘가 곤 ()이므로 '복'이 나온다. 육사가 동하면
상괘가 진 ()이 되어 '출'한 후 내호괘 손
()으로 '입'하여 숨는 뜻이 있다.

    육오는 기자지명이니 이정하니라.
    상왈기자지정은 명불가식야라.
  1) 육오는 기자의 명이니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라.
  상에 가로되 '기자지정'은 밝은 것은 쉬지 않음이라.
  식: 쉴 식, 숨쉴 식
  2) 뜻풀이
  오효는 일반적으로 인군의 자리이나, 밝음을 상하게 하는 때이므로 음암의 극에
처한 상육을 명이의 주로 취했다. 육오는 중덕을 갖춘 자이나, 상육 명이의 주로부터
가장 가까우니, 그 화를 가장 많이 입는 것이다. 그러나 군왕의 덕을 갖춘 자이므로
능히 바름을 지켜 밝은 것을 보존하는 것이다. '이정'이라고 한 것은, 기자는
성인이므로 바름을 지키지만, 후세에 이러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경계한 것이다.
  #1 육오는 군위로써 득중하였으나, 실위한데다 육이와도 서로 응하지 못하므로
오로지 바른 것을 굳게 지키는 것이 이롭다.
  #2 육오는 기자를 두고 한 말이다. 군왕의 덕을 갖추고 있음에도 상육인 폭군
주에게 실권을 빼앗겨 간난을 겪는 상이다.
  #3 명이괘 육사가 동한 뇌화풍
()괘 구사에 "풍기부라
일중견두니 우기이주하면 길하리라."라고 하였으니, 이주는 기자를 가리킨 것이다.
  #4 명불가식야: 후천이 되면 기자가 간방에서 다시 부활하여 세상을 다스린다는
말이 있다. 이는 기자가 선왕의 도 (홍범)을 품고 있으니, 중국에서는 이미 그 도를
펼 수가 없는 명이의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동방인 조선에서 그 도를 다시 편다는
뜻으로, 공자께서 '오용거구이 (나는 구이에 머무르고자 한다)'라고 하신 뜻과
합치된다.

    상육은 불명하야 회니 초등우천하고 후입우지로다.
    상왈초등우천은 조사국야오 후입우지는 실칙야라.
  1) 상육은 밝지 하니하여 그믐이니, 처음에는 하늘에 오르고 나중에는 땅에
들어가도다.
  상에 가로되 '초등우천'은 사국을 비춤이요, '후입우지'는 법을 잃음이라.
  실: 잃을 실
  2) 뜻풀이
  상육은 밝음을 상하게 하는 괘의 극에 있고, 밝은 이
()체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졌으므로 (암극에 이른
자이니 명이의 주가 된다 (불명회). 처음에는 육오보다 높은 천자가 되어 온 나라를
밝게 하지만 (초등우천), 뒤에는 선왕의 법을 상하게 해서 땅에 들어가는 것이다
(후입우지).
  #1 명이의 배합괘는 송
()이다. 처음에는 건군이
되어 천하를 비추다가 상구가 동하여 태 (: 훼절)가
되어 서쪽으로 해가 지는 상이다. 명이괘 상육이 동하면 간
(: 경로) 작은 길이 되니 군도를 잃은 것이 되고,
종만물이 되어 죽는 것이다. 마치 송괘 상구효사에 처음에는 '혹석지반대'하다가
나중에 '종조삼치지'하는 상과 같다.
  #2 상육이 동하면 분
(^2,)괘가 된다. 이를
배합하면 곤 ()이니
'강엄'하게 되는 것이다.
  #3 상육은 은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에 대한 말이다. 주왕이 힘과 지혜가 뛰어나
선정을 베풀었으나, 후에 달기에게 빠져 자신은 물론 나라까지 망하게 된 고사에
해당한다.

