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농민들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는 축산농가만 과세될 뿐 다른 농업소득은 비과세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과세 대상과 기준을 선정하기 위해 조세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농민들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한 용역 결과가 다음달 나오면 타당성을 따져 8월 세법 개정안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업소득에 대한 비과세는 오히려 농민들에게 보호막이 돼 비효율을 초래하고 적극적인 경영 의지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농업 경쟁력과 조세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과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혜적 농업정책만으로는 농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으며 정부도 과세를 통해 정확한 소득을 파악하고 농업보조금 등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대신 초기에는 낮은 소득세율을 적용해 부담을 줄이고 환급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세대상은 농민 중 ’소득 상위 10%’ 정도로 잡아 과세하는 방안과 특용작물 재배 등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농가보다는 부농에 한정해 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이 현실적이란 판단이다. 현재 축산업과는 달리 작물재배업(논ㆍ밭ㆍ과수)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농업소득세가 작년 1월부로 폐지돼 비과세다.
전체 농가의 1~2% 정도만 과세대상에 해당되고 세수도 징수비용에 비해 적어 2009년까지만 시행되다 폐지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농업소득세가 폐지되면서 작물 재배 소득에 대한 세원 누락 문제가 발생했고 작물 재배를 제외한 농업은 소득세가 부과되는 반면 작물 재배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고 과세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이로 인해 농산물 유통질서가 왜곡되고 농업 정책의 실효성이 약해지는 측면이 컸다"며 "경작 작물을 세분화하고 소득수준을 감안해 좀 더 세원을 넓히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농민에 대한 과세 방침을 정한 것은 시설 현대화와 함께 부농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농가들은 일반 가구보다 소득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일부 농민들은 유기농 과수를 재배해 연간 4억원 이상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약재 등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의 연평균 소득은 3912만원으로 일반 가구의 3771만원보다도 높은 편이다. 아울러 축산농가들은 소나 돼지를 판매할 때 발생하는 이득에 소득세를 납부하고 있어 특작농가들과의 조세 형평성 논란도 지적됐다. 문제는 농업 특성상 소득을 파악하는 방법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일반 사업소득신고 양식보다 간편한 농업소득신고 양식을 마련해 과세하고 있고 일본은 과세표준을 세분화해 납세자별 농업소득금액을 산출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전병득 기자 / 신헌철 기자 / 이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