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근의 공부 미락]장의 연횡
장의는 전국시대의 위나라 사람이다. 소진과 함께 귀곡 선생에게 동문수학했고 정치와 외교, 유세와 설득에 능했다. 학업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벼슬을 구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초나라로 가서 재상 소양에게 몸을 의탁했다. 어느 날 소양은 연회 도중 보물인 ‘화씨의 옥구슬’을 잃어버렸다. 재상의 식객 중 몇 사람이 장의를 의심하고 모함했다. “장의는 몹시 가난합니다. 사람이 가난하면 못할 짓이 없는 법이니 장의의 소행이 분명합니다.” 장의는 다짜고짜 소양 앞에 끌려가서 수백 대의 곤장을 맞고 정신을 잃었다. 친구가 다 죽어가던 장의를 업고 그의 집에 데려다 주었다. 한밤중에 겨우 깨어난 장의는 아내가 울면서 탄식하고 원망하는 것을 보고는 “내 혀가 아직 붙어 있는가?”라고 묻는다. 아내가 어이없어 하며 “붙어있긴 있네요”라고 하자, 장의는 “그러면 충분하다. 혀가 있고 말만 할 수 있다면 무엇을 다시 근심하리오”라며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소진은 이미 연·조·위·한·제·초 6국 연합의 재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장의는 소진의 계책에 힘입어 우여곡절 끝에 진나라에 가서 재상이 되었다. 소진과 장의는 의기가 통하여 암중에 서로를 도왔다. 한동안 진나라와 6국은 균형과 견제 속에 큰 싸움 없이 지낸다. 소진이 죽자 장의는 ‘연횡(진나라와의 6국간의 개별 횡적동맹)’을 들고 나와 소진의 ‘합종(6국간의 상하연합)’을 깨뜨리기 시작한다. 6국을 이간반목하게 하고 싸움을 붙인다. 그 사이에 진나라는 영토를 넓히고 실리를 취하며 국력을 키운다. 이로써 진나라와 6국의 균형이 깨지고 통일의 초석을 다지게 되며, 후에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다. 이후로 이해득실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을 ‘합종연횡’이라 한다. 인욕과 해학, 시절과 사람의 절묘한 만남. 그리고 귀곡의 심원한 학문이 세상에 빛을 발한 것 등이 모두 공부의 아름다운 덕이라 하겠다.
<신홍근 | HB공부연구소장·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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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소진은 이미 연·조·위·한·제·초 6국 연합의 재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장의는 소진의 계책에 힘입어 우여곡절 끝에 진나라에 가서 재상이 되었다. 소진과 장의는 의기가 통하여 암중에 서로를 도왔다. 한동안 진나라와 6국은 균형과 견제 속에 큰 싸움 없이 지낸다. 소진이 죽자 장의는 ‘연횡(진나라와의 6국간의 개별 횡적동맹)’을 들고 나와 소진의 ‘합종(6국간의 상하연합)’을 깨뜨리기 시작한다. 6국을 이간반목하게 하고 싸움을 붙인다. 그 사이에 진나라는 영토를 넓히고 실리를 취하며 국력을 키운다. 이로써 진나라와 6국의 균형이 깨지고 통일의 초석을 다지게 되며, 후에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다. 이후로 이해득실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을 ‘합종연횡’이라 한다. 인욕과 해학, 시절과 사람의 절묘한 만남. 그리고 귀곡의 심원한 학문이 세상에 빛을 발한 것 등이 모두 공부의 아름다운 덕이라 하겠다.
<신홍근 | HB공부연구소장·한의사>
입력 : 2011-06-26 19:31:42ㅣ수정 : 2011-06-26 19: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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