  * 춘추좌전 점예
  명이지겸 ( ->
) (명이괘 초구가 동함)
소공 5년
  장숙 (장숙: 노나라 환공의 아들)이 숙손목자 (숙손목자)를 낳기 전에 서를 하여
명이지겸을 얻었다. 초구 (초구: 노나라의 복관)는 "나라를 떠났다가 돌아와 당신
가문의 제사지내는 일을 계승할 것입니다. 참언하는 사람을 데리고 들어올 것인데,
그의 이름은 우 (우)이고, 결국 굶주려 죽을 것입니다. 명이는 날 (일)인데 날의 수는
10이므로, 하루에 10때가 있고, 인간에게는 10계급이 있는 것입니다. 왕이
첫번째이고, 공이 두번째이며, 경이 세번째입니다. 하루 중에는 한낮 (일중)을 제일로
하고, 아침식사 때를 두번째로 하며, 해돋는 무렵을 세번째로 칩니다. '명이지겸'은
밝음이 완전치 못할 때니 해돋을 무렵에 해당하므로 가문의 제사를 잇는다는
것입니다. (한낮은 양이 성할 때이므로 왕에 해당한다. 즉 일중은 왕, 식시는 공,
평단은 경, 계명은 사, 야반은 조, 인정은 여, 황혼은 례, 일입은 려, 포시는 복,
일질은 대의 10단계로 나눈다)
  명이가 겸괘가 되었다는 것은 조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효사에 '명이가 난다'라
했고, 아직 날이 밝지 않음이니 효사에 '날개를 접었다'고 했습니다. 명이괘는 해가
움직이는 상을 말한 것이므로 효사에 '군자가 행함'이라 했고, 세번째로 치는
해돋음에 관한 말이므로 '삼일 동안 먹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이는 기조를
뜻한다. 다만 날이 발지 않았고, 초효가 동하여 리의 양쪽 날개중 하나가 없어지는
상이며, 간의 그침이 되니 날개를 접는 것이다. 해가 뜨는 등급으로 치면 세 번째에
해당하고, 또 아직 아침 먹을 때가 되지 않았으므로 '삼일불식'의 상이 된다)
  리는 불이고 간은 산인데, 이화가 간산을 태우면 산은 볼품사납게 됩니다. 사람에
비유하면 간은 말 (언)이 되어 볼품사나운 말 즉 참언이 되므로, 효사에 '가는 곳을
둠에 주인이 말이 있다'라고 했으니 말이란 반드시 참언입니다. 리괘는 소 (우)가
되는데,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참언이 성행하고, 성행하는 것은 리이니 그 이름을
우라고 한 것입니다. (리가 변해서 간이 되었지만, 이화가 간산을 태워 다시 이화의
기운이 성하니 리괘 괘사의 '암소를 기르면 길하다'는 뜻이 된다. 목자가 숙손씨
가문을 등지고 떠돌이 생활을 할 때 경종 (경종)땅에 이르러 '우'를 꿈에 보고, 다시
떠돌다가 귀국해 숙손씨 가문을 잇자, 경종에서 묵어 신세를 졌던 집의 부인이 자기
아들 '우'를 데려왔다. 그후 우를 중용하여 썼으나 후일 배신하여 숙손씨 가문을
어지럽해고, 숙손목자가 병이 난 것을 기화로 사람들을 곁에 못가게 차단하고 먹을
것을 주지않아서 사흘만에 굶어 죽게 했다.)
  겸손하기는 부족하고, 날기는 제대로 못 날으며, 날개를 접어서 높지를 못하고,
날개 또한 크지를 못하니, 당신의 후계자가 될 것입니다. 당신 또한 차석인 경을 하고
있으니, 그 직책을 잇되 복이 적어 명대로 살지는 못할겁니다. (명이가 겸이 되었으니
완전한 겸은 되지 못하는 것이고, 리의 처음이니 날기는 하되 높이 날지 못하는
것이다)"

      [  ) 손이 풍화가인
(37) ]
      (가인괘 대의)
  * 괘명과 괘서
  가인은 안으로 불 (: 리)이 있고 밖으로 바람
(: 손)이 불어 바람을 타고 불이 일어나는 상이며,
밖에서 들어와 안을 밝히니 '풍화가인'이다. 아래의 리
()는 밝은 생명력을 뜻하니 '인'이요, 위의 손
()은 안을 가지런히 정돈함을 이르니 제가 (제호손)의
'가'에 해당한다.
  또한 아래의 불은 오르고 밖의 바람은 아래로 내리고자 하므로 서로 만나 합하는
뜻이 있고, 장녀 (손)가 위에 처하여 가사를 이끌고 중녀 (리)는 아래에서 밝게
응하니 가인이다. 동인괘와 비교하면, 동인은 아래의 불이 위의 하늘을 좇아 밖으로
나아가 크게 세상과 더부는 것이요, 가인은 밖으로부터 안으로 들어와 집안에서
등불을 밝히고 더부는 것이니, 도가 행해지는 장소가 다른 것이다.

--------------------
  * 가: 갓머리 + 시
  외괘 손은 장녀로서 (성인의식인 관례를 치른 상태) 집안 살림을 맡는 맏며느리에
해당하니 '갓머리'이며, 내호괘 감은 북방수로서 음물인 돼지에 해당하니 '시'이다.
이를 합하면 가 (갓머리 + 시)이며, 또 천화동인과 마찬가지로 하괘 리는 밝은
생명을 나타내니 '인'이 되어 가인의 괘명이 이루어진다.
--------------------
  괘서로는 밖에서 상하다 보면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기 마련이므로, 명이괘
다음에 가인괘를 놓았다.

  * 괘덕과 괘상
  가인은 안으로는 환히 밝히고 밖으로는 가지런히 하는 괘덕이 있으니 제가의 법도가
있고, 구오와 육이가 각기 중정을 얻어 부부의 도를 행하며, 초구, 육이, 구삼, 육사,
구오도 제 위에 처하여 바른 상태이다. 상구 또한 비록 제 위는 아니나 가장 높은
위에 처하여 강건히 위엄을 보이니, 모든 효가 한 식구가 되어 각자의 직분을 바로
지키는 상태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화택규 ()
  가도가 무너지면 서로 뜻이 어긋나게 된다. 가인은 한식구로서 안으로 합하는
것이요, 규는 서로 멀리하여 밖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2) 배합괘: 뇌수해 ()
  가인은 안으로 들어와 합하는 것이고, 해는 밖으로 풀려 나아가는 것이다.
  3) 호괘: 화수미제 ()
  가인은 가정의 도이니 가정을 다스린후, 이를 바탕으로 국가사회의 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미제 대상에 물건을 삼가 분별하여 방소를 정하여 거처한다고
하였고 (신변물, 거방), 가인괘 또한 남녀가 내외의 위를 정함으로써 제가뿐만 아니라
천하도 다스릴 수 있다고 하였으니 (여정위호내, 남정위호외, 정가이천하정의) 살펴볼
내용이다.
  4) 착종괘: 화풍정 ()
  가인은 집안에 불을 밝히는 상으로, 저녁때에 식구가 한 등불아래 모이듯이 합하는
과정이요, 정은 아래의 손목으로 불을 지핌으로써 음식물을 익혀 먹는 것이다. 또한
가인은 위로부터 바람이 불어와 아래로 불이 성히 일어나는 것인데 대해, 정은
솥발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불을 피움으로써 솥안의 음식물이 익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본문강해)
    가인은 이여정하니라.
  1) 가인은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라.
  2) 뜻풀이
  가인은 집안을 바르게 하는 괘이다. 집안을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먼저
제몸을 닦아야 한다는 뜻에서,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롭다고 하였다. 즉 안을 바르게
하면 자연히 밖도 바르게 되니, 안에서 규범내칙을 바르게 지키므로 가정이 잘
더스려진다. 이것이 '이여정'이다.
  #1 이여정: 하괘 이허중 ()으로 안을 밝게 하고, 상괘
손하절 ()로 밖으로 공손한 상이 이여정이다.

