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내년 중순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합니다.”세계적인 경제 석학인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20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대(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로 급등했는데 내년에는 5~6%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매그너스 교수는 글로벌 투자은행(IB) UBS,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에서 이코노미스트로서 세계 경제·금융 전반을 수십 년간 조망했던 인사다. 특히 2008년 터졌던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하며 유명세를 탔다.그는 최근 월가의 최대 화두인 인플레이션에 대해 “1980년대 초에 겪었던 초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십여 년간 보지 못했던 상황이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준은 내년 여름이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며 내년에만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준이 밝힌 오는 2024년보다 2년 안팎 당겨진 시기다. 지난해 팬데믹 이후 폭등했던 뉴욕 증시가 근래 주춤하는 건 이러한 인플레이션 공포 심리가 깔렸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지난 19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0.48%, 0.29% 하락했다.매그너스 교수는 “초 완화적인 재정·통화정책, 가파른 경제 반등 등은 주가 상승 재료”라면서도 “현재 미국 증시는 다소 비싼 편”이라고 했다. 그는 “주가가 영원히 오를 수는 없다”며 “(연준의 긴축이 본격화하는) 내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변동성 장세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매그너스 교수의 예측대로 연준이 돈줄을 조이는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예측은 부쩍 잦아지고 있다.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몇몇 위원들은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그는 아울러 미국과 한국의 최대 경제 과제로 고령화를 꼽았다. 그는 “앞으로 고령화 때문에 써야 하는 재정 지출이 (인플레이션 등) 문제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그너스 교수는 지난 2008년에 출간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고령화 시대의 경제학(The Age of Aging)’의 저자다.