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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근의 공부 미락]모수, 송곳을 드러내다

ngo2002 2011. 10. 10. 09:09

[신홍근의 공부 미락]모수, 송곳을 드러내다

모수는 전국시대 조나라 사람이다. 공부가 깊었고 지혜와 용기가 있었다. 조나라의 왕족인 평원군은 식객이 수천 명이었다. 진나라가 여러 나라들을 침략하던 기세를 몰아 조나라의 수도 한단을 포위하였다. 놀란 조왕은 초나라에 구원사절을 보내기로 하고 그 대표로 평원군을 임명했다. 평원군은 식객 중에서 문무를 겸비한 인물 20명을 뽑고자 했는데 19명을 뽑고는 나머지 한 명을 채우기가 몹시 어려웠다. 그때 모수가 자신을 데려가라며 스스로 추천을 하였다. 평원군이 묻는다. “나의 집에서 몇 해나 계셨소?” “3년이 됐습니다.”


“선비가 세상에 있으면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그 끝이 드러나기 마련이오. 3년 동안 칭찬이나 추천도 없었고, 나도 선생에 관해 들은 바가 없소. 그만 물러나시오.” “저는 이제야 주머니 속에 넣어주기를 청원합니다. 만일 더 일찍 넣을 수 있었다면 송곳의 끝은 물론이고 자루까지 보였을 것입니다.”당당한 태도와 조리가 분명한 말에 모수를 20번째 인물로 결정했다. 조초연합 협상은 초왕의 우유부단함으로 결정이 나지 않았다. 실패로 끝날 즈음에 모수가 분연히 당상에 올라 외친다. “논의의 핵심은 연합이 이로우냐 해로우냐는 두 마디 말로 요약되는데 어찌 이리 답답하십니까?”라며 초왕을 꾸짖고 깨우쳐서 순식간에 협상을 타결했다. 평원군은 “모수의 세 치 혀가 백만의 군사보다 강했다. 다시는 섣불리 인물을 평가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이후로 남다른 뛰어난 재능이 드러남을 일러 ‘낭중지추’라 한다.공부의 힘과 덕으로 송곳은 날카로워지고 알맞은 주머니를 만난다.

<신홍근| HB 공부연구소장·한의사>



입력 : 2011-08-07 19:39:57수정 : 2011-08-07 19:3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