    단왈가인은 여 정위호내하고 남이 정위호외하니
    남녀정이 천지지대의야라.
    가인이 유엄군인하니 부모지위야라.
    부부자자형형제제부부부부이가도정하리니 정가이천하 정의리라.
  1) 단에 가로되 가인은 여자는 안에서 위를 바르게 하고, 남자는 밖에서 위를
바르게 하니, 남녀가 바르게 함이 천지의 큰 의리라. 가인이 엄한 인군이 있으니
부모를 말함이라. 아비는 아비 노릇을, 자식은 자식 노릇을, 형은 형 노릇을, 동생은
동생 노릇을, 지아비는 지아비 노릇을, 지어미는 지어미 노릇을 하여서 집안의 도가
바르게 되리니, 집안을 바르게 하여야 천하가 정해지리라.
  엄: 엄할 엄  위: 말할 위, 이를 위
  2) 뜻풀이
  가인은 육이 음이 안에서 중정의 덕을 가지고 부인 노릇을 하고 (가인 여 정위호내)
구오 양역시 밖에서 중정의 덕을 얻어 지아비로 있으니 (남정위호외), 음과 양의
(존비 및 내외의 도를 바르게 함이 천지 음양의 도와 합치된다 (남여정
천지지대의야).
  가인에는 반드시 존엄한 어른이 있어야 질서가 잡혀 바르게 되는 것이니, 아비와
어미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인 유엄군언 부모지위야). 집안에서 각자 맡은바
역할을 다할때 집안의 도가 바르게 되니 (부부자자형형제제부부부부이가도정), 집안이
다스려지면 자연 천하가 다스려지는 것이다 (정가이천하 정의).
  #1 가인괘를 집안으로 보면 조는 상구, 부는 구오, 형과 자는 육사, 제와 매는
구삼, 모는 육이, 손은 초구가 된다. 이를 오륜에 맞추면 구오는 부부와 부부하는
것이고, 육사는 형형하고, 구삼은 제제하며, 육이는 부부하고, 초구는 자자하여야
집이 바르게 되는 것이다.

    상왈풍자화출이 가인이니 군자 이하야 언유물이행유항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바람이 불로부터 나는 것이 가인이니, 군자가 이로써 말에는 물건이
있고 행동에는 항상함이 있게 하니라.
  항: 항상할 항
  2) 뜻풀이
  불이 치열하게 타오르면 바람이 생겨나고, 그 바람이 행하여 만물에 불의 기운이
미치는 것이 가인의 상이다. 군자가 이러한 상을 보고 세상의 풍속이 집안으로부터
나오고, 집안의 풍속은 자신의 몸으로 부터 나오는 것을 깨달아 수신을 하되, 말을
하면 반드시 지키고 행동을 함에는 항상한 법도를 두니, 건문언 구이의 '용언지신'
'용행지근'함을 말한 것이다.
  #1 하괘인 리 ()로 변물하여 상괘인 손
()으로 행하는 것이다.
  #2 예기 치의편에 "자왈 언유물이행유격야 시이생즉불가탁지 망즉불가탁명
고군자다문질이수지 다지질이친지 청지략이행지...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말에는
실질이 있고 행동은 격식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살아나가면 뜻을 뺏을 수 없고,
죽어도 이름을 빼앗지 못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많이 듣고 물어 바르게 함으로써
지키고, 많이 보고 배워 바르게 함으로써 친한다. 정치하게 알고 간략히 해서 행해야
한다...')"
  * (대학 경1장): "물유본말하고 사유종시하니 치소선후면 즉근도의리라...
자천자지어서인히 대시개이수신위본이니라. 기본이 난이말치자 부의며 기소후자에
박이요 이기소박자에 후하리 미지유야니라 (물건에는 본과 말이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니, 먼저 하고 뒤에 할 것을 알면 도에 가까우리라... 천자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신을 근본으로 삼느니라. 그 근본이 어지럽고서 끝이
다스려지는 자는 없으며 두텁게 할 것에 박하게 하고서 박하게 할 것에 두터이
하는자는 있지 아니하니라)"

    초구는 한유가면 회 망하리라.
    상왈한유가는 지미변야라.
  1) 초구는 집에 있어서 막으면 (익히면) 후회가 없어지리라.
  상에 가로되 '한유가'는 뜻이 변하지 않음이라.
  한: 막을 한, 익힐 한  변: 변할 변
  2) 뜻풀이
  #1 초구는 양이 양자리에 있어 바름을 얻은 자이다. 집안의 도를 세우는 초기에
있으니, 마땅히 법도로써 가도를 익히고 실천하여 흐트러지지 않도록 예방하면
어지럽고 문란함에 이르지 않는 것이다.
  #2 초구는 어린 상태이므로 이때부터 악한 것을 막고, 선한 것 (규수가 규절내칙을
배우는것)을 익혀야 한다.
  #3 하괘 이허중 ()은 익힌다는 뜻이 있고, 초구가
동하면 간상련 (: 지)이고 내호괘가 감중련
(: 험)이니, 험한 밖으로 나아가지 말고 안에서 익히고
그치라는 '한'이 나온다.
  #4 가인괘를 집안과 집밖으로 나누면 하괘는 집안이 되므로, 초구는
시집안간 딸, 육이는 며느리, 구삼은 시어머니로 나눌 수 있다.

