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380> 명품 구두 디자이너와 브랜드
가늘고 뾰족한 굽 만든 비비에 … 캐리·마돈나 사로잡은 마놀로 블라닉

서정민 기자
뾰족한 날을 가진 칼 모양은 체사레 파치오티 구두임을 알리는 상징이다(左), 새라 제시카 파커가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 신고 나와 화제가 됐던 지미 추 ‘깃털’ 구두.(右)로저 비비에(Roger Vivier)
1907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디자이너 로저 비비에는 53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대관식 때 신었던 구두로 유명해졌다. 63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시대의 패션 아이콘인 재클린 케네디, 엘리자베스 테일러, 마들렌 디트리히 등을 비롯한 수많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스로 “내 구두는 조각이다”라고 표현할 만큼 세련되고 우아한 디자인을 잇따라 선보인 그는 꼬챙이처럼 가늘고 뾰족한 구두 굽을 만들고 ‘스틸레토(stiletto·못이나 단검처럼 날이 좁고 뾰족하다는 의미) 힐’이란 이름을 붙였다. 발이 투명하게 비치는 비닐 소재의 구두도 최초로 내놓았다. 로저 비비에 구두의 ‘시그니처 디자인(개인의 서명이나 얼굴처럼 고유한 특징을 가진 디자인)’은 구두 앞부분에 놓인 벨트 버클 모양의 네모 장식이다. 2002년 로저 비비에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프랑스 출신의 디자이너 브루노 프로조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세르조 로시(sergio rossi)
이탈리아 디자이너 세르조 로시가 66년에 론칭한 브랜드다. 신발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어려서부터 구두에 대한 모든 것을 배웠던 로시는 70년대에 패션 디자이너 베르사체의 컬렉션 구두를 만들면서 유명해졌다. “구두는 건축과도 같다”는 철학을 가진 로시의 구두는 여성스러우면서도 모던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구두 사진들을 보면 그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 앞·뒤·측면에서 본 모습이 각각 달라서 잘 설계된 건축물을 보는 느낌이다. 그는 때때로 상상 이상의 독특한 구두 굽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커다란 금색 구슬 세 개를 위로 쌓은 디자인이나 돛단배 모양의 굽을 가진 구두들이 그 예다.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
마놀로 블라닉과 그가 만든 크리스털 장식 구두.지미 추(Jimmy Choo)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등장한 대사 중 유명한 것이 있다. “지미 추를 신는 순간, 넌 악마에게 영혼을 판 거야.” 61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지미 추는 구두 공부를 위해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 제화공을 키우는 코드에이너스 대학을 졸업하고, 이스트 엔드 거리에 자신의 매장을 차렸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모으게 된 건 패션 잡지 보그의 영국판 액세서리 에디터였던 타마라 멜런을 만나면서부터다. 개성이 뛰어나면서도 착용이 편한 신발을 찾던 타마라는 자신이 찾던 구두를 지미 추의 상점에서 발견했다. 당시 지미 추의 가게는 크진 않지만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위한 수제화를 만들 만큼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타마라는 지미 추와 함께 96년에 브랜드 ‘지미 추’를 론칭했다. 이후 이 브랜드는 수많은 레드 카펫에서 여주인공의 발을 장식했다. 지금은 브랜드 ‘지미 추’에 디자이너 지미 추는 없다. 2001년에 타마라와의 견해 차이로 결별해서다. 디자이너 지미 추는 지금도 구두를 만들지만 법률상 문제로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쓸 수 없다.
크리스티앙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크리스티앙 루부탱과 16cm ‘킬힐’.주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이탈리아 출신의 구두 디자이너 주세페 자노티가 2000년에 론칭한 브랜드다. 20대에 클럽 DJ로 유명했던 자노티는 로큰롤 감성을 담은 거칠면서도 섹시한 구두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에도 패션 브랜드 발맹의 컬렉션 구두를 만들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때 어깨가 봉긋하게 솟은 로큰롤 스타일의 ‘파워숄더 재킷’이 인기 제품으로 떠올랐는데 함께 매치했던 자노티의 구두도 유명세를 탄 것이다. 주세페 자노티만의 특징이라면 화려하고 섹시한 스타일, 특히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 장식을 즐겨 사용하는 점을 들 수 있다. 실크·스웨이드·가죽 등 다양한 소재에 색색의 크리스털을 더해 화려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할리우드 배우들이 시상식에 참석할 때 앞다투어 신는 구두로 손꼽힌다.
체사레 파치오티(Cesare Paciotti)
체사레 파치오티와 크리스털로 장식된 ‘마이클 잭슨’ 구두.장 미셸 카자바(Jean-Michel Cazabat)
벨트 버클 모양의 네모난 장식이 달린 로저 비비에 구두(위 왼쪽), 살아 움직이듯 호피 무늬가 정교하게 재단된 세르조 로시 구두(위 오늘쪽), 눈 덮인 산속 풍경처럼 몽환적인 무늬의 주세페 자노티 구두(아래 왼쪽), 블라우스의 레이스 깃처럼 발등이 장식된 장 미셸 카자바 구두(아래 오른쪽)독자와 함께 만듭니다 뉴스클립은 시사뉴스를 바탕으로 만드는 지식 창고이자 상식 백과사전입니다. 뉴스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e-메일로 알려주십시오. 뉴스클립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newscl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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