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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도 기업도 '빚 함정'에 빠진 한국

ngo2002 2021. 6. 10. 08:08

김경민 입력 2021. 06. 10. 07:52 댓글 21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민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 국제적 수준을 훨씬 웃돌면서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소득보다 더 빨리 늘어난 가계부채는 상환능력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우리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1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제결제은행(BI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자료로 2016년 말부터 지난해 3·4분기까지 최근 5년 간 우리나라 민간부채 추이를 분석한 결과, 가계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87.3%에서 101.1%로 13.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세계 평균(43개국)이 8.1%포인트, 주요 5개국(G5)이 5.1%포인트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우리나라의 기업부채 역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한국 기업 부채의 GDP 비중은 2016년 말 94.5%에서 지난해 3·4분기 110.5%로 16.0%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계평균(43개국)은 14.5%포인트, G5는 13.6%포인트 늘었다.가계와 기업부채를 합친 5년간 우리나라 민간부채 증가폭은 29.8%포인트로 과거 미국의 금융위기 직전 5개년(2003~2007년) 증가폭인 21.8%포인트를 상회한다.


한경연은 소득을 통해 부채수준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인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DTI)과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을 G5와 비교해 봤을 때,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가계소득보다 더욱 빠르게 늘어나 상환능력이 급속히 취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2015년에서 2019년 사이 우리나라 가계 DTI는 28.3%포인트 증가하면서 그 증가폭이 G5(1.4%포인트 증가)의 20배에 달했다. 가계 DSR 역시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평균 1.6%포인트 증가했지만, G5는 0.2%포인트 감소했다.지난해 3·4분기 말 한국 기업의 DSR 비율은 39.5%로 G5의 41.4%보다 낮았다. 최근 5개년(2016년~2020년 3분기) DSR 증가폭 역시 한국이 3.4%포인트, G5는 5.9%포인트로 한국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민간부문의 금리 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이므로 미국보다 선제적인 긴축 통화정책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우리나라 가계는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 포트폴리오(비금융자산 비중 63.0%·2019년)를 가지고 있어 유동성 위기에 취약하고, 특히 적자 가구가 많아 금리 인상시 저소득층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또 기업들의 DSR 비율이 낮아 금리 방어력이 양호한 편이기는 하지만 한계기업(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시 영세기업들의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경연은 또 인위적 부채감축보다는 기업경쟁력 향상으로 이윤 창출과 부채상환 능력을 제고하고, 고용 및 임금지급 여력을 확충하는 것이 민간부채 감축의 근원적 대책이라고 강조했다.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양질의 일자리 확충 등으로 소득을 부채보다 빠르게 증진시켜 민간부채 비율 완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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