    육이는 무유수오 재중궤면 정길하리라.
    상왈육이지길은 순이손야일새라.
  1) 육이는 이루는 바가 없고, 중궤에 있으면 바르게 해서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육이지길'은 순하고 공손함으로 써라.
  무: 없을 무  수: 이룰 수  궤: 먹일 궤
  2) 뜻풀이
  육이는 중정한 덕을 갖춘 며느리의 상이다. 구오 지아비와 구삼 시어머니 (내괘의
어른이라는 뜻)의 뜻을 공손하고 순하게 따르면서 (무유수), '봉제사 접빈객'의 일에
충실하면 부덕이 바르게 되어 길한 것이다 (재중궤 정길).
  #1 내호괘 감중련 () 주식을 육이가 동한 태상절
(: 구)로 '궤'하는 것이다.
  #2 중궤: 여자가 안에서 음식을 만들어 가족을 봉양하고, 나아가 '봉제사
접빈객'하는 것을 말한다.
  #3 육이가 음이기 때문에, 양을 따르라는 뜻으로 '무유수'라고 했다 (곤괘 육삼의
'무성유종').
  #4 가인은 집안의 일을 말한 것이므로 유순한 육이, 육사가 본체가 된다.

    구삼은 가인이 학학하니 회려나 길하니
    부자 희희면 종린하리라.
    상왈가인학학은 미실야오 부자희희는 실가절야라.
  1) 구삼은 가인이 엄숙하게 하니 위태하여 뉘우치나 길하니, 부자가 희희덕거리면
마침내 인색 하리라.
  상에 가로되 '가인학학'은 잃지 않음이요, '부자희희'는 집의 절도를 잃음이라.
  학: 엄할 학  희: 화락할 희  종: 마침내 종  린: 인색할 린
  2) 뜻풀이
  구삼은 양이 양자리에 있고 하괘의 위에 있으니 안을 다스리는 자이다
(시어머니상). 엄하게 다스리면 뉘우침과 위태함이 있으나 가도는 바로서게 되어 길한
것이고 (가인 학학 회려길), 반대로 너무 느슨하게 하여 며느리가 희희덕거릴 정도면,
관유한 것 같아 좋아 보이나 끝내는 절도를 잃게 되어 인색하게 된다 (부자희희종린,
실가절야).
  #1 구삼이 동하면 하괘가 진하련 (: 명동)이고,
동하기 전에는 내호괘가 감중련 (: 가우, 험,
정고)이어서 근심스런 소리가 나고 위태한 것 같지만, 바름 (정고)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동한 후에는 내호괘가 곤삼절 (:
인색)이니, 감 (율)의 절도가 없어지면서 인색하게 되는 것이다.

    육사는 부가니 대길하니라.
    상왈부가대길은 순재위야일새라.
  1) 육사는 집을 부하게 하니 크게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부가대길'은 순한 것이 위에 있음이라.
  2) 뜻풀이
  육사는 외괘 하위에 있으니 장남격이다. 구오 부명에 순종하여 가사에 힘쓰니 집을
부유롭게 하는 것이고 (부가대길), 손체에 득위하니 그 위에 순한 것이다 (순재위야).
  #1 상괘가 손 (: 근리시삼배)이니 집을 부유하게 하는
것이고, 육사가 동하면 건 (: 원)이니 크게 길한
것이다.
  #2 초구, 육이, 구삼, 육사, 구오가 모두 정위를 얻어서 제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부가의 뜻이 되고, 단에서 말한 천하정의의 뜻이 된다.

    구오는 왕격유가니 물휼하야 길하리라.
    상왈왕격유가는 교상애야라.
  1) 구오는 왕이 집을 지극히 하니 근심치 말라서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왕격유가'는 사귀어 서로 사랑함이라.
  격: 지극할 격, 이를 격  휼: 근심 휼, 구휼할 휼
  2) 뜻풀이
  구오는 중정의 덕을 얻고 아래로 역시 중정한 육이와 서로 응하니 단전에서 말한
'정위호외'한 자이다. 양강한 재질로 손순한 체에 있으면서 아래로 현명한 체에 있는
육이 신하와 응하는 것이 '왕격유가'의 상이다 (왕격유가). 중정한 덕으로 서로 믿고
사랑하니 근심할 것이 없는 것이고 길한 것이다 (교상애야, 물휼길).
  #1 구오가 동하면 비
()이다. 구오 인군이 육이
정비를 맞음에 리 ()의 믿음으로 하고, 육이는 감
()의 바름으로 하니 그 맞아들이는 예가 비괘의
'속백전전'이 된다. 내호괘 감의 '휼'이 있으나, 동하면 위에도 리
(, -> ) 아래도
리 ()의 밝음이 되므로 근심이 변하여 길함이 되는
것이다.
  #2 왕격유가: 왕이 한 집안을 지극히 다스리니 온나라가 다 다스려짐을 말함. 즉
왕이 수신하니 그 왕화가 각 집안에 까지 미치게 되었다는 뜻으로 "일가인 일국흥인
일가양 일국흥양... (한 집안이 인하면 한 나라가 인을 흥성히 하고, 한 집안이
사양하면 한 나라가 사양함을 흥성히 하고...: 대학 전9장)"과도 통한다.
  #3 교상애야: 구오와 육이가 중정한 덕으로 서로 믿고 사랑하는 것을 뜻한다.

