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335> 대학 마크의 의미와 역사<상>
이화여대 로고의 숭례문·태극문양, 일제가 지운 적도 있지요
이한길 기자
서울대 진리는 나의 빛
서울대 하면 정문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이 정문은 서울대가 1975년 지금의 관악 캠퍼스로 옮겨오면서 세운 것입니다. 당시 한 미대 학생이 디자인했다고 전해집니다. 국립서울대학교의 머리글자인 ‘ㄱㅅㄷ’을 합쳐놓은 모습입니다. 원래는 노란색이었는데 지난 2006년 개교60주년을 맞아 지금의 은회색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서울대생 커플들 사이에선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애정을 보여주기 위해 가끔 정문 꼭대기에 올라가는 일도 있다는군요.
고려대 민족의 상징 호랑이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를 세운 사람은 유난히 발이 빨랐던 ‘북청 물장수’ 이용익 선생입니다. 임오군란 당시 여주로 피란한 명성황후의 비밀 연락책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마크 속 방패는 바로 이용익 선생이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교육을 통해 지키려던 건학 이념을 상징합니다. 방패 아래쪽의 ‘1905’라는 숫자는 설립연도를 가리키는데요. 고려대 동아리 중에는 이 연도를 딴 ‘1905’라는 이름의 밴드도 있습니다. 위쪽의 ‘자유(LIBERTAS)·정의(JUSTITIA)·진리(VERITAS)’는 교훈입니다.
방패 가운데의 호랑이는 한민족을 상징합니다. 호랑이는 설화 등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동물이지요. ‘민족고대’나 ‘막걸리고대’는 한번쯤 들어보신 적이 있지요? 고려대는 ‘민족’을 강조합니다. 여담이지만 고려대의 개교기념일은 5월 5일(어린이날)입니다. 고려대생들 사이에선 “다른 학교는 개교기념일에 휴강을 하는데 우리는 어린이날이라 소용이 없다”는 불만 아닌 불만이 있다고 하네요. 고려대는 또 붉은색으로 유명합니다. TV를 통해 매년 가을 열리는 고연전을 보신 분이라면 연세대 쪽 응원석은 파란색, 고려대 쪽은 붉은색으로 뒤덮여 있는 걸 보셨을 겁니다. 이 붉은색은 정확히는 ‘크림슨’색인데요. 활기와 정열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성균관대 공자의 가르침 상징하는 은행나무
한양대 개나리의 생명력을 닮아라
한양대 마크 아래쪽의 꽃잎과 풀잎은 바로 교화인 개나리를 상징합니다. 한양대의 교훈이 ‘사랑의 실천’인데요. 개나리는 이 교훈을 뜻하기도 합니다. 마크 가운데 ‘한양’이란 두 글자를 둘러싼 도형은 한나라 한(漢)자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으뜸과 큼을 의미합니다. 마크의 전체적인 색깔인 남색은 이성과 희망, 청운의 꿈을 나타냅니다. 한양대뿐 아니라 서울대·연세대 등 대학 마크에는 푸른색이 많습니다. 젊은이의 야망을 표현하기엔 푸른색이 제격이겠지요.
이화여대 배꽃 속에 진·선·미 세 글자
부산대 캐릭터 ‘산지니’
경북대 첨성대에서 진리 탐구를
서울대 마크 쓰는 병원만 1000곳
사용료 걷으려다 반발 부딪히기도
기업의 상표나 마크를 허락 없이 사용하게 되면 처벌을 받게 됩니다. 대학 마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대학들은 자신의 대학 로고나 상표를 이용해 기념품을 만들 경우 일정 금액을 사용료로 받습니다. 하버드의 경우 기념품 제작업체가 매출액의 8~9%나 되는 금액을 사용료로 내야 한다고 합니다. 웬만한 만화 캐릭터의 사용료가 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재정난으로 미국 대학들이 스포츠팀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서 각 대학 팀들이 상표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플로리다주의 그레이드즈 스쿨은 악어를 학교 상징으로 써오다 최근 플로리다대로부터 상표권 침해 통보를 받고 6만 달러를 들여 마크 변경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국내 대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현재 서비스표(서비스업에서 사용하는 상표)를 등록한 대학은 102곳이나 됩니다. 이 중 20개 이상을 등록한 학교만도 서울대 등 14곳에 이릅니다. 서비스표를 학교 동의 없이 사용하면 상표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국내에선 스포츠팀보다는 병·의원, 약국, 동물병원, 학원 등에서 대학 마크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대 상표관리위원회가 동문 병·의원들을 전수조사한 결과 1000여 곳의 병원에서 서울대 마크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서울대는 지난달 1일부터 이들 병원에 대해 100만~1000만원의 상표 사용료를 걷으려다 동문들의 강한 반발로 연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표 사용료 징수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입니다. 윤선희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정 학교 마크를 간판에 쓰게 되면 학교가 직접 운영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사용료 요구는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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