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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글로벌모터스 신차 한달 앞으로..경차 붐 일으킬까

ngo2002 2021. 8. 17. 08:28

최지웅 입력 2021. 08. 17. 05:5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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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글로벌모터스 경형 SUV(프로젝트명 AX1) 티저 이미지. 현대차 제공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다음 달 첫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최초 경형 SUV를 앞세워 침체된 경차 시장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GM은 다음 달 15일부터 1000cc급 경형 SUV(프로젝트명 AX1)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현재 출시 차량의 시험생산을 진행하면서 미세 결함을 점검하는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GGM은 현대자동차가 위탁한 AX1을 올해 말까지 1만2000대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생산량을 연 7만대까지 늘린다. 차 이름으로는 ‘캐스퍼’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GGM 운영은 광주시가 맡고 2대 주주인 현대차는 판매와 홍보를 책임진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 전경. 광주글로벌모터스 제공


GGM은 2019년 8월 출범한 전국 최초의 노사 상생형 기업이다. 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광주형 일자리’ 정책의 일환으로 완성차 공장을 지어주고 새 일자리를 만드는 대신 소속 노동자는 동종 업계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지난 4월 광주 광산구 빛그린사업단지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경형 SUV 생산공장이 완공됐다. 시장 상황에 따라 향후 차종을 바꿔서도 생산이 가능한 유연함을 갖췄다는 것이 GGM 측의 설명이다.

AX1은 현대차 소형 SUV 베뉴보다 작은 크기로 나올 예정이다. 전장·전폭·전고는 3595㎜·1595㎜·1575㎜이며 파워트레인은 기아가 경차에 사용하는 76마력의 1.0ℓ 스마트스트림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성공적 양산 D-50 합동점검 및 결의대회'를 열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제공


관건은 첫 신차가 얼마나 시장의 호응을 끌어모을 지 여부다. GGM은 주 고객층이 될 2030을 의식해 최근 AX1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영업점 딜러와 대면으로 가격 흥정을 거치는 등 복잡한 과정을 해소해 간편함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추겠다는 취지다.

국내 경차 시장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은 악재가 될 수 있다. 완성차 고급화와 맞물려 대형차를 선호하는 추세가 국내에서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경차 내수 판매량은 9만7072대에 그쳤다. 경차 기준이 바뀐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판매량 10만대를 밑돈 것이다.

다만 경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선전하는 기아 레이의 판매 전략을 본보기로 삼는다면 틈새 시장 공략 여지는 충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1인 반려족이나 최근 불고 있는 차박 열풍에 편승해 차량 공간활용성을 최대한 늘린다면 깜짝 흥행을 거둘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려진 대로 가격대가 1500만원 이하로 나온다면 경차 취·등록세 감면 혜택까지 받아 사회초년생에게 인기를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첫 출고인 만큼 품질 이슈가 불거지지 않고 신뢰를 쌓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도 부연했다. 현재 경차 취·등록세는 차량 출고가의 4%다. 출고가가 1250만원 이하일 경우 전액 감면되고 초과분에 대해서만 4%로 납부하면 된다.


노사 상생 문화가 얼마나 지켜질 지도 두고 볼 사안이다. GGM은 사내 상생협의회를 통해 노사 간 대표가 현안을 논의하고 해답을 찾는 구조를 갖췄다. 분쟁이나 파업이 생긴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생형 기업이라는 브랜드 존재 명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GGM이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으로 골머리를 앓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 새 화두를 던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 3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초기부터 민주노총의 반대에 직면해 왔다. 민주노총은 지난 4월 GGM 채용 과정에서 사상 검증이 있었다며 “문제의 본질은 나쁜 일자리에 노동기본권마저 배제한 채 출발시킨 광주형 일자리에 있다”고 지적했다.

GGM의 온라인 판매를 두고도 현대차 판매 노조의 반발도 거세다.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될수록 오프라인 영업점이 설 자리가 줄면서 일자리도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결국 AX1의 온라인 판매가 급격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다른 수입차 업계처럼 온라인 판매를 광범위하게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명분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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