    상구는 유부코 위여면 종길하리라.
    상왈위여지길은 반신지위야라.
  1) 상구는 믿음을 두고 위엄있게 하면 마침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위여지길'은 몸을 반성함을 이름이다.
  부: 믿음 부  위: 위엄 위
  2) 뜻풀이
  상구는 양강한 군자가 가인괘의 위에 있으니 한 집안의 엄군이 되는 상이다. 구삼이
'학학'하게 하여 길하듯이, 상구도 스스로를 닦아 '불악이엄'하는 모범을 보이면
가도가 바르게 되어 끝내는 길한 것이다.
  #1 상구가 동하면 기제이다. 상괘의 구오는 감 (:
실부)이고 하괘의 육이는 리 (: 허부)이니, 구오와
육이를 믿는 것이 '유부'이다. 상괘 손명을 상구가 동한 감
()의 율로써 하니 '위여'이고, 이제 가인의 도를 바르게
해서 기제가 되니 '종길'이다.
  #2 반신지위야: '용언지신하고 용행지근'하여 '언유물이행유항' 하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를 닦음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저절로 공경하게 하는 것이다.

      [   이태 화택규
(38) ]
      (규괘 대의)
  * 괘명과 괘서
  규는 못 (: 태)위에 불
(: 리)이 있는 상으로, 밖의 불은 위로 타오르고 안의
못물은 아래에 고여 서로 어긋나게 나아가니 '화택규'이다.
  본래 규는 목측 (목 + 계, 계는 헤아림을 말함)한 것이 실제 측량한 값과
어긋남을 말한다.

--------------------
  * 규=목 + 계
  외괘인 리는 문명한 상으로 사물을 관찰 분별하는 눈에 해당하며, 외호괘 감수는
북방임계 (1 6수)를 뜻하니 '계'가 나온다.
  한편 내괘인 태는 오행으로 볼 때 음금이나 금생수하니, 물상으로는 계수 즉 음수
(정적인 고인 못물)와도 연관된다.
--------------------
  괘서로는 상도가 궁하면 반드시 어긋나게 되므로 가인괘 다음 규괘를 놓았다.
효서로써 살리면 규괘 상효는 228번째 효로서 19세 7윤을 1장으로 하는 이치에 의거할
때, 19년 동안의 평월 228개월 (19*12)을 뜻한다. (각주: 19세 7윤 (1장):
월행도수가 일행도수에 년평균 약 10일 부족하며, 19년 동안에는 206. 57일 정도의
차이가 벌어지므로 중간에 일곱번의 윤달을 넣어 총 235개월을 두어야 한다. 1년
12개월을 기준으로 할 때, 19년 동안 총 228개월의 기본 달 (평월)이 있고, 평균 32.
57개월마다 한 달의 윤을 넣어야 일월의 운행도수가 대략 맞추어진다. 19년 동안의
기본달수인 228개월은 228번째의 효인 화택규괘 상효에 해당하며, 규의 괘상과
괘명에도 일월의 운행도수가 어긋남이 보인다. 또 이를 맞추기 위해, 규다음
수산건괘로 윤월을 두어 머물게 하고, 이어 뇌수해괘를 둠으로써 어긋난 것을
해결하니 7윤을 합한 235 (228 + 7)개월은 해괘 초효에 해당한다.)

  * 괘덕과 괘상
  괘상으로 볼때 위의 이는 일행을 뜻하고 아래의 태는 월행을 가리키니, 일행도수에
비해 월행도수가 뒤처져 어긋나는 것이 규인 것이다. 어긋난 상태가 규니 남북이
38도선에 의해 서로 어긋남도 이러한 이치로서, 동방 3 8목도의 전개과정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계사전에는 나무를 구부리고 깎아 활과 화살을 만들어 세상에
위엄을 보임은 규괘에서 취상하였다고 하였다. 활을 쏠 때는 활줄을 뒤로 당기고
활대를 앞으로 밀어냄으로써 서로 어긋난 힘에 의해 화살이 격발할 수 있게 되니,
비록 처음은 어긋나나 그 어긋난 힘에 의해 활을 쏘게 되는 것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풍화가인 ()
  가인괘 참조
  2) 배합괘: 수산건 ()
  규는 뜻이 서로 어긋나 어려움을 겪는 괘인데 반해, 건은 산넘어 물이 있는 험한
괘로서 밖의 험한 것을 보아 안에서 그치는 것이다.
  3) 호괘: 수화기제 ()
  기제는 모든 것이 해결되어 마무리되는 것이다. 그러나 영원히 완벽할 수만은 없는
것인, 기제로부터 오히려 규의 어긋남이 생기는 것이다.
  4) 착종괘: 택화혁 ()
  규는 서로 뜻이 어긋나는 것이요, 혁은 어긋난 것을 바꾸어 고치는 것이다. 혁은
상괘인 못이 아래로 내려오려하고 하괘인 불이 위로 오르고자하여 서로 부딪쳐 변혁이
일어나는 것이다.

      (본문강해)
    규는 소사는 길하리라.
  1) 규는 작은 일을 길하리라.
  규: 어그러질 규
  2) 뜻풀이
  규는 어그러짐을 말한다. 상괘인 불 (리: )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하괘 물 (태: )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니 어긋난다. 또 양의 자리인 오효와 삼효에 음이 자리하고, 음의 자리인
이효와 사효에 양이 자리하니 어긋나는 것이다. 따라서 대중이 모두 뜻을 합해 일해야
하는 대사는 불가능하지만, 소사 즉 의식주 등 기본적인 일을 기뻐하면서
() 밝게하여 () 이룰 수
있으므로 길한 것이다. 도 존위에 음이 자리하니 '소사길'이라 하였고, 어긋났을때는
작은 일부터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므로 '소사길'이다.

