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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근의 공부 미락] 한신, 백정의 가랑이 밑을 기다

ngo2002 2011. 10. 10. 09:06

[신홍근의 공부 미락] 한신, 백정의 가랑이 밑을 기다

한신은 진나라 말기 회음 땅 출신이다. 일찍이 큰 뜻을 품고 공부와 지혜가 깊었지만 가난하여 늘 먹고 입는 것이 궁색했다. 호구지책으로 말단 관리라도 원했으나 평민 출신에 연줄과 추천이 없어 채용이 되지 않자 여기저기 남의 집에 기식하기 일쑤였다. 젊은 시절, 그는 정장 벼슬의 관리에게 신세를 졌다. 시일이 길어지자 정장의 아내가 한신을 미워하여 이른 새벽에 몰래 식사를 하고 한신이 올 때쯤이면 설거지를 마치고 모른 척했다. 강가에 나가 물고기를 잡아 겨우 허기를 때웠다. 빨래하던 노파가 한신이 굶주린 것을 알고 밥을 주었다. 한신은 감동하여 “출세하면 반드시 이 은혜를 후히 갚겠습니다”하였다. 노파는 화를 내며 “멀쩡한 대장부가 입에 풀칠도 못하는 것이 불쌍해 밥을 주었을 뿐 무슨 보답을 바라겠소”라 했다. 한신은 부끄럽고 참담했다.

어느 날 시장거리에서 그를 우습게 여기던 백정이 시비를 걸었다. “야! 이놈아. 덩치만 커가지고 칼만 차고 다니면 대수냐. 배짱이 있으면 찔러봐라. 그러지 못하겠으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가라.” 한신은 잠시 쳐다보고는 백정의 가랑이 밑을 기었다. 사람들이 겁쟁이라며 그를 크게 비웃었다. 후에 한신은 한나라 유방을 도와 초왕 항우를 물리치고 한나라 통일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빨래를 하던 노파에게 천금을, 정장에게는 백전을 주었다. 백정에게는 “당시 죽일 수도 있었지만, 은인자중하여 오늘의 공업을 성취했다”며 그를 하급 군관으로 임명했다. 한신은 굴욕을 참고 인내하여 마침내 큰 뜻을 이루었다. 인욕은 공부를 키우는 밑거름이다.<신홍근 HB공부연구소장·한의사>입력 : 2011-07-17 18:15:25수정 : 2011-07-17 18: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