    단왈규는 화동이상하고 택동이하하며 이녀 동거하나
    기지 부동행하니라. 열이이호명하고 유 진이상행하야
    득중이응호강이라 시이소사길이니라.
    천지 규이기사 동야며 남녀 규이기지 통야며
    만물이 규이기사 류야니 규지시용이 대의재라.
  1) 단에 가로되 규는 불이 움직여서 위로 오르고, 못이 움직여서 내려가며, 두
여자가 한 곳에 거하나 그 뜻이 같이 행하지 아니하니라. 기뻐해서 밝은 데에 걸리고
유가 나아가 위로 행해서 중을 얻어 강에 응함이라. 이로써 '소사길'이니라. 천지가
어긋나도 그 일은 같으며, 남녀가 어긋나도 그 뜻은 통하며, 만물이 어긋나도 그 일은
같으니 규의 때와 씀이 크도다.
  2) 뜻풀이
  규는 상괘의 리 ()는 위로 타오르고, 하괘의 태
()는 아래로 고이며 (규 화동이상 택동이하), 리 중녀와
태 소녀가 어려서는 한 집에 있으나, 출가할 때는 다른 곳으로 시집가니 그 뜻이 같지
않은 것이다 (이여동거 기지부동행). 하괘인 태 ()로
기뻐하여 상괘인 리 ()의 밝음에 걸려서 붙고
(열이이호명), 중부괘 ()의
육사가 올라가 육오가 되어 중을 얻음에 구이의 강중과 서로 응함이라 (유진이상행
득중이응호강). 이로써 괘사에서 말한 '소사길'이 된 것이다 (시이소사길).
  하늘은 높고 땅은 낮아서 서로의 위치가 다르되, 양기운은 내려가 베풀고 음기운은
올라가 생하게 하여 화육의 공을 이룸은 같고 (천지규이기사동), 남과 여가 그 질은
다르되 안과 밖에서 서로 구하고자 하는 뜻은 같으며 (남여규이기지통야), 만물이
만가지로 생김새와 성질은 다르되 천지로부터 생성되어서 품부 받은 음양의 기운은
같음이라 (만물 규이기사 류야). 이렇게 겉은 달라보이되 실지로는 같은 것이 천하의
이치이므로, 어긋날 때에도 그 근본은 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서 행해야 하니 규의
때와 씀이 큰 것이다 (규지시용 대의재).
  #1 화동 (화동)하는 것만 보지말고 서로 규괴 (규괴)하는 것도 잘 관찰하여 그것을
시의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현대의 민주정치 역시 항상
반대의견을 수렴하고 반대세력을 공존시켜서 그 대립을 조화, 극복하여 발전의 계기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상왈상화하택이 규니 군자 이하야 동이이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위에는 불 아래에는 못이 규니, 군자가 이로써 같이해도 다르게
하느니라.
  2) 뜻풀이
  불과 못이 같이 있되, 불은 위로 오르고 못은 아래로 흘러서 어긋나는 것이 규의
상이다. 군자가 이러한 상을 보고 대동해서 해야 할 일은 소인과도 같이 하되
스스로의 바름은 잃지 않는 것이다.
  #1 단전에 ' 규이동'이라고 한 것은 어긋난 세상에 군자가 마땅히 이를 화합하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을 말한 것이고, 대상의 '동이이'는 난세나 태평한때에 상관 없이
군자의 행해야 할 몸가짐을 말한 것이다. 즉,
 1) 태평한 시기에는 같이 선을 행하되 (동), 소인이 득세할 때는 돈세무민 한다는 뜻
(이).
 2) 세상의 일을 힘을 합해 같이 할 때도 떳떳한 윤리에 맞는 것은 같이하되 (동),
그릇된 세속은 다르게 행한다는 (이) 뜻이니, 중용의 '화이불류 (화하되 흐르지
않음)'와 통한다.
  #2 리괘나 태괘 모두 음괘로 같지만 (동), 리는 위로 타 오르고 태는 아래로 내려가
흐르니 그 구체적인 성질은 다른 것이다 (이).

    초구는 회 망하니 상마하고 물축하야도 자복이니
    견악인하며 무구리라.
    상왈견악인은 이피구야라.
  1) 초구는 뉘우침이 없어지니 말을 잃고 좇지 아니해도 스스로 회복함이니, 악한
사람을 보면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견악인'은 허물을 피함이라.
  상: 잃을 상  축: 좇을 축  피: 피할 피
  2) 뜻풀이
  초구는 양이 양자리에 있고 기뻐하는 체 (태: ))에
있으니, 위로 나아가려고 하는 자이다. 그러나 구사가 같은 양이라서 응원해주지
않으니 뉘우침이 있다가, 어긋나는 때이므로 음양 응이 아닌, 서로 같은 양의 덕으로
화합하게 되어 먼저 있었던 뉘우침이 사라지는 것이다 (회망). 이것이 말을 잃고 좇지
않아도 저절로 회복되는 것이다 (상마물축 자복). 다만 위에 육삼이라는 악인이 가로
막고 있으니, 이를 거절하지 말고 만나는 것이 오히려 원수를 맺지않고 피하는
방법이다 (견악인 무구).
  #1 구사가 육삼과 육오사이에서 빠져 (감은 험, 함, 마)있으니 '상마'이다. 그러나
서로 같은 덕으로 상응하므로 좇지 않아도 만나게 되니 '자복'이요, 또 초구가 동하면
스스로 말 (: 마)이 되니 역시 '자복'이다.
  #2 견악인: 악인은 육삼을 말한다. 초구가 구사와 더불어 육오를 도우려면, 육삼
악인을 지나야 한다. 또한 악인일수록 적극적으로 만나 교화시키는 것이, 성인이
세상을 구제하는 좋은 방법이다. 외호괘 감 (: 감)에서
'악인'이 내호괘 리 ()에서 '견'이 나온다.

    구이는 우주우항하면 무구리라.
    상왈우주우항이 미실도야라.
  1) 구이는 주인을 거리에서 만나면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우주우항'이 도를 잃지 않음이라.
  항: 거리 항  우: 만날 우
  2) 뜻풀이
  구이는 강으로써 중의 덕을 얻고 위로 육오와 정응이 되나, 어긋나는 때이므로
처음에는 서로 왜곡하여 믿지를 않는다. 또 육삼이 중간에서 막고 있으니, 그 만나는
형상이 '우주우항'의 상이다. 그러나 인군과 신하가 만나서 서로 왜곡 됨을 푸니,
군신의 도를 잃지 않게 되며 허물이 없는 것이다.
  #1 구이가 동하면 하괘가 진 (: 대도)이고, 내호괘가
간 (: 경로)이니 대로와 소로 사이인 '항'이 된다.
동하여 진의 대도를 얻었으니 '미실도'이다. '우'는 기약하지 않고 갑자기 만나는
것이다. 규의 때이기 때문에 이러한 편법을 쓰는 것이지, 어떤 사사로운 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2 중수감 () 육사효의
'세약( )유' 역시 험한 때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므로 '우주우항'과 상통하는
면이 있다.
  (점역자 주: 괄호속의 한자는 옥편에서 찾을 수 없음)
  #3 하나라 걸왕이 나라를 어지럽게 하여 규의 때가 되었을 때, 탕과 이윤이 밭도랑
(견묘)에서 만나 서로의 뜻을 확인한 고사가 이에 해당한다.

    육삼은 견여예코 기우 체며 기인이 천차의니
    무초코 유종이리라.
    상왈견여예는 위부당야오 무초유종은 우강야일새라.
  1) 육삼은 수레를 당기고 그 소를 막으며 그 사람이 하늘하고 또 코를 베임을 보니,
처음은 없고 마침은 있으리라.
  상에 가로되 '견여예'는 위가 마땅치 않음이요, '무초유종'은 강을 만남이라.
  여: 수레여  예: 당길 예, 끌 예  체: 막을 체, 받칠 체, 억누를 철  차: 또 차
의: 코벨 의
  2) 뜻풀이
  육삼은 음이 양자리에 있어서 바름을 얻지는 못했으나, 뜻만은 강한 자이다. 위로
상구 정응이 있어 나아가려 하나, 어긋나는 규의 때이므로, 아래에 있는 구이가 잡아
당기고 위에 있는 구사가 못가게 들이 받는 것이다 (견여예 기우체). 어긋나는 때에
이를 뿌리치고 가려고만하니, 머리를 깎이고 코를 베이는 중한 형벌을 당하게 된다
(천차의). 그러나 처음에는 아무리 이런 꼴을 당해도 (무초), 결국 정응인 상구를
만나게 되니 마침은 있는 것이다 (유종, 우강야).
  #1 내호괘 이 (목, 우, 여)에서 '견'과 '여'와 '우'가, 상괘 리
()에서 '체'가, 외호괘 감
()에서 '예'가 나오니, 구이가 뒤에서 수레를 당기고
구사가 앞에서 소를 못가게 막는 상이다. 상괘 리는 보통때 같으면 밝게 분별하는
뜻으로, 육삼이 정응인 상구를 만나도록 도와주는 것이지만, 어긋나는 때이므로
오히려 무기, 병사가 되어 못 만나게 막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사필귀정으로 만나게 되니 '유우강'이다.
  #2 하괘를 배합한 간 (: 비)과 육삼이 동한 건
(: 수)을, 상괘인 리 (:
병, 도)를 사용하여 외호괘 태 ()로 훼절시키니 '천,
의'가 되며, 이는 동하기전 외호괘인 감 (: 형율)으로
하는 것이다.
  #3 견의 주체는 상구이다.
  #4 천은 죄인의 머리를 깎는 중형이다. 때가 안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육삼이 구사와
구이의 제지를 뚫고 나아가려 하다가 머리를 깎이고 코를 베이는 것과 같은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다 (천차의).
  #5 무초유종: 처음엔 어려움을 겪다가 마침내는 나아가 상구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상구 효사 참조). 이는 중산간괘
()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남북관계로도 볼 수 있다.

    구사는 규고하야 우원부하야 교부니 려하나 무구리라.
    상왈교부무구는 지행야리라.
  1) 구사는 규가 외로워서 원부를 만나 미덥게 사귐이니, 위태로우나 허물은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교부무구'는 뜻이 행해지리라.
  2) 뜻풀이
  구사는 양이 음자리에 있으며, 아래로 응함이 없고 두음 사이에 있으니 고립무원의
상이다 (규고). 그러나 초구 원부를 만나 같은 덕으로 미덥게 사귀니 (우원부 교부),
비록 험한데 빠져 있으나, 규를 구제하려는 뜻을 행하게 되니 허물이 없어지는 것이다
(려 무구).
  #1 구사가 동하면 외호괘가 곤삼절 (: 모)이다.
양효인 부가 사라지고 어미만 남았으니, 아비없는 자식의 상이어서 '고' (맹자에
유이무부왈고)이다.
  #2 원부: 착한 지아비라는 뜻으로, 초구를 말한다. 부는 양을 일컫는 것이고, 원은
선의 뜻이다. (건괘 문언 '원자 선지장야')
  #3 외호괘 감 ()수가 하괘 태
()택에 들어가는 상이 '우원부'이니 '교부'할 수밖에
없다. 또 구사가 동하면 여섯효가 모두 응하니 '교부'의 상이다.
  #4 외호괘 감 ()의 위태로움이 (려) 곤
()의 평평한 땅이 되니 허물이 없어지는 것이다.

    육오는 회망하니 궐종이 서부면 왕애 하구리오.
    상왈궐종서부는 왕유경야리라.
  1) 육오는 뉘우침이 없어지니 그 종당이 살을 씹으면 감에 무슨 허물이리오.
  상에 가로되 '궐종서부'는 가서 경사가 있음이라.
  궐: 그 궐  서: 씹을 서  부: 살갗 부
  2) 뜻풀이
  육오는 음으로 양자리에 있으니 뉘우침이 있는 것이나, 중을 얻고 아래로 양강하고
중을 얻은 구이와 응하니, 뉘우침이 없어지는 것이다 (회망). 구이가 육오 보필하기를
마치 살을 씹듯이 쉽게 응하면, 규의 때를 능히 다스리게 되어 경사가 있게 되는
것이다. (궐종서부 왕하구).
  #1 육오는 상괘인 리 () (명)체에 있고, 구이 역시 리
(내호괘)체에 있어 서로 중덕으로 밝히니 '종당'이다. '서부'는 서로 뜻이 잘
합하여짐을 말한다. 살을 씹는 주체인 구이가 동하면 씹어 합한다는 뜻의 서합
()이 된다.
  #2 궐종: 구이를 뜻한다. 서로 잘 응하는 것을 종이라 표현한다.
  * 천화동인 육이효 '동인우종 인'참조

    상구는 규고하야 견시부도와 재귀일거라.
    선장지호라가 후탈지호하야 비구라 혼구니 왕우우하면 즉길하리라.
    상왈우우지길은 군의 망야라.
  1) 상구는 규가 외로워서 돼지가 진흙을 짊어진 것과 귀신을 한수레 실은 것을
보느니라. 먼저는 활을 매기다가 뒤에는 활을 벗겨서, 도적이 아니라 혼인을 하자는
것이니, 가서 비를 만나면 곶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우우지길'은 뭇 의심이 없어진 것이니라.
  부: 짐질 부  재: 실을 재  장: 베풀 장, 멕일 장  탈: 벗을 탈, 말씀 설
  2) 뜻풀이
  상구는 어긋나는 괘의 끝에 있어 모두가 흩어지려 하는 때이고, 밝은 체의 위에
있으니 지나치게 밝아 따르는 자가 없어 외로운 것이다 (규고). 육삼과 정응이나
어긋나는 때에 지나치게 밝아 의심이 많은데다, 아래로 감의 어둠이 있으니 그
의심함이 가득하게 되었다 (견시부도 재귀일거). 그래서 처음에는 육삼을 적으로 알고
활로 쏘려다 (선장지호), 자세히 보니 혼인을 하자고 하는 것이어서 만나 혼인을 하니
(비구혼구 왕우우), 이제까지 품었던 의심이 모두 사라져 길한 것이다 (군의 망야).
  #1 외호괘가 감 (: 시, 귀, 거, 고, 우, 도, 구)이니
'시부도' (감은 수요, 상구가 동한 진하련은 대도이니 토와 수가 합하여 '도'가
된다.)이다.
  #2 정응인 육삼이 구사와 구이 사이에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으며, 상구가 규의
맨위에 홀로 있으므로 외로운 형상이다. 처음에는 육삼이 더러운 형상을 하고 있어
적으로 오인하여 활을 쏘려고 하다가, 마침내는 그 의심이 풀려서 정으로 서로
화합하게  된다.
  #3 왕우우: 상구가 육삼을 만나는 것. 육삼이 음이기 때문에 '우'라고 했다. 반대로
육삼이 상구를 만나는 것은 '우강'이라고 표현했다. 화택규괘는 38번째에 위치해
3 8목도로 '왕우우'하여 생하고, 착종괘인 택화혁괘는 49번째 위치해
4 9금도로 극을 하는 것도 연구해 볼 일이다.
  #4 화택규괘에서 무기 (활)를 만들었다고 한다. 세상이 괴란하여 어지러울때 그것을
평정하기 위해 무기를 만든 것이다.
  * "현목위고하고 염목위시하야 고시지리로 이위천하하니 개취제구하고...
(계사하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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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우우
  시경 (소아 점점지석)에 '유시백척증섭파의 명이우필전방의' (하얀발을 가진 돼지
떼가 / 바다를 건너며 / 달이 필성에 걸리니 / 또 다시 큰 비가
내리려는가)라고 하니, 비가 올 조짐을 말하는 것이다. 필성은 28수중에 음성이며
서방 백호칠숙중의 하나로, 변방의 병사와 수렵, 형벌 등을 관장하고, 특히 달이 이
별에 머무르면 큰 비가 온다. 달이 음성에 걸리면 비가 온다. 또 감은 유한 것이므로
'귀'가 되며, 상구가 상괘인 리 (: 목)로 육삼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마치 '시부도 재귀일거'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에 감의 활에
이의 살을 멕여서 쏘려 하다가 (선장지호), 상구가 동하여 화살인 리가 없어지니
'후탈지호'하는 것이다. 결국 리로 밝게 보아 도적 ()이
아님을 알고 혼인하게 되는 것이다. 상사에 '군의망야'는 감의 의심, 근심, 걱정 등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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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